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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4,051
추천수 :
5,042
글자수 :
590,746

작성
18.11.17 18:00
조회
6,398
추천
84
글자
11쪽

8. 생각지도 못한 사실

강호




DUMMY

-운명록 임무: 어둠 속의 적을 찾아라.

사용자를 죽이러 왔던 흉한들은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듯 합니다.

그가 누구인지, 왜 사용자를 죽이려 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위험을 해결할 방법은 없습니다. 누가 사용자의 목숨을 노리는 진짜 적인지 찾아내 조치를 취해야 할 시점입니다. 보상: 불명.-


-운명록 임무 2: 사람을 도우려면 끝까지 도우라 하였으니...

죽을 위기에 처한 사용자를 구한 수수께끼의 고수를 찾아 감사를 표하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서두르십시오. 위기는 이제 시작이고,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보상: 육합기공.-


‘이거 지금 상황이면 조건 달성한 거 아닌가?’

그런데 임무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몇 가지 부분이 눈에 걸렸다.

처음으로 받은 임무에서 요구하는 것은 신오진 그를 죽이러 온 흉한들이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그리고 왜 그를 죽이려 하는지 알아내고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 골자다.

그런데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는 알아냈지만, 왜 죽이려 하는지는 알아내지 못했고 그걸 막을 어떤 특정한 조치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두 번째 임무도 마찬가지였다.

신오진 그를 구해준 수수께끼의 고수를 찾아 감사를 표시하긴 했지만, 도움을 아직 제대로 요청한 상태가 아니었다.

‘그렇군. 그래서 아직 운명록 임무를 완수했다고 나오지 않는 거야.’

신오진은 아직 달성하지 못한 조건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하가장이 왜 날 죽이라 사주한 건지는 지금 당장 알아내기 어렵다. 그건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가 사실 더 우선인데 이걸 어찌한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지금 당장 신오진 그의 능력으로는 하가장을 상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뭐라도 해보려면 저 ’은인‘의 힘을 어떻게든 빌리는 수밖에 없다는 건가.’

하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도 들었다.

당장 은인의 이름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는데,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도 유분수지 이름도 제대로 듣지 못할 정도의 인연으로 이 일을 해결해달라는 식의 부탁을 하는 건 너무 몰염치한 일이었다.

‘더구나 염치불구하고 그런 부탁을 했다가 만에 하나 신경을 거스르기라도 한다면...’

점소이 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결코 무림인을 가까이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소한 일로도 칼을 뽑아 휘두를 위험이 있고, 성정이 변화무쌍하거나 사람 해치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이 너무 많아서 무림인과는 일단 엮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특히나 어설픈 수작 같은 걸 부리다-예를 들어 바가지를 씌운다든가, 거짓말을 한다든가- 그걸 무림인들이 눈치채기라도 하면 목숨 부지가 힘들다는 것이 점소이들 사이에서는 상식에 가까웠다.

‘무림인들은 대개 손이 크고, 자잘한 계산을 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큰돈을 쉽게 지불하곤 하지. 그래서 거기에 욕심이 생겨 무림인을 상대로 어설픈 수작을 부리다 탄로가 나 죽거나 병신 되는 점소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무림인을 가까이하지 말고 어설픈 수작 부리지 말라는 그런 것들이 점소이 사이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것이다. 그걸 잘 아는 입장에서 은인에게 섣불리 그런 부탁을 하는 것은 솔직히 바보나 할 일이야.’

또한 신오진은 자신이 소양이도를 상대로 뼈아픈 실책을 범해 죽다 살아난 실패를 했다는 걸 잊지 않았다.

자신의 기준으로 어설프게 무림인을 판단해서 큰 실책을 저질러 죽음의 위기에 처했었는데, 그런지가 언제라고 또 멋대로 무림인... 그것도 소양이도 따위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고수를 멋대로 판단해서 그에게 섣불리 어설픈 수작을 부리겠는가!

신오진은 고심 끝에 ‘은인’에게 하가장의 일을 해결해달라는 식의 부탁을 일단 하지 않고 뭔가 다른 방도를 강구하기로 했다.

‘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그들은 어느새 신오진의 집 근처에 도달해 있었다.

작고 허름한 자신의 집을 보자, 신오진은 문득 가족들이 크게 걱정되기 시작했다.

솔직히 자객(?)들에게 쫓기는 입장에서 섣불리 집으로 갔다 오히려 가족들이 해를 입을까 두려워 집에 가지 않았고, 여러모로 정신이 없어 일시 가족 생각을 좀 소홀히 했지만, 이렇게 집에 다 와 가자 그는 새삼 가족들이 너무 걱정되기 시작했다.

‘하가장의 하인이란 놈이 우리 집에서 내가 오나 망을 보고 있다고 했지. 혹시라도 놈이 가족들에게 해코지라도 했다면...’

어머니는 병이 들었고, 동생들은 아직 어리다.

비록 한 놈이라고 해도, 악의만 있다면 병든 어머니와 어린 동생 둘을 해치는 것은 쉬운 일일 것이다.

그 점을 떠올리자, 신오진은 더욱 불안해졌다.

그 불안감을 반영하듯, 그의 발걸음이 좀 더 빨라졌다.

하지만 그걸로는 충분치 않았다.

결국 그는 집으로 달려 들어가며 불안한 목소리로 부르짖어야 했다.

“어머니! 오준아, 오연아!”

그런데 그때였다.

신오진은 집의 비좁은 마당 한구석에 줄에 꽁꽁 묶인 채 쓰러져 있는 사내를 발견했다.

그는 기절한 듯 의식을 잃은 채, 온몸을 칭칭 묶여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음?’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동생 둘이 방에서 우르르 튀어나왔다.

“형!”

“오빠!”

올해 열셋이 된 동생 오준과 여덟 살인 여동생 오연이 겁먹은 표정으로 신오진에게 다가왔다.

“너희들 괜찮니? 아무 일 없었어? 어머니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는 동생들에게 급히 물었지만, 대답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동생들이 뭐라 대답하려는 순간, 쿨럭하는 기침과 함께 그의 어머니가 방에서 나왔고, ‘은인’이 소양이도를 데리고 뒤이어 집에 도착한 것이다.

“어?”

소양이도는 마당 구석에 줄로 묶여 있는 사내를 보자 순간적으로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신오진은 묶여 있는 사내가 예의 하가장의 하인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런데 누가 저놈을 저 꼴로 만들어놨지?’

그나마 집 안에 있던 남자라고는 아직 열셋에 불과한 동생 오준뿐이었다.

‘오준이 녀석이 저놈을 때려눕힌 건가? 설마...?’

소양이도가 하가장의 하인 중 아무나 데려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나름대로 하인들 사이에서 힘 좀 쓰거나, 싸움 좀 해봤다는 거친 사내들로 추려왔을 것이다.

그런 놈을 아직 덜 여문 동생이 쓰러뜨려 묶어 놨다고 신오진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럼 누가...?’

그러나 신오진은 그런 의문을 물을 기회가 없었다.

소양이도와 ‘은인’을 본 그의 어머니가 먼저 입을 열어 그에게 물은 것이다.

“오진아. 그분들은 어찌 오신 분들이냐?”

그 말에 신오진은 순간 대답이 궁해졌다.

그들이 누구인지 설명하려면, 소양이도가 자신을 죽이란 사주를 받고 자신을 노렸다는 것과 ‘은인’이 자신을 두 번이나 구해줬다는 사실을 말해야 한다.

그런데 몸이 아픈 어머니에게 아들이 그런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말하기가 영 내키지 않았다.

‘아픈 어머니에게 괜한 걱정을 더 끼칠 수는...’

그러나 그런 그의 생각이 무색하게, ‘은인’이 입을 열었다.

“부인. 이들은 부인의 아들을 남의 사주를 받아 죽이려던 자들이오.”

“......!”

신오진은 당황하며 자신도 모르게 ‘은인’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인연이 닿아 지나가다 부인의 아들을 구하고, 이들이 가족에게도 사람을 보냈다고 하여 이곳으로 왔소. 이들이 털어놓기로는 하가장이란 곳에서 부인의 아들을 죽이라 사주했다니... 이게 무슨 사연이 있는 건가, 솔직히 의아했었소. 그런데 부인을 보니 뭔가 의문이 조금 풀릴 것도 같구려.”

‘음?“

‘은인’의 말을 듣고, 신오진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해야 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어머니가 뭘...’

어리둥절한 것은 그의 동생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동생인 오준도 오연이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혀 놀라지 않는 사람은 오직 한 명.

바로 신오진의 어머니뿐이었다.

“그렇습니까. 못난 자식의 목숨을 구해주신 것에 어떤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군요.”

그러자 ‘은인’이 고개를 갸웃했다.

“별 대단한 일은 아니오. 그런데... 부인을 보니 대체 왜 아들이 무공을 모르는 평범한 일반인인지 모르겠구려?”

“그것은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만, 말씀드리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제가 아무 말씀도 못 드리는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져 신오진은 잠시 어리둥절해져야 했다.

“어... 어머니?”

신오진의 어머니 하수수는 힐끗 그녀의 아들을 바라본 후, ‘은인’에게 계속 말했다.

“그나저나 제가 안목이 부족하여 은인의 존성대명을 감히 알지 못하겠습니다. 대명을 알려주시면 반드시 은혜를 갚도록 하겠습니다.”

사내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허허. 딱히 공치사를 받을 일은 아니오, 부인. 강호의 친구들은 나를 암혼객이라 부르오.”

하수수는 확연히 놀라는 표정이었다.

“으... 은인께서 암혼객이시라고요? 제 아들이 정말 귀한 인연이 닿았군요. 저희의 볼품없는 재주로 암혼객께 그 은혜를 어찌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암혼객이라는 이름을 듣고 놀란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소양이도도, 신오진도, 그의 동생인 오준과 오연도 모두 그 이름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암혼객, 그는 이곳 호남성 내에서 첫째 둘째를 다투는 고수이자, 천하에서 암기술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달인이었던 것이다.

말 그대로 천하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초고수로 널리고 널린 이류 고수 수준인 소양이도 따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거물이었다.

점소이 일을 하면서 강호의 풍문을 주워들은 게 많은 신오진은 물론, 동생인 오준이나 오연도 아마 이름 정도는 들어본 사람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 지방 출신으로 천하에 유명한 초고수가 되었기에 이 호남성에서 사실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물이었다.

“우... 우와.”

신오진의 동생인 오준과 오연은 동경의 시선을 반짝이며 그에게 뭔가 말을 걸고 싶은 기색이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라 어머니인 하수수와 신오진의 눈치를 보며 우물쭈물하는 기색이었다.

그들은 몇 번이고 암혼객에게 뭐라 말을 걸어보려다, 어머니 하수수가 조용히 있으라고 눈짓하자 풀이 죽어 물러서서 조용히 상황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운명록


작가의말

내용상 1편만 올리면 밋밋할 거 같아서, 2편 올립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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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1. 신녀공을 전수받다. +6 18.12.02 5,093 70 12쪽
24 20. 신오진의 고민(2) +6 18.12.01 5,008 71 11쪽
23 20. 신오진의 고민 +4 18.11.30 5,241 68 12쪽
22 19. 운명록 특별 임무 +6 18.11.29 5,449 72 12쪽
21 18. 추교를 얻다. +4 18.11.28 5,331 75 13쪽
20 17. 첫 실전(2) +8 18.11.27 5,292 68 10쪽
19 17. 첫 실전 +4 18.11.26 5,329 67 11쪽
18 16. 칩입자 +5 18.11.25 5,445 74 11쪽
17 15. 손 숙의 이별 선물 +12 18.11.24 5,492 81 13쪽
16 14. 운명록 특전 +3 18.11.23 5,715 75 12쪽
15 13 무월보를 배우다. +9 18.11.22 5,758 70 12쪽
14 12. 하수수의 과거 +3 18.11.21 5,773 75 11쪽
13 11. 신오진의 항변 +11 18.11.20 5,859 81 12쪽
12 10. 육합기공을 전수받다. +5 18.11.19 6,097 75 12쪽
11 9. 신오진의 승부수 +6 18.11.18 6,055 77 11쪽
10 8. 생각지도 못한 사실(2) +8 18.11.17 6,240 80 11쪽
» 8. 생각지도 못한 사실 +3 18.11.17 6,399 84 11쪽
8 7. 구사일생 +5 18.11.16 6,608 81 12쪽
7 6. 치명적인 오산 +5 18.11.15 6,825 75 12쪽
6 5.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5 18.11.15 7,520 74 11쪽
5 4. 첫 번째 운명록 임무를 받다. +7 18.11.14 7,957 87 11쪽
4 3. 운명록을 얻다(2) +6 18.11.13 9,764 90 12쪽
3 3. 운명록을 얻다. +10 18.11.12 10,571 83 12쪽
2 2. 운명은 한 순간에 바뀐다. +7 18.11.12 12,015 8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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