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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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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글로벌
작품등록일 :
2024.05.22 12:32
최근연재일 :
2024.06.14 15:26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716
추천수 :
168
글자수 :
123,993

작성
24.05.23 18:19
조회
527
추천
8
글자
11쪽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2)

DUMMY

002.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가불기』 스킬로 인한 크리티컬 대미지가 발생하였습니다.]


꿈쩍도 하지 않던 스테인리스 손잡이가 나무문을 박살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됐다!”


마치 주인공 보정이 일어난 듯 기적 같은 타이밍에 극악의 확률이 터져줬다. 지금의 행운 수치로는 기대할 수 없는 그림인데.


키에에에-!


고블린과의 거리는 고작 3미터. 칼을 뻗었다 치면 최대 2미터.


슈왕.


고블린이 휘두른 칼날이 옆구리를 가르기 직전에 원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원장실도 게임 속에서 본 모습 그대로다. 집무용 책상과 소파가 배치된 방향 하나까지. 이는 곧 내가 찾는 물건도 제자리에 있음을 의미한다.


저기 있다. 보육원장의 검. 우직한 기사의 롱소드.


보육원에 롱소드는 어울리지 않지만, 헌터 출신 보육원장이 현역 때 쓰던 무기를 자랑삼아 전시해 뒀다는 게 기본 설정이라 그렇다. 보육원을 비운 원장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라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고.


키에에에-!


뒤따라 들어온 고블린을 피해 책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검이 든 유리 보관함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뚜껑을 열고 조심스럽게 꺼내기엔 시간이 촉박해서다.


쨍그랑.


발로 유리 조각을 걷어낸 뒤 양손검을 집어 들었다. 생각보다 무겁진 않다. 과도나 식칼 빼곤 잡아본 적이 없어 모양새가 어색하긴 하지만.


[새로운 『무기』가 확인되었습니다.]


[세부 정보]

- 이름: 우직한 기사의 롱소드

- 등급: 일반

- 권장 레벨: 5

- 특성 1) 근력 10% 증가

- 특성 2) 체력 10% 증가

- 특성 3) 공격 속도 10% 증가


[「권장 레벨」에 이르지 못해 특성의 효과가 감소합니다.]


보잘것없는 옵션에 너프마저 당했지만, 고블린을 상대하기엔 충분한 스펙이다.


척.


게임 속에서 본 검술 자세를 떠올리며 비스듬하게 검끝을 세웠다.


키이익?


기세 좋게 다가오던 고블린이 움찔하며 멈춰 섰다. 키는 내가 더 크고, 무기도 더 좋다. 문제는 전투 경험. 컨트롤이라면 자신 있지만, 지금 내가 쥐고 있는 건 패드가 아닌 소드다.


키에에에-!


검을 든 녀석과 대치하는 사이, 2인 1조로 다니던 파트너 고블린이 기다란 창을 앞세우며 원장실로 들어섰다.


[00:28:30]


남은 시간은 28분 남짓. 보육원에 나타난 고블린의 숫자는 총 10마리. 30분간 도망치면 3포인트를 얻는 데 그치지만, 고블린을 잡으면 마리당 3포인트의 추가 점수가 있다. 10마리면 30포인트. 심지어 30분 안에 10마리를 다 잡으면 추가로 10포인트가 더 주어진다.


키에에에-!


탐색전을 하던 녀석이 세로 베기를 하려는 듯 검을 들어 올린 채 달려온다. 위가후에서 경험한 고블린 공략 패턴은 두 개.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누르거나 상대방의 무기를 쳐내는 패링 기술을 이용해 빈틈을 만들어 내거나. 물론 지금의 능력으론 두 가지 방식 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그저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하는 수밖에. 온다!


챙!


있는 힘껏 장검을 휘둘러 고블린의 검신을 쳐냈다. 검자루를 쥔 두 손이 얼얼하게 울렸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다. 자세가 흐트러진 타이밍을 노려 확실한 대미지를 줘야 한다. 흡!


푸욱!


당황한 고블린의 목에 검끝을 찔러넣었다. 으으. 목뼈가 으스러지는 손맛이 끔찍하다. 그래도 익숙해져야 한다. 생선 대가리를 내리치듯 덤덤해야 한다. 주저하는 순간 똑같은 처지가 될 테니.


쿨럭. 주르륵.


한 발짝 물러서며 검을 뺐다. 고블린의 입과 목에서 붉은 피가 쏟아졌다. 녹색 피부와 대비돼 시각적으로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툭.


검을 떨어뜨린 고블린이 두 손으로 목을 부여잡은 채 원장실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철퍼덕.


[생애 첫 「사냥」에 성공하였습니다.]

[새로운 「칭호」 『두려움에 맞서는 자』를 획득하였습니다.]


나왔다. 일정한 조건을 달성하면 주어지는 업적 시스템의 보상이.


[「정신력」 수치가 증가(+2)하였습니다.]


정신력 수치가 오르자 두근거림이 잦아들었다. 무거웠던 다리도 한결 가벼워지고, 후들거림도 멈췄다. 여전히 고블린과 한 공간에 있지만, 공포심을 극복하면서 둔화 효과가 완화된 것이다.


[생애 첫 「패링」에 성공하였습니다.]

[「방어력」 수치가 증가(+2)하였습니다.]


아기 땐 뒤집기만 해도 박수를 받듯 별거 아닌 행동 하나하나가 보상으로 이어졌다.


[양손검을 이용한 생애 첫 「찌르기」에 성공하였습니다.]

[「근력」 수치가 증가(+2)하였습니다.]

[「양손검」에 대한 「숙련도」가 증가(+1)하였습니다.]


롱소드의 무게가 전보다 가볍게 느껴진다. 근력과 숙련도가 동시에 오른 덕분이다.


[생애 첫 「경험치」를 획득(+10)하였습니다.]

[레벨이 상승(Lv.1)하였습니다.]


경험치와 레벨은 일반인도 쌓을 수 있지만 기회를 얻기 힘들다. 게이트에 드나드는 헌터가 아니고선 마수를 구경하기 어려워서다. 뭐, 지금처럼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 봤자 도망치기 바쁘겠지만.


아무튼 경험치를 얻고 레벨을 올리기 위해선 각성자가 돼야 한다. 방법은 오직 하나. 각성의 탑을 통과해 등급을 부여받는 것. 그래야 신체 능력이 우월해지고, 마나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쉽게 말해, 클래스가 정해지고, 스킬이 나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불기를 들고 시작하는 게 의외라는 거고.


[HP가 증가(+10)하였습니다.]

[분배 가능 포인트(+3)가 주어집니다.]


레벨업에 따른 소소한 보상을 얻었다. 다만 과제 점수는 한꺼번에 정산되기 때문에 고블린을 잡아서 확보한 3포인트는 반영되지 않았다.


[새로운 「칭호」 『전설의 시작』을 획득하였습니다.]

[「행운」 수치가 증가(+2)하였습니다.]


곧이어 두 번째 칭호와 함께 가불기의 발생 확률이 미세하게 높아졌다.


키에에에-!


동료의 죽음에 주춤하던 고블린이 괴성을 지르며 서서히 다가온다. 허공에 창촉을 찔러대며 위협도 해본다. 키는 여전히 내가 더 크지만, 창은 검보다 리치가 길다. 방심하지 말자. 거리 조절에 실패하면 내 목에도 바람구멍이 난다.


[포인트를 분배하시겠습니까? (Y/N)]


게임에서 창병을 상대할 땐 근접전이 유리했다. 기다란 자루 끝에 달린 창날을 쳐내고 달라붙는 순간 손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민첩성」 수치가 증가(+3)하였습니다.]


일단 이동 속도를 높였다. 기회는 단 한 번. 단숨에 파고들어 신속하게 제압한다.


키에에에-!


녀석이 창을 뻗을 때 패링을 시도했다.


챙!


근력과 민첩성이 높아져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빨라졌다. 튕겨낸 창도 더 멀리 밀려났다. 눈에 띄게 빨라진 두 발은 이미 창날을 피해 자루 옆을 스치고 있다.


키이익?


밸런스가 무너진 고블린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쳐다본다. 지금이다. 이번엔 찌르기가 아닌 가로 베기다.


댕강.


힘 있게 돌아간 검이 고블린의 목을 단칼에 베어냈다. 목뼈에서 걸리던 끔찍한 손맛은 더 이상 없었다.


툭. 데구루루.


[양손검을 이용한 생애 첫 「가로 베기」가 성공하였습니다.]

[「근력」 수치가 증가(+2)하였습니다.]

[「양손검」에 대한 「숙련도」가 증가(+1)하였습니다.]


이제야 좀 할만하네.


***


[00:15:02]


후우. 결국 나머지 8마리까지 모두 잡아냈다.


[레벨이 상승(Lv.2)하였습니다.]

[HP가 증가(+20)하였습니다.]

[분배 가능 포인트(+5)가 주어집니다.]


첫 번째 퀘스트부터 시작이 아주 좋다.


[새로운 「칭호」 『고블린 헌터』를 획득하였습니다.]


[세부 정보]

- 칭호: 고블린 헌터

- 특성 1) 하급 고블린이 쉽게 접근하지 못함

- 특성 2) 하급 고블린 사냥 시 추가 경험치(10%) 획득


하급 고블린은 이제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물론 중급 이상부터는 새로운 칭호가 필요하지만.


[도전 과제 『생애 첫 위협』을 완수하였습니다.]

[보상으로 3포인트가 주어집니다.]


드디어 정산의 시간이다.


[숨겨진 과제를 달성해 추가 보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위협의 원인을 모두 제거하였습니다. (10/10)]

[마리당 3포인트씩 총 30포인트가 보상으로 주어집니다.]


고블린을 잡으면서 꾸준하게 스탯을 올리긴 했지만, 그건 일당의 개념이고, 이건 적금을 타는 기분이다.


[30분 안에 과제를 완수하였습니다. (00:14:58)]

[보상으로 10포인트가 주어집니다.]


[15분 안에 과제를 완수하였습니다. (00:14:58)]

[보상으로 15포인트가 주어집니다.]


아슬아슬하게 2초 차이로 추가적인 보상을 얻었다. 솔직히 이것까진 기대하지 못했는데. 민첩성을 올려 추격 시간을 줄인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됐다.


(분배 가능 포인트: 63)


가지고 있는 포인트를 당장 나눌 필요는 없지만, 주어진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가불기의 발생 확률을 높여야 한다. 절반 이상은 행운 수치에 투자하고, 남은 포인트는 적절히 분배하는 식으로.


[「행운」 수치가 증가(+35)하였습니다.]


35란 숫자가 35%를 의미하진 않지만, 적어도 1이었을 때보단 요행을 바랄 수 있게 됐다.


***


과제를 일찌감치 마친 덕분에 원장님의 복귀가 앞당겨졌다. 원래는 30분을 버티는 순간 컷신으로 넘어가게 되고, 헌터 출신 원장님이 나타나 고블린을 정리하는 그림이 이어지는데, 내가 나섬으로써 결과가 뒤바뀐 것이다.


“뭐? 너 혼자 마수들을 정리했다고? 그것도 10마리씩이나?”


운동장에 모인 아이들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원장님이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네.”


“네?”


원장님의 시선이 빠르게 옮겨졌다. 내 얼굴에서 고블린의 피가 묻은 옷으로, 옷에서 다시 손에 쥔 검으로.


“진짜예요. 준영이 오빠가 괴물들을 막 슉슉슉 해서 이겼어요.”


내가 구한 여자아이가 검을 휘두르는 흉내를 내며 편을 들어줬다.


“맞아요! 완전 헌터 같았어요!”


멀리서 날 목격한 남자아이도 흥분한 목소리로 거들었다.


[당신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였습니다.]


아이들이 느끼는 고마움이 보상으로 전환됐다.


[「매력」 수치가 증가(+2)하였습니다.]


매력이 오를수록 NPC의 태도가 호의적으로 바뀌는데, 이는 계승 가능성과 직결된 필수적인 스탯이다. 사생아인 주인공이 후계자 경쟁을 하려면 내 사람을 만들어야 하는데, 매력 수치가 높아야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설득력을 얻으며,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피는 못 속이네······.”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던 원장님이 나지막한 혼잣말을 하던 바로 그때.


《도전 과제: 유전자의 힘》

- 완수 조건: 원장 선생님의 공격을 막아내시오. (0/3)


새로운 퀘스트 화면이 눈앞에 떠올랐다. 게임에선 이기는 선택지가 없던, 일방적으로 맞거나 방어하는 게 전부인 불리한 대결이.


- 보상: 5포인트 / 부모님에 대한 힌트 / 각성자 아카데미 일일 체험권

- 제한 시간: 겨루기가 끝나기 전까지

- 페널티: 매력 수치 하락(-2)


물론 기적이 일어날 순 있다. 지금의 내겐 가불기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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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21) 24.06.10 202 8 11쪽
20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20) 24.06.09 221 7 11쪽
19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19) +2 24.06.08 225 7 11쪽
18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18) 24.06.08 226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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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14) 24.06.04 24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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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12) 24.06.02 25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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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7) 24.05.28 330 5 11쪽
6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6) 24.05.27 356 7 11쪽
5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5) 24.05.26 403 7 11쪽
4 위대한 가문의 사생아가 되었다 (4) 24.05.25 412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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