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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맛 님의 서재입니다.

항문외과 이계에 표류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신맛
작품등록일 :
2020.12.20 11:35
최근연재일 :
2021.01.2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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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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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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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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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6. 세미앙으로

DUMMY

시간이 지날수록 승우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불안해졌다.

브누와 자작이 도무지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 영지와 거리가 있으니 완치될 때까진 머무르고 싶군요. 혹여 불편하시다면 여관으로 자리를 옮기겠습니다.”

더구나 저렇게까지 말하는 데 그러라고 할 수는 없었다.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어느 정도 회복되지 않았을까 싶은 시점에서 브누와 자작이 본심을 밝혔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갑자기 미연을 향해 고개를 숙인 것이다.

“제 손주, 라파엘의 치료를 부탁드립니다.”

미연은 놀라지 않았다.

그저 담담한 표정으로 답했다.

“지금까지 떠나지 않으신 건 저희 실력을 확인하고 싶으셨던 거군요.”

브누와 자작은 말의 저주가 정말로 치료가 되는지 확인한 후, 손자의 치료를 부탁하기 위해 지금까지 병원을 떠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 남은 핏줄의 생명이 걸린 문제입니다. 신중하고 싶어 결례를 저지른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미 세실을 통해 자작의 손자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식사 자리에 있던 모두는 그런 자작에게 언짢은 기분을 느끼기 힘들었다.

미연이 말했다.

“그만큼 위급하시다면 최대한 빨리 이곳으로 손주 분을 데리고 오시는 게 좋겠어요.”

“손주의 체력으로는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게 힘들 겁니다. 직접 와주실 순 없겠습니까?”

자작의 간곡한 요청에 내내 담담한 태도를 유지했던 미연의 얼굴에 처음으로 곤란한 표정이 떠올랐다.

미연은 매일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끔은 위급 환자도 찾아왔다.

간다고 치료할 수 있을 거란 보장도 없었다.

정확히는 그럴 확률이 극히 낮았다.

의사가 병원을 벗어나서 할 수 있는 처치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병원을 벗어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적습니다. 치료는커녕 검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으니까요. 죄송합니다.”

“······.”

에두른 거절에 이은 사과.

자작은 재차 권유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한 표정으로 테이블을 내려다 봤다.

분명 손주의 건강을 담보로 이곳까지 데려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리라.

그때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고만 있던 승우가 조심스레 미연을 향해 입을 열었다.

“과장님, 일단 증상이라도 들어보시는 게······”

이전의 미연이었다면 환자도 아닌, 보호자의 말만으로 증세를 판단할 수 없다고 화를 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곳에 온 후 사고가 유연해진 미연이었다.

승우의 말에 살짝 고민 어린 표정을 짓다가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쉰 후 자작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자작이 일말의 가능성을 눈빛에 가득 담은 채로 설명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히려 미연의 얼굴은 더더욱 어두워졌다.

자작이 밝힌 손자의 주요 증세는 기침과 호흡 곤란.

한 번 씩 숨을 쉬기 너무 힘들어 할 때는 피가 마르는 기분이라며 결국, 재차 방문을 요청하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과장님···”

승우가 재차 입을 열었지만, 미연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는 승우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미연이 다시 한 번 거절과 함께 양해를 구하면서 그대로 무거운 저녁 식사 자리가 끝이 났다.


식사가 끝나고 승우가 미연을 찾았다.

“미연 씨, 천식이지 않겠습니까?”

둘만 있었기에 이름을 부른 승우에게 살포시 미소를 지어보인 미연이었지만, 이내 얼굴을 굳히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럴 확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더구나 기관지나 흉부는 제 전문이 아니라고요. 괜히 잘못된 처방을 내렸다가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고요. 그러니 결국 제 결정이 옳은 거예요. 환자를 이곳까지 데리고 오는 게 최선인 거죠.”

미연은 그렇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싶었다.

안타까운 건 사실이었지만, 그래도 더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승우는 달랐다.

“제가 대신 가는 건 어떻겠습니까?”

순간 요즘 들어 보기 힘들었던 얼음장 같은 표정이 미연의 얼굴에 떠올랐다.

아무리 미연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넘지 못할 선이 있다.

미연은 방금 승우가 명백히 그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미연의 표정이 변하는 걸 본 승우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방준서 선생님, 미연 씨의 숙부님 말입니다. 그 분께서 진료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

사자 소환.

승우에게 사자를 소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단 걸 뒤늦게 떠올린 미연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한동안 고심하던 미연이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승우를 걱정하는 기색이 가득했다.

“괜찮겠어요?”

승우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답했다.

“그가 복면인과 연관이 있어 보이진 않았습니다.”

손자의 건강을 걱정하는 할아버지가 부탁할 상대에게 그런 짓을 저지를 리는 없었다.

“그거야 저도 이미 느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안전이 보장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건 여기에 있어도 매한가지 입니다. 전 오히려 미연 씨를 두고 가는 게 걱정입니다.”

“흥. 곧 병사가 증원된다고 하니 승우 씨는 자기 몸이나 신경 써요.”

결국, 다음 날 미연이 바뀐 상황을 자작에게 설명했다.

자작은 미연이 아닌 승우가 함께 가준다는 말에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그때 마리가 옆에서 승우가 심장이 멈춘 사람도 되살린 적이 있다는 말을 해버렸다.

덕분에 자작은 희망을, 승우는 부담을 갖게 되었다.

심지어 마음이 급한 자작은 바로 출발하길 원했다.

기겁한 미연이 간신히 말리고서야 출발을 미룰 수 있었다.

방준서라는 믿는 구석이 있더라도 맨몸으로 갈 수는 없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승우의 시뻘게진 얼굴을 내려다보며 미연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 듣고 기억하세요. 그게 정상인의 심장 소리에요.”

꿀꺽.

“예. 자, 잘 듣고 있습니다.”

승우는 지금 미연의 가슴 위에 청진기를 가져다 대고 그녀의 심장 소리를 듣고 있었다.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의 심장 소리는 청진기를 타고 귀로 들어와 승우의 심장에 까지 닿아 간지럽혔다.

하지만 미연은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다르게 이미 의사 모드가 켜져 있었기에 승우는 집중하려고 애를 써야 했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가면서도 자작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요청해서 심장 소리와 호흡하는 소리를 계속 들으세요. 이상을 관찰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정상과 비교하는 거니까요.”

“예. 명심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미연은 혈압계, 체온계와 같이 일상생활에서도 쓰이는 기본적인 검사 도구부터 후두경과 같이 승우가 써본 적이 없는 도구들의 사용법을 가르쳤다.

“이건 약국에서 골라온 증상 완화제들이에요. 명심하세요. 반드시 작은 아버지와 상의를 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처방을 하지 말고 돌아와서 제게 보고하세요. 당장 죽을 만한 상황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에요. 죽는 것과 죽이는 건 다르니까요.”

무서운 말이었다.

승우는 침을 한 번 꿀꺽 삼킨 후 대답했다.

“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렇게 가르치고 숙지시키면서 이틀이 지나고 결국 승우는 떠날 준비를 마쳤다.

드워프를 만나려고 강을 건넌 적이 있었다지만, 그래봤자 마을 근처.

사실상 이곳으로 오게 된 후 제대로 마을을 떠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출발 전 자작이 승우들에게 말했다.

“세미앙까지는 마차를 타고 대로를 통해 빙 돌아가게 되면 삼 주 정도 걸립니다.”

생각 이상으로 먼 거리였기에 승우가 물었다.

“좀 더 빠른 길은 없습니까?”

자작은 오히려 승우가 그렇게 물어봐주길 바랬다는 듯이 밝은 얼굴로 말했다.

“말을 타고 숲을 관통해 달리면 열흘도 걸리지 않을 겁니다.”

귀한 손님에게 험한 길을 권하기 힘들어 에둘러 권하는 자작이었다.

문제는 승우가 말을 탈 줄 모른다는 것.

하지만 빠르게 다녀오고 싶은 마음은 승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가 말을 탈 줄 모릅니다.”

대번에 실망하는 자작에게 승우가 말을 이었다.

“타는 법을 가르쳐주시겠습니까?”

결과적으로 배운 지 십여 분만에 말을 타고 가는 걸로 결정이 되었다.

승우가 기마술이 미숙해서 오는 충격도 너끈히 감당했고, 날 뛰는 말도 막무가내로 힘으로 제어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말이 힘들어하고 속도도 나오지 않겠지만 앞으로 나가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남은 요령이야 자작이 함께 이동하면서 가르치면 되었다.

그렇게 떠날 준비가 끝났다.


“최대한 빨리 다녀오겠습니다.”

“그런 마음으로는 제대로 된 진단을 내릴 수 없어요.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피고 오세요.”

“형, 미연 샘 바람나기 전까진 돌아와야 해요!”

나머지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마침내 자작 일행과 함께 승우가 마을을 나섰다.

얼마 가지 않아 승우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다들 그런 모습에 놀라워했지만, 승우는 자만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는 제대로 된 각성자가 아니야. 사람을 치료하고 있어도 의사가 아니듯이.’

미연과 동윤을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

또한 그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복면인과의 일은 자신의 인식이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자각하게 해주었다.

단순히 이곳의 각성자처럼 성장할 수 없다는 것 이전의 문제였다.

위기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기술이 없었다.

의사가 아닌 자가 마음만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것과 같았다.


그 날 밤.

태어나서 처음 노숙이란 걸 하게 된 승우는 미연의 가르침에 따라 청진기와 후두경을 들고 사람들 사이를 오갔다.

특히 청진기와 다르게 후두경은 미숙한 승우의 손길에 고통스러울 수 있었다.

하지만 승우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조금이라도 진료 결과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말로 모두를 설득했다.

설득이 먹힌 건지, 먼저 입을 벌려 허락해준 자작 때문인지 결과적으로 승우는 모두의 목구멍에 후두경을 집어넣을 수 있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십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심장 소리와 호흡음, 후두의 생김새를 열심히 노트로 정리했다.

그렇게 미연의 당부대로 충실히 따른 후 노트를 덮은 승우가 각오를 다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자작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저는 싸울 줄 모릅니다.”

자작은 승우의 말을 다르게 알아듣고는 답했다.

“불침번을 서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일은 제 수행원들이 할 테니까요.”

승우는 어쩔 수 없이 복면인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다.

이 시점에서 자작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기에 할 수 있는 얘기였다.

그런데 그는 승우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 주목했다.

“조무사께서 각성자시면서 전혀 싸울 줄 모른다는 점도 믿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해도 말입니다. 그거 아십니까?”

“무엇을 말입니까?”

“각성자가 아닌 자가 각성자를 이기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아무리 싸울 줄 모르는 각성자라고 해도 말이지요. 말씀하신 그 복면인, 각성자이진 않았습니까?”

그 말에 승우는 복면인이 눈 깜짝할 새에 병사 둘의 목을 베어 버린 장면을 떠올렸다.

‘그게 각성자가 아닌 자가 낼 수 있는 속도인가?’

승우는 어느 쪽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만큼 아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가 검을 휘두를 때 눈으로 쫓지도 못했습니다만, 그건 각성자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수련함으로써 가능한 일 아니겠습니까?”

승우의 말에 자작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허리춤에서 검을 꺼내 단숨에 허공을 베었다.

부웅.

즉흥적으로 단순하게 휘두른 것 같았지만 빨랐다.

거기다 파공성이 일 정도로 묵직한 힘이 담긴 베기였다.

승우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닌지, 모닥불 주변에 있던 일행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여전히 대단하십니다!”

“저희가 자작님을 호위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인거 같습니다.”

자작은 그런 일행들에게 미소로 화답한 후 승우에게 물었다.

“그 자의 움직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

그렇게 물으니 승우는 대답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침묵으로 충분한 답이 되었다고 생각했는지 자작의 얼굴이 단번에 굳었다.

언짢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는 그 답이 뜻하는 바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무사께서 각성하셨단 소식은 이미 근방 귀족들이라면 모르는 자가 없을 겁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기에 경거망동하지 않고 지금까지 지켜봤을 뿐 승우들의 등장은 생각 이상으로 귀족들의 주목을 끌고 있었다.

“개중에 누군가가 탐색 목적으로 접근할 걸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말입니다. 각성자를 겨우 탐색 목적으로 부릴 수 있는 곳은 한 군데 밖에 없습니다.”

꿀꺽.

승우와 달리 이미 주변 사람들은 답을 다 알고 있는 눈치였다.

대번에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기 때문이다.

승우가 절로 긴장하며 물었다.

“그곳이··· 어딥니까?”

“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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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원인 탐색 +3 21.01.29 134 8 12쪽
39 39. 라파엘 +1 21.01.28 125 5 12쪽
38 38. 대련 21.01.27 149 9 13쪽
37 37. 제국 +3 21.01.26 161 6 11쪽
» 36. 세미앙으로 +1 21.01.25 167 7 13쪽
35 35. 브누와 자작 +4 21.01.24 185 7 11쪽
34 34. 죽음 +1 21.01.23 189 4 12쪽
33 33. 변화 21.01.22 184 4 13쪽
32 32. 반응 21.01.21 192 5 12쪽
31 31. 동굴 21.01.20 203 5 12쪽
30 30. 지하 21.01.19 203 7 11쪽
29 29. 각오 21.01.18 222 6 11쪽
28 28. dwarfs 21.01.17 221 5 12쪽
27 27. 마법 21.01.16 262 6 12쪽
26 26. 심부름 +2 21.01.15 259 7 12쪽
25 25. 교습 21.01.14 256 6 9쪽
24 24. 제의 +2 21.01.13 268 5 10쪽
23 23. 제모 +1 21.01.12 308 5 12쪽
22 22. 가족 상봉 21.01.11 286 9 12쪽
21 21. 재회 +1 21.01.10 320 8 12쪽
20 20. 절약, 수술 +1 21.01.09 332 9 11쪽
19 19. 긴장 +1 21.01.08 313 10 10쪽
18 18. 러셀 21.01.07 335 9 10쪽
17 17. 돼지 날다 21.01.06 383 10 13쪽
16 16. 얀 +1 21.01.05 383 11 10쪽
15 15. 독 21.01.04 377 8 11쪽
14 14. 카난족 21.01.03 402 10 11쪽
13 13. 두 번째 사자 +2 21.01.02 427 11 13쪽
12 12. CPR과 AED +1 21.01.01 440 11 14쪽
11 11. 거대 뱀장어 20.12.31 464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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