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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영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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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뭇찌
작품등록일 :
2018.12.14 15:17
최근연재일 :
2018.12.24 23:55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2,625
추천수 :
23
글자수 :
52,408

작성
18.12.16 12:00
조회
224
추천
2
글자
13쪽

인생 게임(1)

DUMMY

모르는 천장이었다.


"뭐냐고, 이건."


보니까 몸이 어린애로 돌아가버렸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도움말을 외쳐주세요.]


나는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움말 안 읽을 거야?]


"어차피 게임 내용 다 뻔한데 뭘."


[아니, 중요한 거니까 좀 읽어줘.]


"뭔데? 한 줄로 요약해."


[일단 너는 지금 5살 때부터 열심히 운동과 공부를 해서 18살 안에 모든 대회에 나가서 우승해야 해.]


"5살 때부터 시키는 건 너무하잖아. 프린세스 메이커도 10살 때부터 시키잖냐? 아동 학대 아니냐?"


[왜 너는 벌써 아동이 됐는데? 내가 진짜 네 엄만 줄 알아?]


"너 왠지 말하는 거 보니까 여자 같다. 여자지?"


[알아서 뭐 하게!]


"아니 상관없는데, 결국 그냥 열심히 노가다 뛰면 된단 거 아냐?]


[그렇지. 열심히 노가다 뛰어야지. 그건 그런데 네가 대회에서 하나라도 우승을 못하면 죽어.]


"세이브 로드 가능한 거야?"


[원래는 되는데, 그거 하면 노잼이니까 그냥 불가능 난이도에 하드코어 플레이로 실패하면 죽이기로 했어.]


"뭐냐고. 사람 목숨을 장난으로 아냐고."


[자살한 놈이 할 말이야? 아무튼 열심히 해봐. 일단 대회는 여러 가지 있는데 지금 넌 고아에다가 집도 없으니까 혼자서 잘해야해.]


"뭐냐고. 그럼 여긴 누구 집이야?"


[남의 집이니까 빨리 나가야 해.]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젠장, 뭐라도 빨리 들고 나가야겠다.


나는 곧장 서랍을 뒤져서 뭔가 돈이 될 만한 것을 찾았지만 만원짜리 지폐 한 장 말곤 솔직히 썩 좋은 물건들이 발견되지 않았다.


여긴 아이 방이다.


아마 애들 방엔 금품이 얼마 없겠지.


안방으로 가야 한다.


걸려서 감옥에 가면 그대로 죽을 수도 있지만, 기왕 위험한 거 안방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방 문으로 귀를 기울이자, 집에 들어온 사람이 부엌에서 물을 따르는 소리가 들렸다.


좋았다. 물을 마시고 목 마르면 화장실에 가겠지.


나는 숨을 죽인 채 기다렸고, 화장실에 들어가자 나는 곧바로 문을 살며시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곧장 안방으로 향했다.


안방으로 가서 곧장 서랍을 뒤져 금반지와 금목걸이를 챙기자,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이건 위험했다.


나는 곧바로 침대 밑에 들어가서 숨었지만, 아줌마는 거실에서 소파에 앉아 TV를 킨 듯 싶었다.


이건 정말 곤란했다.


"응, 아들. 왜 안 와? 금방 온다고? 알았어."


문 가까이에서 소리를 들으니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지고 있었다.


솔직히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바로 도망가는 거였는데, 이렇게 도둑질이 어려울 줄은 몰랐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위험했다.


가족들이 아예 다 모이면 빠져나갈 구멍도 없겠지.


그래서 나는 방 안에서 귀신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운이 좋으면 귀신 소리에 무서워서 아줌마가 집으로 나갈 수도 있겠지.


[스킬 - 성대모사 사용]

[성대모사 레벨이 낮아서 안통합니다]


성대모사 레벨도 있는 거였냐?


그럼 개그맨들은 레벨 몇인데?


대답이 없었다.


"무슨 소리지, 이게?"


아줌마가 방 안으로 들어왔고, 나는 문 뒤에 숨었다.


그리고 아줌마가 좀 더 자세히 방 안을 살펴보러 깊숙이 들어온 순간, 나는 재빨리 방 안을 빠져나갔다.


"꺄아악! 귀신이야!"


바로 들켰다.


나는 당장 현관문으로 뛰쳐나가 달렸다.


비록 들키긴 했지만 어쨌든 무사히 빠져나갔다.


[만 원, 금목걸이, 금반지 획득]

[금목걸이와 금반지는 죽은 남편이 결혼을 위해 마련한 예물입니다.]


"뭐냐고, 찝찝하잖아."


[찝찝하시면 돌려주세요.]


"뭘 돌려줘? 집안을 전부 털어놓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나는 차가운 바깥 바람을 쐬며 말했다.


[왜 그렇게 벌써 도둑이 됐어요?]


"처음 목표로 할 대회는, 달리기 대회인가? 이게 가장 낫겠네. 뭐 다른 게 필요 없으니까."


[그럼 수고하세요.]


"알겠어."


나는 무작정 동네를 달렸다.


그런데 동네를 달리다보니까 느낀 건데, 너무 춥다.


"얼어죽겠네, 미친. 게임인데 뭐가 이렇게 추워?"


[하드코어 게임이니까요.]


"이렇게 게임하면 망하겠어."


[옷을 사 입으세요.]


"살 돈이 있어야지. 이거 금목걸이는 그냥 상점에서 팔 수 있는 거야?"


[장물아비한테 팔아야 해요. 추적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너무 현실적이잖아. 어쩔 수 없네. 옷도 훔치는 수밖에."


[완전 도둑이 다 됐군요.]


"고아니까 어쩔 수 없지. 이건 사회가 잘못한 거잖냐."


[그런 말도 안 되는 변명하지 마시고 평범하게 돈 버세요!]


"5살이 무슨 일을 해? 시켜주기는 하냐?"


[구걸밖에 딱히 할 일이 없지만요.]


"그럼 그냥 옷이나 훔쳐야겠다. 시장으로 가자."


나는 시장을 향해 달렸다.


"일단 도둑질을 한다고 해도 애가 혼자 시장에 있으면 어색하겠지. 엄마랑 같이 온 척, 뭐라도 먹는 척이라도 해야겠다."


나는 분식점에 갔다.


[떡볶이 1000원 체력 +3]

[오뎅 500원 체력 +1]

[순대 2000원 체력 +7]


계산을 해보니 순대가 당연히 이득이었다.


떡볶이가 1000원에 체력 +3이면, 2000원이면 체력 +6이다.

오뎅이 500원에 체력 +1이면, 2000원이면 체력 +4.

순대 2000원에 체력 +7이고.

돈이 없으면 떡볶이겠지만 돈이 있는 지금은 당연히 순대였다.


"순대 이천원 어치주세요."


"애가 혼자 순대도 사먹어? 기특하네."


"그럼 오뎅도 서비스로 하나 주세요."


"그래, 귀엽네. 서비스로 하나 줄게."


생각보다 인심이 좋았다.


"봉지에 싸주세요."


나는 오뎅 하나를 먹으며 순대 2000원어치를 들고 시장바닥을 돌아다녔다.


"지금 체력 몇이야?"


[계산하기 편하게 0이에요. 다 드시면 8이네요.]


"체력이 0인데 돌아다니는 건 뭐야?"


[그건 게임이니까 그냥 넘어가세요.]


"그렇게 직관적이지 못한 수치는 직관성을 해친다고."


[그냥 하라고요.]


나는 그러다 내복 파는 곳을 발견했고 거기서 서성거리며 음식을 먹었다.


"에고, 귀엽네. 엄마는?"


"엄마가 잠깐 여기 있으래요."


"그래, 여기 잘 기다리고 있어."


그리고 난 계속 거기서 기다리면서 오뎅을 먹다, 다른 손님이 왔을 때 오뎅 꼬치를 바닥에 버리고 매대에 있는 내복을 하나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그 다음엔 봉지에 내복을 넣으면 미션 완료였다.


"얘, 어디 가니!"


들켰나 싶어서 심장이 쿵쾅거렸다.


"왜요?"


"엄마가 기다리라고 했다며."


착각이었다.


"아무래도 엄마가 길을 잃어버렸나 봐요."


"헛소리 말고 가만히 있어!"


나는 무시하고 내 갈 길 갔다.


[도둑질 레벨이 2로 올랐습니다.]

[민첩 0 -> 1 상승!]

[내복(상의) 추위를 이기게 해줍니다]

[내복(하의) 추위를 이기게 해줍니다]


나는 내복 상의와 하의를 입고, 똑같은 방식으로 겉옷까지 털었다.


[너 정말 대단하다. 그렇게 도둑질 잘하고.]


"원래 용사들한테 이 정도는 기본이니까."


배도 채웠겠다, 나는 동네를 뛰어다녔다.


[달리기 레벨이 2로 올랐습니다!]

[체력이 3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지쳐서 쉴 때 할 게 없는 게 문제네."


[책을 읽거나 운기조식이나 명상을 하세요.]


"그런 것도 있는 거야?"


나는 길바닥에 앉아서 명상을 했다.


[명상을 해서 체력 회복이 빨라집니다.]

[추위 때문에 명상 효과가 떨어집니다.]

[명상 완료! 체력이 전부 회복됐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추위가 문제구만. 이렇게 패널티를 받아선 빠르게 달리기 레벨을 올릴 수 없겠는데."


그렇지만 마땅히 방법이 없었다.


남의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어쩐담?


그때 불현듯 머리 속에 스파크가 튀었다.


맞다.


나는 신문 배달하는 곳에 갔다.


"신문 배달할래요."


"너 같은 애가 무슨 신문배달이야?"


"저도 솔직히 많이 하진 못하니까,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믿고 맡겨주세요."


"그래, 그럼 조금만 한 번 줘볼게. 대신 이번 일당은 없는 거다?"


독한 아저씨였다.


나는 신문을 동네에 뿌리면서 달렸다.


[달리기 레벨이 3으로 올랐습니다!]

[체력이 3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지쳤을 땐 명상으로 휴식.


원래라면 추위 패널티로 회복 속도가 떨어지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나는 몸에 신문지를 써서 추위를 막았다.


[명상을 해서 체력 회복이 빨라집니다.]

[신문지를 사용해서 추위 패널티가 격감됩니다!]

[명상 레벨이 2로 올랐습니다!]

[명상 완료! 체력이 전부 회복됐습니다.]


신문지의 단열 효과는 대단하다.


노숙자들이 쓰는 이유가 있다니까.


맞아. 골판지 상자를 사용하면 더 효과적일 거다.


[너 정말 대단하구나. 신문지를 쓸 생각을 하다니.]


"나는 그랜드 마스터야. 수십년 동안 헛으로 게임하진 않았으니까."


[아니, 신문지 쓰고 앉아 있는 게 부끄럽지도 않냐?]


"그거였냐? 어차피 게임인데 뭐 어때."


말은 이렇게 해도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긴 했다.


[그게 우리 입장에서 게임이지 네 입장에선 삶인데?]


"뭐야, 그런 거였어? 어쨌든 살고 봐야지."


[골판지까지 쓸 생각을 하고, 무슨 노숙자야?]


"이런 플레이가 당연한 거 아냐?"


[고아원에 들어갈 생각은 왜 안 하는데?"


"얘! 너 여기서 뭐 하고 있니?"


지나가던 아줌마가 놀라서 내게 달려왔다.


"저는 고아라서 여기서 그냥 쉬고 있었어요."


"그게 무슨 소리니? 그럼 네가 사는 고아원은?"


"그런 거 없어요. 혹시 찾아주시면 감사하겠네요."


"어머, 그럼 아줌마가 찾아줄게!"


운이 좋았다.


"네, 그럼 저는 뛰고 있을 테니까 찾아주세요!"


"어머, 얘야!"


나는 다시 달리러 갔다.


근데 이제 달리는 것도 재미없었다.


"아, 질렸다. 이제 노잼이다."


[레벨 오르면 계속 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건 그랬는데, 솔직히 노잼이네."


[넌 대체 뭐 하는 녀석이야...]


"아니, 생각을 해봐. 내가 지금 달리기 레벨 올리고 있잖냐. 요 몇달간 계속 달릴 거고, 그럼 대회 나가서도 달릴 거 아냐."


[그래.]


"그게 무슨 재미야?"


[레벨 오르면 재밌는 거 아냐?]


"솔직히 말야, 누가 뭐 우사인 볼트가 되고 싶겠냐? 우사인 볼트의 돈이 탐나는 거지, 뭐 그거 아무리 달려봐야 결국 차보다 느리잖아."


[운동선수들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무시한다기 보다도, 전혀 쓸모 없는 짓 하고 있잖아. 솔직히 돈 안 주면 그걸 왜 하겠냐."


[게임하는 놈이 운동 선수를 무시하네.]


"아니, 재밌으니까 한다고 하면 인정인데, 개노잼이잖아. 달리기. 솔직히 축구면 몰라. 재밌어서 달리기를 한다? 이상한 놈이지."


[마라톤 뛰는 사람 많잖아.]


"인생의 절반 손해보는 놈들이지. 그거 할 시간에 게임했으면 더 재밌었을 걸."


[아무 말이나 하지 말고, 제대로 해봐. 이번에도 포기할 거야?]


"참나, 내 엄마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내가 왜 네 엄마냐고. 좀 이번에는 열심히 해봐!]


"솔직히 전혀 의욕이 안 난다."


[너 이번에 제대로 안 하면 죽어!]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냥 죽여."


[나 원 참, 너 정말 뭐하는 녀석이야?]


"나는 그랜드 마스터다."


[헛소리 하지 말고.]


"나는 그것뿐인 인간이었어."


[정말로, 그러니까 마음에 들었던 건데, 정말 쓰레기잖아. 너!]


"네가 평생 나 먹여살려주면 그냥 살아갈게."


[나 혼자 살기도 힘들거든!]


"참나, 너도 방송하면 아이디어 좀 내봐라. 달리기만 하는 방송이 재밌겠어?"


[생각해보면 그건 그렇네. 내가 잘못한 걸지도.]


"아니, 완전히 네 책임이잖아."


[아니, 그건 아니지. 전장의 폭풍도 네가 안 한 거잖아! 망겜을 갓겜으로 만드는 이야기면 그건 분명 팔린다고!]


"아니, 생각을 해봐. 전장의 폭풍 같은 망겜을 누가 보냐고."


[생각해보니 그렇네.]


"애초에 망할 수밖에 없었던 거야."


[후, 그럼 다른 걸로 해보자. 이번에는 제대로 하는 거야!]


"그거야 재밌어야 하지."


[네가 직접 일하기 싫으면, 남들 일 시키는 건 어때?]


"풋볼 매니저나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그건 좋아."


[노예들을 키워!]


----------------


"그건 좋은데 말야. 한 가지 문제점이 있어."


[또 뭔데?]


"아니, 봐라.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것도 결국 공략법을 알게 되면 효율적인 것만 계속하게 되지? 그래서 맨날 딸들을 농장에만 보내잖아."


[그래서?]


"뭔가 반복 플레이를 하면 노잼이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거야."


[시작도 안 했는데 반복 플레이 타령할래?]


"아니 결국 게임도 진짜 많이 하다보니까 새로운 게임을 해도 그게 그거더라."


[진짜 시작 전부터 김 빠지게 할래?]


"미리 말해두는 거야."


[그럼 설정 설명 들어갈게.]


"뭐야, 설정 설명 들어간다고 하는 건?"


[설정 설명 들어간다고 하는 거야.]


"그렇게 설명하면 없어 보이잖아."


[그렇다고 아예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러면 네가 놀랄 수도 있으니까.]


"뭘 놀라? 괜찮으니까 그냥 했어야지. 왠지 네가 설정 설명 해준다니까 괜히 김 빠지잖아."


[겨우 그 정도가지고 김 빠지냐고. 그냥 좀 들어.]


"아니, 몰입이 안 되잖아."


[그 정돈 그냥 참아줘.]


"내가 키우는 노예들은 뭐야, 나처럼 진짜 사람이야?"


[그걸 내가 설명한다니까.]


"그럼 빨리 설명해."


작가의말
다음화는 야해서 19금이에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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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구구단 그랜드 마스터(3) 19금 18.12.19 103 1 6쪽
5 구구단 그랜드 마스터(2) 19금 18.12.18 156 2 8쪽
4 구구단 그랜드 마스터(1) +2 18.12.17 328 4 29쪽
» 인생 게임(1) 18.12.16 225 2 13쪽
2 전장의 폭풍 속으로(2) +2 18.12.15 307 3 18쪽
1 전장의 폭풍 속으로(1) +5 18.12.14 774 7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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