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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무사삿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무공 천재가 귀환해 군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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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삿
작품등록일 :
2023.04.19 22:16
최근연재일 :
2023.05.11 22:55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3,521
추천수 :
33
글자수 :
98,259

작성
23.05.01 02:12
조회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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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21쪽

무의식

DUMMY

그 사건의 직후.




정령황녀 세라프가 시킨대로 동우와 그의 스승은

의견을 조율 해볼 틈도 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최고의 사제의 앞까지 이종현을 들쳐메고 급하게 달려갔다.



'뭐야? 이번에 순백님도 이곳까지 오신거야?'


'당연하지, 이번엔 그 독왕의 따님까지 시험에 참가하셨는데 최소한의 예의로 온걸껄?'


'그나저나 저 뒤에 든 사람은 누구지? 어쩐지 낯이 익은데...'


'아! 그사람 아니야? 저번 시험에서 그 잔상을 펼쳤던....'


'...그 미친놈?'




수근거리는 이들의 소문이 약간씩 틀어져 있었지만 지금 그들이 신경 쓸것은 고작 저런 것 따위가 아니었다.





속도에 나름 자부를 가진 이들이었지만 환자를 가지고 미친 속도를 낼 수는 없던 탓에 적정선에서 최속을 유지한채 10분을 뛰쳐와 그의 스승이 안내한 길을 따라왔지만,



그저 평범한 아카데미의 사무실 중 하나였고


그의 스승 순백은 문 앞에서 정지버튼을 누른것마냥 뚝, 모든 행동을 멈춘채로 가만히 서있었다.




"....스승님?"




그런 행동에 동우는 답답해 하며 이종현의 안색을 살피기 위해 고개를 떨궜다.



예상 밖으로, 더욱 증세는 심해져 횡설수설하는

이종현을 보곤 안색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정령황녀의 이례적인 귀환과 함께 내려온

명령, 그리고 정령 중에서도 영령의 반열에 든 최초의 계약자인 만큼 반드시 완벽하게 완수해야한다는 강박감에 눌러진 탓이다.



잠시 침묵하고 최대한 기다려 보아도, 그의 스승에게서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재차 되물었다.




"스승님? 어떻게 된겁니까?? 지금...!"



음성은 급하고, 올라가 있었으며 약간의 짜증마저 서려있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는 듯

그의 스승은 호통치지 않고 가만히 있어보라는 듯한 제스처로 손바닥을 보이며 살포시 눈을 감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거라."





이윽고 10초정도가 지났을까?


앞에서 멀쩡히 있던 문이 노이즈마냥 지지직, 거리더니 이내 하나의 문고리가 투명하게 들어났고.




-덜컥!



동우는 망설임 없이 노크조차 하지 않고

박차 듯 의료실의 문을 열었다.



"!"



그의 스승은 정령황녀가 등장한 이후로


이곳 아카데미에 와서 두번째로 기절초풍 하기 직전까지 놀라며 동우의 등짝에 지팡이를 들었지만,






"흐음?"



가볍게 무언가를 깃펜으로 써내려가던

한 사제인 여성은 갑작스레 들려온 소리에 스르르 시선을 옮겼다.




들려온 목소리에 노인은 당장 180도 자세를 바꾸며 최대한 인상 좋게 미소를 지었다.





"아이고, 간만에 뵈는데 이런 놈을 데려와가지곤. 죄송합니다,"



눈앞에 있는 둘중 노인과 눈을 마주친 그녀는 어울리지 않게 익살스런 태도로 연신 허리를 굽히는 노인을 마주하며 의문스러운 기색을 흩뿌렸다.






"아니요, 순백님이라면 언제든지 괜찮지요."




그보다도 그 뒤에 남자 분은 누구에요? 못 보던 사람 같은데... 새로운 제자라도 받아 들이신 거예요? 그 연세에 은퇴는 어쩌시고..."



"허허, 저번 삐끗했을때는 전부 다 나았... 이것이 아니지,"




노인은 식은땀을 몇방울 흘리며 이종현을 내려놓고, 그의 안색을 살폈다.




잔뜩 식어버리면서도 피폐한 목소리로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오한과도 같은 몸 상황에서도 용케 입술을 떼며 말한다.




"......그만..그만, 죽여."

"내가 뭘?... 나는.."

"죄송..죄송..합니다, 미안해."

"죽어, 원래... 내 것인데.. 내 것이었으니까...-


내가 누렸어야 할 위치인데."




그걸 들은 모두의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처음 만났던 그나마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차가운 물을 끼얹은것 마냥 삽시간에 쿵, 내려앉았다.




그의 증상은 인격이 바뀐 것 마냥 몸을 들썩이며 말투가 휙휙 뒤바뀐다.


정신병의 일종이나.. 저주일 가능성도 있지만. 달려오며 마력을 확인해본 결과 그럴 확률은 미미했다. 애초에 정령황녀와 계약한 자인데. 그런 것 따위에 연연할 이유가 없지.



하지만, 환자는 환자. 어두운 안색을 유지한 채 스승이 입을 열었다.





"보다시피... 제정신이 아닌 상황인지라. 어떤분의 안내로 일단 빠르게 사제를 찾아가라고만 하셨는데.. 이것이,"


순백의 부탁에 일단 그녀는 딱, 잘라 단언했다.




"하이 힐(High heel)_으로 정신까지 회복 시키는 건 불가합니다."




하지만, 예상 외로 그는 물러서지 않고 말을 이었다.




"암요, 잘 알지요. 일단... 그래도 몸은

한번 확인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명령하신 분이 절대로 낮은 분이 아니신지라 분명 뜻이 있을겁니다."





"그분이 도대체 누구시길래..."



그의 이해할 수 없는 언행에 잠시 이세영은 고개를 기울였이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뭐, 순백 선생님이 함부러 얼토당토 않는

남의 명령을 듣고 찾아오셨을 리는 없을테니... 빚 갚는 셈치고, 일단 알겠어요. 그 환자분, 잠시 이리로 오게 해주실래요?"




빚이라 해도 커피 한 잔을 가져다주며 좋은 가게를 알려줬을 뿐인데. 친절히 받아주는 이세영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미소 지은 노인은 어서 동우를 재촉했다.




"어서, 어서 앞으로 모셔다 드리거라."



급하게 휘둘러지는 지팡이에 머리를 막기를 잠시, 그는 어서 다리를 움직였다.




"아악, 예..옙, 알겠습니다."



비서는 조심히 이종현을 앞에 앉히고 다섯걸음 정도 물러갔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잠시 미소 지으며 친절히 말했다.




"준비는... 음, 두분 모두 잠시 더 떨어주시겠어요?

이왕 이렇게 검사해드리는 거 제대로 해드릴게요."




이세영의 차분한 음성에 두명은 고개를 주억이며 대답했다.



"그럼 저희야 감사하죠, 예."

"알겠습니다."




그들이 좀 더 떨어졌을 때.



이세영은 곧장 마력을 일으키며 이종현의 코앞까지 밀착했다.



그녀는 15초정도 그를 지그시 바라보다 이내 흥미롭다는 듯 그의 볼을 쿡쿡, 찔렀다.




"흐으응, 특이한 회로를 가진 사람이네요.

예상대로... 외상이나 내상도 없는 정상인 상태고.."



"그럼...이건 어떨까요, "




그녀는 콕, 이종현의 이마를 검지로 건드리며 푸른 마력을 일으켰다.




5개의 마법진이 주변을 맴돌아 각기

다른 색을 띄며 여러가지 검사를 시작했다.




그녀는 30초정도 허공을 응시하는 것 마냥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상태창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신체능력은... 정상,

정신상태도 혼란에 그쳤고... 스트레스가 좀 많이 쌓여있지만 측정상 나오는 정신력 수치라면 그걸 충분히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가진 특성도....음?"




갑자기 말을 끊으며 놀란듯한 기색을 보이자 동우라는 비서가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무슨 큰 문제라도..?"




"그건 아닌데..."



"이 사람, 특성 미등록자였어요?"




"예....예? 그럴리가, 오늘만 해도 대련장에서 정식으로..."




당황해 하는 동우를 밀쳐내고 노인이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이었다.




"그런가 봅니다, 어차피 예외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자이니.. 무엇보다 그분에게 눈독을 받으신 분이라면 이상하지도 않지요. 일단 계속해서 검사해주시면 됩니다."




그분, 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당장 중요한 건 환자의 안위다.





"이미 하고는 있는데... 딱히 정신적인 데미지 빼곤 다른 건 보이지 않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도 딱히 없고요."




환자의 상태는 심각했지만, 역시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음을 느끼고 고분고분하게 물러가려던 찰나,



5개의 마법진을 갈무리치며 굽혔던 무릎을 피는 그 순간,







".... 이세영,"





""....?!""




방안의 전원이 그의 한마디, 어쩌다 나온 중얼거림에 놀라며 그에게 시선을 다시금 집중했다.




"....제,제 이름을 어떻게?"



이세영이 잔뜩 당황하며 물었다.





혹여나 정신을 차린 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계속 손을 허공에 뻗으며 그녀를 잡으려 했다.




"세영, 세영아."



"난,... 나는 어떻게."




"이세영, 이세영. ... 이세영이세영이세영이세영이세영이세영-"


"미안..미안해,"


"난... 이종...현, 공적....왜..뭘 내가... 잘못했다고,"


"시체.. 보기 싫어 나 그만... 살려줘, 살려줘. 제발..."




의미 모를 소리만 줄줄 늘어놓으며 그녀의

몸에 손을 뻗는 그는 무섭거나 음험한 흑심이 아닌.


오로지 처량하고 피폐하단 생각만이

들 정도로 목소리와 손의 힘은 탈진해 있었다.





그 행동에 더더욱 큰 의문이 남을 무렵,







-쿵!





별안간 등장한 누군가가 의료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창백해진 피부.


빛바랜 백금발.




새하얀 셔츠와 검은 정장바지를 입은 그녀는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힐끔, 보이는 붉은 눈동자를 가졌으며 완벽하게 억누르고 있었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로 주변 분위기를 차갑게 식히는 듯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굉장한 미인이었지만, 그녀의 앞에서 당당히


대놓고 담배의 새하얀 연기를 입 밖으로

뱉으며 등장한 이는 그 유명한 서쪽의 지부장,



검은 두 눈동자로 식어버린 백금발을 뒤로 묶은 그녀는 쳐친눈으로 그들을 둘러보더니


이내 붉은 눈동자를 한쪽 눈이 보일 듯 말듯한 긴 앞머리로 가리며 잿빛에 가까운 흑안으로 그들을 응시했다.





"후우우. 반갑다. 오랜만이네,"




그녀는 손가락 사이에 연초를 끼워놓은 손을 당연한 듯 환자가 있는 곳에서 재를 털어냈다.



이세영은 가늘게 눈을 뜨며 앞에 서있는 여성을 쏘아봤다.




"...로제, 여긴 어떤일로 오신거죠? 보아하니 다쳐서 오신 건 아닌거 같은데..."




'다쳐서 왔을 때엔 걱정을 했다는 소린가,' 라는 실없는 의문에 로제가 피식 웃으며 손등으로 입가를 가렸다.




"큭큭, 원래 같았다면 머리 하나를 다쳤다...

라고 쏘아붙였을 여자가, 순해지긴 순해졌군."


".... 장난하러 왔으면 어서 돌아가요, 지금은 못 받아주니까,."


"아니, 오늘은 일 때문에 왔지."




일이란 말에 움찔, 이세영이 반응했다.



나름 가벼웠던 분위기를 단지 마력 한번을 끌어올린 눈빛.


한껏 쳐진 눈으로 쓰러져있는 이종현을 응시하며 가볍게 손짓을 하는 것으로도 위압감을 흩뿌려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그놈만 넘겨. 아가씨가 부르고 계신다."




태연하게 환자를 제대로 된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일단 내놔라' 라는 태도에 이세영이 어이없음의 숨을 뱉으며 말했다.




"...이 환자에게 서쪽 지부장이 직접 나설 정도의 일인가요? 미리 말하지만 안정을 취하는 편이 나아요. 안 그래도 지금 궁금한 일이..."




"당장, 아가씨가 부르셨다. 두번 말하는 건 제일 싫어하는 일이니 어서 넘겨라."




더욱 눈빛을 날카롭게 바꾸자.


옆의 동우와 노인을 포함한 이세영, 전원이 무거워진 공기에 압박감을 느꼈다.




"최소한 이유라도...!"



계속해서 더해지는 압박감에 신음을 입안으로 삼키며 말한 이세영의 반발을 씹어뱉듯 그녀는 퀭, 한 눈으로 그녀와 시선을 맞추었다.




"그걸 굳이 알려줄 필요가 있나."



"여기서 한명도 빠짐없이 전부를 제압하는 건 일도 아니란 걸 대부분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만..."




"뭐, 이렇게해도 네 성격을 생각하면 시간은 끌릴테니 직접 하겠다."





다시 말해 강제로 싸워서 쉽게 가져가겠다는 얘기다.



그녀는 순간, 담배를 버리며 손날을 폈다.




검은 오오라가 손끝에서 피어오르자,

섬뜩한 마력에 비서가 뒷걸음질 치며 식겁했다.




"무, 무슨! 제정신이십니까 아카데미에서 그런 마력 행사를.."



"그러고도..."


"지부장 자격." 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그녀는 사납게 인상을 찌푸리며 풀어진 눈매를 날카롭게 세웠다.




"닥쳐라, 지금 이 일이 네놈 알 바는 아닐터.

어차피 아무것도 모르고 옮겨온 짐꾼 아닌가? 그렇다면 괜히 다치지 말고 저곳에서 찌그러져 있게."



"그리고 말했다. 분명 아가씨의 명령이었다고,"




매서운 그녀의 태도에 이세영은 팔짱을 끼며 시선을 옮겼다.




".... 아주, 저희를 범죄자 취급하는 건 여전하시네요."





"실제로 범죄자가 맞지 않나, 뒤에서 아종들에게 마법을 쥐어준 범죄자."




갑자기 나온 뜬금없는 소리에 이세영이 고개를 한숨을 뱉으며 턱을 올렸다.




"하, 어이가 없어서. 고양이 귀 달린 아이가 다쳐서 치료해주고 적당히 기본적인 찰과상만 치료해줄 수 있는 마법만 알려줬다고 아주 저를 그런식으로 몰아가요?"





"한두번이 끝이 아니잖나. 직접적으로 연결 관계로도 지원을 해주고 있는 판에. 심지어 수인과 아종들에게 습격받는 곳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니 그만둬라는 경고도 함께 하러 이런식으로 온거다. 딱히 아니었어도 명령이라면 어쩔 수 없이 비슷한 행동을 취했겠다만.."




"확실히 말하고 싶은 건, 당장 수인과 아종에게 손을 떼라는 말이다. 길드에 복귀를 요청할 겸."



잠시 이종현에게서 자신의 복귀를 요청하는 주제로 옮겨간 것에 이세영이 불쾌함을 들어내며 말헀다.




"... 돌아가지 않는다고 했어요, 은퇴도 끝낸 참이구요."



로제는 이해가 안된다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그렇게 생명을 구하고 싶다면 이런 곳이 아니라 길드에서 다쳐서 오는 병사들을 치료하는 쪽이 훨씬 낫다. 이곳에서 1명이 다쳐서 올때, 그곳에선 10명이 다쳐서 오니까."



"그리고 결과적으로 수인족이나, 인간이나 같은 생명이라고 평등을 추구하면서, 정작 이런곳에 콕 박혀서 그곳에 자그마한 지원을 하는 꼴이 모순적이지 않나?"




계속해서 밀어붙이는 로제의 말에 이세영이 질색하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 그런 병사 하나하나들이 무슨 만행을 벌이고 다니는 진 알고 말하시는 건가요."




"그렇게 따지면 수인족은 깨끗하나,

똑같이 인간들을 소장품 취급하는 놈들도 있기 마련인데."



"단지 숫자로 단정짓기 보단 유무의 차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명으로 저울질하는 놈은 의사라 불릴 자격이 없다. 네가 한말 아니었나?"




그녀의 확고한 태도에 지지 않는 듯, 이세영도 확실히 딱 잘라 말했다.




"그건 제가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었죠."



"침식과 감염을 막으려면... 이렇게 있으면 안된다고 몇번을 말해요."




"연합국을 재현한다. 라는 건 허물 좋은 꿈이다."




"꿈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당신들의 최종 과제 일겁니다."




"헛소리."




몇번을 설득하는 듯한 음성을 유지해 보아도, 돌아서지 않는 이세영의 마음을 충분히 인지 한 듯 그녀는 탄식하며 이마를 짚었다.




"....결국엔 이야기가 한참 길어졌군. 그럼 그건 가져가도록 하겠다."




그녀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은 분위기 속,


찰나의 순간에 보법을 밟으며


이세영의 코앞까지 밀착했다.



캐스팅에 필요한 0.몇초의 틈조차 주지 않는다.




애초에 근거리 방식의 싸움을 선호하는 마법사도 아니니, 사실상 그녀가 방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들, 반응조차 불가능에 가까웠다.




'또, 마비독'이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가며 눈앞까지 그녀의 손끝이 나가왔다.





이세영의 얼굴 앞까지,


로제의 손끝이 도달한 찰나.





-터업.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팔을 잡아냈다.


당연하게도, 신체능력이 일반인과 가까운 이세영의 손이 잡아낸 것은 절대로 아니다.




모두의 시선이 어느 창백하면서도 거칠게 굳은 손을 향해 집중된다.





그 출처는.





"뭣,"




다음 아닌 아까부터 조용히, 입을 꾹 닫고 있던 남성 이종현이었다.



푸른 눈을 확실히 치켜 뜬채로, 로제의 팔을 잡아냈다.






갑작스런 남성의 난입에, 아니. 그것보다도 자신의 일격을 맨손으로 멈췄다는 것에 내심 놀란 로제는 당장 다리를 올려찼다.




턱을 강하게 후려쳐, 적당히 죽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이번엔 전보다 힘을 담아서.




이세영이 당장 옆에 있기에 좀 더욱 과격한 기절만 다시 시킬 용도로 사용했다.




-쿠웅!




들려오는 묵직한 소리.




"....대단하군."





그럼에도, 막혔다.



자신의 허벅지에 들어온 손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반댓쪽 오른손으로 후려친다.




-파악!



그 주먹을 정확히 왼손으로 잡아낸다.



내심 환자가 자신의 몸 놀림에 반응한다는 결과에 그녀는 왼눈의 마안을 사용했다.




붉은 눈동자가 그의 얼굴을 응시했고,


예상외의 결과에 로제의 얼굴은 점점 더 굳어져 갔다.




"분명, 신체능력 수준은 일반인이라고 했었을텐데."



"보이는 마력량도 극 소량일터... 그런데 어떻게."




라는 말이 이어지기도 전에 그가 움직였다.




이종현의 팔꿈치가 로제의 콧대 앞까지 다가온다.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쳐진눈을 진심으로 바꿨다.




허리를 뒤로 넘기고 자세를 비틀어

한바퀴 크게 몸을 돌렸다.


그리곤 다시금 뒤로 스윽, 빠져나가 손날을 굽힌다.




'반죽임은... 음, 이세영에게 어떻게 치료하라고 부탁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조금 마력이 담긴 권격을 준비했다.



이세영이 마력을 느낀 순간 기겁하며 '뒤에 저도 있거든요!?'라며 배리어를 급하게 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와 퍽, 이나 웃음이 나오는 광경이었다.




그리곤 정권을 내지르려던 순간.






-철푸덕.




권격을 준비한 로제가 민망해 보일 정도로

허무하게, 이종현이 앞으로 쓰러졌다.




".....하?"



로제는 의문스런 얼굴로 권격을 내뺀채 그의 앞에 다가갔다.




"....기절? 마비독에 면역인 것이 아니었나."




이정도 수준의 마력보다 훨씬 질 높은 마력들도 제대로 방어를 해야만 무시할 수 있는 독인데... 이걸 어떻게 방어한 거지? 라는 의문.


억제한다는 건 아예 마력으로 벽을 쳐놓는거나 마찬가지 이니 상당한 실력자의 반열에 들어가야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리고 그렇게 막대한 마력량을 사용한다면 자신을 못 봤을 리가 없고.



보통 독공을 사용하는 자들이 가진 독 내성이 아닌 이상, 저항하는 건 불가능한데. 최소한 독에 근성으로 버텼다는 점은....





로제는 혼자서 긴 앞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쓰러진 이종현을 바라봤다.






이세영이 저 남자의 몸에 독을 해독하는 틈조차 주지 않았다.



아예 방어와 공격마법을 갈팡질팡하다 이미 상황은 놓쳤으니. 이세영은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걸 똑똑히 봤다.



그럼,




'.....독 내성이란 말밖에 나오지 않는데.'



자신이 봐도 독공이나, 다른 아티팩트가 없는 이상 독내성을 얻는 건 불가능한 일인데. 그걸 가지고 있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으니 어이가 없었고.


이 남자는 대체 뭐 하는 놈이지, 라는 생각과 함께

가슴팎의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려던 순간.






-텁,





쓰러졌다고 생각한 그가 로제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곤 그대로 끌어당기려 했지만,



로제는 어이가 없다는 듯한 어투로 숨을 뱉었다.





"허. 똑같은, 아니지... 비슷한 수는 안 먹힌다.

애초에 깨어있던 것도 눈치챘는데... 너무 늦었군."



"격노해서 앞으로 달려드는 것보단 낫지만.

아무래도 무의식에서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것이니 이 꼴인가."




그녀는 아까전보다 수십배는 많은 마력을 몸에 둘둘 두른채 푸른 오오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곤 그의 정수리를 가볍게 손끝으로 찔렀다.




그제서야 힘을 잃은듯 축, 늘어진 이종현을 바라보며 실실, 로제가 혼 없은 웃음을 자아냈다.




"큭큭큭, 이런놈을 다봤나."



가볍게 그를 들쳐 맨 로제는 이세영에게 다가가 옆에서 기절한 동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해독 시키고, 안정 시켜라. 이놈은 환자라 했지?"



"딱히 아가씨께서 큰 흑심을 품은 것은 아닌 것 같으니 그리 걱정은 말아라. 어차피 오늘 안에는 돌려놓을 것 같으니."



"뭐.... 흑심이라면 흑심일지도 모르겠다만,"




".... 정말 로제, 당신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마음대로 인 건 똑같네요."




"달라질 필요가 있을까, 성장은 하겠지만

성격은 죽을 때까지 변하는 건 쉽지 않을 걸로 생각 된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다곤 하시지 않네요."




"실제로 한번 바뀐 사람이니 그렇겠지."




"잡설은 여기까지 하고, 빨리 노인네 제자부터 치료해라."





아까까지의 언쟁은 어디 갔냐는듯.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할일을 했고,



그 이유는 거의 10년지기 친구인 로제와 이세영 이었기에 어느정도 서로를 이해했다.





서로의 처지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생각을 이해하지 않을뿐. 못하는 건 아니었기에 스쳐갔다.




그가 이세영의 이름을 뱉고,



뒤에, "가지 말아 달라는 소리를 하기 전까진" 둘이 조용했다.





그 소리를 듣고, 로제가 가장 먼저 말한 한마디는.



자신의 정보망으로도 실마리조차 잡지 못한 정보를.


아니, 아예 감조차. 예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너, 어떻게 나에게 숨기고 이런 남자를....

아니. 남편 후보를 만든거지?"



라며 기겁을 넘어서 어울리지 않게

소스라치게 놀라 자신을 누구지? 정말 이세영이 맞나? 라는 눈으로 바라보는 로제는.


가히 2년만에 보는 그녀의 제대로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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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기술의 극치. - 2 23.04.29 150 1 17쪽
9 기술의 극치. - 1 23.04.27 166 1 14쪽
8 진 주인공과의 첫 격돌. 23.04.25 185 1 19쪽
7 특성 빙의? 이거 좋은데. 23.04.24 195 1 11쪽
6 무신武神의 첫 진심. 23.04.23 237 2 14쪽
5 레전더리(Legendary) 올클래스 적성이 있다.- (2) 23.04.22 258 2 16쪽
4 레전더리(Legendary)... - (1) +1 23.04.22 271 4 16쪽
3 파워 인플레이션의 주범. 23.04.21 397 4 12쪽
2 인과율, 그리고 귀환. 23.04.20 544 5 10쪽
1 이루지 못한 염원. 23.04.19 628 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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