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지 못한 염원.
쓰러진 대지가 인간의 함성 소리와 함께 바스라져가듯,
나의 몸을 지탱해 주었던 땅이 갈라져 갔다.
심장은 뛰는 걸 멈춘 지 오래.
한계에 한계까지 다다른 육체에선 더 이상 비명을 지를 여력도 없다는 것처럼 굳게 멈춰있었다.
"....이토록 허무하게, 끝나는 건가."
소설 속 무신 귀환 세계에 우연히 떨어져,
모든 중요 영약과 가장 강한 무공들에 이어
거의 대부분의 무공들을 강탈해 독식하고.
보잘것없이, 언제부턴가 집착하듯 이유 모르게 염원하던 힘을.
...아니, 단 한명의 인간과 잃었던 감정을 되찾기 위해 빌었던 소원을.
[처치한 적: 999,9999,999 ]
단, 한 발자국 남기고 실패했다.
하늘은 그런 나를 비웃고, 핍박하듯이.
굵은 빗줄기로 나의 안면을 때렸다.
깜빡일 수조차 없는 눈꺼풀임에도,
위용과 힘을 잃지 않은 듯 날카롭게 하늘을 응시했다.
"하늘이.... 밉구나,"
이제 마력도, 내공도.
하늘을 찌르던 마기 한줌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숨이 영원토록 끊어졌다.
....
.
.
.
[무신武神 이종현의 죽음을 감지합니다.]
[.....??? 대상의 신격이 시스템과 인과율을 깨부쉈습니다.]
[대상의 공적치는 세상을 집어삼켰습니다!]
[강제로 그가 바라던 염원인 시간역행이 발동됩니다!]
[시스템이 처벌을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까득, 시스템의 영구적인 손실이 가해졌습니다.]
[????불가능한 업적 달성. 신살권.]
[신, 성좌 그 이상의 존재가 되려 했던 아둔한 인간의 발버둥.]
[__-_---본래의 염원 및 소원이 공적치, 본래의 스테이터스 하향을 통해 진행됩니다.]
[?....내공, 마기가 융합합니다.]
[천마기天魔氣(등급 분류:Mystic)....]
[인과율에 맞지 않은 힘입니다.]
[상태창과 시스템이 필사적으로 하향조정 합니다!]
[쿵! 둘 이 뭉게져 회복 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필사적인 둘의 염원에 LV시스템이 도입됩니다.]
[실패.]
[인과율의 부여에 그럼에도 실패합니다.]
[상태창이 탄식합니다.]
[시스템이 혼란에 빠집니다.]
...
시끄러운 알람소리들에 눈을 떴다.
"....어?"
돌아와 있었다.
뛰지 않았던 심장도.
수많은 신들에게 의해서 찢겨져나가다시피했던 두 팔도.
바닥으로 쏟아졌던 창자도.
잘려나갔던 다리도.
처참히 짓뭉개졌을 자신의 신체가 멀쩡히 돌아와있었다.
"......뭐지,"
이종현은 일어나자마자 들어오는 정보들에 눈살을 찌푸렸다.
정확히는 그곳에 가만히, 의식이 또렷한 채로
시스템과 상태창이 나에게 항의하다 못해 서로 치고 박고 의견 충돌과 함께 누군가에게 잔뜩 얻어맞아 굴복했다는 알림창을 멍하니 지켜봤다.
"인과율이... 뭐가 뭔 소린 지 전부 이해가 가진 않는데..."
이종현은 주변을 둘러보며 창밖의 화사한 햇살을 맞이했다.
"어쨌든 돌아왔다는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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