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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안토니

친구 뚝배기를 깼더니 복수하러 쫒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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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젤리
작품등록일 :
2020.03.06 19:16
최근연재일 :
2020.03.13 07:00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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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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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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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니 홍보를 해야지

DUMMY

내가 도착한 공장 단지는 지금까지 둘러본 모든 엘베 안에서 가장 딱딱하고 분위기 없는 곳이다. 오싹한 느낌까지 들 정도로 기계적인 분위기. 누가 봐도, 완전히 노동자와 기술자만을 위한 곳이다.


그곳이 엘베에서 가장 활발한 엘베 시내 앞에 있다는 것이 대조적 일 수 있지만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다. 그 도구는 계속 바뀌어왔고 이제 도구들은 기계화가 되었다.


기계화가 된 도구들을 이용해 만들어낸 제품은 엘베 시내로 바로 넘어갔다.


그것들은 모두 시내에서 사용되고 있다.


치익 -


증기가 뿜어 나오는 곳을 지나 계속 안쪽으로 들어간 곳.


이곳에 내가 신대륙에 있을 때 필요한 장비들을 생산 해준 작은 공장이 있다.


멀리서 기술자들이 일하면서 외치는 소리가 가끔씩 들려온다.


톱니바퀴들이 돌아가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작은 공장의 굴뚝에선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제너럴 머신’에 도착이다.


이유를 알 수 없이 톱니바퀴가 계속해서 돌아가는 문 앞에서 문고리 옆에 달린 초인종을 누른다. 문에서 계속 돌아가던 톱니바퀴가 잠시 멈추고 문이 열렸다.


역한 공업용 기름 냄새와 톱밥들이 떨어져 있는 곳. 저 안쪽에 오래도록 알고지낸 아저씨가 계신다.


“연락도 없이 어찌 온 건가?”


오래만에 왔으니 반가워 할 만도 하건만.


작은 등불이 깜빡되며 저 멀리 약간씩 보이는 인영이 내 앞에 다가온다.


장비를 구하러 처음 왔을 때나, 지금이나 이 곳은 뭔가 너무 기계적이라 오싹하다.


삐죽한 머리에 수염이 하얀, 딱 달라붙는 보안경을 쓴 남자가 내 앞에 섰다.


“필요한 장비가 있어서 말이죠.”


“그때 필요한 장비는 다 만들어줬을 텐데.”


남자는 등을 돌려 안 쪽으로 들어간다. 손을 젓는 것이 안쪽으로 들어오라는 뜻 같다.


여전히 무뚝뚝하다니깐.


나 또한 발자국을 옮겨 톱니바퀴들이 돌아가고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철가루들이 밟히고 어디선가 계속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거기에 앉게.”


대충 만든 것이 분명한, 다 썩어가는 등받이 없는 나무 의자를 가리키며 남자가 말한다. 자리에 앉고 내가 입을 열었다.


“동물 사냥용 장비는 아닙니다.”


내 말에 남자는 대답조차 하지 않고 안경을 머리위로 들어올렸다. 세상 모든 것이 귀찮고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자글자글한 주름이 새겨진 얼굴이 드러난다.


“그럼 뭐 길래?”


“볼베어링을 만들 기계를 구하러 왔습니다. 아저씨라면 아는 분이 계실 것 같아서요.”


남자의 하얀 눈썹이 꿈틀댄다.


“볼베어링?”


“예.”


남자가 굉장히 언짢은 듯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던 일은 접었나? 그 위험한 일을 평생 할 것처럼 하더니. 뭔 기계야.”


또 여기서도 털어놔야 되는 건가. 슬슬 귀찮다.


“칼슨이, 죽었습니다.”


남자의 새하얀 눈썹 한쪽이 다시 꿈틀 댄다. 눈썹위의 이마에 있는 주름들이 그것에 맞게 움직인다.


“그 녀석이 왜?”


“이야기하자면 깁니다.”


“그럼 됐어. 긴 얘기는 별로야. 장례는?”


남자가 근처 수도에서 물을 뜨며 입을 연다.


“몸이 산산조각 나버려서 말이죠.”


“그렇군.”


뜬 물에는 알 수 없는 기름이 둥둥 떠다닌다. 남자는 그런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물을 마셨다.


“그래서 넘어온 거구만?”


“예.”


“볼 베어링을 만들 수 있는 기계는 아직 기초적인 단계야.”


남자가 컵을 근처에 내려놓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 기계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지.”


그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사실, 아는 사람 소개보다는 아저씨께서 만들어 주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서 말이죠.”


“난 그런 기계 만들 줄 모르네.”


딱 잡아떼는 아저씨의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뭔 소리십니까. 프란시스테 제국의 전 기술소장 에디슨님께서.”


남자가 그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는다. 곧 웃음을 멈춘 그 커다란 제국의 기술소장이었던 에디슨 아저씨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군.”


그리고 자신이 책임지는 기계들을 자식 보는 눈으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사람보다 기계를 더욱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그 눈에 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몇 대 필요하나?”


“네 대. 두 달 안에 가능하겠습니까?”


“한 달 후에 찾아와.”


그리고 자신이 앉은 의자에서 일어난다. 이제 돌아가라는 뜻 같다.


어이가 없는 건, 저 의자만 유일하게 등받이가 있다.


난 올 때마다 등받이 있는 의자에 앉아본 적이 없다.


“기술소장 이름값은 해야지.”


에디슨 아저씨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며칠 뒤 찾아간 공장 부지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땅을 평평하게 고르고 뼈대를 세운 공장은 새롭게 짓는 건물답게 바닥 또한 새로운 공법을 사용한 것 같았다.


“공장 기초가 특이한데?”


신기함을 감출 수 없었던 내가 알베르토에게 물었다.


보통 다른 공장 부지들은 단단하게 만든 흙바닥이 전부거나 나무로 기초를 다지곤 하지만 이건 완전히 돌과 같은 느낌이었다.


“시멘트 공법이라고 합니다.”


알베르토가 해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물과 합쳐지면 단단해지는 어떤 광석을 바닥에 까는 것이라고 한다. 특이하군.


“그래서, 언제쯤 기계가 들어온다고 합니까?”


내가 바닥을 구두로 두들겨 보고 있자, 이제 그만하라는 듯이 알베르토가 입을 열었다.


“네 대가 한 달 뒤쯤 가능하다고 하더군.”


“믿을 만한 사람입니까? 볼베어링용 기계는 정교해야 하는데.”


그 말에 내가 걱정 말라는 얼굴로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걱정은 안 해도 돼.”


“휴우... 밀렵꾼이시던 분한테 제일 중요한 기계를 맡긴 게 생각해보면 실수 같기도 하고...”


알베르토가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러던가말던가 나는 이 바닥이 너무 신기했다. 마치 원래 이런 모양이었던 것 마냥 만들어진 것이.


“바닥 좀 그만 두드리세요. 구두 망가집니다.”


“신기하잖아.”


내가 웃으면서 말하자, 알베르토가 짜증섞인 목소시로 말한다.


“그건 그렇고, 회사 이름은 뭘로 지을 겁니까? 좀 멋진 이름이었으면 하는데.”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자 알베르토의 빨간 머리가 화염마냥 휘날렸다.


저 붉은 머리가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생각한 회사 이름을 말했다.


“엠퍼러 샤프.”


“예? 왜 그런 이름입니까?”


“이 만년필의 이름을 내 성을 따서 샤프로 할거 거든. 황제조차 쓰고 싶은 만년필이라는 뜻이지.”


“하이고....”


알베르토가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하다. 멋진 이름인데 왜 그러는 거지?





그리고 곧 봄이 찾아왔다. 내가 묵는 숙소에서 지낸지도 이제 한 달이 되간다.


숙소 아주머니의 장기 투숙으로 인한 친절함이 부담스러울 때 쯤, 공장의 완공과 함께 회사 설립이 완성되었다.


앞으로의 앞날을 꿈꾸며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찾아간 공장.


빨간 벽돌로 지은 공장에 파란 벽돌로 ‘엠퍼러 샤프’라고 새긴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든다.


일을 하기로 준비가 된 기술자들이 속속들이 모여 들었다.


간단히 성좌의 축복을 비는 축사가 이어졌다.


긴 축사 내용은 성좌들에게 공장의 운영이 잘 되길 빌어달라는 구구절절한 내용이다.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그 것 마저 내 마음을 뛰게 만들었다.


공장 내부는 다른 공장들과 다르게 양 옆으로 기계 2대씩을 동선을 신경을 쓰며 배치했다.


이제 공장이 잘 돌아가도록 영업을 신경 써야 했다.



공장 축사가 끝나고 자리를 옮긴 서커스단에서 광대가 입을 열었다.


“이것이?”


고상한 복장에 프릴이 너무 많이 달린 옷을 입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는, 집시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커스단에 온 것은 우리가 생산한 만년필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이 서커스를 보기 위해 오는 많은 대중들이 우리에게 손님이 되어 줄 것이다.


“예. 새로 특허를 받은 만년필입니다.”


“호오... 신기하군요.”


저런 두꺼운 화장을 한 광대의 얼굴이 내 입장에선 더 신기했지만 그 말은 안하기로 했다. 서로 먹고 살자고 하는 일에, 의미를 두어선 안 될 것이다.


“한번 적어보시죠.”


내가 샤프를 내밀자 광대가 샤프를 손에 쥐어본다. 그리고 내가 앞에 놔준 종이에 아무렇게나 글을 적어본다.


생각보다 글씨체가 아름다워서 놀라웠다.


“좀 더 세게 누르셔도 좋습니다. 잉크가 새거나 휘지 않거든요.”


알베르토가 옆에서 거든다.


“손에 착 감기는군요. 거기다가.”


광대가 샤프를 쥐고 종이에 흔들어본다.


보통의 만년필이라면 벌써 잉크가 새어나와 종이를 더럽혔겠지만 끝 부분에 틈이 없는 이 샤프에서 잉크가 새어나올 리가 만무하다.


“잉크가 떨어지지 않네요. 글도 잘 써지고.”


난 솔직히 광대가 글을 쓰고 읽을 줄 안다는 것에 더 놀랐지만, 그 말도 안하기로 했다.


광대는 신기하다는 듯이 웃으며 우리를 바라본다. 입술을 더 위로 올린 빨간 분장이 웃음을 짓자 기괴하게 느껴진다.


난 웃으며 어떻게 홍보를 할 것인지 광대에게 물어봤다.


“어렵지 않습니다. 한 무대가 끝나고 다음 무대가 시작되기 전에 잠깐 시간이 빕니다.”


그리고 광대가 이런 홍보는 흔하다는 듯이 검지를 치켜들고 얘기를 이어나갔다.


“그때 제가 나와서 잠깐 이걸로 글을 적거나 이 만년필을 손님들을 향해서 흔들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신박한 방법이다. 보통의 만년필을 서커스를 보러온 손님들에게 흔들면 잉크가 튀겠지만, 이 샤프는 그럴 일이 없다.


거기다 잠시 간격을 두는 시간에 하는 일이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나쁘지 않다.


고개를 끄덕인 내가 가격 또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만년필의 5스톤에 비해 3스톤으로 싸다는 것을 어필하며.


이 3스톤의 가격 중에서 1스톤은 서커스단이 가져가고 나머지 2스톤을 나와 알베르토가 나눠가진다.


아주 합당한 거래의 성립이다.


뿌듯한 마음으로 서커스단을 나왔다.


“괜찮으시면 서커스도 좀 보다 가실까요? 사장님?”


알베르토가 흥미가 있다는 얼굴로 물어본다.


알베르토는 어느새 나에 대한 호칭을 ‘단장’에서 ‘사장’으로 바꾸었다.


솔직히 말하면, 옛날 직업이던 ‘단장’보다는 사업가로 새롭게 시작한 내 인생에 걸맞은 ‘사장’이 마음에 든다.


“별로 볼 생각이 들지는 않는군.”


나도 신대륙에 살면서 서커스를 못 본지 오래되었다. 가끔은 유희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현재 생산이 제대로 되어 가고 있는지 공장을 둘러볼 필요성이 있다. 지금은 홍보도 중요하지만 생산량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저 혼자라도 홍보가 잘 되는지 확인하는 목적으로 보고 오겠습니다.”


“그러던가.”


대충 귀를 후벼 파며 대꾸한다. 알베르토는 그것이 기분이 나쁜 모양이지만, 나도 할 일이 많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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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더니 모두가 행복해 한다. 20.03.12 20 0 10쪽
11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더니 쫓아온다는 소식이다 20.03.11 35 0 11쪽
10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더니 해군성에서 부른다. 20.03.11 16 0 10쪽
9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더니 새로운 기술을 얻었다. 20.03.10 21 0 12쪽
8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더니 이상한 놈이 꼬인다. 20.03.10 17 0 9쪽
7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더니 군납하게 생겼다. 20.03.10 17 0 11쪽
6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니 새로운 제품도 만들어봐야지 20.03.08 22 0 11쪽
5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더니 죽을 뻔 했다. 20.03.08 24 0 12쪽
4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더니 성공할 조짐이 보인다. 20.03.07 25 0 13쪽
» 친구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니 홍보를 해야지 20.03.06 29 0 11쪽
2 친구 돈으로 사업 시작하기 20.03.06 38 0 11쪽
1 친구 돈 들고 튀었다. 질문 안 받는다. 20.03.06 7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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