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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 안토니

마도 마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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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푸른색젤리
작품등록일 :
2020.02.26 23:20
최근연재일 :
2020.03.07 06: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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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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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7,357

작성
20.03.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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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새로운 발명

DUMMY

칼리안이 지하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아르카디움은 업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중이었다.


“이런 상황이로군.”


아르카디움이 방금 결제를 마친 서류를 내려놓으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서류에는 해적의 바다에서 몰려오는 해적들의 주요 침입 경로와 사태 파악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지금은 영주성의 대략적인 업무를 집사가 훑어봐 주고 있지만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크리스 영지는 항상 머리를 쓰는 인력이 부족했다.


“후···.”


아르카디움은 자신의 머릿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해적의 바다에서 공격해온 해적들은 이상하게도 영지민들은 해치지 않고 마을만 불태우곤 했었다.


당시만 해도 적었던 고블린들을 덤으로 없애주고 갔기 때문에 영지민들은 오히려 해적들의 공격을 알 수만 있으면 대피만 해있다가 다시 마을을 재건하는 형태로 움직이곤 했었다.


하지만 요즘의 해적들의 행동은 달랐다.


공격을 했다 하면 집을 불태울 뿐만 아니라 숲 속에 숨어있는 영지민들을 찾아내서 죽이기까지 하는 악독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마을을 점거하려는 행태 또한 보이고 있었다. 개척민들을 보내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엔 적혀 있었다.


해적의 바다 내부에 무언가 다른 상황이 생기고 있다는 증거였다. 무언가 어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영지군의 병력만으로는 그 넓은 해안선을 방어하기가 힘들고···. 용병들을 고용하자니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구나. 어찌해야 할지···.”


용병을 아무리 최하급을 쓴다고 하더라도 해안선이 너무 긴 탓에 나갈 지출이 너무나도 걱정되었다. 그렇다고 영지군을 쓰자니 병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아르카디움은 원래부터 머리를 쓰는 일은 자신이 없었다. 자신은 전투나 몸 쓰는 일을 잘하고 머리 쓰는 일은 아주 쥐약이라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후··· 나 같은 사람이 머리를 굴리려니 잘 안되는군. 칼리안에게 물어봐야겠어.”


아르카디움이 업무실의 의자에서 일어나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르카디움이 예전 영주성의 감옥이었던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에 도착했을 때 였다.


칙칙 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칼리안의 지하 연구실에서 들리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감조차 안잡히는 아르카디움은 문을 빼꼼 열어보았다.


그 안엔 칼리안이 새로 만든 발명품인 듯한 마도구를 만지고 있었다.


커다란 쇠막대기들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 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간 실들이 옷감이 되어서 나오고 있었다.


“칼리안?”


아르카디움이 칼리안을 부르자 칼리안이 깜짝 놀라 뒤돌아 보았다.


“아, 영주님이시군요. 어쩐 일이십니까?”


“그것보다, 저건 다 뭐야?”


칼리안이 만든 발명도구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아르카디움을 보며 칼리안이 조용히 미소지었다.


“곧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새로 만든 ‘방직기’라는 놈입니다. 기존에 물레를 짜야지만 만들수 있던 옷감을 예전보다 3배 빠른 속도로 만들수 있고 2배 더 크게 만들수 있습니다.”


칼리안이 미소 지으며 말하자, 아르카디움이 새로만들어진 마도구가 움직이는 것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왼쪽에 걸려있는 실들이 마도구에 들어가면 커다란 옷감이 되어서 나오기 시작했다.


나온 옷감들을 만져보자 부드럽고 따뜻했다. 하얀색 실을 사용한 모양인지 하얀색의 옷감이었는데, 염료를 이용해 색을 넣으면 더욱 아름다운 옷감이 될수 있을 것 같았다.


옷감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아르카디움이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이 충분히 나는 옷감 이었다. 이런 것을 3배나 빠르게 2배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니 대단했다.


“어떠십니까, 영주님?”


“자넨 천재야.”


칼리안의 물음에 아르카디움이 흥미에 가득찬 눈으로 마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고급 옷감을 만들 수 있는 마도구가 5개만 되어도 지금까지 고민한 용병들을 고용해서 해안선은 방어한다는 자금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었다.


또한 영지민들도 고급스러운 옷으로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


칼리안이 쑥쓰러운 얼굴로 안경을 치켜올렸다.


“그런데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신겁니까, 영주님?”


칼리안이 궁금하다는 얼굴로 아르카디움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 문제가 있어서 조언을 좀 구할까 하고 와봤는데···”


아르카디움이 아직도 옷감을 뱉어내고 있는 마도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문제가 해결됬어.”


“다행이군요.”


칼리안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이 ‘방직기’를 사람만 조금 붙여주신다면 5개정도 시험품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 후엔 이곳에서 영지민 몇 명을 데리고 봉급을 주면서 옷감을 만들게 하는 업무를 시키면 될 것 같습니다.”


아르카디움의 얼굴이 더욱 밝아졌다. 안그래도 보고서중에 일거리가 없어 타지로 나가는 영지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완전히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는 기분이었다.


“좋아, 칼리안. 하지만 지하는 자네의 연구실일세. 지상에 적당한 건물을 만들 테니 그곳에서 자네의 지휘하에 저 방직기를 몇 대 만들고 운용해 보게나.”


“알겠습니다.”


아르카디움의 칭찬에 칼리안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제 칼리안과 아르카디움의 사이는 아르카디움이 무조건 제공해주는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이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방직기의 최초 설계자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 방직기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추위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페라 왕국의 기록에는 어느 순간부터 크리스 영지의 옷감 생산량이 엄청나게 늘어 원래 칼호스 원석의 대량 채굴지였던 곳이 옷감의 생산지로 바뀌기 시작한것으로 나온다. 그것은 아마 당시 페라 왕국에 소속된 크리스 영지에서 누군가가 방직기를 발명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수 있을 것이다.


1차 칼호스 원석 혁명 中 발췌.





크리스 영지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창고 형식의 건물이었는데, 그 건물 주변으로는 소음이 가득했다. 바로 칼리안이 발명한 방직기를 이용해 옷감을 생산하는 건물이었다.


맨 처음 아르카디움이 생각한 5개의 방직기보다 많은 8개의 방직기가 건물에 배치가 되었다. 칼호스 원석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방직기는 많은 옷감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크리스 영지의 영지민들은 옷감을 배급 받을 수 있었다.


칼리안은 이런 방직기들이 들어서는 건물을 ‘공장’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곧 영지민들에게 배급하고도 남은 많은 양의 옷감들이 창고에 쌓이기 시작하자, 아르카디움은 이 옷감들을 팔아서 영지에 보탬이 되도록 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오늘 이렇게 회의를 연 것은 다름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된 옷감들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회의를 위한 것입니다”


회의라고 해봤자, 크리스 영지의 집사와 칼리안, 그리고 아르카디움만이 있을 뿐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영지를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이 이 세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의에 모든 사람들이 모인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먼저 우리가 만든 방직기를 어떤 방식으로 팔아야 할지 정해야 할 것 같군요.”


칼리안이 아르카디움의 말에 대답했다. 말 그대로였다. 크리스 영지는 자체적으로 상단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너무 변방에 있는 영지라 그런 것도 있지만, 영지를 훼방 놓는 해적들과 고블린 때문에 항상 당장의 상황만을 모면 하기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크리스 영지는 생존이 주 목적이었지 생산은 아니었던 것이다.


“상단 운영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받으면 좋을텐데···”


아르카디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말 그대로였다. 지금 크리스 영지는 만성적인 인력난에 부딪혀 있었다. 계속된 고블린들의 공격과 해적의 침략 때문에 전투와 관련된 인력은 많지만, 머리를 쓰는 인력은 아주 부족한 상태였다.


“상단 운영은 아니지만 제 고향 친구중 하나가 머리를 좀 쓸 줄 압니다.”


칼리안이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자, 아르카디움의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당장 아카데미에서 아무라도 데려와야 될 판인 크리스 영지에서 칼리안 같은 명망 좋은 인물의 친구라면 믿고 맡길 만한 인재가 틀림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오오, 그자가 누구인가?”


아르카디움이 급히 칼리안에게 묻기 시작했다. 얼굴에는 반가움이 가득한 채로 말이다.


“제 고향친구는 플란과 헤이브라는 사람입니다. 플란은 저와 같은 발명품을 만드는 고향 친구이고 헤이브는 저의 고향 마을을 지키는 기사입니다. 아마 편지를 몇일 보내지못해 걱정이 많을 겁니다.”


칼리안이 숨을 고르고 다시 입을 열었다.


“편지를 보내서 이 곳으로 오라고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르카디움이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오늘의 회의를 마쳤다.



칼리안은 회의가 끝나자 아르카디움이 맡긴 자신의 공장으로 향했다. 공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궁금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가끔 얼굴이라도 비추어 자신이 공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아, 칼리안님이시군요. 들어가십시오.”


공장 정문을 지키는 병사의 인사를 받으며 들어간 공장 내부는 여전히 칙칙 거리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8개의 방직기는 쉼없이 돌아가고 있었고, 옆 건물인 창고에는 대량의 옷감이 쌓여있었다.


또한 근처의 옷감 배급소에서도 많은 영지민들이 겨울을 나기위한 옷감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방직기 한대 한대를 둘러보며 일하는 사람들을 격려한 칼리안은 자신의 집인 오두막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집인 오두막으로 향하는 길은 크리스 영지의 시장을 피해 갈수가 없었는데, 그곳을 지나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옷감을 이용해 따뜻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르카디움이 말했듯이 영지의 생활 수준이 매우 개선되어 가고 있었다. 아주 좋은 소식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물결을 아는지 모르는지 먹구름은 드리우고 있었다. 저 바다 건너에서···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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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발명 20.03.01 49 0 10쪽
6 크리스 영지 20.02.29 52 0 13쪽
5 크리스 영지 20.02.28 52 0 13쪽
4 좌천 20.02.27 53 0 14쪽
3 좌천 20.02.26 56 0 11쪽
2 좌천 20.02.26 88 0 9쪽
1 프롤로그 20.02.26 180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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