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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마중감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 드래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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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감
작품등록일 :
2022.05.11 11:14
최근연재일 :
2022.09.21 06:00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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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06
추천수 :
1,880
글자수 :
483,632

작성
22.06.03 10:09
조회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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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9쪽

아르카 호메로스

DUMMY

“뭐냐.”


“이제 곧 드래이그 성에 도착합니다.”


“고작 그것 때문에?”


“아니요. 도착하면 저는 따로 할 일을 한다는 걸 알려드리려 한 것뿐입니다.”


“흠.”


볼토는 자신의 수염을 긁으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보기에도 징그러운 몸을 한 여자이건만 굳이 이 일행에 동행시킨 것은 아르카가 왕국 전 재상이자 최고의 상단인 호메로스 상단주의 딸이기 때문이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볼토의 성격상 저런 보이기에 창피한 여자 따위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테니.


“알아서 해라. 다만 돌아갈 때는 동행하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그럼.”


쾅!


“......천한 상인 주제에.”


아르카가 문을 세게 닫자 깜짝 놀란 볼토는 짜증이 더 커졌다. 호메로스 상단주는 왕국 전 재상이더라도 신분은 평민이다. 오직 그 실력 때문에 그 자리에 있었던 특이케이스인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전통있는 귀족인 자신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나저나 아깝긴 하군요.”


“뭐가 말인가. 비드.”


“몸만 빼고 보면 얼굴은 제법 미인 아닙니까? 거기다 그 호메로스 상단주의 인척이라니 배경도 나쁘지 않구요.”


“그럼 뭐 하나. 저걸 고칠 방법은 없는 것을.”


“저주라고 했던 가요?”


“그래. 그 어떤 의료마법도 저걸 고칠 수 없었다지. 그 호메로스 상단주가 천금을 쏟아 부었음에도 말이야.”


“그런 거라면 닿는 것도 사양입니다. 생각만 해도 꺼림칙하군요. 하하.”


“그렇고 말고 하하하하!”


비드는 더러운 걸 치우듯 손을 흔들며 웃었고 볼토도 그에 맞장구치며 웃었다.


아득


바깥에서 아르카가 그것을 모두 들었고 이를 악물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물론 알았다 해도 태도에 별 차이는 없었겠지만.


“몬텔! 삼 번 테이블! 빨리!”


“알았어!”


언제나 조용하던 드래이그 영지답지 않은 소란스러움이 광장에 퍼져갔다.


어떤 가게의 주방에서 애니가 바쁘게 면을 뽑고 만두를 쪘으며 몬텔이 커다란 쟁반 위에 소면과 만두를 한가득 놓고 사방의 자리를 다니며 서빙 중이었다.


그럼에도 가게의 줄은 도무지 줄지를 않았다.


“설마 이 정도로 성행할 줄이야.”


그리고 알비니르는 그런 애니의 가게를 지켜보며 전혀 예상 못했다는 표정으로 서있었다.


애니는 의욕에 넘쳤고 재료를 구할 인맥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장사에 소질이 있었다. 게다가 반죽이나 육수, 만두의 속 배율도 금방 익히기까지 했으니 그 재능에는 알비니르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 재능이 검이었으면 분명 소드마스터까지 금방이었겠지.”


그리고 특이한 음식이라 조금 유행이나 하고 끝날 거라 생각했지만 그것 또한 완전히 예상을 빗나갔다. 시작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드래이그 영지 전체에서 당당히 최고 인기 식당 자리를 차지해 버린 것이다.


“게다가 부담되게 계속 로얄티 같은 걸 쥐어 준다는 말이지.”


한사코 필요 없다고 하는데도 애니는 저작권은 중요한 거라면서 달마다 일정 비율을 나에게 주었다. 이 레시피를 앞으로 누구에게든 절대 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매번 시키면서.


“아 알비!”


그때 서빙하던 몬텔이 알비니르를 발견했다.


“먹으러 왔어?”


“아마도. 근데 몬텔 너 몸이 상당히 커졌는데?”


“그래?”


몬텔은 확인하려는 듯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훑어봤다.


훈련소에서 단련을 시작한 후로 몬텔의 몸은 엄청나게 불어났다. 처음에는 끝나고 나면 쓰러져 바로 잠들었었지만 지금은 하루 단련 일과를 끝내고 이렇게 애니의 가게 일을 도우러 올 정도로 여유도 생겼다.


“아무튼 네 자리 알지?”


“알지.”


알비니르는 주방 가까운 곳에 위치한 붉은 색의 테이블과 의자를 쳐다봤다.


저곳은 애니가 마련한 알비니르의 전용 자리로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비워져 있다. 애니가 감사의 표시라며 마련해 주었고 다른 손님들도 소영주의 자리란 걸 알고 나서는 불평도 못했다.


막상 본인은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지만.


“그럼 이 물건은 저쪽으로. 대금은 이미 지불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음?”


그때 알비니르는 지금 서류에 서명하는 어떤 여성을 보았다.


그리고 이 영지 주민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았다. 영지 내에 모든 사람을 아는 건 아니지만 보랏빛 머리에 보석 같은 파란 눈을 가진 특이한 사람을 봤다면 잊을 리가 없으니.


“휴우.”


아르카는 일을 일단락하자 숨을 길게 뱉었다.


이 영지에 도착하자마자 그 재수 없는 돼지와 바로 떨어져 일을 하러 왔다. 대량의 그레이 울프와 레드혼의 가죽이 생겼다는 모험가 길드의 말에 마침 필요로 하던 물건이라 누가 채가기 전에 직접 와서 확보해야만 했다.


물론 그레이 울프나 레드혼이 희귀한 몬스터는 아니다. 하나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몬스터다 보니 가죽을 얻어내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설령 얻는다 하더라도 굉장히 소량이기 때문에 물량 맞추기가 쉽지 않다.


모험가들에게 의뢰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쪽은 단가가 안 맞아서 오히려 손해보기가 일수이니 절대 이번 건을 놓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음? 이 냄새는?”


꼬륵


아르카는 일을 완전히 마치고 나서야 자신이 오늘 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자. 저건 만두라고 읽는 건가?”


가게에 메뉴로 보이는 글은 분명 대륙어로 쓰여 있었지만 생전 처음 보는 단어였다.


“이곳의 특산 음식? 들어본 적이 없는데.......먹어 볼까.”


아르카는 솟구치는 호기심에 가게의 줄을 섰다.


움찔


그러자 그녀의 뒤틀린 몸을 본 손님들이 순간 흠칫했다.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에 아르카는 아직 자신에게 그런 반응으로 상처받을 마음이 있다는 것에 놀라며 아파했다.


이전부터 자신을 본 이들은 하나같이 저런 반응이었고 어릴 때엔 그것이 엄청난 상처였다. 오죽했으면 아이였던 그때 칼을 들고 뒤틀린 부분을 잘라버리겠다고 난리를 쳤을까. 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진즉에 삶을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가 봐.’


왕국에서의 주변인들은 이미 이 몸에 익숙해져서 그런 일이 거의 없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처음 보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상처 받는 게 익숙해지지는 않지만.


“안 되겠어. 다른 조용한 곳을 찾아서......”


“안 드세요?”


“?”


그때 아르카는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눈을 돌렸다.


‘아이?’


그리고 그 목소리의 정체가 예쁘장한 아이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성인들은 그래도 체면이든가 내 배경 때문에라도 표정을 정리하는 편이지만 아이들은 그러지 못한다. 지레 겁먹고 우는 건 일상다반사이며 심한 경우는 괴물이라고 도망치며 돌멩이를 던지는 일도 있다.


하지만 이 아이는 확연하게 달랐다.


“여기 맛있는데요.”


“아 그게......”


붉은 머리와 색에 다른 양쪽 눈, 인형이 움직이는 것 같이 귀여운 아이. 그런 아이가 서슴없이 이런 몸의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자체가 특이한 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다른 것은 저 맑은 보석 같은 눈에 단 한 점의 혐오와 두려움이 섞여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적어도 아버지 이외에는 저런 눈으로 봐진 적이 한 번도 없었던 터라 순간 당황한 것이다.


“줄이 너무 길어서. 시간이 없거든.”


“흐음. 밖에서 오셨나 봐요?”


“그래. 난 왕국 수도에서 왔단다.”


“와아. 멀리서 오셨네요. 수도라니.”


호기심을 보이는 알비니르의 눈이 반짝이자 아르카는 뭔가 그 감정에 동요되듯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그럼 그냥 보내드릴 수 없죠. 이건 여기밖에 없는 요리거든요.”


“에?”


“몬텔! 내 자리에 의자 하나만 더 놔 줄래?”


“알았어.”


몬텔은 알비니르의 부탁에 빠른 움직임으로 의자 하나를 더 가져다 놨다.


“가죠.”


“어? 이건 새치기인데?”


“괜찮아요. 저긴 제 전용석이거든요. 운이 좋으셨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전용석?”


아르카는 알비니르가 자신의 소매를 끌고 가자 자신도 모르게 따라나섰다. 이제까지 실수로라도 자신에게 손대는 자들은 없었다. 심지어 이렇게 스스럼없이 잡아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자 앉으세요.”


“으응.”


기세에 휘말린 아르카는 그곳에 앉아버렸다.


“탁자와 의자가 새빨개......”


“이 가게 주인이 제 친구인데 전용석이라는 걸 잘 알리려고 그랬데요.”


“아.”


알비니르가 자신의 붉은 머리카락을 만지며 말하자 아르카는 그게 진짜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어서 와 알비니르.”


“안녕 애니. 오늘도 성황이네.”


그때 주방에서 애니가 고개를 쑥 내밀며 말을 걸었다.


“어라? 손님?”


“응. 왕도에서 오셨데. 이름이......”


“아르카. 아르카 호메로스입니다.”


“아 전 애니에요. 성이 있으시네. 귀족이신가요?”


“비슷한 거였죠. 지금은 상인이랍니다.”


“와아. 그렇구나. 응? 잠깐? 호메로스라면 설마?”


애니는 뭔가가 머릿속에 떠올랐는지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맞아요. 굴베이그 호메로스가 제 아버지랍니다.”


“세상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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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저주 +1 22.06.04 834 18 10쪽
» 아르카 호메로스 +1 22.06.03 821 18 9쪽
27 볼토 베스토라 +2 22.06.02 865 18 9쪽
26 대장간의 이발디 +1 22.06.01 872 17 9쪽
25 우르 산맥의 드워프 +2 22.05.31 893 15 9쪽
24 마보 +1 22.05.30 905 18 9쪽
23 당신은 무엇입니까 +1 22.05.28 982 19 9쪽
22 친선전 +1 22.05.27 992 22 10쪽
21 드래곤 피어 +2 22.05.26 1,034 24 10쪽
20 역시 살아있었군 +2 22.05.25 980 21 10쪽
19 고블린 킹 +2 22.05.24 989 20 9쪽
18 작전 실행 +2 22.05.24 1,009 22 10쪽
17 정찰 +2 22.05.23 1,046 26 9쪽
16 고블린의 흔적 +2 22.05.21 1,110 27 10쪽
15 이발디와 멘테 +2 22.05.20 1,135 30 9쪽
14 소면 +3 22.05.19 1,199 35 10쪽
13 멘테 +3 22.05.18 1,206 33 9쪽
12 탐사대 +2 22.05.17 1,283 32 10쪽
11 레드혼 +2 22.05.16 1,325 34 9쪽
10 광장 +2 22.05.16 1,414 33 9쪽
9 조건 +3 22.05.14 1,486 37 10쪽
8 드워프 마법사 이발디 +2 22.05.14 1,535 36 9쪽
7 기사단장 펠리우스 +2 22.05.13 1,648 35 9쪽
6 퍼시 드래이그 +2 22.05.13 1,762 35 9쪽
5 알비니르 드래이그 +2 22.05.12 1,880 44 10쪽
4 폴리모프 마법 +2 22.05.12 2,030 51 10쪽
3 레드드래곤 고흐 +2 22.05.11 2,305 55 10쪽
2 검성 깨어나다 +2 22.05.11 2,373 54 9쪽
1 프롤로그 +2 22.05.11 2,598 5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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