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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마중감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 드래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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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감
작품등록일 :
2022.05.11 11:14
최근연재일 :
2022.09.21 06:00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83,607
추천수 :
1,880
글자수 :
483,632

작성
22.05.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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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9쪽

정찰

DUMMY

“그리고 걱정 마세요. 고블린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제가 도움이 안 될 정도로 강한 놈들은 아니잖아요?”


“그건...그렇지요.”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알비니르는 제법 좋은 전력이다. 검술은 이미 기사단 이인자라는 멘테를 농락하고 아직 서클은 없지만 기초 마법도 두세 개 사용할 줄 안다. 고블린 킹은 몰라도 그냥 고블린 다섯 여섯 명은 혼자라도 가볍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같이 가시지요.”


“휴우.”


“단.”


펠레우스는 다시 진지한 눈으로 이것만은 양보 못한다는 기운을 팍팍 풍겼다.


“제가 더 이상 안 되겠다고 판단하면 반드시 도주해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


“저는 탐사대의 대장 이전에 드래이그 영지의 기사단장이고 영주님께 충성을 바치기로 맹세했습니다. 그리고 기사의 맹세는 절대이지요. 기사로서 소영주이신 알비니르님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걸 부디 알아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모두 준비해라! 지금부터 우리는 칼리스토 숲으로 간다!”


회의는 끝났고 이 탐사대는 이제 타격대가 되었다.


“고블린 킹을 죽이러.”


.

.

.


“그런데 펠레우스 선생님.”


“예. 알비니르님.”


“고블린 킹이 있는 곳은 어떻게 찾죠?”


그렇게 이동하고 있는 중 이발디와 같이 우르고프를 탄 알비니르가 물었다.


“조사해온 레드혼의 이동영역과 이전 영역을 대조했습니다. 칼리스토 숲 내부, 거기에 있는 계곡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고블린의 습성 상 습기가 차고 어두운 곳을 좋아하고 사용한 무기를 봤을 때 그곳에 광산 같은 것이 있음에 틀림없다. 지도상 이런 조건들이 겹치는 건 하나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칼리스토 숲에 들어간다면.......”


“정찰 말이지? 나랑 알비가 다녀올게.”


“음.”


칼리스토 숲에 들어가면 말은 이제 쓸모가 없고 기사들은 걸어가야 한다. 거기에 이제 가장 기동력이 높은 건 산에서 움직일 수 있고 더 빨라지는 우르고프가 정찰에는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굳이 알비니르님을 데려갈 필요는......”


“괜찮잖아? 어차피 고블린 정도의 기동성으로 산에서 우르고프를 따라올 수 있을 리 없고.”


“저도 괜찮습니다.”


“끄응. 알겠습니다.”


펠리우스는 이미 같이 가기로 합의 했지만 여전히 어딘가 걸리는 지 시종일관 불안한 표정이었다.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형님.”


그때 뒤에서 멘테가 붙어 말했다.


“우르고프에 자리 없다?”


“근성으로 달려서 따라가겠습니다. 누님!”


“누님이라니.......”


어제 처절하게 박살난 후부터 멘테는 이발디를 누님이라 부르고 있다.


“마법으로 진 것도 상하관계에 넣는 거야?”


“마법이든 검이든 이긴 건 이긴 거고 강한 건 강한 겁니다.”


“진짜로 짐승이네 당신.”


“그렇게 칭찬하셔도.......”


“짐승의 뜻을 모르는 거 아니지?”


“강하고 늠름하다 아닙니까?”


자랑스럽게 대답하는 멘테를 보며 이발디는 머리가 아파져왔다.


“......애초에 당신 몇 살이야?”


“열여덟입니다.”


“뭐?!”


“그 얼굴에?”


멘테의 대답에 이발디는 물론이고 알비니르까지 놀라 소리쳤다. 수염으로 뒤덮인 멘테의 얼굴은 아무리 젊게 봐도 삼십대 초반은 되어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놀라셔도.......”


“아니 대체 뭘 잘못 먹은 거야?”


“수염은 왜 그렇게 많이?”


“남자라면 수염 아니겠습니까? 나기 시작한 때부터 한 번도 자르지 않았습니다.”


“그건 그거 나름 대단하기는 하다만......”


안 그래도 커다란 덩치에 저렇게 엉망으로 기른 수염이 겹쳐지니 나이가 제대로 안 보일만 했다.


“그래서 이 수염은 제 자랑이지요. 누가 뭐래도 절대 자르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누님?”


“왜 나한테 묻는 거야........”


“드워프는 수염의 풍성함이 매력이라 들었습니다.”


“확실히 다른 드워프들은 그렇지만 난 싫어.”


“에?”


“먹을 때마다 뭐가 묻고 먼지랑 흙이랑 다 들러붙는데 너무 더럽잖아. 보기 싫어.”


이발디는 진심으로 싫은 듯 표정을 찡그렸다.


어릴 적 다른 드워프들이 수염이 나지 않는 자신을 놀려서이기도 하지만 열 살 남짓 할 때부터 나는 수염으로 온갖 더러운 것들을 달고 다니던 드워프 또래들을 보고 어린 마음에 혐오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 더 컸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종족 불문하고 수염은 그다지 좋아할 수가 없다.


“그래서 펠레우스 선생님과 사이가 안 좋으신 겁니까?”


멘테 정도는 아니지만 펠레우스도 제법 긴 수염을 가지고 있다. 매일 정중하게 다듬으니 깔끔하기는 하지만.


“그렇진 않아. 수염을 싫어하긴 해도 그건 선호의 정도지 사람 자체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과는 달라.”


“그런데 왜?”


“......넌 몰라도 돼. 이럇!”


메에에!


멀리 칼리스토 숲이 보이기 시작하자 이발디는 우르고프의 고삐를 내려치며 속도를 높혔다.


“아”


멘테는 멍하니 있다가 이발디가 이미 멀리 사리지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수염 자를까.”


그리고 한 마디 읊조렸다.


두두두


“보자. 지도에 의하면.......저쪽 능선이네.”


칼리스토 숲으로 들어선 이발디는 지도를 살피더니 한쪽에 위치한 커다란 바위 위를 가리켰다.


“그럼 꽉 잡아. 알비”


“으앗!”


탓!


이발디가 고삐를 흔들자 우르고프가 거친 바위길을 마치 평지처럼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굉장하다.”


“그렇지?”


험준하기로 유명한 우르 산맥


그곳에서 서식하는 우르고프는 생포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길들이는 것은 더 힘들다. 따라서 드워프들은 이미 잡은 우르고프들끼리 번식하도록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우르고프는 보통 새끼 때 구해 애지중지 기른다. 이 우르고프도 이발디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녀석이다.


“얘도 오랜만에 산맥을 타서 기분이 좋은가봐.”


메에에


우르고프는 바위를 놀이터처럼 빠르고 신나게 타고 올라갔다.


“저 너머가 예상한 지역인 계곡이야.”


“예!”


타닷


거의 다다르자 이발디는 우르고프의 고삐를 당겨 속도를 줄였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정찰. 들켜서 경계를 높여서야 본말전도다.


“웃차.”


이발디와 알비니르는 우르고프에서 내려 능선 너머를 조심히 살폈다.


“보자. 여기 어딘가에.......”


“아 선생님 저기에 연기들이.”


“어디. 롱스코프.”


이발디가 외치자 그 눈앞에 푸르고 둥근 원이 두 개 생겨났다.


“아무래도 정답인 것 같아. 고블린들이야.”


검은 연기의 아래쪽에서 조악하게 만들어진 목책과 기지가 보였고 그곳에서 셀 수 없는 숫자의 고블린들이 우글거렸다.


“저 정도의 숫자는 처음 봐. 저런 게 숲 밖으로 나온다면.......”


“.......”


알비니르도 이발디 몰래 내공을 써 그것을 보고 있었다. 약간 큰 어린아이 정도의 체격, 청결이라는 개념은 전혀 없는 복장과 초록색 피부, 진흙을 뭉쳐 대충 빗은 듯한 흉학한 얼굴에서 왠지 모를 악의가 느껴졌다.


‘분명 책에서 읽은 대로의 외형이야. 그리고 내용도 맞는다면.......’


고블린은 흉악하다. 거기다 생김새만큼 그 습성이나 행동도 악의가 넘쳐난다. 먹기 위한 사냥 뿐 아니라 재미로 고문하고 습격하며 상대의 고통을 즐거움으로 여긴다. 어떤 곳에서는 고블린 무리에 잡힐 바에야 트롤에게 산 채로 먹히는 것이 나을 거라고 말할 정도다.


그런 고블린 무리가 킹이라는 지도자를 얻어 저 정도로 수를 불려 그 악의를 드래이그 영지, 아니 브리미드 왕국 전체로 뻗는다면 엄청난 참상이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감당 못할 정도의 숫자는 아니야.”


주변 검은 연기의 숫자를 보건데 지금은 작은 촌락 정도다. 전부 죽이는 건 무리지만 고블린 킹만 노린다면 지금의 전력으로도 가능성이 있다.


“선생님 저 위치.......”


“그래. 후퇴하는 건 좀 힘들지도. 하지만 킹만 없앤다면 전부 뿔뿔히 흩어질 가능성도.......”


“아뇨. 저 지형을 보세요.”


“지형?”


이발디는 그 말에 고블린 군락에서 눈을 떼고 주변을 살폈다.


“이 지형은........?”


잠시 후


메에에


“왔는가.”


칼리스토 숲 인근에서 몸을 숨기던 펠레우스는 멀리서 다가오는 우르고프를 발견했다.


“다녀왔습니다. 펠레우스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알비니르님. 이발디. 상황은?”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아.”


“음.”


이발디는 우르고프에서 내려 펠리우스 앞으로 가 지도를 펼쳤다.


“고블린 군락이 있는 곳은 역시 여기야. 킹의 모습은 확인 못했지만 분명 이 안에 있겠지.”


“여기라면 퇴로가 문제로군.”


“그래. 숫자는 감당할만해. 하지만 지형이 그다지 유리하지는 않아.”


이곳은 들어가기는 쉬워도 나오기는 어려운 지형이다. 안에서 교착 상황이 벌어졌다가는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궁수가 있다면 편했을 것을.”


“없는 걸 찾아도 어쩔 수 없지. 그래서 제안할 게 있어.”


“제안?”




이발디는 고블린 군락지에서 약간 위쪽 바위산을 가리켰다.


“저것들 묻어 버리자. 이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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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볼토 베스토라 +2 22.06.02 865 18 9쪽
26 대장간의 이발디 +1 22.06.01 872 17 9쪽
25 우르 산맥의 드워프 +2 22.05.31 893 15 9쪽
24 마보 +1 22.05.30 905 18 9쪽
23 당신은 무엇입니까 +1 22.05.28 982 19 9쪽
22 친선전 +1 22.05.27 992 22 10쪽
21 드래곤 피어 +2 22.05.26 1,034 24 10쪽
20 역시 살아있었군 +2 22.05.25 980 21 10쪽
19 고블린 킹 +2 22.05.24 989 20 9쪽
18 작전 실행 +2 22.05.24 1,009 22 10쪽
» 정찰 +2 22.05.23 1,047 26 9쪽
16 고블린의 흔적 +2 22.05.21 1,110 27 10쪽
15 이발디와 멘테 +2 22.05.20 1,135 30 9쪽
14 소면 +3 22.05.19 1,199 35 10쪽
13 멘테 +3 22.05.18 1,206 33 9쪽
12 탐사대 +2 22.05.17 1,283 32 10쪽
11 레드혼 +2 22.05.16 1,325 34 9쪽
10 광장 +2 22.05.16 1,414 33 9쪽
9 조건 +3 22.05.14 1,486 37 10쪽
8 드워프 마법사 이발디 +2 22.05.14 1,535 36 9쪽
7 기사단장 펠리우스 +2 22.05.13 1,648 35 9쪽
6 퍼시 드래이그 +2 22.05.13 1,762 35 9쪽
5 알비니르 드래이그 +2 22.05.12 1,880 44 10쪽
4 폴리모프 마법 +2 22.05.12 2,030 51 10쪽
3 레드드래곤 고흐 +2 22.05.11 2,305 55 10쪽
2 검성 깨어나다 +2 22.05.11 2,373 54 9쪽
1 프롤로그 +2 22.05.11 2,598 5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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