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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열연 님의 서재입니다.

잊지못할 그날의 기억에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열연
작품등록일 :
2022.05.11 18:46
최근연재일 :
2023.03.2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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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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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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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광견들(1)

전쟁,판타지




DUMMY

12월 28일


조드는 문득 스토브 삼림의 공기가 갑자기 무겁게 변함을 느꼈다. 내면에 자리 잡은 공포심이 늘 보던 고요함의 풍경을 바꿔놓은 건지도 모른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같은 퍼시픽의 펜타곤인 제라드였다.


제라드-“뭔 아침마다 한숨을 푹푹 쉬고 다녀? 그러다 복 날아가.”


조드-“국경지대 소식 들었을 거 아니야? 거기 전력들이 이쪽을 향해 올 수도 있는 건데······.”


스토브 삼림에 어둠이 깔리게 되면 기습에 아주 수월해지는 환경이 조성된다. 퓨마가 사냥을 즐기듯 미오들에게 아주 유리한 고지를 내주게 되는 꼴이어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내줘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제라드-“네가 그렇게 걱정한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잖아. 살아남길 빌지 마. 상대 칼이 목에 닿기 전에 죽여. 알고 있잖아. 돌아가서 인간답게 살려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이기는 수밖에 없어.”


패자에게 어떠한 변명도 허락되지 않는다. 설령 사회에서 매장당한다 해도 조직을 이끄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부여되는 원치 않는 숙명이다.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비참한 운명에서 달아난 레스너 루스비는 어쩌면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닐까. 조드는 그가 조금 부러워졌다.



12월 29일


바운드 산맥. 아이자의 에버램의 경계를 나누는 산맥으로 산의 내부로 들어가면 각각의 군대가 미로처럼 파놓은 터널이 나온다. 현재 이곳은 비상사태에 빠져버렸다. 국경지대의 병력들이 빠르게 남하하는 바람에 뒤를 봉쇄당했다. 원인은 레스너 부대와 합류하기 위해 서두른 것.


샌드위치처럼 포위되는 바람에 이도 저도 못 하게 묶여버렸다. 거기에 이 산은 타 부대 지원을 수월하게 해주는 중간 교역로 같은 역할을 해서 함부로 산을 떠날 수가 없다. 결국, 이곳은 지원병력이 올 때까지 농성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뼈를 시리게 하는 산의 겨울은 적어도 에버램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12월 31일


“위생병!! 여기 부상자 발생했다!!”


“빨리 벽 세워!!”


여기저기서 부서지는 소리와 사람이 내지를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괴성이 들려왔다. 에버램 측의 참호는 현재 격전지가 되었다. 적의 동태를 직접 살펴야 하기에 적의 진입을 동태를 확인하고 차단해야 하는 참호에 배정받은 것은 최악의 흐름이었다. 차라리 총이라도 들려있다면······미오들이 이그니션으로 육체를 강화하면 총알은 박히지도 않을 것이다.


참호전의 특성상 소강상태가 상당히 오랜 간다. 그러나 한 번 전투가 시작되면 둘 중 한쪽은 반드시 괴멸된다. 그리고 아이자 측에서 먼저 선제공격에 나선 것이다.


전쟁에서 땅따먹기가 주요전략이다. 거기에 이 참호를 잃게 되면 트래글러는 완전히 고립되고 만다. 트래글러를 빼앗기면 아이자가 제공권을 장악하게 된다.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


“잠ㄲ······저건 또 뭐야?! 으아아아악!!!!”


인간의 형체를 한 괴생명체가 참호를 습격했다. 불로 태워도, 몸이 꿰뚫려도 그 생물체는 고통을, 죽음의 공포를 전혀 모르는 듯 에버램의 군인들을 물어뜯고 부숴버렸다.


최근 정보로 들어온 인간 실험체 키메라였다.


“머리를 부숴!!”


하지만 패닉에 빠진 병사들은 전혀 통제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결단은 하나다.

“전원 후퇴!! 전원 후퇴!!!!”


서둘러 후퇴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이제는 맡기는 수밖에 없다. 무엇도 빼앗길 생각 없는 그들의 방식에.



1월 1일


최근 아이자가 에버램의 군대를 물리게 한 뒤 트래글러 대부분의 도로를 점거해 버렸다. 카지노 관광지인 트래글러는 전쟁의 여파로 수입이 뚝 끊겨버렸다. 동시에 식료품 수송선도 트래글러 근처 해역에 접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량의 비상식량이 상비되어 있지만 무한한 것이 아니었기에 트래글러의 시민들은 공포 분위기와 과격한 기운이 고요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1월 2일


트래글러에 긴급 소집이 떨어졌다. 불개미를 포함한 대형 용병조직들의 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얼마 뒤 트래글러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6명의 장로들이 모였다.


“어제 아이자에서 권고가 떨어졌습니다.”


이곳에 항공기를 내줄 것. 사실상 그냥 경고였다. 표면상 협력관계를 맺던가 아니면 복종하게 되던가. 그러나 장로들의 반발은 극심했다.


“만약 우리가 아이자를 편들다가 에버램이 이겨버리면 그 책임을 물을 게 뻔함다.”

“1장로, 그렇다고 여서 무작정 무시하기도 그렇슴다아.”


“2장로 말이 맜습네다. 아이자 편들었다가 에버램이 이기기라도 하면 저희도 책임을 물을 게 뻔한 일이 잖슴가.”


“1장로, 2장로. 6장로 일단 진정하소. 우리가 여기에 모인 건 우리 마을이 전쟁터가 되는 것을 막고자 하기 위해 온 것 아니오?”


“4장로 말이 맞소. 이젠 우리들도 가만히 있을 수 읎게 됐소. 우리가 일궈놓은 것들, 저 개자슥들이 함부로 짓밟게 둘 생각 처음부터 읍썼다.”


무엇도 가져가지 않지만, 어느 것도 빼앗기지 않는다. 트래글러에서 무언가를 가져가고 싶으면 대가를 내놓든가 목숨을 내놓아라. 5장로의 말에 모두 동조했다.


“우리는 무엇이든 받아준다. 고게 물건이건 동물이건 사람이건 뭐든지.”


“5장로 그게 뭔 소리오? 은인의 가문을 배반하겠다는 검까? 야심가라도 선은 지켜야 한단 거 알잖소.”


“진정하소 6장로. 우리는 절대 은인을 배반하지 않소. 하지만 에버램엔 거 어떤 은원도 없소. 따라서 저들의 조건이 뭐건 안 들을 이윤 없단 말이오.”


잠시 격앙되었던 장로들이 조금 침착함을 되찾았다. 5장로의 발언에는 틀린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은인에게 해가 되거나 우리가 일군 걸 건드린다면 우린 반때쪽에 붙어서 싸우면 되는 일이오. 협상은······늘 우리가 하던 대로 하면 된 않간슴까?”


“그럼 회의를 정리하겠습니다. 아무래도 5장로님 방식에 찬성하신 것 같은데 달리 이의 있으시겠습니까?”


···············


“그럼 이것으로 회의를 종료하겠습니다.”


“아, 가는 길에 거, 실~한 놈으로 좀 갖고 오라. 여섯 개로.”



트래글러에 긴장이 맴돌았다. 정확히는 격한 흥분과 열기가 더해갔다. 그 누구도 이곳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조직원들, 트래글러에서 사는 일반인들 모두 투지를 보였다.


“그쪽에선 뭐 들은 거 없나? 아, 저 간나새끼들 때문에 하루하루가 피 마르는 것 같아 죽겠다우.”


“혹시 저 얼라들 시다바리 되는 건 아니제? 낸 그리 되바에야 폭탄 둘러배고 같이 뒤지는 걸 택할란다.”


“일단 진정하이소. 우리야 뭐 어느 쪽을 편들든 돈만 제대로 받아내면 되는 거 아입니까? 뭐가 문제 되는데예?”


“이거 진짜 문디네. 이거 우리 까딱 잘못하면 우리가 등 터지는 거 모르나? 지금 내 아는 사람의 지인이 용병인데 어디에도 안 가고 있다 안카나? 이래도 뭔 말인지 모르겠나?”


“자 여러분, 저희는 그 누구도 이곳을 넘길 생각 없고 누구도 희생시킬 생각 없고 뺏길 마음 추호도 없어요. 협상 결과가 나오면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니까요.”


트래글러 사람들은 모두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그들의 특성으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연은 남보다 가늘고 가족보다 튼튼하다. 그러다 보니 외부인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아주 낮은데 램퍼드가 캘러웨이의 정보를 팔아넘긴 것도 이 때문이다.


루터는 하일리, 아크, 캐즈퍼에게 현 트래글러의 상황을 알려줬다. 아직 어린아이들이지만 책임감이 뭔지를 이해하고 있는 아이들이다. 만일 무슨 일이 터지면 아이들을 지하 쉘터로 데려가면 그만이지만 불개미도 트래글러 소속으로서 함께 싸워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아이들이 스스로 빠져나가야 하기 때문에 조금 큰애들에게 이를 맡긴 것이다.


하일 리가 물었다.


하일리-“혹시 이거 전부 저희 때문인가요?”


아무리 애들이라고 해도 자신들을 중심으로 너무 큰 변화가 일어나니 모른 척하고 싶어도 알 수밖에 없으리라. 다른 두 아이도 이를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었으리라.


루터-“녀석들이 뭘 요구할지는 나도 잘 몰라.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놈들은 이곳 트래글러 자체를 요구해 올 수 있다는 거야.”


캐즈퍼-“하지만 선생님을 잡으려고 저희를······.”


아크-“저흰 형, 누나처럼 어른들이랑 싸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루터-“트래글러는 절대 가족을 버리지 않아. 나도, 내 팀도, 너희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들 모두. 게다가 너희를 지키지 못하면 아저씨가 무슨 일을 벌일지······어우~, 생각도 하기 싫다. 그러니까 안심해. 그리고 믿어.”


100년 전 내전으로 피폐해진 양국이 내건 휴전 조항 중 하나는 항공 편대를 최후미에 배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게 인디아를 습격한 그 병기를 쓴다면 쉽게 끝날 일인 것을 왜 이렇게 전쟁에 공을 들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함부로 쓸 수 없는 물건이라면 이곳을 항공기지로 제공하라는 내용이 아마 그들의 협상 내용일 것이다. 만일 그들의 협상에 트래글러가 응한다면 에버램은 확실하게 무너진다. 그리고 트래글러도 확실하게 전쟁에 말려들어 어떤 출혈이 생기든 각오해야만 할 것이다.


루터-“그럼 이제 내가 안내하는 길 확실하게 기억해야 한다? 안 그럼 우린 물론 아저씨도 확실하게 위험해지니까.”


하일리-“아저씨 이것만 확실하게 말해주세요.”


하일리의 눈동자가 상당히 불안해 보였다. 하긴 이제 중학생 정도된 어린애가 갑자기 목숨이 걸린 일에 말려들었으니 그 불안감은 누구도 알아줄 수 없을 것이다.


루터-“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는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우리 걸 빼앗고 싶다면 놈들은 그 3배로 재물을 준비해야 할 거야. 시대는 변해도 미친개의 본성은 변하지 않으니까.”


아이들이 꽤 많이 놀란 모양이다. 루터는 서둘러 아이들을 다독이고



1월 3일 13:00


트래글러의 장로들과의 협상테이블이 준비되었다. 솔직히 놈들이 아이자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일지 확신······애초에 말을 들으려 할지 의문이지만 상관없다. 모든 일은 작전대로 순조롭게 풀릴 것이다.


협상은 트래글러 입구에서 하기로 했다. 막사로 끌어들였다가 놈들이 무슨 짓을 벌일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군단장들이 맡아서 진행하기로 했다. 장로들도 나름 트래글러에서 최고의 지위이니 거기에 맞춰주면 나름의 우월감에 젖을 것이고, 이때 그들이 빼앗긴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이득을 취하는 것. 졸라가 건네준 작전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악랄하고 똑똑했다.


“빨리 끝내게 얼른 안내하라.”


드디어 장로들이 왔다.


“음? 니들 아주 빠릿빠릿 하기만. 벌써 준비한 거니?”


늘 느끼는 거지만 저 연변 사투리는 몇 번을 들어도 듣기 거북하다. 위에 대한 존경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아래로 깔보는 듯한 장로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니꼽다.


“자, 그럼 협상을 시작해 볼까요?”


“하,하아~. 아야, 말은 바로 해야지 않겠니? 이렇게 불법으로 농성해놓고 예의 차리는 척하면 우리가 마이 불편하지 않간?”


“기냥 평소 하던 대로 하라. 우리도 느희들도 편하게. 우리만 그리 생각하니?”


역시 맘에 안 드는 놈들이다. 하지만 1mm도 틀어져선 안 된다.


“그렇다면 편하게 말씀드리죠. 어차피 맘에 안 드실 내용일 텐데 한 명쯤은 차분함을 유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린놈이 간이 부었네. 맘에 들게. 얼른 씨부려 보라.”


“단, 말은 조심해서 잘~ 골라서 하라. 알겠니?”




전쟁,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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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THE BEGINNING(4) 22.08.01 33 0 15쪽
49 THE BEGINNING(3) 22.07.29 31 0 12쪽
48 THE BEGINNING(2) 22.07.23 38 0 12쪽
47 THE BEGINNING(1) 22.07.20 35 0 12쪽
46 ONE DIRECTION(6) 22.07.17 26 0 16쪽
45 ONE DIRECTION(5) 22.07.14 27 0 11쪽
44 ONE DIRECTION(4) 22.07.11 26 0 13쪽
43 ONE DIRECTION(3) 22.07.03 28 0 13쪽
42 ONE DIRECTION(2) 22.06.30 25 0 13쪽
41 ONE DIRECTION(1) 22.06.27 11 0 13쪽
40 EMPTY CASTLE(4) 22.06.26 14 0 12쪽
39 EMPTY CASTLE(3) 22.06.23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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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MPTY CASTLE(1) 22.06.17 1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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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마지막 겨울(4) 22.06.13 12 0 13쪽
34 마지막 겨울(3) 22.06.12 16 0 14쪽
33 마지막 겨울(2) 22.06.11 18 0 14쪽
32 마지막 겨울(1) 22.06.11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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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겨울이 끝나지 않는 섬(3) 22.06.08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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