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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언

빛 위의 그림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SF

킬리언
작품등록일 :
2019.04.30 20:49
최근연재일 :
2019.05.10 20:0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966
추천수 :
3
글자수 :
155,545

작성
19.05.10 14:40
조회
29
추천
0
글자
7쪽

아이들의 괴롭힘

DUMMY

탕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기울어졌지만 리샤의 정신은 멀쩡했다.

대신 슈토가 몸을 부둥켜안고 자신의 옆에 쓰러져 있었다.


“뭐야.”

“그만... 하십시오.”


리샤가 총을 겨누는 그 찰나에 슈토가 뒤에서 몸을 날렸고 총알은 리샤의 머리 살갗을 스쳐 빗나가 그대로 슈토의 팔을 관통해버렸다.


“뭐 하는 짓이야!!!”


쓰러져 있는 그의 모습에 분노하며 더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2층의 보호벽이 덜컹거리다 못해 통째로 날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을 때 리샤가 머리에 피를 흘리면서도 다시 바닥에 떨어진 총을 들어 자신의 머리에 겨눴다.


“그만!!! 그만. 그만!”


드디어 보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아. 네 요구 조건이란 거 들어주지.”

“보스!! 안 됩니다!”

“다들 입 닥쳐! 좋아. 네 조건 들어준다. 하지만 나도 조건이 있다. 오늘 시험에서 훈련생 중에 최고가 되고 사람을 해치는 일 이외에 주는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겠다고 약속하면 그 요구 조건 들어주겠어.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슈토를 네 눈앞에서 내가 아는 방법 중에 가장 처참한 방법으로 죽여 버리겠어. 어디 내가 너를 아까워할 만한 실력을 갖추고 나에게 딜을 한 것인지 지켜보자. 그리고 말해두겠는데. 지금 내가 너의 요구 조건을 들어 주는 것은 네 목숨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너의 그 패기를 높이 사서라는 것만 알아 두라고. 네 목숨 따위 아깝게 여기지 않으니 다신 하찮은 네 목숨으로 나를 협박할 생각일랑 말아. 넌 그저 나의 장기 말에 불과하니까. 아직은 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에 네 말을 들어주는 것뿐이니 더 까불면 가만 안 둔다.”


분노에 찬 그의 말에 리샤도 더는 그를 압박하지 않았다.

아이가 내뿜던 바람이 잦아들고 사람들이 달려와 슈토를 살폈다.

아이는 보스를 끝까지 노려보다 다시 총을 들어 보란 듯이 과녁판 정 중앙을 정확하게 맞췄다.


“보스. 저런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시다니요. 말도 안 됩니다.”

“시끄러! 저런 패기. 아니 저런 깡이라고 하는 게 좋겠군. 난 저런 싹수 노란 애들이 많이 필요해. 그러니 다들 조용히 입 닥치고 지켜나 봐.”


리샤는 보기 좋게 훈련생들을 모두 제치고 중급 간부들의 실력과 비등한 모습까지 보이며 보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렇게 이 조직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불과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말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스피아가 자신보다 어리고 키 작은 아이를 더욱 반짝임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이 띨띨이. 너 행여라도 저 애랑 엮일 생각 말아. 그랬다간 여기 모두랑 적이 될 거야.”


하지만 스피아에게 있어서 리샤라는 존재는 너무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대였다.

대체 자신보다 조그마한 아이의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 것일까?

저 아이에게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여기 있는 아이들이 띨띨이라 놀리고 따돌리는 것도 그만둬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하며 전에 친구가 되기로 했던 일은 자신이 잘한 것이라 여기고 리샤에게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리샤는 그녀늘 못 본 척 지나갔고 잔뜩 풀이 죽은 스피아를 슈토가 미안한 듯 바라보며 뒤따라 지나갔다.

어떤 괴롭힘이 있을지 긴장하고 아이들 앞을 지나갔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리샤는 자신의 방에 들어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하셨나 보네요. 코코아 타다 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슈토가 나가고 멍하니 앉아있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벨을 누르지 않고 무식하게 누구야?”


문을 열어보니 스피아가 수줍게 서 있었다.


“너 뭐야?”

“나 기억 안 나? 스피아.”

“하. 왜 왔는데?”


리샤의 까질한 물음에 스피아는 또다시 주눅이 들었다.


“미안... 멀리 다녀왔다기에 잘 다녀왔냐고 물어보려고.......”

“네가 알아서 뭐 하게?”

“치... 친구잖아. 그런 거 물어 볼 수 있잖아.”

“나 친구 따위 없거든? 이거 신종 괴롭힘이니?”

“어?”

“이렇게 귀찮게 구는 거 나 괴롭히려는 수작인 거냐고.”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좀 가줄래? 피곤하거든?”

“어... 미안. 미안. 쉬어.”


리샤는 비트리오 학교에 합격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

어서 이 지긋지긋한 조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저기압인 리샤에게 슈토가 코코아를 타다 주며 넌지시 말을 건넸다.


“아이들이 괴롭혀도 모른 척 넘어가십시오. 늘 그래오셨잖아요. 반응하지 않아야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겁니다. 아이들과 같은 부류가 되지 마세요.”

“시끄러워. 잘래.”


리샤는 만사가 다 귀찮아졌다.

그녀의 불안감을 조직이 지워주려 하는 건지 일은 계속 이어졌다.

다음날 또 리샤는 바로 근처에 해킹 임무를 맡고 다녀오는 길이었다.

본부로 돌아온 리샤가 평소처럼 앞장서서 숙소로 돌아가는데 훈련생 하나가 뒤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오더니 빨간 물풍선을 휙 던졌다.


“이거나 받아랏!”


순간 손으로 쳐냈는데 물풍선은 익히 아는 평범한 물풍선이 아니었다.

그것은 리샤의 손에 들러붙어서는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더니 삐삐삐삑 하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고는 이내 손에서 펑! 하고 터져버렸다.

폭발하리라는 것을 감지했던 그녀가 손에 바람을 집중시켜 폭발을 감싸긴 했지만, 풍선이 닿아 있던 손바닥은 화상을 입고 말았다.

지켜보던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웃다가 리샤가 노려보니 바퀴벌레들처럼 일순간 숨어버렸다.

전날 조용하다 했더니 이번엔 이런 식으로 골탕 먹이는 것이었다.

뒤따라오던 슈토와 그녀를 지켜보던 스피아가 달려왔다.

슈토는 가방에 있던 물통을 열어 손에 부어주었다.


“어떡해. 의료실 가자! 슈토씨, 어서요!”


슈토가 리샤를 업으려 앞에서 쭈그리고 앉자 강하게 거부했다.

걱정스럽게 보는 두 사람을 지나쳐 리샤는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아까 풍선을 던지고 도망갔던 아이의 방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그다음은 그 방에 있던 아이들의 비명과 문밖으로 튀어 날아가는 물건들로 심각한 상황임을 짐작만 할 수 있을 뿐 손쓰는 것은 고사하고 다가갈 수도 없었다.


“리샤! 그만해!”

“살려줘~”


폭주하는 그녀를 말리기 위해 실력이 출중한 간부들 여럿이 달려들었다.

방에 있던 아이들은 심하게 다치기도 했지만 리샤가 보인 행동에 사람 죽이는 것도 아무렇지 않던 아이들이 충격을 받고 한동안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 했을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그녀가 휩쓸고 간 자리를 본 다른 아이들은 치를 떨며 자신들에게도 화가 닥칠까 봐 그녀가 가는 길을 재빠르게 비켜주었다.

그 후로는 아이들이 리샤를 괴롭히는 일은 없어졌지만 스피아에게로 모든 분노가 쏟아졌다.

귀찮아하는 리샤 옆에서 자꾸 말을 걸고 늘 졸졸 쫓아다니는 걸 본 아이들이 리샤에게 향한 화살을 자연히 그 옆을 따라다니는 상대적으로 약한 스피아에게 쏟아부었고 특히 리샤에게서 떨어져 혼자 있을 때마다 더욱 심하게 괴롭히곤 했다.

리샤가 그 사실을 안 건 한참 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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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입학식1 19.05.10 27 0 7쪽
39 기쁘지만은 않은 합격 소식 19.05.10 30 0 7쪽
» 아이들의 괴롭힘 19.05.10 30 0 7쪽
37 리샤의 과거3 19.05.10 32 0 8쪽
36 리샤의 과거2 19.05.10 30 0 7쪽
35 리샤의 과거1 19.05.10 29 0 7쪽
34 복귀 19.05.10 31 0 8쪽
33 잠깐의 휴식 19.05.10 29 0 7쪽
32 시험날의 잊지 못할 추억 19.05.10 32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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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시험이 미션 19.05.10 3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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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못된 심보 19.05.09 9 0 8쪽
20 그녀를 다스리는 법 19.05.09 10 0 8쪽
19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 2 19.05.09 12 0 8쪽
18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 19.05.09 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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