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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언

빛 위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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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언
작품등록일 :
2019.04.30 20:49
최근연재일 :
2019.05.10 20:0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967
추천수 :
3
글자수 :
155,545

작성
19.05.10 14:10
조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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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복귀

DUMMY

한참 목걸이를 구경하던 리샤는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어릴 때부터 늘 한 몸처럼 달고 있던 목걸이를 풀어 돌 같은 장식을 빼더니 새로 산 목걸이의 별장식 앞에 걸었다.

흑백의 마블링이 있는 돌은 그냥 봐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묘하게 다르게 보이기도 했고 자세히 보면 엄지손톱만 한 크기임에도 정교한 문양이 새겨져 있기도 했다.

그걸 금빛 번쩍이는 별장식과 겹쳐놓고 보니 본디 하나였던 것처럼 잘 어울렸다.


“같이 걸어놓으니 나름 괜찮네요.”

“실은 이 목걸이는 줄 때문에 산 거야. 내 목걸이 줄은 처음 조직에 잡혀갔던 날 렌느가 가져가 버렸다고. 금이라고 해서 말이야. 그래서 여기다 걸어 썼는데 이제 낡아서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이 목줄은 버리려고.”


잔뜩 늘어난 가죽 줄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반짝이는 목걸이를 손에 들고 흔들었다.

슈토가 걸어주겠다며 목걸이를 받아 뒤에서 걸어주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목에서 반짝이는 목걸이에 다시 아이의 표정이 환해졌다.


***


비트리오 행성을 쥐잡듯 뒤지며 곳곳에 숨어서 활동 중인 조직원들의 동향을 하나하나 체크해 조직에 알리며 일주일이 지나고 조직으로 돌아가는 우주선 안의 리샤는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손만 대도 독을 뿜어내기라도 할 듯 눈빛에 두려움과 함께 독기를 머금고 있었다.

우주선 직원들이 웃으며 말을 걸어와도 퉁명스럽고도 날카롭게 응하는 것을 막느라 슈토만 진땀 빼야 했다.

그녀가 왜 저러는지 알면서도 어찌해 줄 수 없음에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장시간의 비행 끝에 클로비츠 행성(1행성)의 미트룰 정거장에 당도하자 조직의 사람 셋이 새까만 옷들을 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알아서 갈 걸, 저렇게 못 미더워하면서 비트리오로 보낼 생각을 어떻게 했나 몰라. 게다가 신분 노출을 하고 싶다는 듯 칙칙하긴.”


잘 다녀왔냐며 묻는 간부에게 대꾸는커녕 툴툴거리며 가방을 휙 던졌다.


“저게 버릇없이!”


간부는 한소리 했지만 들은 척도 안 하고 차에 올라탔다.

그녀의 버릇없는 행동에 함께 날이 선 간부가 그녀의 옆에 앉으며 심호흡을 크게 했다.


“보고서는 오늘 중으로 작성해서 보고하고. 결과 전에 한 건 또 해 줘야겠어.”


그녀는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간부와 마주하고 싶지 않은지 의자를 돌려버렸다.


“너 보스님이 예뻐한다고 상사인 나를 개 무시하는데 너 그러다가 된통 당하는 수 있어.”

“이미 본부에선 날 못 잡아먹어 안달들인데 여기서 더 어떻게 골탕 먹이려고? 죽이려고? 돈줄이라 그건 못하지? 대신 본부로 가면 분명 또 뭔가 꾸미고 있을 거 아닌가?”


아이의 날이 선 말에 간부가 화를 내긴커녕 입을 닫으며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

이거다.

리샤가 오는 내내 긴장하고 있던 이유.

조직으로 돌아가면 기존 방이 있는 동이 누수로 인해 공사 중이었기에 훈련생들이 있는 곳에서 머물러야만 했다.

그곳은 리샤에겐 최악의 장소였다.

리샤와 함께 훈련을 받던 아이들은 리샤를 무척이나 싫어했다.

그녀를 보면 어떻게든 괴롭히려고 안달이었는데 이번에도 아이들이 무언가 계략을 꾸미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철저하게 실적으로 차별받는 조직에서 리샤는 전함경주 팀이 해산하고 비교적 수월한 일만 골라 받는 데다 노력하지 않아도 늘 높은 점수를 받는 특혜까지 주어지고 있었기에 암살이나 힘들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아이들에게 있어선 질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조직 내의 암묵적으로 생겨난 순위제로 인해 높은 순위의 아이들을 끌어내리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어 소리소문없이 죽는 아이도 곧잘 나오곤 했다.

요새 아이들 사이에선 리샤를 이기면 보스의 총애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돌고 있었다.

어른 조직원들은 내부 사정을 아는 만큼 리샤가 얼마나 조직에 도움이 되는지 알기에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으나 아이들은 그런 게 없었다.

아이들을 감독하는 조직원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었다.

그것이 아이들을 더욱 잔인하고 비정한 병기로서 키울 수 있다고 여겼고 그간 리샤에게 당한 걸 자신들의 손을 빌리지 않고 복수하려 하는 심보도 있었다.

그런 잔혹한 아이들의 세상에 다시 발을 디딜 생각에 그녀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아이들을 두려워한다는 표정만 했다간 하이에나같이 달려들 것이 자명했다.

아주 아주 위험한, 일반적인 사람은 상상조차 못 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그녀에겐 얕잡아 보이지 않기 위해 건드리지 말라는 듯 성난 얼굴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걸 아는 슈토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도와주는 이가 없는 그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녀의 운명이 짠할 뿐이었다.

또다시 묘지에 있는 그 깊숙하고도 좁은 통로를 내려가 차에서 내리니 특유의 지하 냄새가 코를 찔러 눈살을 찌푸렸다.

지하 13층에 이르는 거대 지하 세계에 수백 개의 거대한 환풍시설이 가동되어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조직의 특유 더러운 썩은 내는 언제나 질색이었다.


“보스님께서 찾으셔.”


간부의 말에 이 지하에서 가장 안전하다 하는 보스의 사무실을 먼저 찾았다.

커다란 의자에 앉은 푸른빛이 감도는 피부를 가진 보스는 대비되는 빨간 제복을 고수하는 렌느를 무릎에 앉혀놓고 속닥이고 있었다.


“나 참. 어린애 앞에서 뭐 하는 거지? 여기서 이러지 말고 침대로 가지 그래?”


리샤의 말에 렌느가 당황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투덜댔다.


“어린 게 못하는 말이 없어. 자기야! 쟤 제대로 좀 혼내라고! 자기가 맨날 감싸고도니까 애가 버릇이 없잖아.”

“그게 우리 리샤의 매력인걸! 그렇지?”


보스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을 보는 듯 우쭈쭈거렸다.


“자기야! 쟤야! 나야! 하나만 해! 나 질투나 죽겠어! 쟤가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어린애한테 질투냐? 자, 나가서 사고 싶은 거 맘껏 사.”


보스가 카드를 쥐여주자 렌느의 표정이 환해졌지만 바로 새치름해졌다.


“예쁜 옷을 사면 뭐해. 여기선 입을 수도 없는데.”

“그럼 밖에서 입으면 되잖아. 다음 주 파티에 데리고 갈 테니까 제대로 된 걸 사.”

“진짜? 진짜지? 어머 어떻게 해~ 나 요새 똥배 나온 것 같은데. 관리도 해야겠다.”


리샤는 콧방귀를 끼며 삐딱하게 서서 그녀를 못마땅하게 바라봤고 렌느는 호들갑을 떨며 그런 리샤의 표정을 못 본 척하며 나가면서 문 옆에 서서 시선을 아래로 깔고 있던 슈토를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그와 눈이 마주치자 보스 모르게 윙크를 하고는 나갔다.


“그래 시험은 어땠냐?”

“어려웠지.”

“보스께 존대하지 못해!”


옆에 서 있던 룬의 언성이 높아졌다.


“난 약속대로 시험은 봤으니까 그렇게 알라고. 요. 됐지? 요?”

“됐다. 됐어. 피곤할 텐데 가서 쉬어라.”

“보스. 리샤를 제대로 다그치십시오. 기강이 헤이해집니다!”

“어린애잖아. 됐어. 됐어. 둘 다 나가 봐.”


보스의 명에 따라 두 사람이 나가자 룬이 따라 나와 리샤의 앞길을 막아섰다.


“언제까지고 네 세상일 거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언제든 큰코다칠 줄 알라고.”


그의 말에 콧방귀를 끼며 지나쳐 갔다.


“리샤님. 앞으론 그런 태도는 자제하세요. 이러다가 정말 큰일 날 수도 있습니다. 간부들에게까지 눈 밖에 나면 좋지 못해요.”

“이미 났어. 그리고 너에게 피해가지 않게 할 테니 걱정 마.”

“그런 뜻이 아니라.......”


슈토가 가는 내내 걱정스러워 타일렀지만, 그녀는 안 들리는 척하기만 했다.

숙소로 돌아가는데 저 멀리 아이들이 리샤의 귀환 소식에 방에서 고개만 내밀고 바라보고 있었고 몇몇 아이들은 모여서 속닥거리는데 하나같이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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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아이들의 괴롭힘 19.05.10 30 0 7쪽
37 리샤의 과거3 19.05.10 32 0 8쪽
36 리샤의 과거2 19.05.10 30 0 7쪽
35 리샤의 과거1 19.05.10 29 0 7쪽
» 복귀 19.05.10 32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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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시험이 미션 19.05.10 3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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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새해부터 주어진 임무 19.05.10 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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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못된 심보 19.05.09 9 0 8쪽
20 그녀를 다스리는 법 19.05.09 10 0 8쪽
19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 2 19.05.09 12 0 8쪽
18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 19.05.09 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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