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킬리언

빛 위의 그림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SF

킬리언
작품등록일 :
2019.04.30 20:49
최근연재일 :
2019.05.10 20:0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965
추천수 :
3
글자수 :
155,545

작성
19.05.10 12:10
조회
8
추천
0
글자
7쪽

새해부터 주어진 임무

DUMMY

전광판에 우승자 마리의 이름이 순식간에 지워졌고 관중들은 무슨 일인가 분주한 중계석만 응시했다.


“아... 아... 지금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투고가 들어온 상황입니다.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잠시 시상식은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무슨 일인가 다들 집중하고 있을 때 나가 있던 마리 앞으로 의료진이 당도했다.


“마리 선수 채혈을 해야겠습니다. 머리카락도 조금 뽑겠습니다.”

“뭐라고요?”

“금방 끝납니다.”


마리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약물검사를 경기 후에도 하고 있긴 했지만 그건 시상식이 끝난 후이곤 했다.

경기 전에 검사했기에 후에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의례적인 것이었기에 이번에도 준비한 피와 다른 이의 머리카락을 건넬 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문제였다.

마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피를 뽑히고 머리카락을 빼앗겼다.

그리고 약물검사 기계에 넣어지고 1분도 되지 않아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의료진은 붉은 카드를 들어 흔들었다.

그건 약물 반응이 있다고 하는 표시였다.

일순간 경기장이 술렁였다.


“우승자를 정정하겠습니다. 마리 선수는 약물 반응에서 부적격 판단이 되어 실격 처리되고 2위인 마커 선수가 1위가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마커 선수! 마커 선수는 오늘 경기로 랭킹 1위를 지켜냈습니다.”


사람들은 환호하기보단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했다.

황실과 귀족 사람들도 이런 불명예스러운 일이 자국에서 벌어졌다는 것에 심히 불쾌해하는 표정들이었다.

마리는 몰리는 취재진을 피해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대체....... 이거 보스가 알면 나 죽는 거 아니야?”

“넌 이미 제명 확정이다.”


감독의 말에 가뜩이나 창백한 마리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나... 나... 숙청되는 거예요?”

“숙청은 면하겠지만 최하층으로 가게 될 거다.”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보스는 내가 필요하잖아요. 그럴 리가 없어.”

“너의 실수로 오늘 일을 그르친 대가다.”

“난 내가 원해서 마약을 먹게 된 게 아니라고!”

“경기 전에 허가 없는 음식을 먹은 건 징계감이다.”

“고작... 술 한잔 먹었을 뿐이라고!”

“술 한잔? 한병을 다 먹어치웠던데 무슨 소리야. 너 평소에도 몰래 술을 자주 마시던 걸 내가 모를 줄 알고? 겁 없이 경기 전에 술을 입에 댄 건 문제가 아니란 말이야?”

“이럴 수 없어. 나 없으면 경기는 누가하고? 엉?”

“당분간 전함경주팀은 폐쇄될 거다.”

“아니야 이럴 수 없어!”

“너로 인해 피해를 보셨으니 그 정도로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아니야! 아니야! 살려줘! 살려달라고. 최하층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마리는 절규하며 조직원들에게 끌려갔다.

전함 경주 협회에선 약물 반응이 나온 마리에게 3년간 선수 생활 정지를 명령했다.

황실에서 제명시키라고 노발대발 했으나 협회는 규칙을 따르기로 했다.

3년이나 정지라는 것은 선수생활을 그만두라는 것과 진배없었기에 황실에서도 그 이야기를 듣고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당장 마리를 이을 선수가 없는 탓에 조직의 전함 경주팀은 잠정적 중단 명령이 내려졌다.

그래도 보스는 크게 진노하진 않았다.

룬의 계책 덕에 큰 손해는 면했다.

처음엔 마리의 우승에 모든 투자를 해 큰돈을 벌어보려 했으나 피의 형제 집단이 마리의 상태를 알 것으로 추측하고 머릴 굴렸다.

마커 선수의 우승에 배팅해 피의 형제 집단이 큰돈 가져가는 것도 막으면서 적은 이익이지만 손해도 보지 않고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큰돈을 벌지 못한 것에 보스는 속이 쓰렸다.

당분간 마리를 대체할 선수를 구할 때까지 원점이었다.


“리샤가 오늘 경기 잘하던데 아무나 그 자리에 앉혀서 경기 진행하면 안 될까?”

“보스. 그건 힘듭니다. 저희 팀도 같이 정지 받은 탓에 새 팀으로 출전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전함을 개조해도 마리와 비슷하다는 평을 듣게 될 겁니다. 그러면 의심을 살 거고 또다시 피의 형제 집단이 제소하는 등 걸고넘어질 겁니다.”

“그 새끼들 끝까지 발목을 붙잡지. 어떻게 안 되나?”

“지금 그들이 물은 거물들을 저희 쪽으로 포섭하려고 물밑작업 중입니다. 조만간 제대로 응수할 것이니 기다려 주십시오.”

“너만 믿겠다. 그나저나 앞으로 뭐로 큰돈을 버냐고. 비칼비도 정보를 빼내오는 데엔 한계가 있고 요새 마약 단속이 심해져서 마약 밀거래도 주춤한 상태니, 숨이 턱턱 막히는군.”

“좋은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만.”

“뭔데?”


룬이 자신이 짠 계획을 말하자 보스의 얼굴이 잠시 환해졌다.


***


몇 달 후 새해를 맞이했다.

온 세상이 새해를 축하하며 들떠있었다.

다들 새해의 기대로 가득 차 있는데 11살이 된 리샤만이 보랏빛 눈에 분노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녀는 누구든 눈에 들어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 강한 눈빛을 뿜어내며 화가 난 발걸음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리샤님. 같이 가요.”


그녀의 뒤로 큰 여행 가방을 공중 카트에 싣고 뒤따라가는 슈토는 더욱 섹시해진 모습이었다.

지나가는 여자들이 한 번씩 바라보고 수군거릴 정도로 그는 빛이 나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를 보건 말건 리샤는 종종거리듯 걸어 비트리오 행성의 우주정거장을 빠져나와 택시 정거장 앞에 섰다.

걸음을 멈추자마자 머리에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뒤에 있는 슈토에게 휙 던졌는데 그 반짝이던 보랏빛 머리는 오간 데 없고 짧은 단발로 자른 갈색 머리가 앞을 지나가는 차량의 바람에 흔들거렸다.


[이 은하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과 가장 완벽한 행성. 비트리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새로운 로봇. 새로운 기기들. 이 은하계의 새로운 것들이 창조되는 곳. 비트리오.]

[비트리오 상공에 있는 100개의 인공 항성을 감상하기 좋은 곳은 라디아 파크 뿐입니다.]

[비트리오의 최고의 전망, 최고의 시설, 최고의 안락함. 그곳은 바로 비트리오 국제 호텔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할인쿠폰도 발급해드리니 화면을 눌러주세요.]


정거장 허공엔 각종 광고가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 주변에 날아들어 눈높이에 맞춰 따라다니며 한껏 눈과 귀를 유혹했다.

예쁜 여자들 또는 멋진 남자들이 광고하며 지상 낙원인 것처럼 보여주는 화면들에 시선이 갈 법도 한데 리샤와 슈토는 귀찮다는 듯 현란한 광고 영상들을 손으로 밀어 거부 의사를 표하고 도착한 택시에 올라탔다.


“비트리오인걸 실감하게 하는군.”


리샤의 짧은 한마디를 듣고 슈토는 창밖을 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빛 위의 그림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7 소환 명령 19.05.10 30 0 8쪽
46 태풍 전야 19.05.10 31 0 8쪽
45 레이리스 19.05.10 31 0 8쪽
44 이상한 교수 19.05.10 30 0 8쪽
43 엄마의 목걸이 19.05.10 28 0 9쪽
42 다시 가시돋힌 19.05.10 28 0 7쪽
41 입학식 2 19.05.10 31 0 8쪽
40 입학식1 19.05.10 27 0 7쪽
39 기쁘지만은 않은 합격 소식 19.05.10 30 0 7쪽
38 아이들의 괴롭힘 19.05.10 29 0 7쪽
37 리샤의 과거3 19.05.10 32 0 8쪽
36 리샤의 과거2 19.05.10 30 0 7쪽
35 리샤의 과거1 19.05.10 29 0 7쪽
34 복귀 19.05.10 31 0 8쪽
33 잠깐의 휴식 19.05.10 29 0 7쪽
32 시험날의 잊지 못할 추억 19.05.10 32 0 7쪽
31 붙어도 그만 안 붙어도 그만 19.05.10 29 0 7쪽
30 꼬맹이들의 달콤한 시간 19.05.10 29 0 8쪽
29 다시 만난 적? 친구? 19.05.10 28 0 8쪽
28 시험이 미션 19.05.10 30 0 7쪽
27 투정 19.05.10 10 0 7쪽
26 기계화된 세상 19.05.10 10 0 9쪽
25 비트리오 학교 입성 19.05.10 9 0 9쪽
» 새해부터 주어진 임무 19.05.10 9 0 7쪽
23 무조건 우승 19.05.10 9 0 8쪽
22 사건 발생 19.05.09 7 0 8쪽
21 못된 심보 19.05.09 9 0 8쪽
20 그녀를 다스리는 법 19.05.09 10 0 8쪽
19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 2 19.05.09 12 0 8쪽
18 친구가 되고 싶은 아이 19.05.09 9 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