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호옷 님의 서재입니다.

현대 퇴마 백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호옷
작품등록일 :
2024.03.24 08:11
최근연재일 :
2024.04.03 17:35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72
추천수 :
2
글자수 :
56,740

작성
24.03.25 15:35
조회
28
추천
0
글자
11쪽

2화.

DUMMY


차강준은 퇴마소 앞에서 서서 기다렸다.

기다린 지 10분, 계단 밑에서 차유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의 두 손에는 테이크아웃한 커피 2잔이 들려 있었다.


“오빠 많이 기다렸어?”


어린아이같이 활짝 웃는 동생의 모습에 차강준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퇴마 의식하러 가는데 전혀 긴장감이 없는 것 같네.”

“뭐, 별거 있나.”


차씨 남매의 엄마는 중학생이 되어야 퇴마 현장에 데려갔다.

엄마의 장례식 날, 초등학생이었던 차유미.

퇴마가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지식으로 배웠을 뿐, 실습을 하지 않아서 퇴마의 위험성을 잘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오빠, 아메리카노지? 일단 들어가자.”


차유미는 오빠에게 아메리카노를 건네고 퇴마소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간 차강준은 안을 쭉 둘러보았다.

예전에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소파와 탁자, 책상과 캐비닛이 있는 평범한 사무실처럼 디자인 해놓았다.


“언제부터 이렇게 준비한 거야? 너, 기공력도 약한데 퇴마 의식은 잘 하고 있는 거야?”


동생의 걱정에 차강준의 목소리가 올라갔다.

부모님의 재능을 물려받지 못한 동생.

기공력 능력 하나만 있었고 그 기공력의 마력양도 현저히 낮았다.


“퇴마는 아직 한 번 밖에 안 했어. 그것도 지박령 한 번.”


차예슬이 퇴마를 하기로 다짐한 계기가 1년 전에 있었다.

친한 친구가 초자연현상을 겪었었다.

집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 그 친구는 괴로움에 몸서리쳤다.

그 괴로움 때문에 한 달 사이에 살이 10kg가 빠질 정도였으니까.

우연히 친구네 집에 간 차유미는 그 집안에 지박령이 있다는 것을 알고 퇴마를 시도했고 성공했다.

그때 차유미는 다시 퇴마를 하기로 결심했다.


“지박령이라... 다행히 약한 원혼을 상대했네. 너 퇴마 수련은 얼마나 했어?”


2년 전, 차강준과 같이 살았을 때만 해도 동생은 퇴마 수련을 하지 않았다.

같이 살 동안 수련을 했다면 차강준이 한 눈에 눈치챘을 테니까.


“6개월 정도...?”

“정말 운이 좋았다.”


동생은 운이 좋아서 아주 약한 원혼을 만났던 것이다.

차강준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유미 너, 저거 기억하고 있었네.”


차강준은 책상 뒤, 액자에 걸린 문구를 바라봤다.


[퇴마는 악을 소멸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차씨 남매가 어렸을 적, 퇴마 수련을 하기 전 엄마는 항상 이 말을 하고 수련을 시작했었다.

보통 사람들은 악을 죽인다고 생각하지만, 엄마는 달랐다.


“당연하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바로 저거라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

차강준의 가슴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의욕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었다.


“유미야, 너 꼭 퇴마를 해야겠어? 정말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세계야...”


차강준은 마지막으로 동생을 설득하고 싶었다.

옆에 있는 사람, 하나 밖에 남지 않은 동생을 잃고 싶지 않았으니까.


“오빠, 그만큼 강해지면 되는 거잖아? 안 죽을 만큼 강해지면...”


그렇게 생각하다니.

역시나 긍정적인 아이였다.


“정말 못 말리겠네. 너 꼭 약속 지켜야 해. 절대 혼자 퇴마하러 가지 말 것.”

“오케이!”

“퇴마에 필요한 무기들이랑 소모품들은 있긴 있는 거지?”


예전에 썼던 퇴마에 필요한 물건들은 옛날 엄마가 살았던 시골에 모두 다 갖다 놓았다.

초라한 그 집.

부모님의 자산인 그 집은 왠지 모르게 팔기가 싫었다.

혹여나 모르겠다.

언젠가 퇴마를 할 수 있다는 차강준의 잠재된 의식이 퇴마에 관한 무기를 못 버리게 했는지도.


“저 캐비넷에 있어.”


차강준은 앞으로 다가가 철제 캐비넷을 활짝 열었다.

캐비넷 안에는 퇴마에 쓰일 무기와 소모품들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다.

위쪽에는 복숭아나무로 만든 단검, 중검, 장검, 은으로 만든 너클, 은사슬, 퇴마건, 청동검, 청동둔기 등

아래쪽에는 성수가 담긴 약숫물통, 암염탄을 비롯한 여러 총알들, 양기 가득한 흙, 여러 부적, 금줄, 호리병, 팥, 쑥, 유리병에 담긴 닭피 등이 위치했다.


그래도 갖출 건 다 갖춰놨네.


철없던 동생인 줄 알았는데, 이런 준비한 모습을 보니 철이 조금은 든 것 같다.


“오빠, 시간이 없어. 지금 의뢰 장소에 빨리 가야 해.”


차유미가 재촉했다.


“일단 어떤 일인지는 알고 가야 할 것 아니야. 의뢰 내용 좀 말해 봐봐.”


차강준은 다시 소파에 앉으며 아메리카노를 홀짝였다.


“아, 맞다. 알겠어!”


차유미가 맞은편에 앉았다.


“의뢰자의 딸이 빙의에 걸린 것 같다고 하더라고. 하루에 거의 50끼 이상을 먹는데, 살이 찌지 않고 오히려 계속 말라간다고 하더라.”


50끼 이상을 먹고 살이 안 찐다니.

차강준의 머릿속에 바로 떠오른 원혼이 있었다.


“...그럼 걸귀?”

“아마도? 의뢰자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었어. 이야~ 오빠, 오랫동안 퇴마를 안 해도 전혀 녹슬지 않았네. 바로 걸귀라고 대답하는 거 보니.”


퇴마에 관한 지식들.

그것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어렸을 적 퇴마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을 때마다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뭐, 그 정도는...”

“오빠, 이거 한 번 봐봐. 의뢰자가 보내준 영상이야.”


차유미는 두 손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했고, 곧 차강준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메시지 창에는 동영상 링크가 있었다.

차강준은 링크를 클릭하여 동영상을 확인했다.


“먹방 bj군.”


동영상 초반부를 보자마자 차강준의 눈이 저절로 커졌다.

아주 가끔 먹방 bj의 영상을 시청했지만, 이런 퍼포먼스는 처음이었다.

먹방 bj는 스무살 초반의 마른 여자. 아니, 삐쩍 곯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싶다.

큰 상 위에는 요즘 유행하는 8인분 컵라면 3개, 여러 과자, 빵, 음료수가 올려져 있었는데 그녀가 8인분 컵라면 1개를 먹어 치우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5분.

그런 후 바로 다음 8인분 컵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이거 완전 진공청소기 같은데...


BJ는 음식을 먹는다기보다 음식을 흡입을 하고 있었다.

씹지도 않고, 면을 목구멍에 밀어 넣었다.

목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


“확실히 빙의에 걸렸어.”


야윈 그녀의 모습, 양 볼은 홀쭉했고, 얼굴의 피부는 하얗다 못해 창백했다.

거기에다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동공이 풀려 있었다.

‘빙의증상.’

그녀의 모습은 전형적인 귀신 들린 모습이었다.


“아무도 걱정을 안 해주는군.”

“사람들이 자극적인 걸 좋아하잖아...”


차유미의 말대로였다.

당장 응급실에 실려 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그녀의 모습.

그런데도 시청자들은 bj건강은 안중에도 없었다.

오히려 환희에 차올라 있었다.


ㄴ 미친 저 양으로 푸드 파이터ㄷㄷ

- 이거 그 누가 와도 못 이김

ㄴ ㅅㅂ 먹는 걸로 무섭게 하는 건 처음이네

- 저러다가 죽는 거 아님?ㅋ

ㄴ 벌써 7일 연속으로 저러고 있음

- 조작 아님?

- 한 며칠 굶고 먹는 거 아닌가


고작 BJ를 시작한 지 10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신입의 동영상 조회수는 무려 500만.

그 조회수가 말해주고 있었다.

충격적인 장면에 사람들의 아드레날린이 치솟다는 것을.


“오빠 어때? 빨리 가서 퇴마를 하는 게 좋겠지? 지금 저게 며칠 전이니까, 지금은 더 심해졌을 거야.”


걸귀의 특징은 닥치는 대로 음식을 먹어치우며 빙의한 사람에게 영양분을 주지 않고, 메말라 죽이는 것이다.

동영상으로 본 BJ의 몸무게는 얼추 봐도 40kg 정도.

현재는 더 살이 빠졌을 것이다.


“확실히 준비는 하고 가야지. 성수는 확실히 준비한 거지? 1급수 물로?”

“옛날에 엄마가 살던 집에 있던 거니까, 확실해.”


성수는 깨끗하면 깨끗할수록 효력을 많이 발휘한다.

1급수 물, 성당의 신성력이 깃든 물, 마음이 청결한 아이의 눈물이 들어간 물이 대표적인 성수였다.


“준비물은 다 내 차에 있어. 오빠 챙기고 싶은 거 있으면 캐비넷에서 꺼내와.”


차씨 남매는 준비를 한 뒤, 밖으로 나갔다.


***


운전석에는 차유미가 핸들을 붙잡고 있었다.

조수석에 있는 차강준은 자신의 단전에 있는 신비한 에너지를 확인했다.


영력(靈力)과 기공력(氣功力)


태어났을 때부터 차강준은 이 2가지 능력 모두를 가지고 있었다.

보통 퇴마사들은 하나의 능력만 가지고 있는데··· 차강준은 달랐다.

차강준의 단전에는 주먹 크기의 덩어리 2개가 위치했다

왼편에 있는 덩어리가 영력 에너지가 담긴 적석(赤石)

오른편에 있는 덩어리가 기공력이 담긴 청석(靑石)

붉은 오로라가 흘러나오는 적석은 [신체 강화]를 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고, 푸른 오로라가 흘러나오는 청석은 [마력]을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익숙하다···


오랜만에 청석과 적석을 가동시키는데도 차강준은 어제 사용했던 것처럼 익숙했다.

2개의 에너지를 쓰는 훈련을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었다.

인생의 절반 정도는 이 훈련에 전념했었으니까. 익숙한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유미, 너 기공력은 현재 얼마나 들어 있어?”


각자 몸속에 있는 기공력과 영력은 얼마만큼 있는지 자신이 가늠할 수 있었다.

덩어리의 크기로 결정되는데 총 10단계로 나누어져 있었고, 핸드볼 크기의 덩어리가 10단계였다.


“1.4단계 정도?”

“적긴 적네.”


동생의 기공력은 태어났을 때 0.2.

보통 퇴마사가 1단계의 에너지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그것과 비교 하면 정말이지 퇴마의 재능을 물려받지 동생이었다.

그에 반면 차강준은 태어났을 때부터 기공력과 영력 모두 3단계였다.


“지금 오빠는 얼마 정도 되는데?”

“나는 현재 4.5 정도.”

“그렇게 오랜 기간 안했는데도 엄청 높다.”


정말 높은 수치였다.

1단계를 올리는데 4년 정도 걸리니까 말이다.


[목적지까지 1km 남았습니다.]


출발한 지 1시간 정도 지나서 남양주시 외곽에 있는 사람이 인적한 시골에 도착했다.

마을 안으로 더 들어가, 빨간 지붕이 달린 전원주택 근처에서 자동차를 세웠다.


“오빠, 오랜만에 퇴마의식 하는데 안 떨려?”

“별로.”


차강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음산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2층 전원주택을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현대 퇴마 백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ㅜ 5월에 헌터물로 오겠습니다. 죄송해요ㅜㅜ(냉무) 24.04.04 16 0 -
11 10화 24.04.03 15 0 11쪽
10 9화. 24.04.02 21 0 12쪽
9 8화. 24.04.01 15 0 12쪽
8 7화. 24.03.30 14 0 13쪽
7 6화 24.03.29 18 0 15쪽
6 5화. +1 24.03.28 20 0 12쪽
5 4화. 24.03.27 21 0 12쪽
4 3화. 24.03.26 26 0 12쪽
» 2화. 24.03.25 29 0 11쪽
2 1화. 24.03.24 38 0 12쪽
1 프롤로그 24.03.24 56 2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