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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님의 서재입니다.

라스트 드래곤(1부)-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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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ran
작품등록일 :
2019.04.09 20:52
최근연재일 :
2021.03.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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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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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5,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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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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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제 1 화 떠나기로 결심하다.(2)

DUMMY

장례식이 끝나고 시간은 흘러갔다.

‘가스트로 보육원’

시골에 있는 자그마한 보육원이었지만 일반적인 보육원과 달랐다. 이곳에 있는 보육교사는 총 5명이었다. 그들은 각자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켜줄 수 있는 자격이 있었다.

그래서 이 보육원아이들은 보육원 안에서 교육을 받았다. 숙식을 하는 5명의 보육교사들은 아이들과 가까웠다. 그랬기에 보육원은 언제나 웃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미 먼 옛날의 이야기 같았다.

“미안하구나. 애들아.”

10여명의 아이들 앞에서 한 사내가 울고 있었다. 묵묵히 눈에 흐르는 눈물로 그들을 바라보는 사내를 마주보고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리거나 눈물이 고여 있는 상황이었다. 아이들의 중앙에서 한 소년이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초록머리의 소년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사내의 앞으로 다가와 그의 손을 살며시 잡아주었다. 그의 손길에 사내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

“괜찮습니다. 지금까지 있어주신 것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부디 저희 걱정은 하지 마시고 행복하십시오.”

무덤덤하고 차분한 소년의 말에 사내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었다. 소년은 그런 사내의 떨리는 손을 다시 잡아줄 뿐이었다.

“정말 미안하구나.”

연신 미안하다는 말만을 하는 사내에게 소년은 아무런 말도 없이 한손으로 그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의 손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사내가 멀어지고 나서 아이들만이 남자 소년은 뒤를 돌았다. 자신보다 한두 살 어린 아이들 4명과 그 아이들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들의 모습. 그들을 보는 아이들의 눈은 두려움에 가득 차 있었다.

열여섯. 아직 너무나도 어리고 어린 나이. 아직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하며 하는 일이 서툴고 못해본 일이 많은 나이. 되고 싶은 것이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의 소년은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는 그 아이들과 아이들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들의 보호자가 되었다.


어둠이 가득 찬 시간. 간간히 빛을 내는 마법 등은 몇 개 되지 않는 시골 마을. 모두가 모두와 친할 정도로 사는 이 별로 없고 모두가 착한 마을이었기에 이렇게 늦은 시간에 울리는 큰 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뭐야? 영주의 명령인데 거부하는 거냐?”

밤늦은 시간. 중년의 사내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소리치고 있었다.

자신의 집에서 창문을 통해 그런 사내를 보던 사람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다시 문을 닫을 뿐이었다.

“젠장.”

마을에 유일한 술집 앞에서 그는 서 있었다.

‘끼익’

그 순간 문이 열리고 나온 여인은 품에 다섯 개의 술병을 들고 있었다.

“그만 가 주세요.”

정중하게 말한 그녀는 그의 앞에 술병을 내려놓았다. 대답은 듣지 않고 문을 닫고 들어갔다.

“이것들이. 나 이곳의 영주야. 너희들의 영주란 말이다.”

홀로 길거리에 남은 사내의 울부짖음을 모두가 들었지만 누구도 대답을 하거나 반응은 하지 않았다. 자신의 말이 되돌아올 정도의 고요 속에서 그는 자신의 앞에 있는 술병을 들고 마을 중앙을 향해 걸어갔다.


밤늦은 시간에도 불이 켜져 있지 않은 건물. 총 2층의 건물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하얀색의 돌로 쌓아올린 건물은 이 시골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오셨습니까?”

그 어둠속을 뚫고 건물로 들어서는 사내를 맞이하는 것은 세르딕이었다.

“뭐지? 왜 네가 아직 안자는 것이지?”

손에 들린 술과 불어진 얼굴. 약간 꼬인 말투. 아니, 그 모든 것보다 그의 몸에서 나는 너무나도 강한 술 냄새가 이미 그가 만취라는 것을 알려 주었다. 세르딕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얼굴색하나 변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하인은 낮에 떠났습니다.”

“쳇. 내가 얼마나 잘해 주었는데.”

“다른 아이들은 자고 있습니다.”

“나보고 아이들은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냐?”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눈을 찡그리게 했다. 처음부터 이 아이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아이 같지 않았다.

열다섯. 분명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이 아이의 눈빛과 행동, 말투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 같은 눈빛과 너무나도 차분한 행동과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것 같은 말투. 마치 자신보다도 나이가 많은 사람 같았다.

사내는 더 이상 말은 하지 않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를 잠시 바라보던 소년도 어딘가로 향하면서 둘의 이야기는 더 이상 없었다.


건물의 2층. 그 중 제일 크고 안쪽에 있는 방. 방문을 열고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온 사내는 품에 안고 있는 술병을 내려놓고 벽에 있는 서재에 다가갔다.

먼지가 가득한 책들이 가득한 서재. 자신이 본 것은 하나도 없었다. 단 한 번도 꺼낸 적 없는 책들 사이에서 사내는 먼지가 쌓여있지 않은 한권의 책을 꺼내었다.

얇은 그것은 책은 아니었다. 표지에 붙어 있는 것은 누가 보아도 손으로 쓴 종이였다.

‘원생 명부.’

단 네 글자가 적혀 있는 책을 들고 사내는 방에 있는 책상에 앉았다.

의자에 잠시 기대 있던 사내는 책상 한쪽에 내려놓은 술을 향해 손을 뻗었다가 이내 잔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방을 둘러보았지만 방에는 잔이 없었다.

잔이 있는 주방으로 갈까 방설이던 사내는 이내 고개를 가로 젓고 술병의 입구를 열고 그대로 입에 대었다.

세 번 정도 술을 목뒤로 삼킨 그는 술병을 다시 책상에 내려놓고 앨범으로 향해 손을 뻗었다.

10명이 조금 넘는 아이들의 신상명세. 원에 들어온 순서대로 있는 종이를 사내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넘겼다.

이름과 나이. 원에 들어온 날짜. 약간의 사연. 그것이 전부인 명부.

비슷비슷한 내용이었다. 부모가 맡기고 간 아이도 있었고 어떠한 이유로 떠돌던 아이를 전 원장이었던 자신의 아버지가 데리고 온 아이들도 있었다.

그런 명부 중 조금은 특이한 것이 그 녀석이었다.

세르딕. 이름도 전 원장이 지어준 아이다.

몇 십 년만의 폭설이었던 어느 날. 폭설이 끝나고 건물 밖으로 나온 전 원장이 문 앞에 있던 아이를 발견한 것이었다.

그리 두껍지 않은 포대기에 넣어져 있던 아이는 걱정하는 전 원장의 생각과는 달리 품에 앉자 아주 편안하게 자고 있었다.

손길을 느껴서 인지 살며시 눈을 뜬 아이는 세상 해맑은 표정으로 양손을 뻗었고 걱정되는 마음에 조금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있던 전 원장의 양 볼을 손으로 잡았다가 놓았다가 했다.

잡았다가 놓았다고는 하지만 워낙에 작고 약한 힘의 아이가 정말로 잡을 리는 없었다. 그저 그렇게 느꼈다고 쓰여 있다.

조금 특이할 뿐인 기록에서 정말로 특이한 것은 그 뒤에 있는 내용이었다.

아이의 모습에 당연하게 폭설이 끝나고 누군가가 가져다 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분명 처음 봤을 때 아이의 포대기는 눈에 덮여 있었다.

너무 놀라 빠르게 아이를 앉아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그런 것 같다고 쓰여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폭설 중에 누군가가 데려다 놓았다는 것인데 말이 되지 않는다. 그 폭설을 뚫고 다닐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 내 착각일 것이다.’

그렇게 결론이 나있었지만 사내는 그 마지막이 걸리적거렸다.

그리 오래는 아니지만 아버지와 같이 몇 년을 살았다. 그 기간 동안에 아버지의 기억력은 좋았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존경받는 마법사인 그였기에. 그런 아버지가 착각을 한다는 것은 쉽게 믿기지 않았다. 물론 나이가 들었으니 기억력이 약해졌을 지도 모르지만 이곳에 와서 들어본 말로는 그런 기색은 없었다.

이름도 나이도 정확하지 않은 아이. 그렇기에 무언가 더 꺼림칙했지만 사내는 이내 다음 장으로 넘겼다.

원에 있는 유일한 소녀. 그녀의 신상명세를 보면서 사내는 다시 술을 들고 남은 술을 다 마셨다.

“그래봐야 아이들이다. 내 언젠가 너를 가지겠다.”

어둠속에서 그의 웃음은 한쪽으로 흐르는 술과 함께 음습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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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19.04.09 510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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