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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백조의 시대 외전 - 붉은 새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3.15 01:12
최근연재일 :
2021.07.22 13:28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617
추천수 :
1
글자수 :
142,519

작성
21.06.3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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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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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1화 - 수상한 움직임

DUMMY

태민이 금군을 맡게되자 그는 기고만장하기 보다는 치밀한 계획을 보다 세우려고 했다. 경수는 이로의 장인이기도 했기에 자신의 사위인 황태제의 이런 부분이 그에게 해가 갈까봐 상당히 경계했다. 동년 3월 16일. 그는 도리의 저택을 찾아가 제신과 만났다.


"요즘 들어 황궁 들어가기가 왜 이리 겁이 나는지 모르겠소. 금군들이 사열을 하는 모습을 보니 영 불안해서 말이에요."


도리는 이런 것을 잘 넘어가려 했다.


"태왕자 전하. 너무 불안해 하지 마시옵소서, 금군이 사열하는 것은 금군의 힘을 키우는 것이니 오히려 좋지 않사옵니까?"


경수는 도리의 말을 무르고 제신에게 따졌다.


"하도 섬뜩하니 그러는 게지요. 이 사람아. 상장군. 자네 아우가 이제 금군까지 통솔하게 되었는데 자네 어쩌려고 그러는가?"


"제 아우를 무턱대고 의심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가만히 놔 두기에는 불안하니 제 처지가 참 난처하게 되었습니다. 금군은 폐하의 직속부대이니 제가 깊이 관여하기에도 무리가 있나이다."


"3일 전에 내가 입궐을 하여 잠깐 사열하는 것을 보았는데. 내가 오는 것을 봤는지 기합소리가 더욱 우렁찼네."


"이 사람이 너무하는 군요. 태왕자 전하께서 오신 것을 아는데도 일부러 기합을 크게 냈다니요. 놀라지는 않으셨습니까?"


"내 나이도 이제 60이 넘어 예전같지 않은데 어찌 놀라지 않겠나?"


아직까지 추이를 지켜보려는 태도의 도리를 두고 제신은 간곡히 부탁했다.


"상국 어른. 요즘 들리는 말들을 들어보고 또 제 주변 대신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금군이 공포의 대상이라도 된 냥 겁들을 지레 먹고 있습니다. 뿐 만 아니라 일부 대신들의 출입과 각 부처의 보고사항까지 제 아우가 막고 있다고 하니 무슨 조치를 취하셔야 할 게 아니겠습니까?"


"음.... 그건 좀 내가 생각해도 아닌 것 같군요."


도리가 수긍하자 제신은 더욱 강하게 말했다.


"아닌 정도가 아닙니다. 이것은 상국 어른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오리까?"


"알겠습니다. 내가 내일 상국부에 불러서 타일러 보겠습니다."


그런데 때 마침. 비서감이 도리의 집을 찾았다. 그는 짜증섞인 표정에 어투까지 약간 어눌해져 있을 정도로 혼미한 듯 했다.


"상국 합하. 안녕하셨습니까?"


"비서감이 내 집까지는 무슨 일입니까?"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가 있으면 안 되면 나가 있겠네."


경수와 제신이 일어서자 비서감이 말렸다.


"아닙니다. 태왕자 전하와 상장군께서 이 곳에 계시다기에 왔습니다."


"그래. 어서 말해 보세요. 비서감이 무슨일로 날 찾았는지."


"요즘 중대신의 행동이 수상합니다."


"금군 때문에 그러합니까?"


도리가 묻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금군 때문이 아닙니다. 계속 중우 공자를 황궁으로 불러 폐하와 지내게 하고 있습니다."


그 말에 놀라는 경수.


"중우 공자가 또 입궐했더라는 말인가?"


"예. 태왕자 전하."


도리는 비서감에게 계속 질문했다.


"언제 한 번씩 입궐 합니까?"


"지난 달에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오더니 이제는 매일 오고 있습니다."


"비서감이 보기에는 어떠합니까? 경이 폐하를 지근거리에서 모시니 내가 본 바의 느낀 것을 묻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였사옵니다. 폐하께서 적적해 하실때 마다 중대신이 적절히 부르고 있으니 보기가 불쾌합니다."


경수는 그제야 짜증섞인 비서감의 표정을 이해했다.


"어쩐지. 자네 얼굴이 왜 그렇게 죽을 상을 했는가 싶었네."


"엄연히 중신이나 대신의 반열도 아닌 일개 어린 공자가 황궁을 계속 수시로 출입하는 것은 맞지 않지요. 내 아우가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습니다."


"제 말씀이 바로 그겁니다. 상장군."


하지만 비서감은 뭔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듯 했다. 그 모습에 도리는 답답해 했다.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보세요. 지금 비서감은 우리에게 뭔가 불안해서 제대로 말을 하지 않는 듯 합니다."


비서감은 침을 삼키고 말했다.


"중대신은 황태제 전하를 몰아내고 자신이나 자신의 아들을 폐하의 후계자로 세우려는 것이 분명합니다. 건너건너 듣기로는 중대신이 사석에서 자신이 국태왕 전하처럼 되는 것이 소원이라 하였답니다."


경수는 탁상을 세게 손바닥으로 치며 치를 떨었다.


"이런! 무도발칙한 인사를 보았나! 국태왕이라니! 어찌 일개 종친이 국태왕을 꿈꾼다는 말인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태왕자 전하."


"상장군이 왜 내게 사과를 하시나. 개의치 마시게.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이."


비서감은 흐려진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다.


"그저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이니 너무 마음에 들 담아두지 마십시오."


"상국께서는 제 아우를 반드시 만나셔야 합니다. 불러서 엄히 꾸짖어 주십시오."


제신은 다시 부탁했고 도리는 아직까지는 뭔가 꺼림칙한 기분이었다.


"형님이신 상장군 말씀도 아니 듣는데.. 내 말이라고 듣겠습니까."


"황실 종친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상국으로써 중대신의 방정맞음을 지적한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도리는 보다 빨리 태민을 만나고자 했다.


"그럼 비서감은 다시 입궐하는대로 내가 보잔다고 중대신에게 반드시 어서 이리로 오라고 하세요."


"알겠습니다."



30여분 뒤, 황궁 전각에서 병사를 여전히 사열하던 태민은 비서감과 마주쳤다.


"비서감. 어디를 다녀오시는 길이시오?"


"상국 합하 댁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무슨 일로요?"


태민의 되물음에도 비서감은 일단 참았다.


"그건 알 것 없습니다. 일단 상국께서 중대신을 찾으시니 댁에 찾아가 뵈십시오."


"나를 찾으시더라고요? 내가 그리 한가한 사람이 아닌데."


"지금 그 자리에는 태왕자 전하와 상장군도 와 계십니다. 어서 가 보시는 게 좋을 겝니다. 합하께서 반드시 오라고 하셨습니다. 어서 가 보세요."


"태왕자 전하와 형님이 있으시다면 바로 가야겠지요. 내 바로 갈 터이니 그만 들어 가 보세요."


태민은 그렇게 말을 타고 급히 도리의 저택으로 왔다. 태민은 도리의 집사까지 밀치고 황급히 그의 서재까지 왔다.


"합하. 급히 찾아계신다고요....?!"


하지만 앉아있는 것은 도리 혼자이고 경수와 제신은 보이지 않았다.


"태왕자 전하와 제 형님이 와 계시다던데 어디 계시옵니까?"


"두 분은 댁으로 가셨습니다. 일단 앉으세요."


태민은 일단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지 못한 채 자리에 앉았다. 도리는 그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요즘 중대신에 대해서 안 좋은 소문들이 들리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소문이라시면 무슨 말씀이신지요?"


"금군을 과하게 사열해서 중신들부터 일개 하급관리에 이르기까지 황궁 오기를 겁을 내고 있어요."


태민은 그저 웃어 보였다.


"허허허. 그것 말씀 이십니까? 그야 죄를 지었으니 겁을 내는 게지요. 흑심을 품지 않았다면 어찌 폐하의 신변을 책임지는 금군을 겁을 낸다는 말씀입니까. 말 하기 좋아하는 자들이 저를 음해하고자 하는 말입니다."


"중우 공자를 매일같이 황궁에 부른다면서요? 일설에는 경이 국태왕 전하처럼 되는 것이 소원이라 했다던데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것 역시 말 하기 좋아하는 자들이...."


"중대신이나 되는 분의 품행이 그래서야 어찌 조정이 바로 서겠습니까?"


도리의 계속 된 추궁에 태민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맞받아쳤다.


"저는 대왕 세르실 5세의 후손입니다. 어찌 그런 이유를 가지고서 나를 이렇게 책망하시는 겁니까?"


그러자 도리는 탁상을 세게 치며 그에게 일갈했다. 도리의 목과 팔에 핏줄이 곤두서고 웬만하게 건장한 남자가 보아도 두려워 할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허!!! 나는 상국으로써 아래사람인 중대신을 책망하고 있음이에요! 어찌 이 자리에 종친이 어디 있단 말씀이신가!!"


태민은 도리가 화 내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일생동안 크게 화 내지 않고 논리 정연하게 남을 언변으로 압도하는 그에게서 이런 모습은 난생 처음이었다.


"저.... 그게...."


"이거 보세요. 그 모든 말은 상장군과 비서감이 내게 전해 온 말입니다. 경의 형님과 폐하의 온갖 잔일은 다 도맡아서 하는 비서감이 경을 음해하려는 자들입니까?"


"예....?!"


태민은 순간 놀랐다. 그는 놀람에 차마 해명할 수가 없었다. 도리는 계속 말했다.


"경이 국태왕 전하처럼 되는 게 소원이라고 사석에서 말했던 아니던간에 중우 공자를 매일 황궁에 부르는 것은 내가 보기에도 지나칩니다."


"황제 폐하께서 후사 없으시어 적적하신지 매일 찾으시는 통에 어쩐답니까?"


"경이 중우 공자를 처음부터 폐하께 데리고 가지 않았더라면 어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황태제 전하께서 공을 중대신으로 천거하고 나 역시 공에게 금군을 맡아보라고 천거한 것은 그런 문제나 일으키라고 천거 한 것이 아니라는 걸 왜 모릅니까?"


태민은 못 이기는 척 물러섰다.


"제 행실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다면 사죄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시정하겠습니다."


"그만 가 보세요. 당분간은 자중하시는 게 좋을게요. 만일 이런 소리가 또 들려온다면 내가 앞장서서 경을 파직하는데 앞장 설 겁니다."


태민이 도리의 서재를 나오자 도리의 집사가 태민에게 살며시 말했다.


"저... 중대신 각하.... 말을 대령 하올까요?"


태민은 도리의 집사를 매몰차게 뿌리쳤다.


"필요 없으이! 내가 알아서 갈 테니 신경 쓰지 말게!"


태민은 말을타고 돌아서며 혼잣말을 했다.


"융통성이라고는 하나 없는 사람 같으니! 아무리 공이 많기로서니 어떻게 저런 사람이 상국이 되었을까!!"


태민은 그길로 형부대신에게로 왔다. 형부대신은 막 업무를 보고 돌아온 참이라 집 앞에서 마주쳤다.


"아. 형부대신. 내가 긴히 할 말이 있어 왔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내가 자무린 백작이 죽을 즈음에 건네 준 서찰은 잘 간직하고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제 집 지하실 깊숙한 곳에 보관해 두고 있습니다."


형부대신은 남의 눈이 두려워 일단 그를 집 안 마당으로 데리고 왔다.


"근데 무슨 일이십니까? 안색이 좋지 않아보이십니다."


"오늘 내가 상국께 혼이 크게 나고 오는 길 입니다."


"요즘 중대신에 대해서 안 좋은 소리들이 들리던데 그 건으로 혼나고 오신 겝니까?"


"형부대신도 그런 소문을 들었습니까?"


"예. 당분간 자중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노골적으로 야욕을 드러내시면 아니 됩니다."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시오?!"


"뭘 어쨌다는 게 아닙니다. 그런 일들은 후에 거사를 일으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니 드리는 말씀입니다."


"내가 국태왕 전하처럼 되는 게 소원이라는 식으로 말한 것을 상국께서 알고 있더이다. 도대체 누가 상국께 알린 거랍니까?"


형부대신은 매우 놀랐다.


"그것은 사석에서 우리끼리 모여 한 말이 아닙니까? 누가 비밀을 발설한 걸까요?"


태민은 스스로 그런 행동을 하면서도 자조적인 말을 했다.


"거 참. 이렇게 날 시기하고 모함하는 자들이 많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소이다. 세상사람들이 날 웃음거리 삼기 딱 알맞지 뭡니까? 여튼 제가 준 서찰은 끝까지 잘 가지고 있으세요. 이래가지고는 안 되겠어요."


"어쩌시려고요?"


"내가 준 서찰이 우리에게 아주 유용히 쓰일 때가 있을 겁니다. 형부대신이 내 걱정 안하게 자중하리다."


형부대신은 태민에게 다짐했다.


"알겠습니다. 때가 되면 말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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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백조의 시대 위키백과 개관 21.07.12 16 0 -
31 마지막화 - 야심가의 최후 21.07.22 20 0 8쪽
30 29화 - 황궁 돌파 21.07.22 15 0 10쪽
29 28화 - 황태후의 귀환 21.07.20 19 0 10쪽
28 27화 - 선과 악 21.07.18 18 0 10쪽
27 26화 - 난전 21.07.18 14 0 11쪽
26 25화 - 3월 20일. 그날 21.07.18 16 0 11쪽
25 24화 - 태민의 쿠데타(3) 21.07.15 20 0 10쪽
24 23화 - 태민의 쿠데타(2) 21.07.10 15 0 10쪽
23 22화 - 태민의 쿠데타(1) 21.07.10 12 0 10쪽
» 21화 - 수상한 움직임 21.06.30 18 0 12쪽
21 20화 - 격변 21.06.29 10 0 12쪽
20 19화 - 모종의 음모 21.06.27 12 0 11쪽
19 18화 - 음모를 꾸미다(2) 21.06.23 13 0 11쪽
18 17화 - 음모를 꾸미다(1) 21.06.23 12 0 12쪽
17 16화 - 연회(2) 21.06.21 15 0 11쪽
16 15화 - 연회(1) 21.06.19 12 0 10쪽
15 14화 - 어전에서의 만남 21.05.31 15 0 10쪽
14 13화 - 기다림 속의 외침 21.05.24 11 0 11쪽
13 12화 - 사신(邪臣, 간사한 신하) 21.05.18 17 0 10쪽
12 11화 - 사신 21.05.16 17 0 10쪽
11 10화 - 광인의 형상 21.05.14 17 0 12쪽
10 9화 - 움직임 21.05.10 21 0 11쪽
9 8화 - 제니의 결단 21.04.08 23 0 11쪽
8 7화 - 뜻밖이라 21.04.08 19 0 12쪽
7 6화 - 회합 21.03.29 21 0 10쪽
6 5화 - 임시봉합 21.03.22 18 0 10쪽
5 4화 - 변화무쌍(하) 21.03.19 17 0 11쪽
4 3화 - 변화무쌍(상) 21.03.18 40 0 10쪽
3 2화 - 기우의 현실 21.03.15 2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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