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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박욜레 님의 서재입니다.

백조의 시대 외전 - 붉은 새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박욜레
작품등록일 :
2021.03.15 01:12
최근연재일 :
2021.07.22 13:28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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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519

작성
21.06.29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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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화 - 격변

DUMMY

1602년 2월 10일. 바로크니 제국에서는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 네스터 왕의 왕자임을 자청하는 크레모라는 인물이 그들의 옛 수도 롬비디움과 네로치아에서 왕국의 재건을 꿈꾸는 무리들을 통합하는데 성공하여 7만의 군세를 모아 북에서 남진하여 오다가 바로크니의 북쪽 경계인 프라란부르크 부근에서 상장군 호린이 이끄는 정예병 2만에게 대패 당하고 크레모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카인이 바로크니 제국으로 돌아온 시점에는 이미 잔당들이 우왕좌왕하다 거의 스스로 들 자멸하거나 각개격파를 당한 상황. 17년 넘게 이어져 온 이들의 부흥운동은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


"카인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폐하의 명을 수행하고 왔나이다."


"하하하! 네가 돌아오니 더욱 기쁘기 그지없다!"


제르녹은 상당히 기쁜 얼굴이었다.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고 마치 그의 젊을때를 보는 듯 했다.


"폐하. 기쁘신 일이라도 있사옵니까?"


"암. 있다마다. 네가 오기 하루 전에 호린 상장군이 남아있는 마지막 부흥군을 깨트렸다는구나. 짐의 치세 중에 왕국의 부흥을 꿈꾸는 자들을 모두 토멸하였으니 참으로 기쁘기가 한량 없다."


"모두 죽이셨사옵니까?"


"잔당들을 말이냐? 그럴리가 있느냐? 거의 그들 모두가 시류에 편승하여 반란을 일으켰거늘 내가 어찌 그들을 벌하겠느냐? 짐은 그들을 자애로이 용서하면 진심으로 굴복할 것을 잘 아느니. 그리 했느니라."


카인은 안도의 한 숨을 내 쉬었다.


"폐하께서 내리시는 황은에 그들도 감복했을 것이옵나이다."


"그래, 다녀 온 일은 어찌 되었느냐? 물론 잘 해결되었겠다만 소문을 듣자하니 너에게 신변의 위험이 있었다던데?"


"그런 일이 있었사오나 이로 황태제와 도리 상국이라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제르녹은 두 사람의 이름에 추억에 젖었다.


"이로와 도리라... 짐이 두 사람과 더불어 백조제국에서 정말 많은 일들을 하였지. 오랜만에 그 두 영웅의 이름을 듣는구나."


"그들이 영웅이옵니까?"


"그렇지. 짐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영웅이니라."


마침 상장군 호린이 돌아왔다. 그는 갑주를 입은 채로 제르녹을 알현했다.


"신. 상장군 호린. 폐하의 명을 모두 완수하고 돌아왔나이다. 급히 돌아오느라 갑주를 입고 알현함을 용서하오소서."


"고생이 많았소. 내 이 기쁨을 어찌 표하고 이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 지 모르겠군요. 아주 잘 하시었소. 사실 경이 나가려 할 때 짐이 직접 출진을 할까 생각했었지."


그러자 호린은 호기롭게 말했다.


"어찌 잔당들을 쓸어버리는데 존귀하신 폐하께오서 직접 친정을 하시옵니까? 신이 있는 한 폐하께오서는 편히 쉬시옵소서."


"하하하! 내 그 말을 들으니 든든하오! 자, 우리 카인이가 돌아왔소."


카인은 호린에게 인사했다.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상장군."


"고맙습니다. 대장군께서도 먼 길을 사신으로 다녀 오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제르녹은 두 사람을 따로 불러 조촐하게 연회를 벌였다. 카인과 호린은 이상하게 여겼다.


"폐하. 이 기쁜 날에 어찌 대신들을 부르지 아니하시고 신들만 불러 주안상과 어주를 하사해 주시는 것이옵니까?"


"그러하옵니다. 상장군 말씀대로 신도 이해하기 어렵나이다."


"내가 긴히 경들에게만 할 말이 있어서 그러하오."


"하문하소서."


제르녹은 작은 소리로 좌우를 살피더니 둘에게 말했다.


"지금 우리 군의 기세는 강성하고 군사는 20만에 달하오. 물론 비상시국이었으니 강제로 불러 모은 병사들은 고향으로 돌려 보내는 게 인지상정이겠지. 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소이다."


카인은 빠르게 눈치를 챘다.


"군사들이 헛되이 시간을 보낼까봐 성려하시나이까?"


"카인아. 역시 네 생각은 참으로 총명하구나. 맞다. 우리는 줄곧 태상황 폐하의 시절부터 끊임없는 전쟁을 해 왔어. 그런데 이제 그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으니 군사들의 필요성이 없어졌구나."


"하오나 군사들은 언제나 필요한 법이옵니다. 이제 내우외환을 모두 걷어내었으니 앞으로 태평성대가 열리오면 백성들은 폐하를 칭송할 것이옵니다."


"백조제국의 동태는 어떠하더냐?"


"예상대로 일부 권력 내 충돌이 있었사옵니다만 정리가 되었사옵니다."


"자세히 말해 봐라."


"백조제국의 추존황제인 세르실 5세의 후손인 세 형제가 있는데 첫째인 제신 공작과 막내인 항민 공작은 이로 황태제를 지지하고 있사옵니다. 다만 둘째인 태민 공작이 독자적인 세력을 꾸려서 이로 황태제를 속으로 반대하고 있었사온데 소제를 환대하기 위한 연회에서 태민 공작의 측근인 우대신 자무린이 신을 죽이려고 했사온지라 태민 공작 측이 이로 황태제와 손을 잡고 자무린을 숙청했사옵니다."


제르녹은 카인의 보고를 듣고 허공을 잠시 쳐다보았다.


"기괴한 일이군. 짐이 그 나라를 떠나 올 때는 다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랬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나라는 아직도 소용돌이 치는구나."


그러자 호린이 한 마디 거들었다.


"하오나 예의주시 하실 필요는 있사옵니다. 신이 익히 듣기로는 태민 공작은 야심이 보통이 아니라고 하옵니다. 그 사람이 상고대신이라는 고위직에 있다고 하니 대장군께서는 보셨겠지요? 보시기에 어떠하더이까?"


"야심을 품고 있는지는 모르겠사오나 이해득실에 대한 계산이 빠른 인물이옵니다. 원래는 그 사람이 상국에 있었는데 권력싸움에서 져 상고대신이라는 한직으로 밀려났다고 하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측근인 우대신을 쳐 내고 중대신이라는 요직으로 올라선 것을 보면 보통 인물은 아닐 것 이옵니다."


"그 자가 그리 대단하더냐?"


"세간에서는 태민 공작이 분란의 징조라고 말들을 한다 하옵니다."


실제로 제르녹이 돌아오기 전 시점부터 백조제국의 경도 백조성에서는 태민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제르녹은 호린에게 의견을 구했다.


"상장군은 카인의 말을 들어 볼 때 어떤 생각이 드시오?"


"조만간 백조제국에 혼란이 다시 일어날 징조가 보인다면 폐하께오서는 저들이 우리의 동맹국이니 만큼 동태를 유심히 지켜보실 필요가 있사옵니다."


"상장군의 말이 옳소. 일단 상장군은 최소한의 국경 주둔군만 해산시키고 그대로 국경에 군사를 배치해 두도록 하시오."


"분부 거행하겠나이다."


조금 뒤에 카인이 돌아가려는 호린을 불렀다.


"상장군! 잠깐 기다리십시오."


"제게 무슨 볼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전쟁에서 무슨 일은 없으셨습니까? 남은 부흥군이 있다던지...."


"이번 전쟁에서 완전히 부흥군을 섬멸하였습니다. 남아 있는 부흥군이라 해 봐야 각지에 흩어진 수십에서 수백의 적은 소요들 뿐이니 그 정도라면 지방군으로도 격퇴와 토벌이 가능합니다."


"다시는 저들이 재기하기 어렵겠습니까?"


"그렇다마다요. 아마 뭉치는 것 조차도 힘들겁니다."


"그러나 그게 꼭 좋은 일 같지는 않습니다. 이 날 선 칼날이 다시 어디를 향할지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호린은 카인의 말을 이해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압니다. 결국에 이 칼날은 언제든지 동쪽으로 향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폐하께서 설마하니 그러시겠습니까?"


"폐하께서는 점차 변해가고 계십니다. 만약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앞일을 걱정하는 카인에게 호린은 그를 알아듣게 말했다.


"만약에 그럴지라도 우리는 황제 폐하의 충성스러운 신하로써 그를 받들어야할 처지에 있습니다."


카인은 상황이 답답할 따름이었다.


"그게 잘못 된 판단이라면 정도를 걸으실 수 있게 해 드리는 것이 충신의 도리가 아닙니까?"


"황제 폐하를 믿으십시오. 사사로이는 대장군의 친형님이십니다. 어찌 형님을 그리도 못 믿으십니까? 오로지 믿는 것이 답입니다."


바로크니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백조제국은 점차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태민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조정회의에서 도리에게 제안을 했다.


"상국 어른. 제게 황궁 내 금위군을 이끌 권한을 주십시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중대신의 책무는 나를 보좌하여 국정을 이끄는 것이지 금위군을 이끄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경의 형님이신 상장군이 계시거늘 무엇이 걱정이오?"


도리의 의견에 태민은 딴지를 걸고 나섰다.


"20년 전에도 상국께서 중대신에 계실 때 경도의 군권을 쥐고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중대신의 착각이 아닙니까? 이거 정확히 집고 넘어가십시다. 경도의 군권을 내가 쥐고 있었던 것은 수도방위사령관을 겸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금군은 바로크니 제국의 제르녹 황제께서 상장군객으로써 맡으셨어요. 지금 중대신은 수도방위사령관이 아니지 않습니까?"


제신 역시 도리와 같은 의견이었다.


"아우님. 어찌 들리실지는 모르겠지만 중대신의 책무는 막중하고도 무거운 것이야. 지금 부상국 자리가 비어있으니 응당 자네가 부상국이나 마찬가지가 아니신가? 그런데 자네가 금군까지 맡는다면 자네에게 너무 버거울 듯 하네."


"형님은 어찌 답답하신 말씀만 하시는 겝니까? 폐하의 족친이 되는 제가 금군을 맡는 것이 그리도 못마땅 하십니까?"


"그 무슨 말인가. 일단 언성부터 낮추시게."


형제간이 싸울 기미가 보이자 도리가 중재안을 냈다.


"자자. 왜 들 이러십니까? 지금 금군은 아무도 통제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상장군은 10만 대병을 통솔하기도 바쁘실텐데 중대신이 맡는다고 해서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상국."


"하지만 그러려면 정식 임명을 해야합니다. 중대신을 전장군에 추천한다는 말씀을 내가 폐하께 주청해 올릴 것입니다. 전장군은 황태제 전하께서도 거치신 군의 요직이니 금군을 통솔해도 될 겁니다."


"고맙습니다. 상국 합하. 정말 고맙습니다."


태민이 연신 고마움을 표시하고 그날의 조정회의는 끝났다. 제신은 걱정되는 마음에 도리에게 따졌다.


"상국 어른. 너무 고깝게 여기지 마시고 들어주십시오."


"나와 상장군 사이에 고깝게 여길 이유가 있습니까? 말씀 해 보세요."


"제 아우는 이미 중대신의 중임을 맡고 있습니다. 헌데 어찌 상국께서는 제 아우의 편을 드시면서 전장군에 천거하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까?"


"금군을 맡을 마땅한 인물이 없지 않습니까? 지금 있는 귀족들이래봐야 문관들에 늙은 노장들이 모두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상장군은 동생의 버거운 짐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동생을 의심하고 있는 눈치같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상국께서도 아시겠지만 제 아우는 야망을 아직 버리지 못했습니다. 하여 제 측근인 자무린을 매몰차게 버린 것이 아니옵니까?"


도리는 제신의 말에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상장군. 감히 내 비유하자면 공의 아우님은 작은 상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큰 상처는 따로 있는 법입니다."


"큰 상처라 하시면? 바로크니 제국을 이름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역시 눈치가 빠르시군요. 우리는 질 좋은 강군 10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바로크니 제국을 예의 주시해야합니다. 지금 저들은 옛 류크 왕국의 부흥세력을 완전히 깨트린 이후로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어차피 중대신은 이미 내 손아귀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으음.... 상국 어른의 말씀도 일리가 있으시군요. 일단 상국 어른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상장군께서는 최선을 다해 서쪽의 동태를 잘 살피셔야 할 겁니다."


친형제인 제신의 걱정과는 다르게 이로도, 도리도 너무나 태민을 우습게 여기는 듯 하다. 그럴 수록 태민은 점차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는 목적으로 힘을 키워나갈테고. 아직까지는 한치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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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지막화 - 야심가의 최후 21.07.22 21 0 8쪽
30 29화 - 황궁 돌파 21.07.22 15 0 10쪽
29 28화 - 황태후의 귀환 21.07.20 19 0 10쪽
28 27화 - 선과 악 21.07.18 18 0 10쪽
27 26화 - 난전 21.07.18 14 0 11쪽
26 25화 - 3월 20일. 그날 21.07.18 16 0 11쪽
25 24화 - 태민의 쿠데타(3) 21.07.15 20 0 10쪽
24 23화 - 태민의 쿠데타(2) 21.07.10 15 0 10쪽
23 22화 - 태민의 쿠데타(1) 21.07.10 12 0 10쪽
22 21화 - 수상한 움직임 21.06.30 18 0 12쪽
» 20화 - 격변 21.06.29 11 0 12쪽
20 19화 - 모종의 음모 21.06.27 12 0 11쪽
19 18화 - 음모를 꾸미다(2) 21.06.23 13 0 11쪽
18 17화 - 음모를 꾸미다(1) 21.06.23 12 0 12쪽
17 16화 - 연회(2) 21.06.21 16 0 11쪽
16 15화 - 연회(1) 21.06.19 12 0 10쪽
15 14화 - 어전에서의 만남 21.05.31 16 0 10쪽
14 13화 - 기다림 속의 외침 21.05.24 11 0 11쪽
13 12화 - 사신(邪臣, 간사한 신하) 21.05.18 17 0 10쪽
12 11화 - 사신 21.05.16 17 0 10쪽
11 10화 - 광인의 형상 21.05.14 17 0 12쪽
10 9화 - 움직임 21.05.10 21 0 11쪽
9 8화 - 제니의 결단 21.04.08 23 0 11쪽
8 7화 - 뜻밖이라 21.04.08 19 0 12쪽
7 6화 - 회합 21.03.29 21 0 10쪽
6 5화 - 임시봉합 21.03.22 18 0 10쪽
5 4화 - 변화무쌍(하) 21.03.19 17 0 11쪽
4 3화 - 변화무쌍(상) 21.03.18 40 0 10쪽
3 2화 - 기우의 현실 21.03.15 2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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