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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s의 작업실

Un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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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s47
작품등록일 :
2019.12.23 14:47
최근연재일 :
2020.01.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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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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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2차 테스트

DUMMY

“정민씨가 여길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허허. 건우씨도 반갑군요.”


“네 박사님. 오랜만입니다.”


건우와 인사한 이정우 박사는 따뜻한 눈으로 정민을 바라보았다.


“박사님 건강하셨습니까?”


“이젠 뭐 다 돼서 안 쑤시는 데가 없습니다. 허허. 정민씨도 건강하신 것 같군요.”


“제 다리를 보고 놀라지 않으시는 걸 보니 소식을 들으신 것 같습니다.”


정민의 말에 이정우 박사는 허허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몸은 제주도에 있지만 왠만한 정보는 다 알고 있습니다.”


“혹시 어떻게 알고 계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정민의 물음에 정우가 잠시 건우를 바라보았다. 무언의 축객령에 건우가 반항을 시도했다.


“아 박사님. 저도 1차 테스턴데 같이 들으면 안됩니까?”


“네.”


“네.”


이정우 박사와 정민이 동시에 대답하자 건우는 울상을 지었다.


“와 진짜. 두분 다 너무하시네···”


훌쩍이며 나가는 건우를 잠시 지켜보던 정우가 입을 열었다.


“사실 양자컴퓨터의 원격접속이 가능하거든요.”


“역시··· 왠지 그럴 것 같았습니다.”


괜히 이정우 박사가 천재라고 불리는게 아니었다. 정민이 역시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덧붙였다.


“아시겠지만 양자컴퓨터의 허락을 받고 잠깐 끌어다 쓰는 정도입니다. 그정도만 해도 실험실 내의 분위기 정도는 쉽게 캐치가 가능하죠.”


“아직 실험실에 있나 보군요.”


“아뇨. 제가 마지막으로 확인한 정보에 따르면 양자컴퓨터는 사용불가 판정을 받고 접속기에서 떼어져 나온 뒤 정부만 아는 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그럼 지금 양자컴퓨터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시는 건가요?”


“그럴리가요. 괜히 슈퍼컴퓨터가 아닙니다. 후후. 양자컴퓨터는 경북 문경에 있습니다. 거기에 흥덕동이라는 곳에 위치한 돈달산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죠.”


정민은 정우의 말에 깜짝 놀랐다.


“허···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는건가···”


“왜 그러십니까?”


“제 고향이 그곳입니다. 게다가 돈달산이라면 제가 어릴 때 자주 올라갔던 곳이기도 하고요.”


정민의 말에 이정우 박사가 신기하다는 듯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정말 신의 장난 같군요. 잘 됐네요. 그럼 지리를 잘 알고 계시겠습니다.”


“알다마다요. 눈 감고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잠시 미소를 보인 정민이 곧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근데 다른 연구원들은 다 어디가고 박사님 혼자 여기 계시는 겁니까?”


“다른 연구원들도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을텐데 저만 좋으라고 잡아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 모두 뿔뿔이 흩어져 있습니다. 아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두 입이 무겁기로 소문 났으니까요. 절 배신하고 그럴 사람들은 아닙니다.”


“최찬혁은···”


'그녀석은 배신 했는데요?' 라고 묻는 것 같은 뉘앙스였기에 말한 정민도 이름을 들은 이정우 박사도 한동안 당황했다. 둘에게 있어 그 이름은 금기와도 가까운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먼저 말을 꺼낸건 이정우 박사였다. 그는 추억하듯 허공의 어떤 것을 보고 있었다.


“그 녀석은 내 손으로 거둔 아이입니다. 연구소에서 컸고 제 손을 많이 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철이 없었어요. 매사에 자신감이 넘쳤고 가지고 싶은건 무조건 자기 손에 들어와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였지요. 그런 아이가 그렇게 변절자가 될 줄은 저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아이로 인해 상처받은 정민씨와 수연씨에게 아비와 같은 입장인 제가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닙니다 박사님. 전 이미 그 일에 대해 잊은지 오랩니다. 그리고 박사님이 잘못하신 일도 아닌데요 뭘. 신경쓰지 마십시오.”


정말로 정민은 그 때의 일을 크게 생각하지 않게 됐을 정도로 잊고 사는 듯 했다. 이정우 박사는 마음의 큰 짐을 덜었다는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그렇게 얘기해 주니 고맙군요. 그나저나 정민씨가 어쩐일로 이곳으로 찾아온 겁니까?”


마치 알고 있지만 너의 입으로 들어야 겠다는 것 처럼 말하는 이정우 박사의 화법에 정민이 피식 웃었다.


“수연을 찾고 싶습니다. 도와주십시오.”


“후후. 그럴 줄 알고 미리 준비해 둔 게 있습니다. 잠시 따라오시겠습니까?”


“그 전에 잠시만요.”


정민은 오두막 밖에서 투덜거리며 서 있는 건우를 찾았다.


“끝났습니까?”


서운한듯 투덜대는 건우에게 정민이 미소지으며 어깨를 툭툭 쳤다.


“사내가 돼가지고 그런걸로 삐지는 겁니까?”


“안 삐졌습니다!"


“삐졌으면 안데려가려고 했는데 잘 됐군요.”


“네? 어딜 데리고 갑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고 계세요. 안에서 볼일 보고 바로 출발 합시다.”


“저기 잠시만··· 어디를 가는지는 알려주고 가요!”


곧 오두막 문이 쾅 하고 닫혔고 건우는 알쏭달쏭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거참. 또 어디를 간다고 그러는 거야?”



“박사님 여기는···”


오두막의 지하로 향하는 통로로 들어간 둘은 곧 길게 이어진 동굴을 벗어나 넓은 공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제 비밀기지 입니다. 후후. 나이 들어서도 남자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놀랍게도 그곳엔 익숙한 장비와 여러 연구용 기계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대단하군요. 혼자서 하신겁니까?”


“늙어서 이정도밖에 못한 겁니다. 10년만 젊었어도 양자컴퓨터를 한대 더 만들 수 있었을텐데.”


겸양을 떠는 정우의 말에 정민이 퍼뜩 생각난 듯 물었다.


“추가로 양자컴퓨터를 만드 실 수 있으십니까?”


“그건 불가능 합니다. 지금 만들어진 양자컴퓨터도 만드는데 거의 20년 가까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노하우가 생겼다고 해도 만드려면 재료수급부터 해서 애로사항이 많거든요. 뭐 재료와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면 5년정도면 될 것 같군요.”


“그럼 현재로선 불가능 하겠네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신 정민이 곧 기계 위에 놓인 태블릿을 들자 이정우 박사가 말했다.


“바로 알아보시는군요. 그게 양자컴퓨터의 원격 디스플레이 입니다.”


“지금은 꺼져 있나 보군요.”


“네.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아니면 그 누구도 양자컴퓨터를 쉽게 다루진 못합니다. 후후··· 아, 창우라면 또 모르겠지만··· 그러고보니 창우는 요즘 뭐 하고 있습니까?”


이정우 박사의 물음에 정민이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의 행방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마지막이 좋지 못했다는 것만 말씀드리죠.”


“흠··· 무슨 일이 있었나 보군요."


"혹시 그를 증오하진 않으십니까?"


정민이 조심스럽게 묻자 이정우 박사는 빙긋 웃었다.


"원래부터 그 아이는 자리욕심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연구 외의 것을 많이 신경 쓰는 아이였죠. 그래서 연구에만 집중 하라는 의미에서 수석연구원 자리를 태양이에게 넘겨줬던 건데··· 아무래도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녀석은 자신을 내쳤다고 느꼈겠지요. 다 제 불찰입니다. 그런 놈을 제가 어떻게 증오 하겠습니까? 그저 귀여운 제 제자일 뿐입니다."


그가 큰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창우가 속이 좁았던 것일까? 정민은 알 수 없었다.


잠시 말이 끊기자 이정우 박사가 허허 하고 웃었다.


"지난 얘기는 이쯤 하도록 하죠. 아무튼 정민씨에게 보여줄 것이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잠시 기계 앞에 앉아 키보드같이 생긴 거대한 타자기를 이곳저곳 두드리던 이정우 박사가 곧 손가락을 멈추고 정면을 응시했다.


40인치쯤 되어 보이는 디스플레이가 곧 작동하며 익숙한 인터페이스가 펼쳐졌다.


“이건···”


“정민씨의 마지막 신체데이터 입니다. 아, 마지막이라는 말은 그 때 창우가 우리 연구소를 습격 했을 때를 얘기하는 겁니다.”


그 곳엔 박태양이 보여줬던 것과 똑같은 인터페이스가 표시되어 있었다. 잠시 수치를 확인하던 이정우 박사는 짐짓 놀랍다는 듯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정민씨는 정말 괴물이 되었습니다. 보십시오. 팔 힘은 일반인의 400배. 다리는 130배. 폐활량은 220배군요.”


“으··· 이렇게 보니까 왠지 징그럽군요.”


너스레를 떠는 정민의 모습에 미소를 지은 이정우 박사가 곧 디스플레이를 조작했다. 그러자 박태양이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창이 떴다.


“이건?”


“이수연씨의 마지막 데이터 입니다. 조금 다르죠?”


수연의 데이터는 딱 두가지만 표시되어 있었다. 생명력을 상징하는 심장모양. 그리고 게이지.


“이건 어떤걸 의미하는 겁니까?”


“게이지는 수연씨가 활용 할 수 있는 치유량의 총 합을 의미합니다. 사용할 수록 총량은 늘어나고 소실된 게이지는 서서히 회복되는 방식이죠. 그리고 옆에 있는 심장모양은···”


잠시 머뭇거리던 이정우 박사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수연씨의 생명력을 뜻합니다.”


“생명력이요?”


“네. 치유능력을 사용 하면 할 수록 수연씨의 생명력이 줄어들 겁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에 정민이 깜짝 놀랬다.


“그··· 그럼!”


“네. 서두르셔야 할 겁니다. 수연씨가 평소 얼마나 치유능력을 사용하는지 확인 할 순 없지만 정민씨가 하반신 불구였을 때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잠시 말을 멈춘 정우가 그를 뒤돌아 보았다.


“... 하루에 10번 사용한다는 기준으로 채 2년을 살지 못할 겁니다.”



돈달산 정상


“헉 헉 헉···”


왠만해선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가진 정민조차 헐떡이게 만들 정도로 그는 미친듯이 달렸다. 순식간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빠른 시간 안에 돈달산 정상에 도착한 위 건우를 내려놓자 그가 질린다는 듯 엎으린 정민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다시 말 하지만 당신은 괴물이야. 그것도 괴물의 왕.”


비행기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바다를 맨몸으로 건너고, 육지에 도착해서는 차를 살 시간이 없다고 미친듯이 뛰어서 3시간만에 돈달산 정상에 도착했다.


“휴.. 오랜만에 운동좀 했군.”


“미친··· 사람 하나 업고 철인3종경기를 3분만에 끝낼 정도로 움직인게 그정도 밖에 여흥을 주지 못하는 겁니까?”


질렸다는듯 고개를 젓는 건우의 모습에 어쩌라는 표정으로 정민이 쳐다봤다.


“...뭐 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렇게 무섭게 쳐다볼 필요는 없잖아요?”


“지금 한시가 급한 일이 있어서 이렇게 온겁니다. 아무튼, 따라오세요.”


건우를 데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정민은 곧 미친듯이 땅을 파기 시작했다.


“저기··· 혹시 여기 무슨 꿍쳐놓은 돈이라도 있는 겁니까?”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묻던 건우는 곧 입을 다물었다. 불과 1분도 안되어 사람 수십명은 들어갈 만큼 땅을 파내는 것을 본 것이다.


“전생에 두더지 였습니까?”


“여기있군.”


깔끔하게 무시한 정민은 원하던 물건을 찾았다는 듯 빼꼼이 고개를 내민 무언가를 통통 두드렸다.


“그게 뭔데요? 금괴?”


“파라다이스 서버요.”


“켁켁··· 뭐라고요!!!?”


기절할 듯이 놀라는 건우를 재미있다는듯 잠시 바라본 정민은 곧 주변땅을 마저 파며 양자컴퓨터를 지면 위로 끌어 올렸다.


“와 돌아이 새끼들··· 이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도 모르고 이런 곳에 처박아 두다니···”


“잠깐. 그 컴퓨터 같이 생긴게 정말 파라다이스의 서버 인가요?”


일반 컴퓨터의 2배 정도 되는 크기의 케이스를 자랑하는 물건을 가리키며 건우가 묻자 정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게 그겁니다.”


“그··· 그럼 이제 파라다이스로 접속이 가능 한 겁니까?”


건우가 떨린다는 듯 묻자 정민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좀 더 기다리셔야 할 겁니다. 일단은 할 일이 있어서.”


“할 일이라뇨?”


건우가 물었지만 정민은 답하지 않고 가지고 온 포장지에 양자 컴퓨터를 소중히 감쌌다.


이윽고 하얀색 뾱뾱이에 둘러쌓인 양자컴퓨터를 들쳐매고 정민이 산을 내려갔다.


“하산합시다.”


“저기요? 전 산 내려가기 힘든데···”


“건우씨보다 이게 더 소중해요.”


“...너무해.”



올때는 3시간이었지만 갈 때는 예약한 비행기로 빠르게 제주도로 도착한 둘은 다시 한라산을 올라 이정우 박사의 오두막에 도착했다.


“그러니까 제가 그냥 여기 있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내가 정민씨를 어떻게 믿습니까? 그냥 보내면 분명히 도망갈 사람인데.”


“제가 왜 도망갑니까? 여기 이정우 박사님도 계신데.”


티격태격하며 오두막으로 도착한 둘은 곧 소란을 듣고 문을 연 이정우 박사의 환대를 받았다.


“오. 역시 빨리 다녀오셨군요.”


그리곤 정민만 들여보내고 건우는 들어오지 못하게 손으로 막는 이정우 박사. 건우가 비 맞은 고양이 같은 얼굴을 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말 잘 들으셔야 파라다이스에 접속 할 수 있게 해 줄 겁니다.”


“와 박사님 진짜···”


건우가 억울해 하자 먼저 들어간 정민이 빼꼼이 머리를 내밀며 말했다.


“침묵의 암살자 다시 안할겁니까?”


“네네. 일주일이든 일년이든 기다릴테니까 분부만 하십쇼!”


말로 건우를 압살한 둘은 비밀기지로 양자컴퓨터를 들고 갔다.


포장지를 뜯자 흙이 여기저기 묻어 더러워진 겉표면이 드러났다.


정민이 탁탁 털려고 하자 이정우 박사가 만류했다.


“괜찮습니다. 전원만 연결하면 알아서 깨끗해 질 겁니다.”


정민이 의아해 했으나 이정우 박사의 말이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것을 알기에 조용히 있었다.


잠시후,


“와아···”


정말 양자컴퓨터는 스스로 청소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진동을 일으켜 흙을 몽땅 털어낸 뒤 바람으로 흙을 날려보내기까지!


마치 살아있는 동물을 보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시스템 가동. 마지막 접속 104일전. 반갑습니다. 신분확인. 최고관리자권한 확인. 이정우 박사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부드러운 여자목소리가 들리며 양자컴퓨터가 LED램프를 밝게 빛냈다. 이정우 박사는 익숙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도 잘 지냈느냐?”

“마스터가 없어서 심심한 것 빼고는 괜찮았습니다.”


“그래. 내 옆에 있는 사람을 혹시 알아보겠니?”


이정우 박사의 말에 정민이 긴장한 표정으로 양자컴퓨터를 바라보았다. 양자컴퓨터는 LED를 조종해 잠시 정민을 바라보는 표정을 보였다. 그러더니 방긋 웃는게 아닌가?


“최초의 ‘신인류’군요? 반갑습니다. 이정민님. 일전의 상냥했던 대화 기억하고 있습니다. 잘 지내셨나요?”


“으...응? 네네.”


정민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양자컴퓨터의 말을 받았다.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눈치였다.


“어머. 여기 컴퓨터에 제 업데이트 파일이 있군요. 마스터. 업데이트를 진행해도 되겠습니까?”


“응. 혼자서 잘 찾는구나. 착하다.”


“헤.헤.헤.”


기분 좋다는듯 웃는 양자컴퓨터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민은 속으로 비명을 내질렀다.


‘미친!!! 컴퓨터가 애교를 피우고 있어!!!’


이런건 절대로 적응 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정민은 머리를 감싸쥐며 상식과 비상식을 넘나드는 자신의 멘탈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정민이 뭘하든 말든 잠시 LED를 꺼뜨린 양자컴퓨터는 곧 졸린눈을 표현하며 꾸벅꾸벅 조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박사님. 저··· 저거 뭡니까? 컴퓨터 주제에 왜저렇게 귀여워요?”


“아. 제가 심심해서 여자아이의 인격을 심어줬었거든요. 그러더니 혼자 쑥쑥 자라면서 저렇게 됐습니다. 하하하하!”


마치 아이의 재롱을 바라보듯 정우는 따뜻한 눈으로 양자컴퓨터의 웃기지도 않은 퍼포먼스를 지켜 보고 있었다. 정민은 다시 속으로 비명을 내질렀다.


‘이런 젠장! 내가 비정상인 건가? 아니면 박사님과 저 컴퓨터가 정상인건가?? 도대체 모르겠어!!’


정민의 절규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꾸벅꾸벅 졸던 양자컴퓨터는 곧 눈동자가 팟 하고 생기더니 기지개를 펴는 듯 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끄으응··· 오랜만에 움직였더니 좀 오래 걸렸군요. 업데이트 완료 했습니다. 어? 이건 되게 창의적이군요. 마스터. Ch.11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 그거? 그건···”


한참동안 알수없는 대화를 나누며 하하호호 웃는 한 노인과 한 컴퓨터의 모습에 정민은 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을 느꼈다.


‘이건 꿈이야··· 이건 꿈이야···’


30분쯤 지났을까? 조금씩 현실에 적응을 완료하는 정민에게 이정우 박사가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이거···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상대를 만나 조금 들떴군요. 허허허! 지루하지 않으셨습니까?”


“아··· 아뇨. 지루 할 수 없는 환경인지라...”


어느정도 적응을 마쳤는지 정민이 안정된 목소리로 답했다. 그 모습을 본 이정우 박사가 빙긋 웃었다.


“아무튼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정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비로소 정상적인 내용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정민은 집중하듯 몸을 앞으로 숙여 경청하는 자세를 취했다.


“우선 양자컴퓨터··· 이거 참. 부르기 힘드니 애칭 미네라고 하겠습니다. 미네에게 지금 이수연양을 탈출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계산을 시켰으니 곧 결과가 나올 겁니다. 오? 벌써 나왔나 보군요. 한번 같이 봅시다.”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디스플레이에 예의 그 이모티콘이 둥둥 떠다녔다. 미네는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이정우 박사와 정민을 바라봤다.


“저기··· 박사님. 좀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응? 말해보게.”


정민 역시 긴장한 표정으로 미네를 쳐다보았다.


“현재 이수연양을 탈출 시키는 건 어렵다는 계산 결과입니다. 일본이 개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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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연구소 20.01.05 24 0 11쪽
22 연구소 20.01.04 16 0 16쪽
21 연구소 20.01.03 1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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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모략 19.12.30 20 0 13쪽
16 모략 19.12.29 17 0 16쪽
15 모략 19.12.28 22 0 11쪽
14 콜로세움 19.12.27 21 0 19쪽
13 고백 19.12.26 22 0 13쪽
12 메딕의 탄생 19.12.25 24 0 13쪽
11 하연 19.12.24 26 0 12쪽
10 그놈의 등장(2) 19.12.23 26 0 15쪽
9 그놈의 등장 19.12.23 22 0 10쪽
8 수연과의 동행 19.12.23 21 0 13쪽
7 배신 19.12.23 27 0 10쪽
6 최찬혁 19.12.23 3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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