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마마마바 님의 서재입니다.

S급 헌터의 실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마마마마바
작품등록일 :
2020.01.28 14:10
최근연재일 :
2020.05.15 22:30
연재수 :
110 회
조회수 :
130,372
추천수 :
5,618
글자수 :
644,186

작성
20.03.04 17:00
조회
1,122
추천
46
글자
13쪽

38.

DUMMY

38.

“차라리 저한테 부탁하셨으면 나았잖아요. 조용히 재워드릴 수 있었는데.”

“재우는 거나 잠깐 기절시키는 거나 똑같지. 그리고 너는 능력을 통제 못하잖아.”

“무슨 소리세요. 저번에 못 보셨어요? 쥐들을 깔끔하게.......”

“그때는 약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랬지.”

“아니 전부터 무슨 소리에요. 약은 무슨 약이에요?”

“에스피시아 하고 있잖아.”

“아니라니까요!”


서지아가 뭐라고 해도 믿음이 안 간다. 분명 그녀는 약을 하고 있다.


연구소 좌표로 다가갈수록 도시에서 벗어난다. 앞 쪽에 작은 숲이 있는데 아마 거기 연구소가 있는 듯하다. 하의성 연구소의 연구시설은 이공간 안쪽에 있었다. 이번 것도 같을까?


걸으면서 서지아는 계속 잔소리를 해댄다. 팀을 기다려야 한다든지 경찰들을 공격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든지.


나는 대답하기도 지쳐 무시하며 술통을 꺼내 두 모금 마신다. 취기가 오르니 서지아의 잔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것처럼 멀어진다.


겨울 숲은 차가워 보인다. 잎 없는 나무들은 가지만 앙상하게 드러낸 채 떨고 있다.

나는 GPS 지도에 눈을 고정한 채 움직인다. 곧 도착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건물이 있다. 돔 지붕의 건물이 숲 한가운데 솟아 있다.


“여기가 뷔숑 연구소인가 보네요.”


서지아가 마침내 잔소리를 끝내고 제대로 된 말을 한다.


“이젠 진짜 더 가시면 안돼요. 팀원들을 기다려야죠.”


싶었는데 아닌 모양이다.

나는 무시하고 연구소 정문으로 간다. 양쪽으로 열리는 두터운 철문이다. 옆에 id카드를 인식하는 보안장치가 달려있다. 시험 삼아 문손잡이를 당겨본다. 역시 잠겨있다.


“잘됐네요. 이제 기다릴 수밖에 없겠어요. 기술자님이 열어 주겠죠.”


기다릴 생각은 없다. 나는 보안장치에 전기를 쏜다.


“뭐하시는 거예요! 망가지면 어쩌려고.”

“이런 건 다 쇼트내면 작동하게 돼 있어.”


보안장치에서 스파크가 튀더니 찰칵 소리가 난다. 문손잡이를 당기자 부드럽게 열린다.


“진짜 무식한 방법이네요.”


서지아가 툴툴거린다.


“계속 뒤에서 투덜댈 거면 호텔에 가 있어라.”


연구소 안에서는 퀘퀘한 냄새가 난다. 오래 놔둔 치즈 같은 냄새다. 복도는 양 옆으로 나있다. 오른쪽 복도로 걸어간다.


“아, 진짜 들어가실 거예요?”


뒤에서 서지아가 초조해하다가 따라온다.


방 몇 개를 둘러본다. 처음 본 방에는 각종 기계장치들이 있다. 검사도구를 보관하는 창고인 것 같다.


“가만히 있지 말고 돕든지 가든지 둘 중 하나를 해라.”

“아, 진짜. 뭘 찾으면 되는데요?”

“서류 같은 거. 아까 브리핑 들었잖아. 자금원을 파악할만한 자료나 이공간 발생장치의 원리를 설명해 줄만한 자료.”


다음 방은 사무실 같이 생겼다.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마다 컴퓨터가 한 대씩 있다. 아마 행정처리를 하는 곳인 거 같다.


“서류라면 여기 많겠네요.”


옆에 캐비닛도 있다. 그쪽은 서지아에게 맡겨두고 나는 컴퓨터를 살펴본다. 일단 가장 높아 보이는 사람 자리부터.


전류를 흘려 전원을 켠다. 오래 쉬고 있던 컴퓨터에서 먼지가 뿜어져 나오고 골골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전원이 픽 꺼져버린다.


“뭐 나온 거 있냐?”


다른 컴퓨터로 옮겨가면서 묻는다.


“아직이요. 되게 쓸모없는 서류가 많네요. 영수증을 대체 왜 보관해야 하는 걸까요?”


서지아가 먼지 때문에 콜록거리며 말한다.


“괜찮은 거 있으면 말해라.”


두 번째 컴퓨터는 잘 작동한다.


“그쪽은 뭐 없어요? 지뢰찾기 하시는 거 아니죠?”


바탕화면이 심하게 지저분하다. 온갖 폴더들이 공간은 빽빽이 메우고 있다. 사용자의 인성이 의심될 정도다.


바탕화면에 익숙한 메신저가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서지아! 이 메신저 본적 있냐?”

“어떤 거요? 이거요? 아뇨. 저는 카톡 썼었죠. 이런 건 보는 것도 처음이네요.”


나도 마찬가지다. 이런 흔치 않은 메신저가 연구소 두 곳과 김경훈, 김재우의 노트북에서 발견 되었다. 어쩌면 이들 연구소가 자료를 주고받기 위해 특별히 만든 프로그램 아닐까?


나중에 조합에 물어볼 필요가 있겠다.


메신저 대화상대와 대화기록은 삭제되어 있다.


다음으로는 폴더들을 살펴본다. 하나씩 눌러본 결과 쓸 만한 건 없다. 죄다 엑셀 파일인데 무슨 데이터를 입력해 놓은 거 같다. 무슨 보고서 같은 것도 몇 개 찾았는데 불어로 작성되어 읽을 수가 없다.


“불어 읽을 줄 아냐?”

“그럴 리가 있겠어요? 저 지금 서류도 숫자만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팀원들이랑 같이 왔어야죠. 전향기 씨가 여기 있었으면.......”

“없으니까 입 다물고 서류나 살펴라.”


나는 보고서를 화면에 띄워놓고 핸드폰으로 찍는다.


“어....... 이거는 어때요?”


서지아가 서류를 건넨다.


“뭐가. 불어밖에 안 보이는데.”

“숫자요. 밑에 숫자가 나와 있잖아요.”


서지아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1과 11이 눈에 띈다.


“이거 날짜 같지 않아요? 1월 11일?”

“1월이니 게이트와 관련 있을 수 있다?”

“그럴 수 있잖아요.”


일리가 있다. 이 서류도 보고서인 것 같은데, 잘하면 게이트에 대해 작성된 보고서일 수도 있다. 사진을 찍고 서류는 남겨둔다.


“서류도 챙겨야하는 거 아니에요?”

“여기 두는 게 나아.”


서류를 그대로 둘 필요가 있다.


나는 서지아에게 다른 보고서를 골라내게 시킨다. 행정서류가 아닌 보고서 같이 생긴 건 모두 끌어내도록.


그리고 서지아가 골라낸 것들을 하나씩 찍는다. 다 찍고 나서는 모아서 캐비닛 맨 위 칸에 넣어둔다.


“다음으로는 숫자가 많이 적혀있는 서류를 찾아라. 아마 자금 운용에 대한 서류일 테니까. 아, 아까 그 영수증이 붙어있다는 서류도 가져오고.”


그 사이에 나는 다른 컴퓨터들을 살핀다. 작업은 마찬가지로 이루어진다. 의미 있어 보이는 보고서들의 사진을 찍고, 서지아가 가져온 행정서류들도 사진으로 남겨둔다.


“이거면 충분할 거 같다.”


방에서 나가 다른 곳을 살피러 간다. 이후로 이어지는 방 두 개에는 별 것이 없다. 하나는 누군가의 개인 사무실인 것 같고, 다른 하나는 청소도구와 비품 몇을 넣어놓은 창고다.


다음 방은 화학 연구실 같아 보이는 곳이다. 각종 분석도구들이 놓여있고, 중앙에 유리벽도 쳐져 있다. 벽 너머는 무균실인 것 같다.


혹시나 실험하던 물질이 남아있을까 싶어 도구들을 살펴본다. 아무것도 없다.


그 다음 방은 들어가기도 전에 뭐가 있을지 알 것 같다. 전력 케이블들이 이 방으로 모이고 있으니.


방안에는 내 생각대로 이공간 발생장치가 있다. 장치를 살피자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연구소에 있는 다른 물건들과 달리 장치 위에는 먼지가 쌓여있지 않다. 이 점을 수첩에 기록해두고 손에 전기를 두르고 장치에 가져다댄다. 장치가 회전하면서 주위 공간을 일그러뜨린다. 장치 바로 위에 이공간 입구가 나타난다.


“잠깐만요. 출구가 어디 있는지는 알고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안 그래도 알아볼 생각이었다.”


출구도 이공간 발생장치 근처에 있을 거다. 바닥에 놓인 케이블을 따라간다. 출구 장치는 복도의 반대쪽 끝에 있는 방 안에 있다.


출구도 알았으니 이제 꺼릴 것이 없다. 다시 입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사장님. 진짜 들어가시게요? 조금만 팀원을 더 기다리죠.”

“그래. 너는 여기서 기다려라. 난 먼저 들어갈 테니.”

“고집 좀 그만 부리세요!”


나는 충고를 무시하고 이공간으로 들어간다. 이번에는 안 따라올 줄 알았는데 서지아는 여기까지 따라온다.


“저도 이젠 몰라요. 걸리면 다 사장님 탓 인줄 아세요.”

“모르긴. 성인이면 자기 행동에는 자기가 책임져야지.”


실내라 그런지 이공간에 들어와도 달라진 게 없다. 그러나 복도로 나오자 생각이 바뀐다. 복도에는 끈적한 녹색 액체가 깔려있다.


“기분 나쁘네요.”


서지아는 운동화 끝으로 액체를 툭툭 건드려본다. 신발이 녹는다든지 하는 일은 없다. 안심한 서지아가 액체 위에 올라선다.


“감촉이 이상하긴 한데 별 일은 없네요.”


서지아 말대로 감촉이 이상하다. 끈적하게 달라붙는 것이 상당히 불쾌하다. 그 느낌을 참으며 한 발짝씩 걸어간다. 가장 가까운 방부터 살핀다. 연구 설비들이 있던 방에는 케이지들이 쌓여 있다. 그 안에는 작은 괴물들의 뼈가 들어있다.


“끔찍하네요.”

“죽어 있어서 다행이야.”


괴물들을 가둬놓고 연구했던 것 같다. 아마 괴물들의 구성성분 따위를 연구했겠지. 이전에 봤던 연구 도구들은 화학연구에 적합할 거 같으니.


케이지와 괴물 시체만 가득하니 살펴볼 건 없다. 다음 방으로 간다.


개인 사무실이었던 방은 정체불명의 꽃으로 가득 차 있다. 새빨간 꽃이다. 꽃의 대부분은 살아있다. 연구소는 폐쇄 된지 오래인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있는지는 모르겠다.


“이공간이라고 꽃까지 이상하게 생기진 않았네요.”

“물러나 있어라.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나는 조심스럽게 꽃에 다가간다. 샘플을 하나 얻어가고 싶다. 옷소매로 손을 감싸고 꽃의 줄기를 잡아당긴다. 곧 꽃이 뿌리 채 뽑혀 나온다.


꽃의 뿌리에는 얼굴이 있다. 흉측하게 생긴 울퉁불퉁한 얼굴이다. 튀어나오자마자 나와 눈을 맞추고 침을 뱉는다.


딱 봐도 유해할 것 같은 침을 피하고 꽃을 바닥에 던진 뒤 뿌리를 짓밟는다. 그러자 뿌리가 높고 큰 비명을 지른다.


귀를 막고 뿌리를 더 세게 짓밟자 으깨지며 즙이 튀어나오고 비명도 그친다.


“안쪽은 흉측하네요.”


나는 으깨진 꽃을 봉투에 담아 주머니에 넣는다.


그때 복도 쪽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 비명소리를 들은 것 같다.


방 출입구에서 이상한 것이 모습을 드러낸다. 잿빛 피부를 하고 둥근 몸통에 굵은 사지와 머리통이 달려 있다. 머리통은 팔과 다리 사이에 붙어있고, 이목구비는 몸통에 달려있다. 사람을 기묘하게 뒤튼 것처럼 생겼다.


몸에 전기를 감고 전투를 준비한다. 괴물도 달려올 준비를 한다.


“제가 재워볼게요.”


서지아가 괴물을 향해 손을 뻗는다. 바로 괴물이 서지아에게 달려든다. 나는 옆에서 달려가는 괴물의 팔을 낚아채 붙잡고 전류를 흘려보낸다.


그 순간 괴물은 팔을 휘둘러 나를 벽으로 던져버린다. 벽에 세게 부딪혀 순간 숨이 막힌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품 안에서 술통을 꺼내 마신다.


그 사이 서지아는 괴물의 팔을 피하면서 놈의 머리통에 정신을 집중한다. 괴물의 정신이 서지아에게 쏠려 있는 틈을 타서 뒤쪽으로 달려가 등짝에 손을 대고 전류를 힘껏 뿜는다.


괴물은 그대로 뒤로 돌아 나를 걷어찬다. 놈의 다리를 양 팔로 막고 붙잡아 전류를 흘린다.


괴물은 어지간히 튼튼한지 개의치 않고 내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고개를 숙이며 안쪽으로 파고들어 피하고, 놈의 다리를 놓고 자유로워진 양손을 놈의 몸통에 가져다 댄다. 그리고 다시 전류를 뿜는다.


이번 공격은 꽤 먹혔는지 괴물이 비틀거린다. 기세를 몰아 몸통을 걷어차고 뒤로 쓰러진 괴물에 올라타서 다시 전류를 뿜는다.


괴물은 나를 붙잡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일어나 서지아에게 달려간다. 서지아는 옆으로 몸을 피하고 괴물의 다리를 걷어찬다. 괴물은 달려가던 힘 그대로 넘어져 구르다가 벽에 부딪힌다.


그리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숨소리가 나는 걸로 봤을 때 잠든 모양이다.


“역시 실전은 힘드네요.”


서지아가 숨을 고르며 말한다. 그러나 쉴 틈은 없다. 문에서 아까와 같은 괴물이 또 튀어나온다. 복도 쪽에서 발소리도 들린다. 저런 게 몇 마리 더 있는 것 같다.


“안되겠다.”


나는 창문을 깬다. 서지아는 바로 내 의도를 파악하고 창문으로 달려온다. 내가 먼저 나가고 서지아가 뒤따른다.


괴물도 우리를 따라 창문으로 튀어나온다. 그 순간 나는 팔을 휘둘러 번개를 내리 꽂는다. 굵은 번개가 괴물에게 내리친다. 괴물의 눈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입과 코에서 김이 나오더니 쓰러진다.


서지아는 숨을 돌리더니 나에게 말한다.


“이럴 때 조훈 씨가 있었으면 편했잖아요. 그러게 팀원을 기다.......”

“한 번 더 그 말하면 비서고 뭐고 짤라버릴 테니 그리 알아라.”

“괜히 찔리니까 화내시기는.”

“닥치라니까.”

“알았어요. 조용히 할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S급 헌터의 실종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0 50. 20.03.16 940 41 12쪽
49 49. +1 20.03.15 919 43 13쪽
48 48. 20.03.14 904 39 14쪽
47 47. +1 20.03.13 912 57 13쪽
46 46. +3 20.03.12 972 41 20쪽
45 45. +2 20.03.11 959 39 14쪽
44 44. 20.03.10 984 46 13쪽
43 43. +1 20.03.09 1,066 45 13쪽
42 42. 20.03.08 1,040 45 14쪽
41 41. 20.03.07 1,050 45 12쪽
40 40. +3 20.03.06 1,075 47 15쪽
39 39. 20.03.05 1,083 46 13쪽
» 38. +1 20.03.04 1,123 46 13쪽
37 37. +3 20.03.03 1,145 48 13쪽
36 36. +2 20.03.02 1,177 51 13쪽
35 35. +7 20.03.01 1,214 56 13쪽
34 34. +7 20.02.29 1,234 56 16쪽
33 33. +1 20.02.28 1,212 62 12쪽
32 32. +5 20.02.27 1,238 62 15쪽
31 31. +3 20.02.26 1,282 53 13쪽
30 30. +2 20.02.25 1,324 56 13쪽
29 29. +2 20.02.24 1,311 58 13쪽
28 28. +3 20.02.23 1,322 63 12쪽
27 27. +2 20.02.22 1,366 63 13쪽
26 26. +2 20.02.21 1,362 61 12쪽
25 25. +2 20.02.20 1,373 60 13쪽
24 24. +1 20.02.19 1,373 62 10쪽
23 23. +4 20.02.18 1,410 66 16쪽
22 22. +5 20.02.17 1,417 68 15쪽
21 21. +4 20.02.16 1,453 69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