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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밭

흙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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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닭
작품등록일 :
2018.01.25 22:10
최근연재일 :
2022.10.23 19:57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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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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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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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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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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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7장 - 21. 말괄량이의 부탁

DUMMY

강렬하게 타오르는 첨탑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그들은 온몸이 새카맣게 그을린 모습으로 40층에 도달했고, 우사기의 짐작대로 다음 층을 향하는 계단은 사방을 둘러보아도 더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녀는 허리에 달려있던 소도구 주머니에서 접이식 탐지봉을 꺼낸 후 느려진 발걸음과 함께 벽을 두드렸고, 이내 방독면의 안쪽으로 아무렇게 꺾여있던 그녀의 귀는 짧고 고요하게 울려 퍼지는 돌벽의 메아리를 찾아냈다.


"여기가 맞는 거 같은데.. 생각보다 벽이 얇아서 다행이네요. 뉴우~ 잠금장치는 좀 더 찾아봐야.."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빠르게 뚫고 들어갈 생각이니, 다들 조금만 뒤에서 엎드리고 귀를 막아주세요."


"이.. 이렇게요?"


"뉴우.."


일행은 건물의 한가운데를 지탱해주는 거대한 기둥 뒤에 숨어서 납작 엎드렸고, 포디반은 세쿼이아 나무가 우거진 화산지대를 아담하게 그려낸 성냥갑을 열었다.


나뭇개비 끝에 묻은 적린은 그들을 유일하게 비춰주는 작은 불꽃이 되었고, 그것은 곧 검게 물든 삼끈에 올라탄 후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발걸음으로 붉은색 초콜릿 조각들에게 시큼한 인사를 건넸다.


치이이익... 투콰아아앙! 후두둑~ 탁.. 타닥..


"꺄아악~ 이런 건 언니들이 더 익숙하다구요! 흐흑.."


"괜찮으니 제 손을 잡아요. 떠나간 그들을 위해서라도 이젠 우리가..."


퍼어억.. 우당탕탕~


무심한 듯 둔탁하게 걷어치우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게 된 두 사람은 또다시 비명을 질렀다.


엎드린 그들에게 손을 내밀던 포디반이 거대한 바윗덩어리의 주먹을 옆구리에 맞고 복도 끝에 날아가서 고꾸라진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놓여있던 항아리와 나무상자는 각진 파편이 되어서 공중으로 거침없이 흩날렸다.


"뉴우욱~ 폭음을 듣고 급하게 달려온 거구나! 가운데 달려있는 구슬이 노랗게 변한 걸 보니 순간적으로 출력을 올린 거 같아요~"


"어.. 어떡하죠~? 벽을 뚫을 때 쓴 폭약으론 꿈쩍도 안 할 거 같아요!"


"크으윽.. 쿨럭~ 제가 드리는 것에 불을 붙이고.. 후우욱.. 당신의 살을 붙여서 구슬에 던져야 합니다!"


휘이이익~ 콰아앙!


골렘은 다시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그들을 향해 거대한 주먹을 내려찍었고, 우사기는 입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하는 포디반을 끌어안은 채 부서진 석조 난간 사이로 굴러 들어갔다.


두 사람의 반대쪽으로 몸을 던진 피나온은 소형 산소통의 연결부를 다급하게 뜯어내며 나타난 방호복의 구멍으로 자신의 일부를 뱉어냈다.


"당신이랑.. 역할이 정반대가 돼버렸다구요! 으아아~"


혼란에 빠진 그녀는 양손으로 다 자란 뱀장어 크기가 될만한 대나무 통에 자신의 살을 뭉개듯 붙였고, 방호복을 벗어 던진 자신의 몸을 연구소의 수조에 떠다니던 모습으로 바꿔서 격렬하게 돌조각들을 휘날리는 골렘을 향해 뛰어들었다.


촤아아악~ 찰싹~ 쿠우웅! 철퍼덕..


매우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듯 벽을 타고 골렘의 핵에 빗겨치듯 화약통을 붙인 그녀는 그것의 오른발에 짓눌려서 쥐포가 되었고, 좀처럼 보기 힘든 용기에 담겨있던 그것은 강렬한 연분홍색 불꽃을 내뿜기 시작했다.


그것은 데일하르의 대장장이들도 어지간해선 가공하기 힘들다는 고대의 보물에 균열을 일으켰다.


푸쉬이이.. 촤아아아악~ 쩌저적.. 쩌적..


짧은 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그것은 회색빛을 보이며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부유력을 잃어버린 바위들은 묵직한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렸다.


"우으윽.. 도대체, 대통 안에 들어있던 게 뭐였죠..? 폭발하는 게 아니고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는데.."


"친에서 들여오는 산화력이 강한 샐러맨더 모래에 접착제를 섞어서 화련석에 붙인 겁니다.. 평소에는 드워프들의 철도 공사에나 쓰는 거죠.."


"그건 데일하르의 정비소나 지질 탐사단의 장비 창고에서도 보기 힘든 물건 아닌가요..? 뉴우.."


"호기심과 시간은 좋은 약이 됩니다. 우사기씨처럼 소속을 바꾼 루반의 지인에게 부탁했죠. 승급한 기념으로 흔쾌히 전해 주더군요. 크윽.. 어딘가, 부러졌나 봅니다."


"일단.. 모습을 보아하니 가벼운 골절에 내장파열은 확실하겠네요.. 만약에 여왕님이 데일하르와 트란실바움의 합작연구에 초기투자를 안 하셨다면 당신은 벌써 죽었을지도 몰라요."


"푸흡.. 가끔은 그 무일푼 공주의 치밀한 준비에 오리살이 돋을 지경이군요."


그들은 힘들게 하몬의 시련을 끝냈음에도 휴식 시간을 최대한 줄여서 새로운 계단에 걸음을 서둘렀다.


* * *


관리실에서도 엄청난 폭발 소리와 함께 짧지만 강력한 흔들림이 남매를 덮쳤고, 청년은 혹여나 천장이 무너질세라 자신의 몸으로 여동생을 최대한 가리고 몸을 웅크렸다.


"오빠~ 이게 무슨 일이야! 너무 무서워.."


"으윽.. 무슨 일이 생긴 거지?!"


건물은 까마득한 시대에 지어졌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곳을 제외한 장소에서 일어난 사고를 명확하게 알려줄 만한 장치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대인들도 최대한 손에 닿는 기술로 관리자를 배려하긴 했는지 벽에 달려있던 2개의 석조 손잡이가 위를 향했고, 그것들은 남매에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시설이 파괴되거나 강력한 충격을 받았다며 경고를 하였다.


"지킴이랑 숨겨진 통로에 문제가 생겼나 봐. 내가 확인하고 올게."


"호.. 혹시 오빠만 갔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해?"


"촌장님께선 유적이 오래되어 종종 말썽을 부릴 수도 있다고 하셨어. 별일 없을 거야. 너무 걱정 말고 기다려줘."


"으.. 으응.."


여동생을 진정시킨 그는 호리병의 허리에서 길게 늘어진 매화끈을 큼직한 손톱에 걸은 후 넓은 어깨에 가볍게 둘러멨다.


이끼가 덮이고 말라비틀어진 줄기가 짧게 내려온 돌문을 열고 묵직한 발소리로 아래를 향하던 그의 등에선 검붉은 비늘이 부드럽게 파도를 탔고, 유적과 함께 조금씩 찰랑거리던 그것은 상대방에 못지않게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듯 뜨겁고 진한 향기를 풍겼다.


* * *


"조난자들의 기운이.. 매우 약하게 느껴져요. 서둘러야겠어요!"


"위에서 무언가 내려오고 있어, 뉴우우.."


"으윽.. 이젠 돌아서 갈만한 통로도 안 보이는군요."


대략 60여 층에 올라서면서 마지막으로 말을 붙인 포디반은 다리에 부서진 나무상자로 만든 부목을 묶어놔서 절뚝거렸고, 희미한 무언가를 느끼기 시작한 피나온은 이마에 달려있던 더듬이 같은 촉수를 우사기의 귀처럼 쫑긋 세웠다. 목적지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의미였다.


쿵~ 쿵~ 쿵~


"또 골렘인가?! 뉴우우..."


"하핫.. 여러분, 대통은 그거 하나였습니다. 지금 남은 건 소형 폭약이랑 유적의 입구에 두고 온 것이 전부죠."


금이 간 돌계단을 타고 내려온 것은 거대한 바윗덩어리는 아니었지만 그것과 크기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몸집이 건장한 생물이었다.


"꺄악! 저.. 저게 뭐죠? 아.. 아니.. 무슨 종족이라고 해야 하나..?!"


"산서성 삼나무숲에서 사는 붉은 '용인'이에요.. 뉴우우.."


"으윽.. 다리가.. 말을 걸어도 이해해줄 만한 상황은 아니군요.. 사전에 공문을 보낸 것도 아니고 이렇게 몽땅 박살 내버렸으니.."


"그건 그렇더라도 전 산서에서 쓰는 토속어도 할 줄 몰라요. 뉴우.."


"후우~ 우사기씨, 지질 탐사단은 지역 언어에 능하다고 들었는데요."


"기사단에서 소속을 바꾼 게 최근이기에, 아직 공부 중이에요.. 뉴우우~"


독특한 모습으로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침입자들은 용인의 눈가에 들어왔는데, 마을의 역사책에서 볼만한 모습은 아니었다.


'도.. 도굴꾼들인가.. 그런데 지킴이까지 뚫고 온걸 보니, 그 북서쪽에 있다는 베미보아 쌀과자 공장을 털어간 대도(大盜)인 것 같기도 하고.. 요즘엔 두건으로 얼굴만 가리는 게 아니고 아예 전신을 덮는 게 유행일지도 모르겠군..'


후와아악~ 화르르륵..


그는 입을 최대한 크게 벌려서 돌바닥에 뜨거운 화염을 내리깔며 침입자들에게 돌아가라는 경고를 보냈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다가왔다.


"크.. 크르륵.. 크르릉!"


"꺄아악~ 어.. 어떻게 하죠? 생물과 싸우게 되면 이전과 같은 방식을 쓸 수 없어요! 게다가 모습을 보니 잘 싸울 것 같은데.."


"뉴우욱.. 포디반씨, 혹시 자잘한 폭약이 남아있다고 하셨나요?"


"네. 아마도 벽을 뚫을 때 사용하고 남은 것이 배낭에 있을 겁니다."


"하나만.. 저게 주세요.. 뉴우우.."


"꺄아악~ 우사기씨, 아무리 그래도 자폭은 안 돼요!"


피나온은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에서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무언가를 흘리며 우사기의 팔을 붙잡고 뜯어말렸다.


"뉴우우.. 피나온씨의 의견도 좋긴 하지만, 그건 단발성이라 실패하면 돌이킬 수 없어요. 저만의 방식으로 싸워볼게요. 뉴우.."


그녀는 자신의 배낭에서 넓고 길쭉한 각반을 꺼냈고, 이내 정강이에서 허벅지까지 감싸듯 묶어 올렸다.


"우린.. 지금 베르딘에 남아 있는 마지막 방패입니다. 우리가 늦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을 고향으로 돌려 보내줘야 해요. 뉴우우.."


우사기는 방호복의 등에 달려있던 짧은 줄을 잡아당겼고, 그것은 허리에 달려있던 산소통을 가감 없이 떼어내면서 그녀의 온몸에 바싹 달라붙었다. 그리고 상대방을 향해서 불을 붙인 폭약을 담은 작은 주머니를 힘껏 날렸다.


휘이이이익~ 투콰아아앙! 푸화아악~


짧은 순간 매캐한 검은 연기와 넓게 흩날리는 모래가루가 용인을 향해 덮쳤고, 그는 거대한 팔로 바람을 일으켜서 흐려진 시야를 밝히며 모래가 들어간 눈을 비볐다.


그리고 어깨에 메고 있던 호리병의 마개를 따서 흘러나오는 것을 날카로운 손톱에 붓더니, 이내 액체가 묻은 손톱으로 복도의 벽을 대고 길게 그어버렸다.


키이이키깃.. 키이이잉! 타닥~ 타닥~ 화르르륵!


그는 강렬하게 타오르는 양팔을 들어서 힘차게 뛰어오는 싸움꾼을 주시했다.


"저.. 저러면 심한 화상을 입지 않나요..?"


"그들만의 의식 같은 겁니다.. 자신과 비슷한 상대를 만나면, 배움을 얻길 희망한다며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들의 몸은 어지간한 불로는 잘 타지도 않습니다.."


"서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만은 같군요.. 뉴우우.."


"크르르륵.. 크르르.."


파아아앗! 카앙 캉카카캉 챙 채챙~ 촤아아악 키이이잉! 캉~ 까앙 캉!


그렇게 두 사람은 한순간에 달라붙어서 횟수를 세기 힘들 정도로 자신들의 무기를 부딪쳤다.


우사기는 각반을 덧댄 긴 다리로 연신 상대방의 안면과 날아오는 날카로운 손톱을 쳐냈고, 용인은 손톱으로 그녀의 일격을 막고 다리를 힘껏 물었으나 미끄럽고 단단한 느낌에 그만 놓쳐버렸다.


"크르륵.."


"찢어진 부분 사이로 드러난 철판이 초록빛을 띄는데요.. 저런 색깔의 금속이 있었나요?"


"여왕님이 개인적으로 의뢰하신 물건입니다. 모슬렉의 그들에게 부탁한 물건을 합작연구에 섞었다고 하더군요.."


챙~ 채앵~ 챙~ 촤악.. 촤아악..


그녀는 아래와 옆에서 동시에 파고드는 날카롭고 긴 할퀴기에 방호복이 찢겨 나가며 안쪽에서 핏방울이 튀었고, 날카로운 이빨을 반짝이던 그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더니 숨겨두었던 긴 꼬리를 크게 휘두르면서 물구나무서듯 착지한 그녀의 양팔을 걷어차 버렸다.


"뉴우욱~"


"후우우읍~ 크롸!"


휘이이익! 투콰아아앙!


용인은 중심을 잃고 공중에 떠오른 그녀를 거대한 손등으로 정권을 찌르듯 갈겨버렸고, 그녀는 골렘이 무너질 때와 비슷한 소리를 내며 벽에 처박혀버렸다. 그리고 그가 주먹을 내지를 때 디뎠던 돌바닥은 넓게 나무뿌리가 뻗은 모습처럼 갈라지면서 움푹 패였다.


"뉴우욱.. 쿨럭~ 허억.. 허억.."


투쾅~ 투콰앙~ 투쾅!


그가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천천히 발을 내딛자 포디반은 주머니에 남아있던 폭약을 한꺼번에 던졌고, 연속적인 폭발음과 함께 시야가 다시 흐려졌다.


"후욱.. 우사기씨 아직 버틸만해요~?"


"뉴우욱~ 허으윽.. 지금은 저도 포디반씨랑 비슷한 상태가 됐나 봐요. 뉴욱.."


피이잉~! 콱! 콰악! 콱!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용인의 의지는 날카로운 무언가가 되어 두 사람의 머리 위에 박혔다.


"으헉~ 이.. 이거.. 손톱 아닙니까?! 이건 저도 전혀 몰랐던 사실입니다.."


"뉴우욱~ 그들의 손톱은 끝까지 자라면 안쪽에 같은 것을 한 묶음 더 남겨둘 수 있어요.. 기사로 보면, 하나의 검집에 장검이 두 자루 들어 있는 셈이죠.. 뉴우.."


휘이이익~ 콰아앙!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은 연기를 뚫고 나타난 새로운 손톱이 그들을 향해 내리꽂혔다. 우사기는 포디반을 자신의 반대쪽으로 밀어내며 튀어 올랐고, 피나온은 떨어진 우사기의 산소통과 자신의 것을 붙여서 용인의 얼굴을 향해 힘껏 내던졌다.


"크르르~ 후으읍!"


푸화아악~ 퍼어어엉! 콰아아앙!


개폐 장치를 완전히 풀어서 던진 산소통은 적은 양이지만 그의 불꽃과 강렬한 반응을 일으키며 폭발했고, 위력이 강력하진 않았지만 갑작스레 정면에 나타난 폭발을 피할 수 없었던 용인은 크게 주춤거렸다.


빠르게 정신을 차린 그는 크게 입을 열어서 뜨거운 입김으로 상대방을 집어삼킬 준비를 했지만, 복도의 한구석에 널브러진 포디반은 유적의 입구에서부터 끌고 온 얇은 전선의 끝을 향해 손을 얹은 뒤 거친 숨을 뱉으며 누름 쇠를 움켜쥐었다.


"후우.. 말은 언제나 한 쌍입니다. 크윽.. 안 그러면 우리의 쫄보 공주님이 이불에 베르딘을 그리시거든요.."


* * *


밤하늘에서는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한 제일 큰 폭죽이 터지면서 두 사람을 환하게 비춰주었다.


"저기, 당신에게 새로운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의 두 번째 말이 되어주세요."


"푸흡~ 공주님은 좀 변태 같은 취미가 있으신가 봅니다."


"그.. 그게 아니에요! 장기판에서 옮기는 기물이라구요. 그리고 곧 기사단의 자리를 내려놓을 사람이 저의 첫 번째 말이 되어줄 거예요."


"어디로 튀어 다니실 줄 모르는 얌체공을 용케 잡아주는 사람이 있나 보군요."


"늘 귀찮아하는 듯하면서 저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녀석이에요."


"마지막으로 이건 대답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만, 만약 당신의 위에 서는 자가 나타난다면 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앞으로 제가 보여드릴 모습이 충분하게 답변을 대신해줄 거에요."


포디반은 평소처럼 잔잔한 미소를 보냈고, 그녀는 정갈한 주전자에서 홍차가 더 나오지 않자 쌀가루만 뽀얗게 남은 나무접시에 여러 손가락을 부드럽게 두드리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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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10장 - 50. 떡잎의 시대 +2 20.10.24 38 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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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9장 - 41. 거푸집 벗 18.11.01 80 0 15쪽
40 9장 - 40. 길잡이의 취향 +2 18.08.05 111 1 20쪽
39 9장 - 39. 차갑게 마시는 독 18.07.19 8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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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9장 - 36. 뿌리둥지 나들이 +2 18.06.09 119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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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8장 - 23. 마녀의 요람 18.04.03 109 1 25쪽
22 7장 - 22. 꿈꾸는 일기장 18.03.28 120 1 17쪽
» 7장 - 21. 말괄량이의 부탁 18.03.23 119 1 15쪽
20 7장 - 20. 불나방패 18.03.07 165 1 26쪽
19 7장 - 19. 돌풍선 18.03.04 124 1 14쪽
18 6장 - 18. 기다림의 끝 18.03.01 143 1 17쪽
17 6장 - 17. 울지 않는 두꺼비 18.02.25 150 1 16쪽
16 6장 - 16. 테라바시아 18.02.23 153 1 15쪽
15 6장 - 15. 찻잔 너머 그 무언가 18.02.21 139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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