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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ine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자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Heine
작품등록일 :
2024.02.09 09:40
최근연재일 :
2024.04.01 15:33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2,462
추천수 :
19
글자수 :
37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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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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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아카데미편 성유물(4)

DUMMY

나정은 온종일 마을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며 성유물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패스에 마을 전체의 위치를 기록한 것 외에는 수확이 없었다.


수확보다도 나정은 어딘가 꺼림칙한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누군가 날 미행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단순한 감시?’


나정은 마을에 들어온 이후로 계속해서 어떤 시선이 느껴졌다.


비록 전투 중이 아닌 지금은 시선의 근원을 정확하게 탐지할 순 없었지만, 그럼에도 예리한 그녀의 감각은 시선의 존재 자체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럴 때.’


“아유, 나정님. 그럼 가시는 김에 이것도 좀 같이 부탁드리겠습니다.”


나정이 쌀 포대를 받으며 주민의 눈을 유심히 살펴봤다.


주민의 눈동자 색은 프쉬케의 그것과 같은 초록색.


단순히 색깔이 같은 게 아니라, 눈동자의 형태와 거기서 느껴지는 안광마저 동일했다.


“다들 눈빛이 이상한데······ 기분 탓인가······.”


의심을 시작하니 어째 행동도 약간씩 어색해 보이기 시작했다.


가령, 이들이 말을 할 때는 마치 ‘중앙 통제’를 받기라도 하는 것처럼 찰나의 정적이 생긴다든가.


사람들의 시선은 항상 한꺼번에 움직인다든가.


그렇게 쌀포대를 나르고, 집 나간 돼지를 잡아오고, 양 떼를 습격한 늑대를 퇴치하던 중 뜻밖의 인물들과 조우했다.


“아, 아인?”


“하다 하다 이젠 양치기야?”


진짜 늑대는 쫓아내고 늑대 흉내를 내며 양을 몰던 나정 앞에 아인과 그 일행이 나타났다.


“나정님!”

“나정아.”

“말도 없이 사라지면 어떡해!”


나정은 양손을 들고 무섭게 늑대 흉내를 내던 것이 창피했는지 얼굴이 빨개져서 괜사리 헛기침을 했다.


“그······ 여긴 어쩐 일인가? 아인, 내가 분명히······.”


“땡땡이치러 왔다. 왜.”


아인이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에르아가 짓궂은 장난을 쳤다.


“나정아, 얘가 널 어찌나 보고싶어했는지 알고 있어?”


“내가 언제?”


아인이 발끈하자 에르아는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며 연약한 여자아이 흉내를 냈다.


“꺄악~ 해치지 말아주세요~”


“하아······ 됐다.”


아인이 급속도로 지끈거리기 시작한 머리를 감싸 쥐었다.


“도와주러 왔어. 서나정.”


나정은 내심 기뻤다.


아인은 물론이고, 카밀라와 에르아, 그리고 라플라스까지 꽤나 정이 든 상태였기에 이들이 본인을 도와주러 왔다는 사실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하지만 한 켠에는 이들에게 폐를 끼친 게 아닌가, 특히 아인의 평범한 삶에 방해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작정 기쁜 티를 낼 순 없었다.


최대한 절제된 목소리로,


“고맙네, 모두들. 종일 마을을 돌아봤지만 성유물에 대한 단서는 찾을 수 없었어.”


감사인사와 함께 하루종일 무슨 일을 했는지 설명했다.


이들이 양 떼 목장 앞에서 잠깐의 회포를 푸는 동안 먼발치에서부터 베니가 달려왔다.


“나정님!”


나정에게 다가온 베니는 아인 일행을 보고 내심 놀랐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어어······ 아인님, 에르아님, 카밀라님, 그리고 폴라리스님까지? 여긴 어쩐 일로······.”


“나정이를 도와주러 왔어. 베니, 오랜만에 보네.”


카밀라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나정님을 도와주러 오신 거군요! 몽피온 마을은 어떠셨어요? 마음에 드셨나요?”


베니는 언제나처럼 순박한 미소를 지으며 이들을 환영했다.


“혹시 묵을 곳은 찾으셨나요?”


“아니, 통 못 구하고 있어. 그러고보니 베니는 이곳 마을 출신이었지?”


에르아가 베니의 고향을 기억해냈다.


“에르아님! 감동이에요.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네, 맞아요. 혹시 잘 곳을 아직 못 구하셨다면, 저희 집에서 주무시겠어요? 나정님의 방을 제하고도 몇 개가 남거든요!”


“그럴 수 있다면 정말 고맙지, 베니. 신세 좀 져도 될까?”


아인이 대답했다.


“그럼요, 당연하죠! 부모님도 기뻐하실 것 같아요! 이렇게 많은···친···”


“친구 맞죠, 베니님.”


베니가 말을 얼버무리자 폴라리스가 베니의 양손을 잡고 격려했다.


“고마워요 베니님. 당신께 힐데가르님의 가호가 있기를.”


“베니, 무슨 일이야? 그렇게 급하게 달려와서는.”


나정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아! 맞다. 나정님, 놀라지 마세요.”


베니의 입에서 뜻밖의 소식이 튀어나왔다.


“성유물의 위치를 알아냈어요. 바로, 교회에요.”


나정은 대부분의 장소들을 가봤지만, 교회만큼은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교회는 평소엔 개방되지 않다가 주일에만 개방하기 때문이었다.


“이 마을엔 교회가 있네요? 어떤 신을 모시는 곳인가요?”


폴라리스가 멀리 교회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제가 마을을 떠난 후에 지어졌거든요. 마침 내일이 주일이니, 오늘은 쉬시고 내일 방문해보시겠어요?”


아인 일행은 서로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 * *



“그러고 보니 우린 아직 너희의 이야기를 많이 듣지 못한 것 같아.”


“너희 얘기? 나랑 서나정을 말하는 거야?”


옹기종기 한 방에 모여앉은 다섯 명은 마치 수학여행이라도 온 듯 떠들고 있었다.


“네! 저희 셋은 늘 궁금했었어요. 공식적으로 사역마라고는 하지만······.”


“사역마의 핵심인 사역의 인장도 딱히 안 보이고. 누가 봐도 그냥 친구 같길래.”


나정과 아인은 서로 눈을 한번 마주치고 다시 앞을 바라봤다.


둘은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지만, 분명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걸 어디까지 말해야하지······.’


“맞아. 서나정은 내 사역마가 아니야.”


“에에엑······ 진짜요?”


“아닐 거 같았다며. 뭘 그렇게 놀래?”


“그래도 직접 아니라고 듣는 거랑은 다르죠! 아인님, 교환학생은 맞는 거에요?”


폴라리스의 눈이 휘동그래졌다.


“그것도 애매한데······.”


“아인은 공식적으로 교환학생 신분은 맞으나, 한성왕립학교엔 다니고 있지 않아.”


뭐라고 말해야 할지 아직도 못 정한 아인을 대신해서 나정이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카밀라가 고개를 갸웃했다.


“나와 서나정은 조선 정부의 명령을 받고 이곳에 교환학생 자격으로 입학하게 되었어. 굳이 소속을 따지자면······ 정부 소속이라고 해야하나.”


“그러니까······ 헤르반로시에서는 한성왕립학교에서 교환을 온 학생 취급이지만, 막상 조선에서 학교는 안 다닌다, 이런건가요?”


폴라리스는 꽤나 잘 정리해서 말했지만, 이해는 하지 못한 것 같았다.


“너희는 그럼 처음부터 학교를 제대로 다닐 생각은 없었던 거야?”


에르아가 순수한 궁금증으로 물어봤다.


“뭐, 그런 셈이지.”


아인이 어깨를 으쓱했다.


“성유물 확보 의뢰를 받고 온 거니까. 물론 학교생활은 나름 재밌긴 했어.”


학교생활이 재밌었다는 아인의 말에 나정은 괜히 찔렸다.


“그렇구나. 나정아, 넌 그럼 조선에서 귀족이었던 거야? 아인이 널 부르는 호칭을 들었어. 애기씨, 라고.”


카밀라의 입에서 뜻밖의 호칭을 들은 나정은 괜히 창피해서 얼굴이 달아올랐다.


“조선 밖에서 아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그 호칭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


아인을 괜히 한번 째려보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응, 맞아. 난 조선의 귀족 가문 출신이야. 에르아도 귀족 가문인 것 같던데. 맞아?”


“응? 나? 어······ 뭐······ 대충 맞아. 그러고보니까 한 번도 제대로 소개한 적 없는 것 같네.”


에르아가 검지 손가락으로 데카헤로스 가문의 문장을 마법으로 만들어냈다.


“정식으로 소개할게. 에르아 라플라스 드 라 데카헤로스, 기원은 탐구 계열의 『진리에 다다르기 위해 밤을 지새운다』야. 조선에서는 기원을 함구하는 게 예의라고 들었는데, 내키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물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정에 대한 정보는 레코드에서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에르아는 내심 궁금했다.


“아니, 괜찮아. 기원을 들었으니, 내 기원도 말하는 게 도리겠지. 내 기원은 파멸 계열의 『멸망 직전의 세계에서 신을 살해한다』야. 잘 부탁해.”


파멸 계열 기원의 위험성은 조선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물론 그만큼 파멸 계열의 기원을 가진 이들의 고충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었기에, 조금의 교양이 있다면 대놓고 티 내진 않았다.


게다가, 나정은 이미 그들의 마음속에서 든든한 동료였기에 아무도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괜히 찔린 나정이 먼저 나서서 안심시켜 주려 애썼다.


“아, 하지만 걱정할 거 없어. 최근엔 살기를 다루는 법이 상당히 늘었는지, 학원에 온 이후로는 한 번도 잠식되거나 그런 적도 없어서 걱정하는 일은······.”


나정이 어떻게 말을 마무리해야 할까 갈팡질팡하자 아인이 적당히 끊어줬다.


“뭐, 그렇게 되면 직접 제지해줄 거지만. 얘보다 내가 강하거든.”


말을 마치며 피식 웃는 아인이 유난히 고마운 나정이었다.


“난 카밀라 하츠야. 지겐에르드의 하츠 가문 출신이지.”


“너도 귀족이야?”


“응. 그렇다곤 해도 지겐에르드 국민의 대부분은 귀족의 신분이라 그렇게 특별할 건 없어.”


아인의 물음에 카밀라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기원은 숙련 계열의 『어린 소녀가 자유롭게 그림을 그린다』야. 잘부탁해.”


“제 차례인가요? 전 신의 도시 테라피아에서 왔어요. 제3구역 출신이고, 제 기원은······.”


우물쭈물하는 폴라리스를 가운데 두고, 양 옆에서 카밀라와 에르아는 벌써부터 뭐가 웃긴지 필사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 아하하······ 연결 계열의 『눈을 가린 채 수갑을 찬 여성』이에요······.”


아인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아 미안.”


물론 금세 정색했다.


당장이라도 폴라리스가 터질 것처럼 얼굴이 붉어졌기 때문이었다.


“아인, 타인의 기원을 비웃는 건 좋지 않은 태도야.”


서나정이 지적하자 아인은 다시 한번 사과했다.


그 후로도 아인 일행은 웃고 떠들며 밤을 보내다 새벽 세시쯤에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 * *



“여러분 일어나셔야 해요! 예배가 곧 시작되려고 해요!”


방문을 두들기는 베니의 목소리에 하나둘씩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으······ 5분만······”


폴라리스의 팔을 꼭 껴안고 자던 에르아는 아직도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얼른 나가야 예배 시작 전에 진입할 수 있어요! 여러분!”


늦었다간 못 들어간다는 말을 듣고서야 모두 번쩍 일어나 재빠르게 나갈 채비를 마칠 수 있었다.


다행히 베니의 집에서 교회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고, 일행은 예배 시작 전에 들어가 무사히 착석할 수 있었다.


교회는 그렇게 크기가 크진 않았다.


“일단 들어오긴 했는데, 이제 어쩌지?”


“음······ 패스의 색이 한층 밝아지긴 했는데, 더이상 밝아지진 않는 것 같아.”


“그게 뭐야?”


나정의 손에 들린 직사각형 모양의 종이가 초록색으로 발광하고 있었다.


“이거? 프쉬케가 준 패스라고 하는 도구야. 자동으로 지도도 그려주고, 성유물에 가까이 가면 이렇게 빛을 내뿜게 돼 있어.”


그 순간, 나정은 패스에서 빛나는 초록색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리만큼 익숙한 초록색인데······ 마치······ 마치······.’


“프쉬케의 눈동자 색이랑 똑같네.”


나정이 할 말을 아인이 대신 했다.


“그리고, 마을 들어왔을 때부터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아인이 주위를 한 바퀴 빙 둘러보더니 일행만 들릴 정도의 크기로 작게 말했다.


“마을 주민들의 눈동자 색이 모두 다 똑같아. 프쉬케와, 이 종이와 같은 초록색.”


마침 목사가 도착해 예배가 시작되었고, 주변을 탐색하느라 자리를 비웠던 에르아도 돌아왔다.


“근데 말야······.”


에르아가 목사 앞에 있는 제단을 가리켰다.


“저기서 빛나는 오브. 저거 뭔가 수상하지 않아?”


에르아가 가리킨 제단에는 구체가 놓여있었는데, 형형색색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제가 바로 성유물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지 않아?”


“에이, 이렇게 쉽게 찾는다고? 그럴 리가.”


아인이 가능성을 차단했지만, 에르아는 꿋꿋했다.


“아니, 진짜야. 저기서 이상한 마력도 막 느껴진다니까? 잘 봐봐!”


에르아는 마력을 느끼는 감이 뛰어났다.


발동된 지 한참이 지난 마법의 잔해에서조차 누가, 언제, 어떤 마법을 사용했는지 역추적해낼 수 있을 정도였다.


“보통 자연상태의 마력자에서는 신비 속성만 느껴지고, 누가 인위적으로 사용했다면 사용한 속성이 느껴지지. 속성은 아무리 많아 봐야 두세 가지가 융합된 속성이 느껴져야 하는데······.”


‘저건······ 평소에 변태놈이 사용하는 마법에서 나오는 빛과 비슷한 색이야.’


구체에서 나오는 오묘한 빛은 일반적인 광채와는 확연히 달라 보이긴 했다.


“저 구체에선 모든 속성이 융합된 게 느껴져. 너도 느낄 수 있지 않아, 아인?”


여기서 에르아만큼은 아니지만 그나마 마력에 대한 감이 좋은 건 아인 밖에 없었기에, 아인에게 동의를 구하는 에르아였다.


아인도 그녀의 말대로 정신을 집중해보니, 정말로 모든 속성이 융합된 마력자가 뿜어져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뭐야, 진짜네? 이렇게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진 않았는데······.”


정말 제단 위에 놓여있는 구체가 성유물이 맞다고 한들, 문제가 있었다.


“성유물이 맞다고 쳐. 저걸 어떻게 가져올거야?”


카밀라가 날카롭게 질문했다.


“그러게요. 여긴 어떨지 모르겠지만, 테라피아의 성당에서는 촛대 하나만 훔쳐가도 중죄인 걸로 알고 있어요.”


“흠······ 팔 생각 있냐고 물어보는 건 어때?”


종교에 관심이 없는 에르아가 성스러움을 이해할 수 있을 리는 없었다.


“확인했으면, 우선 나가서 생각해보자. 이걸 더 들을 건 아니잖아? 신학 수업 듣는 기분인데.”


교회에선 예배를 진행 중인 목사의 음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주신이여, 만물의 지고하신 지배자시여, 부디 우리를 가련히 여기시옵고.”


아인, 서나정, 에르아, 카밀라, 그리고 라플라스가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예배당 뒷문으로 향했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은 다시 넷이 되고, 넷은 여덟이메 전체가 될 지어니.”


예배에 방해되지 않게 다들 조심조심 걸어갔다.


“여덟가지 계율로서 만상천하의 지배자가 되시오메.”


건너편에 베니가 앉아서 눈을 감고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나정이 베니에게 다가가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모든 원죄를 사하시고 빛으로 어둠으로 구원으로 안식으로 이끌어주시옵고.”


베니가 입 모양으로 나갈 거냐고 묻자, 나정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베니도 알았다는 듯 눈웃음을 짓고 아인 일행을 따라나섰다.


“불경한 자들에게 신벌을 내려주시옵고.”


조심조심 걸어가 예배당의 뒷문 앞에 일행이 다 모이자 아인이 문을 밀었다.


“불경한 자들에게 신벌을 내려주시옵고.”


문이 잘 열리지 않자 아인이 다시금 힘을 힘껏 줘서 밀었다.


“불경한 자들에게 신벌을 내려주시옵고.”


목사가 같은 구절을 세 번째로 반복하자 이상함을 느낀 나정이 뒤를 돌아봤다.


예배당 안에 있던 모든 이의 시선이 그들에게 꽂히고 있었다.


“문이 이게 왜 안 열리지?”


무심코 나정을 따라 뒤를 돌아본 일행은 살짝 소름이 돋았다.


“뭐야, 원래 중간에 못 나가는거야?”


“불경한 자들에게 신벌을 내려주시옵고.”


“이들은 왜 자꾸 같은 문장을 반복하는 겐가?”


나정이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예배당 안에 있던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사불란하게 팍 하고 일어난 탓에 폴라리스가 깜짝 놀랐다.


“문이 안 열리는데?”


아인이 신경질적으로 문고리를 쾅쾅댔지만, 문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


문을 열다가 포기한 아인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뒤를 돌아보자,


“모든걸 바칠지어니 가련한 당신의 노예에게 어둠을 몰아낼 힘을 내려주소서.”


“바치나이다.”

“바치나이다.”

“바치나이다.”

“바치나이다.”


하나 된 소리가 울려퍼짐과 동시에 예배당 안에 있던 모든 주민들이 아인 일행을 향해 돌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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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아카데미편 신살의 순간(1) 24.04.01 3 0 16쪽
57 아카데미편 기원의 시(2) 24.03.31 6 0 16쪽
56 아카데미편 기원의 시(1) 24.03.31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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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아카데미편 거짓 신(2) 24.03.28 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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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8강(1) 24.03.11 11 0 16쪽
35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선발전(3) 24.03.10 13 0 16쪽
34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선발전(2) 24.03.09 14 0 16쪽
33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선발전(1) 24.03.08 19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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