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Heine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자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Heine
작품등록일 :
2024.02.09 09:40
최근연재일 :
2024.04.01 15:33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2,464
추천수 :
19
글자수 :
379,540

작성
24.03.16 09:06
조회
9
추천
0
글자
17쪽

아카데미편 사랑의 묘약(1)

DUMMY

결승전에 진출한 폴라리스 스쿼드는 단숨에 학원 최고의 화제가 되었다.


리더였던 폴라리스는 말할 것도 없었다.


“폴라리스!! 폴라리스님!! 여기 좀 봐주세요!!”

“폴라리스님!! 아이돌 데네브와 친하다는 게 사실인가요?”

“폴라리스님, 저도 치료해주세요! 치료!!”


“네? 아, 아하하······ 잠시만요! 한 분씩 천천히······ 하하······.”


폴라리스가 연신 어쩔 줄 몰라하며 그녀의 보랏빛 눈동자만 깜빡깜빡거렸다.


카밀라는 여느 때와 다를 거 없이 기계정비실에서 무기를 손보는 중이었지만, 그녀를 지켜보는 수많은 시선이 문밖에서 느껴졌다.


“음······ 과열된 흔적이야. 이래서 맞추지 못한 건가. 강선만을 개조하는 게 답은 아닌 것 같군.”


하지만 그녀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아인과 나정에게도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다.


“공허를 다루는 마검사라며? 역시 처음 봤을 때부터 예사롭지 않다 했어.”

“저 눈빛좀 봐······ 빠져들 것만 같아······ 나도 아인님이 여시는 공허에 들어가버리고 싶다······.”

“아인 만세! 아인 만세! 아인 만세!”


“저 사람이 바로 그······.”

“맞아. 바로 그 전설의 사역마. 프리마 마이어 선배를 작살내놨다지?”

“칼 마이어가 안나오는 이유도, 저 사역마한테 얻어맞아서 그런 거라잖아?”

“진짜? 역시 아인님의 사역마다워. 조선펀치! 조선펀치!”


아인과 나정은 열심히 학생식당에서 도망쳐 나와, 나정의 별실로 직행했다.


“······.”

“······.”


서로를 바라보며 당황과 황당이 뒤엉킨 표정을 지었다.


“자네, 평범해지는 게 소원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랬지. 지금도 그렇긴 하지.”


“망했군. 이래서야 성유물을 비밀리에 수색하는 건······.”


나정이 머리를 짚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어. 이렇게 된 김에.”


눈을 반짝거리며 나정이 결심했다.


“최선을 다해 학과 대항전을 우승하고 정식으로 성유물 조사를 맡는 수밖에.”


“근데 엄밀히 말하면,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거지 성유물을 준다고는 안 하지 않았어?”


아인이 날카롭게 지적했다.


“아니, 그렇잖아. 성유물을 조사하는 의뢰를 내주겠다고 했지 준단 말은 없었던 거 같은데?”


“······.”


나정의 손에 살기가 깃들었다.


“그걸······ 그걸 이제 말하면 어떡하자는 겐가, 자네는?”


“아니, 진짜로 방금 생각나서. 일단 그 주먹부터 조금 푸는 게······.”


“지금? 지금 생각났다고? 그러니까, 내가 온갖 마수를 썰어대며 고생하는 동안, 자네는 희희낙락 분홍머리 여자애와 학교생활을 즐기면서 한 거라고는, 성유물을 주는지 안 주는지도 확실히 모르는 학과 대항전에 참가하겠다는 생각을 낸 것 밖에 없다는 겐가? 가뜩이나 돈도 떨어졌는데, 여기서 얼마나 더 있을 작정으로?”


“아니, 나도 그럼 기껏해야 교환학생 신분인데? 이게 지금 최선인 건데? 내가 무슨 수로 성유물을 알아보고 다니나? 그리고, 꼬우면 마법 배우던가? 응? 누가 사역마로 오래? 그리고, 돈이 없는 게 내 잘못이야? 어디 한 번 계산해볼까? 누가 제일 많이 쓰는지? 으응?”


“윽······ 버, 벌어오면 되지 않겠는가! 벌어오면!”


실제로 자금의 대부분은 나정이 썼기에 특별히 할 말은 없었다.


많은 게 바뀐 헤르반로시였지만, 가장 극적으로 변화한 것은 나정이 언급한 분홍머리 여자애, 에르아였다.


.

.

.


—비록 가상현실일지라도.


—널 죽게 내버려두지 않아.


에르아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바보.”


회색머리의 소년은 그 말과 함께, 정말로 그 쏟아지는 붉은 태양을 막아냈다.


“그런 말을 해놓고······ 못 막기라도 했으면 어쩌려고······.”


자꾸만 그녀 앞에서 마법을 막아내던 아인의 등이 떠올랐다.


벌컥!


“에르아~ 저희 왔······ 에르아? 울어요??”


“응? 아니, 아닌데······.”


고개를 파묻고 있던 에르아의 등 뒤로 문이 활짝 열리며 폴라리스가 들어왔다.


“에르아, 푸딩 좀 사왔는데. 같이 먹을래?”


뒤이어 카밀라가 시내를 나갔었는지, 푸딩을 양손 가득 사 들고 들어왔다.


“어디에서? 엔젤릭스위츠에서 사온거야?”


책상 위에 올려진 푸딩을 보니 에르아의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한입에!!


먹으려다가 내려놓았다.


어느새 울적해진 에르아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 둘에게 고했다.


“아냐······ 괜찮아. 너희 다 먹어······.”


“네? 에르아, 엔젤릭스위츠의 푸딩이에요! 한번 먹으려면 다섯 시간은 기다려야 하는!”


“아니야······ 나 안 먹을 거야. 너네 둘이 다 먹어.”


폴라리스와 카밀라가 의아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에르아, 진짜 안 먹어?”


심지어는 그 감정 변화 없는 카밀라마저 놀란 눈치였다.


“······응.”


“아, 알겠어요 에르아! 혹시라도 마음 바뀌면 말해주세요?”


폴라리스와 카밀라가 방을 나갔다.


에르아도 이불에서 나와 침대에 걸터앉아, 치마 아래 자신의 허벅지를 바라봤다.


—와, 너 진짜······ 운동 좀 해라.


4강 경기 중에 들었던 아인의 말이 다시금 들려왔다.


침대에 한껏 눌린 허벅지는 그녀 스스로가 봐도 고체와 액체의 중간 어디쯤 되는 마물, 슬라임 같았다.


근육이 아예 없는, 그저 한없이 말랑말랑할 뿐인 슬라임 같은 허벅지.


“······그 사역마는 다르던데”


에르아는 체육복을 입고 날뛰던 나정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정은 꽤 마른 몸을 가지고 있었지만, 비슷하게 마른 카밀라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카밀라가 잘 다져진 마름이었다면, 나정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듯한···


뭐랄까······ 쫄깃함? 그래, 쫄깃함을 보유하고 있는듯했다.


카밀라는 분명 멋있고 예쁘지만 에르아는 그녀를 부러워한 적이 없었다.


스스로의 외모에 자신 있었기 때문에, 지금껏 그 누구도 외모 때문에 부러워했던 적은 없었다.


그랬던 그녀가 이상하게 자신의 외모를 신경 쓰기 시작했다.


푸딩이 바로 그 증거다.


에르아는 꾸미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평소에도 곧잘 화장품 같은 것들에 신경을 쓰는 편이었지만 디저트를 거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 공부나 하러 가자.”


에르아가 침대에서 일어나 나가려는데,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 아냐고 그걸!”

“됐네, 됐어. 자네에게 기대한 내가 바보지. 옛 성현께서는······”


사이 좋아 보이는 남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응? 에르아!”

“에르아? 마침 찾고 있었네. 결승전의 전략에 관해서······.”


에르아는 괜히 심술이 나서 본 체도 안 하고 순간이동으로 자리를 떠났다.


4강전에서 아무 도움이 안 됐다는 생각에, 결국 적들을 쓰러뜨린 건 나정과 아인이라는 생각에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밀려왔다.


열등감.


데카헤로스 가의 천재 영애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인이 없는 곳에서 나정과 에르아는 꽤 친한 사이였다.


친한 친구 사이가 되어 같이 다니기 시작한 두 사람이 사고를 친 건, 이날로부터 며칠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 * *



“아인, 내 쪽을 조금 봐달란 말이야!”

“그 때 보여줬던 거, 조금 더 보여줄까? 아인?’


나정과 에르아는 아인의 왼쪽과 오른쪽 팔에 각각 매달려서 온갖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


“맨날, 맨날 분홍머리 소녀하고만 놀러 다니고, 조선에서 맨날 하던 ‘그거’도 여기 와서는 한 번도 안 해주고, 정말 너무하네!”

“사역마랑 맨날 밤마다 산책 나가고, 요샌 나랑 같이 잠도 안 자고, 정말 너무해!! 덮쳤으면서, 봤으면서!!”


꽤나 좋은 경험이었다.


미소녀 둘에게 둘러싸여 드문드문 생략된, 의미심장한 말들을 듣는 건.


문제는 현재 아인의 위치가 동아리방이었다는 점이다.


‘도망가자.’


“방금 사역마가 하는 말을 들었어? 조선에서 맨날 하던 ‘그거’라는데? ‘그거’가 뭘까?”

“에, 에르아를 덮쳤다던데?”

“와······ 막 나가네, 교환학생.”

“사역마에, 그 에르아까지?”


아인은 빠르게 도망치다가 폴라리스와 마주쳤다.


“오, 아인님! 마침 잘 만났네요. 드릴 말씀이······.”


“나중에! 나중에, 폴라리스!”


“또 여자인가? 자네는 대체······ 정말 너무해, 아인!”

“······역시 저런 취향이었던 거야? 넌 마른 게 좋은 거지? 이런 것보다?”


에르아가 팔에 대고 흉부를 부볐던 탓에 아인은 정신이 나갈 뻔했다.


그리고, 때마침 나타난 카밀라가 길을 막았다.


“잠깐만, 아인. 우리도 저 둘에 관해 얘기하려고 온 거야.”


카밀라는 아무래도 폴라리스와 같이 온 것 같았다.


“허억······허억······ 달리기가······ 빠르시네요, 아인님.”


폴라리스는 겨우겨우 아인을 따라잡았다.


“이 두 사람에 관해 얘기하려고 온 거라고?”


“네네. 여긴 음······ 조금 사람이 많으니까, 방으로 갈까요?”


아인 일행은 그렇게 폴라리스의 방으로 향했다.


“······방금 카밀라랑 폴라리스였지?”

“맞아. 같이 방으로 가자고 했어.”

“한번에 네 명······ 그게 가능한가?”


이상한 오해만 계속해서 늘어갔다.



* * *



“사랑의 묘약이라고? 그런 게 있단 말이야?”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아인은 깔끔하게 두 사람의 뒷목을 가격해 기절시켰다.


덕분에 정신 사납지 않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대들에게 안식을······. 네, 개발되는 중인 약 중에 그런 게 있었나 봐요.”


폴라리스는 나정과 에르아를 금빛 보호막으로 감쌌다.


“진정제 역할과 수면제 역할을 겸하는 보호막이에요. 제 능력은 워낙 미약해서, 건드리면 깨지니까 조심해주세요!”


“응, 알겠어. 고마워, 폴라리스. 둘은 대체 어쩌다 그런 걸 먹게 된 건데?”


카밀라와 폴라리스는 서로 마주 보며 우물쭈물 대다가, 카밀라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어디서 시작해야 하지······ 그제 일부터 시작해야겠지?”


“네, 아마도요.”


시간은 그제 낮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

.


“나정아, 무슨 고민 있어?”


“아, 에르아.”


라플라스에게 다섯 번째 받고 있는 바실리스크 사냥 의뢰.


이젠 눈 감고도 처리할 수 있었다.


‘원래도 눈 감고 사냥해야 했지, 참.’


아무튼, 바실리스크를 가볍게 죽여버리고 정원의 분수대에 앉아 한숨을 내쉬고 있는 서나정은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자네는······ 돈을 벌어본 적이 있는가?”


“돈? 갑자기 왜?”


데카헤로스 가문은 페탈로다 공화국의 유력 가문이었다.


그러나, 공화국의 유력 가문이라는 게 꼭 돈이 많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딱히 벌어본 적은 없지만······ 혹시 돈 떨어졌니?”


“······그렇게 됐네. 조부께 걱정을 끼쳐 드릴 수도 없고.”


에르아네 가문은 대대로 학문 연구에 미친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이 사재끼는 교재, 개인교습비, 날려 먹은 연구실, 보조 도구 등등.


그녀도 마침 돈이 필요할 타이밍이었다.


“나정아, 너만 알고 있어야 해? 내가 어제 시내에 나갔다가······.”


에르아가 나정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 그게 정말인가?”


“그렇다니까?”


두 사람의 눈빛이 반짝였다.


.

.

.


두 사람이 향한 헤르반로시 5번가의 어느 한 수상한 건물.


안쪽에서 두 사람은 50명 남짓 되는 사람들과 함께 ‘사업 설명회’를 듣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저는 슈퍼 프로덕트 매니저, 레인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슈퍼 프로덕트 매니저라고 소개한 사람의 강연에 두 사람은 놀랍도록 빠져들었다.


“······그래서, 이 초게르마늄 경량화 옥장판 하나를 팔게 되면 여러분에게 비즈니스 포인트가 5포인트 쌓이는데, 이 비즈니스 포인트가 100포인트가 모이게 되면 여러분은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시는데요! 격려금으로 여러분께 5만 골드를 드립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죠? 비즈니스 포인트를 1,000포인트. 1,000포인트를 모으시고, 후원 판매원을 한 명만 모집하시면 슈퍼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시는데—”


“그러니까, 우린 슈퍼 프로덕트 매니저를 달기만 하면, 격려금으로 무려 30만 골드가 입금된다는 게로군.”


“그런가 봐. 어제 나한테 전단지를 나눠주던 사람도 진짜 엄청 부자처럼 보였다니까? 후원 판매원 한 명을 모집하는 건 걱정 없겠고. 카밀라랑 폴라리스는 분명 들어줄 테니까.”


강연이 끝나고, 나정과 에르아는 재산의 대부분을 털어 초게르마늄 경량화 옥장판 100개씩을 구입해왔다.


.

.

.


“사기 당했구나.”


“네, 그런 것 같아요! 하하······.”


“뭐, 다행히도 어제 두 사람은 전말을 깨닫게 되었어. 옥장판은······ 내가 어찌저찌 처리했고.”


카밀라는 팔짱을 낀 채로 곤히 자는 두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럼······ 잘 끝난 거 아니야? 뭐가 문제인 건데?”


“문제는, 두 사람이 사건의 전말을 깨달은 시점에서 돈이 아주 약간, 아주 약간 남아있었다는 점이에요.”


.

.

.


“에르아, 이거일세.”


“이게 뭔데?”


실패를 경험한 두 사람은 심기일전해서, 다시 헤르반로시 5번가에 나타났다.


“저들이 그러는데, 여기에 돈을 넣고 이 레버를 당긴 다음에, 화면에 7이라는 숫자가 3개가 나오면 ‘잭팟’이라고 부른다고 하네. 만약 우리가 ‘잭팟’을 띄운다면······.”


“띄운다면?”


“무려 500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털어 넣으면 12,000 골드 정도 되지 않는가?”


“띄우기만 한다면······ 원금 복구는 물론이고, 카밀라가 모두 지불한 옥장판값을 갚아주고도 한참이나 남잖아!”


에르아가 비장한 표정으로 결의했다.


“당장 하자.”


.

.

.


그렇게 두 사람은 파산당했다.


“······그래, 파산당한 건 알겠어. 근데 파산이랑 지금 이······ 상태랑 무슨 관계야?”


“두 분은 돈이 간절하게 필요했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돈을 끌어모아서 슬롯머신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걸기로 했답니다. 나정님은 특히나 필사적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열심히 말렸지만······ 소용없었죠.”


“빠른 시일 내로 5번가에 있는 슬롯머신은 모조리 불타 없어질 거야. 아마도.”


카밀라가 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간간이 울려 퍼졌다.


“하아······ 그래서? 설마 너희한테 돈을 빌렸다던가 그런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니었어요. 대신, 두 분은 신약 임상 시험에 지원을 했답니다.”


“신약 임상 시험?”


“네. 헤르반로시 5번가에 존재하는 제약 회사는 두 가지 종류의 신약 임상 시험을 제안해요. 약의 종류를 미리 공표하는 공개 실험과, 약의 종류를 알려주지 않는 비공개 실험.”


“비공개 실험을 누가 해? 무슨 약인지도 모르면서 먹는다고?”


“그걸 여기 두 사람이 했네?”


카밀라가 사실을 전달했다.


“아하하······ 알려주긴 해요. 참가자에게만, 투약하기 직전에.”


카밀라와 폴라리스가 이 사실을 듣게 된 건, 이미 신약 임상 실험이 모두 끝난 뒤였다.


“저희가 연락을 받은 건 이미 실험이 끝나고 3시간이 지난 뒤였어요. ‘아인’이라는 사내를 데려오라고 두 분이 난리를 치다가 시설을 완파하기 직전이라는 연락을 받았거든요.”


“참고로 두 사람이 부순 시설 비용은 내가 지불했어.”


카밀라가 무표정하게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렸다.


“왜 나야? 사랑의 묘약 같은 건 보통······ 마신 직후 처음 본 대상한테 사랑에 빠지고 그런 거 아니었어? 난 얘네를 며칠 만에 처음 보는 건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투약 직전에 대상을 지정하기 위해 이성의 사진을 한 장씩 가져오라고 했나 봐요. 두 분은 모두 아인님의 아카데미 학적부를 들고 왔고, 그렇게 아인님이 대상으로 지정되신 거죠.”


카밀라가 아인을 향해 싱긋 웃었다.


“둘은 대상으로 지정 당하고도, ‘가장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사람을 선택했다고 했어.”


“기뻐하세요, 아인님. 두 분께서는 아인님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아인은 착잡했다.


‘이걸 좋아해야 하는 건지······.’


“무튼 비공개 실험이 보수가 훨씬 강하다고 해요. 아무래도 어떤 성분으로 구성된 약인지, 해독제는 존재하는 건지, 그런 걸 미리 안 알려주니까요.”


“그래서, 무슨 약인지도 모르고 먹었더니, 이렇게 됐다?”


“그런 셈이죠!”


“······무슨 약인지도 모르면 해독제는 어떻게 구해?”


“어라? 아인님, 해독제를 구하시게요?”


폴라리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까부터 입이 귓가에 걸려계신데······.”


“구해야지 당연히!”


두 사람은 언젠가 깨어날 것이다.


기억을 할 지 못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서 해독제를 구하지 않으면······.


‘난 두 사람의 정신이 돌아오는 순간 사살당한다.’


아인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환자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리메이크 공지 24.04.01 7 0 -
61 아카데미편 앞으로의 행방(2) 24.04.01 1 0 15쪽
60 아카데미편 앞으로의 행방(1) 24.04.01 1 0 13쪽
59 아카데미편 신살의 순간(2) 24.04.01 1 0 15쪽
58 아카데미편 신살의 순간(1) 24.04.01 3 0 16쪽
57 아카데미편 기원의 시(2) 24.03.31 6 0 16쪽
56 아카데미편 기원의 시(1) 24.03.31 9 0 11쪽
55 아카데미편 거짓 신(3) 24.03.29 7 0 14쪽
54 아카데미편 거짓 신(2) 24.03.28 8 0 13쪽
53 아카데미편 거짓 신(1) 24.03.27 11 0 15쪽
52 아카데미편 성유물(5) 24.03.26 10 0 14쪽
51 아카데미편 성유물(4) 24.03.25 8 0 16쪽
50 아카데미편 성유물(3) 24.03.24 11 0 16쪽
49 아카데미편 성유물(2) 24.03.24 7 0 14쪽
48 아카데미편 성유물(1) 24.03.23 10 0 18쪽
47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결승전(3) 24.03.22 13 0 13쪽
46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결승전(2) 24.03.21 7 0 12쪽
45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결승전(1) 24.03.20 9 0 12쪽
44 아카데미편 사랑의 묘약(5) 24.03.19 7 0 12쪽
43 아카데미편 사랑의 묘약(4) 24.03.18 11 0 11쪽
42 아카데미편 사랑의 묘약(3) 24.03.17 15 0 13쪽
41 아카데미편 사랑의 묘약(2) 24.03.16 10 0 12쪽
» 아카데미편 사랑의 묘약(1) 24.03.16 10 0 17쪽
39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4강(2) 24.03.14 8 0 15쪽
38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4강(1) 24.03.13 11 0 13쪽
37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8강(2) 24.03.12 10 0 12쪽
36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8강(1) 24.03.11 11 0 16쪽
35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선발전(3) 24.03.10 13 0 16쪽
34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선발전(2) 24.03.09 14 0 16쪽
33 아카데미편 학과 대항전 - 선발전(1) 24.03.08 19 0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