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처사의 휴일(1)
"오늘은 좀 쉬나 했더니 이게 뭡니까?"
"다 같은 공무원들인 대 좀 도와주면 안되냐?"
"이번만이다"
처사나 저승사자 모두 가택신들과 종종 충돌이 있는 경우가 있는지라 일단 도와 준다고 나서기는 했지만 해나의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기만 했다
"여기다"
"지금이라도 다른 처사들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게 어떨까?"
"왜?쫄았냐?"
"들어가자!"
"그래"
비장한 표정으로 안쪽으로 들어선 둘을 맞이한것은 문제의 가택신이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문제의 가택신은 너무나 평범했다
하지만 평범한 외모와는 다르게 풍기는 분위기는 예사롭지 않았지만 해나의 표정은 들어올때와는 정반대로 환했다
"이자가 문제의 그 가택신인가?"
"그렇다"
"그렇게 당하고도 또 왔단 말인가?"
"우리는 공무를 집행할 뿐이니 더이상 방해했다간 이쪽도 가만히 있지 않을거다"
"그럼 어쩔거지?"
"이번에 널 상대 할건 이쪽이다"
"이런게 내상대가 될거라고 생각하느냐?"
"역시 날 기억 못하는구나?"
"뭐?"
"하긴 꽤 오래전이니 기억할리가 없지"
"둘이 아는 사인가?"
"조금?"
해나를 한참을 빤히 쳐다보던 가택신은 순순히 나슬을 안으로 들여보냈지만 저승사자가 따라 들어가려고 하자 다시 막아섰고 이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한줄기의 빛이 가늘게 세어나왔다
"뭐지?"
"나도 이런건 처음이군"
"오래 기다렸지?"
"벌써 끝난거냐?"
"응"
"그렇게 순순히 저세상으로 가실 양반이 아닌데?"
"너 때문에 못 떠난거였다"
한편이시각 모두가 일하러 나간후 혼자 덩그러니 남아 집을 지키던 나슬은 자신의 앞에 놓인 븕은색 봉투를 빤히 보고 있었다
붉은색의 봉투의 겉면에는 귀인(貴人)이라고 만 쓰여있을 뿐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았고 뒷면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명색이 저승처사이니 안봐도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는 이들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아무도 손을 안대는 이유는 딱하나 잡는 순간 무슨일이 생길지 뻔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무슨 폭탄 처리반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건지?"
그렇다고 마냥 그냥 둘수도 없으니 결국 제일 한가한죄아닌 죄로 폭탄 처리를 맞게 된 나슬을 투덜거라면서 봉투를 집어들려는 순간 요란하게 벨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파이어~!!파이어~!!]
"여보세요?"
"나다"
"무슨일이냐?"
"너 한태 물어볼게 있어서"
"나한테?뭔대?"
"전화로 할 말은 아니고 일단 만나자"
"알았다"
"그럼..."
잠시후 보담은 처음보는 여자가 자신의 앞에 앉자 황당해 했으나 알아보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옷좀 바뀌었다고 못알아 보다니 너무하구나"
"미안"
처음보는 사복입은 모습이 웬지 약간은 어색해 보이기는 했지만 정복을 입었을때의 딱딱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저절로 긴장이 풀린 보담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넌 내가 뭘하고 지냈는지는 전혀 궁금하지 않은거냐?"
"응"
"진짜?"
"응"
"1초라도 생각 좀 하고 말하면 안되냐?"
"왜?"
"됐다"
"어쨋든 그 세사람쪽은 내가 알아보기는 하겠지만 더 이상 만나지 않는게 좋겠구나"
"왜?"
"너같이 죽은자들이 보이는 사람들이 우리같은 이들과 가까워지면 그냥 보이는 걸로는 끝나지 않을거다"
"너도 죽은 사람이잖아?그럼 너랑 말하는 것도 안되는거냐?"
"그래서 더 이상 만나지 않는게 좋겠다고 하는거잖아"
"난 싫은대?"
"뭐?"
"누구랑 뭘하든 그건 내맘아닌가?"
"그럼 맘대로 해"
"그렇게 할거다"
이후 보담과 해어진 나슬은 목적지없이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지금 돌아가 봤자 아무도 없을게 뻔했고 있다고 해도 폭탄때문에 분위기 안 좋을것이 뻔했으니 그렇게 몇시간이나 걸었을까?나슬이 멈춰선곳은 자신과 보담아니 사신이 처음만나게 된 장소였다
"너 여기 있었구나"
"여기서 뭐하냐?"
"그러는 너희들은 여기서 뭐해?"
나슬에게 다가온건 나슬과 해나와 같이 생활하는 하준과 지호로 둘다 사복차림인것으로 보아 두사람도 나슬처럼 휴가(?)인 모양이었다
[몇분후 한카페]
"인생 다회차 특기생이라는 애가 설마 너였을 줄이야..."
"왜?실망햇어?"
"솔직히 말해도 될까?"
"아니"
"알았다"
"이것참 묘한인연이군"
"너 뭐하냐?"
하준의 앞에는 가느다란 붉은색의 실이 떠있었는데 나슬의 새끼손가락에 매어져 있는 붉은 실은 어딘가와 이어져 있지만 좀처럼 그 끝은 보이지 않았다
"이게 그 붉은 실이라는건가"
"네가 생각하는 그런거면 좋겠지만 이건 그게 아니다"
"무슨소리지?"
"너 그자와 뭔가 약속한게 있는가?"
"아니"
"그럼 특별한 관계였는가?"
"공무원과 자주 찾아오는 민원인정도?"
나슬의 말을 들은 하준은 몇번 붉은실을 튕겨보더니 갑자기 덥썩 잡았고 그러자 허공에 떠있던 붉은색 실은 사라져 버렸다
"너 정체가 뭐냐?"
"너희들과 같은 저승처사일뿐 이다"
"그렇다고 해두지"
"누군 오전부터 일하는데 다들 신났네?"
"누가 불렀냐?"
"아니"
"나도"
"너희들이 갈곳이야 뻔하지"
"그래서 일은?"
"내가 누구냐?"
"이중에 제일 이상한 애"
"네가 할소리는 아니지 않나?"
"자자!오늘은 처음으로 넷다 쉬는 날이니까 쓸데없는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고!"
4명의 처사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의기투합하는 동안 보담은 잔뜩 긴장한체 누군가의 앞에 앉아있었다
"이력서 잘 봤습니다"
"역시 힘들겠죠"
"이력의 전부가 아르바이트군요"
"네"
"미안하지만 이래서는 인턴채용도 힘들것 같습니다"
"....."
"하지만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정도는 할수 있지요"
"진짜요?"
"저희회사 직영 가맹점이니까 대우는 나쁘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전..."
"그 악령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단 한번도 영혼이 당신에게 적대심을 드러낸적이 없다고 하셨죠"
"네"
"그럼 유령이 보이는 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거라면 제 방자놈이 해치울 방법을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쇼"
"감사하기는 한대 이렇게까지 도와주는 이유가 뭐예요?"
"이제 상사와 부하가 됐으니 사적인 질문은 삼가해 주셨으면 합니다"
"네"
개부장이라는 별명과는 달리 자신의 동생뻘인 보담에게 계속 존댓말을 사용했는데 하지만 보담이 나가자마자 낵타이를 풀어해쳐 던져버렸다
"수고 했다"
"일자리 구하는거야 원래 해줄려고 했던거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한때 내 밑에 있던 놈이니 이정도까지는 해줘야지"
"같은 상사로써 감히 한마디 드리자면 밑에 사람들에게 너무 정주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자내야말로 재판 풀코스 경험하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달라져야 할것이야"
"얼른 가서 일이나 보세요"
"그럼 이만!"
염라가 사라진후 긴장이 풀린 진상은 그대로 뻗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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