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출고가 님의 서재입니다.

정검회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출고가
작품등록일 :
2024.02.11 17:46
최근연재일 :
2024.02.26 21:12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818
추천수 :
25
글자수 :
66,813

작성
24.02.11 17:47
조회
121
추천
2
글자
7쪽

서장

DUMMY

무당의 이대 제자이자 무림에서는 ‘무당정검(武當整劍)’으로 불렸던 남자.


기재 중의 기재라 불릴 정도로 그의 천재적인 재능은 세상이 알아주었고 잘생긴 외모로 많은 이들의 찬사받았다.


별호가 말해주듯 그는 정의롭고 올곧은 삶을 살아오다 자신도 모를 누명으로 패륜검(悖倫劍)이라는 억울한 악명을 쓰게 됐다.


그는 그렇게 마공을 배우기 시작하며 마인이 되었고 점차 감정을 잃어가며 유희 외에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잃어갔다.


그는 마신이 되어 복수라는 이름 아래 많은 이들을 죽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복수심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저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그 재미가 무엇인지 정확히 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 또한 마찬가지.


그런 그가 정도 연맹의 고수들과 마지막 싸움을 펼치고 승리했다.


‘나도 이제 정상은 아니지. 파천마제처럼 몸이 안 좋아 질 것이야.’


처음에는 몽롱한 느낌이었다.


이 새하얀 공간이 언제부턴가 자신의 눈앞에 펼쳐졌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근데······.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지?’


생각을 되돌려보며 왜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 생각해 본다.


‘마지막에 싸우고······. 그리고 언제부터······. 왜······. 여기 있는 것이지?’


이제야 온전한 정신이 돌아온 듯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이 세상의 공간이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새하얀 공간 안에 마치 부유하듯 떠 있다.


“문고리를 앞에 두고 열지 못하니 직접 열고 데려오는 수뿐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양진은 주변을 둘러다 보니 자신의 앞에 백발의 수염과 머리를 한 한 노인이 앉아있다.


공중에 앉아있는 게 말이 되는가?


“누구지?”


“누구라 해야 할까. 그저 문지기 정도라고 해두지.”


“문지기? 무슨 문지기? 그리고 나는······. 아니 이 몸은 왜 여기 있는 것이지?”


그 말에 노인은 웃으며 말한다.


“아까도 말하지 않았나. 문고리를 앞에 두고도 열지를 못하며 문 앞에서 서성이고만 있으니 내 직접 열어준 것일세.”


노인이 말하는 데 있어 양진은 그자에 관해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이 맞는 것인가?’


강하고 약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아닌듯해 보이는 이자.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양진. 마기로 정신이 온전치 못하나 그 기운은 등선을 함에 있어어 전혀 부족함이 없었도다. 그렇기에 더 지계에 머물게 둘 수는 없었지.”


“등선? 지계? 무슨 말이지?”


노인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양진은 되물었고 노인은 웃으며 말한다.


“그대는 쭉 생각지 않았던가? 한 발만 더 내디디면 벽 넘어가 보이리라고.”


그의 말에 양진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 넘어가 우화등선(羽化登仙)일세.”


“우화등선? 이 몸은 아니······. 나는 많은 사람을 죽인 자다. 그런 내가 등선을 한다?”


“정의는 누가 정하는 것이고 악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


“그, 그건······.”


누가 정했는지는 모른다.


그저 그게 맞는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은 어차피 세상만사에 포함된 것. 도적을 만나 산에서 죽은 것은 안타깝지만 이 또한 자연의 이치. 그 도적은 지금의 삶에는 문제가 없을지언정 다음 삶에 업보가 되어 돌아온다.”


“그러니까. 나는 할 수 없는 거 아닌가?”


“아닐세. 천계에는 자네처럼 악인들도 많다. 그들은 지금도 싸우고 지금도 견제하고 있지.”


“하하핫! 신선이라는 것들이?”


“신선. 그것도 인간이 정해놓은 단어 아닌가? 그저 그들이 사는 곳은 천계이고 인간들이 사는 곳은 지계일뿐 그들도 각자의 의지가 있지.”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양진이지만 대충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곳도 사람 사는 곳과 같다는 것이군.”


“그럴 세.”


“근데 나를 데려왔다니······. 크흐흐······. 내가 천계에 가면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그 또한 자네의 의지지. 나는 그저 문지기일 뿐이네. 자네가 문 앞에서 서성이길래 길을 안내해 주려 한 것뿐이고.”


“그 말 후회하게 될 거야. 나는 가서 그곳을 박살 내고 내 손에 쥘 것이니.”


“껄껄······. ‘그자’와는 다른 말을 하는구나. 그리고 아직 자신의 상태를 모르는 것 같고.”


노인이 자신의 앞으로 온다.


하지만 양진은 왠지 모르게 아무런 행동을 취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대가 누구인지 누구였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시게.”


노인이 양진의 이마에 손을 올리자, 양진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소리친다.


“끄악!”


그와 동시에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오며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자신이 죽이고 복수를 위해 죽였던 무고한 사람들과 자신을 위해 죽고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모든 이들과 사건.


무고한 자들을 죽였고 관계도 없는 자들을 희생시켰다.


죄의식과 분노, 상실감, 자신에 한 행동에 대한 후회와 자신에 대한 혐오감.


그동안 막혀 있던 모든 감정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크흐흐흐흑······.”


양진은 주저앉아 울기 시작한다.


한참을 하염없이 우는 양진을 노인은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울음이 사그라든다.


“지금 그대는 마신이라 불리던 그자가 아닐세. 양진이지.”“.... 나에게 원하는 게 뭡니까.”


“원하는 게 어디 있겠는가? 말하지 않았나. 그대는 등선을 할 수 있기에 데리러 왔다고.”“....”양진은 아무 말 없이 바닥을 바라보다 노인을 바라본다.


인자해 보이는 얼굴.


왠지 모르게 전능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의 모습에 양진은 입을 연다.


“내가 가지 않겠다 한다면 안 갈 수 있겠습니까?”


“그 또한 자네의 의지. 나는 안내만 할 뿐일세.”“....”잠시간 그를 바라보던 양진은 다시 입을 연다.


“나를 되돌려 주시오.”


“되돌려 달라? 무슨 말인가?”


“언제라도 좋소. 어느 때라도 좋소. 나를 과거로 돌려주시오.”


“과거로 돌려달라? 껄껄껄.”


노인은 의외의 말이 나오자 재미있다는 듯 웃는다.


“말했지 않은가? 나는 문지기일 뿐.”


“아니요. 그대는 할 수 있을 것이오. 분명.”


양진은 확신이라도 있는 듯 답하자, 노인은 그를 바라보며 말한다.


“미련인가? 아니면 후회인가?”


“둘 다. 그리고 바꾸고 싶소.”


“흠······.”


노인은 눈을 감으며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는다.


잠시 후 눈을 뜨며 말한다.


“그대는 미기로 인해 온전치 못한 정신으로 기준을 채운 것이니······.”


노인의 말에 양진은 집중한다.


“그러니 한 번의 기회를 주겠네. 한번 올랐던 곳이기에 언젠가는 다시 오르겠지.”


“마기로는 절대 오르지 않을 것이오.”


“그 또한 자네 의지.”


노인은 양손을 합장하며 말한다.


“그럼, 나중에 보세.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 그대가 어찌 살았는지 내게 말해주게.”


노인은 웃으며 이야기했고 양진은 정신을 잃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정검회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개방의 총순찰(4) 24.02.26 27 1 11쪽
12 개방의 총순찰(3) 24.02.20 38 1 12쪽
11 개방의 총순찰(2) 24.02.19 45 1 12쪽
10 개방의 총순찰 24.02.18 44 1 10쪽
9 사군자(5) 24.02.17 51 2 12쪽
8 사군자(4) 24.02.16 55 2 12쪽
7 사군자(3) 24.02.15 57 2 11쪽
6 사군자(2) 24.02.14 65 2 12쪽
5 사군자 +1 24.02.13 73 3 13쪽
4 고리 24.02.12 72 3 11쪽
3 적응 24.02.11 82 3 12쪽
2 인지, 결심 24.02.11 88 2 12쪽
» 서장 +1 24.02.11 122 2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