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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검회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출고가
작품등록일 :
2024.02.11 17:46
최근연재일 :
2024.02.2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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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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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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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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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사군자

DUMMY

호남 원릉에서 태어난 단호.


그는 어릴 적부터 덩치보다 힘이 세고 재빠른 몸놀림으로 이미 어린 나이부터 동내에 비교될 아이들이 없었다.


‘이 부모가 가난한 게 죄지······. 미안하다.’


그의 부모가 죽어가며 그에게 했던 말.


단호는 부모의 마지막 말이 가슴속에 남았고 부모가 돌아가신 후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고작 13살인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을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해보았지만, 상황은 나아질 것은 없었다.


그러다 귀주 필절에 힘을 쓰는 자들이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걸음에 그곳으로 달려간다.


‘무림인이 되고 싶지만 나 같은 놈을 받아줄 곳은 없겠지. 있더라도 이름 없는 문파들일 것이고.’


용의 머리가 되고 싶지만, 용의 꼬리가 되기는 싫었던 단호는 뱀의 머리라도 되기 위해 필절로 향에 도착하고 초중단에 들어가게 되었다.


간단한 시험에서 쉽게 합격한 단호는 초중단의 잡일부터 시작하였다.


‘내가 보기에 나보다 잘난 이들은 몇 없는 거 같은데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야?’


불만은 쌓이지만, 그의 나이 이제 14살.


성장도 아직 끝나지 않은 그가 자신보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어른들에게 말할 용기는 없었다.


그러다 인원이 부족하여 상단을 호위하며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의 능력을 보여 줄 기회가 생겼다.


산적 12명이 상단을 향에 덤벼들었고 7명뿐이 안 되는되는 초중단 입장에서는 매우 불리한 상태였지만 그간 어깨너머로 검술과 무술을 배우며 독학한 단호의 실력으로 이길 수 있었다.


상단주를 비롯하여 상단인들을 모지켰지만, 초중단의 두 두 명이 죽었다.


‘······. 이때부터였지.’


자신의 재능을 시기했던 것일지 아니면 죽은 이들에 대한 복수인 것인가.


“이새끼야!”


퍽퍽!


“네 새끼가 거기서 잘만 했었어도 두 명이 죽을 일은 없었잖아!”


임무를 마치고 초중단으로 돌아온 이들은 매일 단호를 괴롭히고 때렸다.


사실 그것은 핑계였다.


단호의 움직임은 뛰어났고 분명 시간이 지나면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었기에 미리 싹을 잘라 두자는 것이 컸다.


그날 뒤로 사소한 문제로도 불려 가 매 맞기 일쑤였던 단호.


도망칠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에게 앞으로 평생을 함께할 동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군자이자 사천왕으로 불리는 유영, 주화, 삼식.


그는 각자의 이유로 초중단으로 모여들었고 그들은 같은 나이 같은 꿈 같은 목표로 친해질 수 있었다.


단호와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모이자 괴롭힘은 그들에게까지 이어졌지만, 그들은 노고를 나누며 돈독해졌다.


그러다.


“너 왜 검 안 닦아 놨어?”


“거, 검을요?”


짜악!


다짜고짜 자신의 검을 닦지 않았냐며 뺨을 후리는 초중단의 3대 장이라 불리는 영학.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단호의 입장에서 솥뚜껑만 한 영학의 손바닥은 머리 전체를 흔들만한 큰 충격을 주었고 단호는 그대로 쓰러지며 볼을 만진다.


‘아무리 용병······. 아니! 낭인 새끼들이라지만 자신의 병기를 남한테 닦으라니!’


자기 생각이 목 끝까지 튀어나올 뻔했지만, 꾹 참았다.


저번에 한 번 말대꾸하다 자기 친구들까지 혼나는 일이 있고 나서 절대로 대꾸하지 않는다.


“이 새끼 눈빛 봐라?”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표현되는 법.


읽으려 읽었는지 아니면 이유를 만들어 붙인 것인지 영학은 주변의 부하들을 보며 말한다.


“이 새끼 교육은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얼마 뒤면 시범회인거 몰라?”


“죄송합니다.”


주위에 있던 부하 한명이 뒤통수를 긁으며 말하자 영학은 침을 뱉으며 명한다.


“카악~ 퉤! 빨리 교육해!”


말과 동시에 영학은 뒤돌아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고 명이 끝남과 동시에 그들의 발길질이 시작된다.


퍽퍽! 퍼퍼퍽!


“이새끼야! 너 때문에 매일 욕 처먹잖아!”


“윽! 억!”


계속되는 발길질 속에 단호는 몸을 웅크려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그들의 발길질은 멈춤이 없었다.


“여기가 초중단이 맞습니까?”


한참을 맞던 단호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자 찡그린 눈으로 들리는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본다.


햇볕에 등지고 있기에 그의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문득 아는 사람인가 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저런 목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다.


‘얼굴도 모르고 목소리도 모른다. 근데 익숙한 이 느낌은 뭐지?’


처음 느껴보는 이런 감정.


발길질하던 이들은 행동을 멈추고 그를 바라본다.


큰 키와 잘생긴 얼굴 미소년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모양새였다.


‘귀한 집 자제인가?’


그렇다고 보기에는 복장은 평범했고 검을 차고 있는 것을 보아 무인으로 보이기도 했다.


‘꿀꺽. 왜 긴장이 되는 거지?’


“무, 무슨 일이슈?”


“본인 양가라고 합니다. 혹시 여기가 초중단이 맞습니까?”


“맞는데 왜 그러슈?”


적개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어보자, 양진은 웃으며 말한다.


“제가 돈이 필요하여 초중단에 입단하고 싶어 왔습니다. 안내가 가능하겠습니까?”


미소 지으며 말하는 그의 모습에 그들은 잠시 서로 두리번거리다 영학의 오른팔 차패 말한다.


“단주가 아직 출타 중이오. 한 삼사일 걸릴 터인데 그때 다시 찾아오슈.”


투명하게 답하는 말에도 양진은 나긋하게 말한다.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곳에 지리도 모르고 묵을 곳도 없기에 그러는데 잠시 이곳에 머물러도 되겠습니까?”


그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차패는 단호를 바라보며 말한다.


“야 너희 지내는 곳에서 같이 지내. 저 누워있는 놈 따라가슈.”


말과 동시에 차패는 몸을 돌려 부하들과 함께 돌아가며 부화 하나가 의아한 듯 묻는다.


“내쫓으시지 왜 이곳에 있으라 하셨습니까?”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많이 봐야 약관 정도로 보이는 사내인데 그의 웃음이 의미하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껴졌고 거부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친절인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느낀 것인지.


“모르겠다. 뭐 별일이야 있겠냐? 시범회 준비나 잘하고 해.”


“에? 예······.”



**



양진은 쩔뚝거리면서 자신을 안내하는 단호를 따라간다.


그의 뒤에서 걸으며 축 처진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양진.


‘한 번이라도 내가 매······. 아니 단호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던가······.’


없었다.


맹목적인 충성을 보였던 그와 그들이던 사군자.


‘과거처럼 이들을 부리는 것이 아닌 이들을 이끌고 안내할 것이다. 이게 첫걸음이 될 것이고.’


단호는 양진과 함께 그들이 묻는 숙소로 향했다.


하지만 숙소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


겨울이면 이곳을 어떻게 나야 할지 이곳저곳에는 구멍이 나 있었고 지붕 또한 구멍이 있는 곳이 있었다.


“이곳에서 쉬시면 되십니다.”


정적을 깨며 단호가 이야기하자 양진은 그를 바라보며 포권한다.


“고맙습니다. 헌데 몸은 괜찮으신지요?”“.... 매일 반복되는 것인데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침울한 표정으로 말하는 단호를 보며 양진이 묻는다.


“나이가 어떻게 됩니까?”


“올해 15세입니다.”


“지학······. 목표를 두고 나아갈 나이라고 하지요.”


“예?”


글조차 제대로 모르는 단호는 양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하지 못한 듯 되묻자, 양지니 웃으며 말한다.


“공자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15세 때 학문에 뜻을 두었다는 말이 있기에 15세를 지학이라 부르지요.”


공자라는 말을 들어본 단호는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모두가 학문에 뜻을 두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예술에 누군가는 학문에 누군가는 무예에······. 자신이 원하는 바에 뜻을 두지요. 단호께서는 무엇의 뜻을 두었는지요?”


순간 단호는 자신의 이름을 말한 적이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양진의 눈빛을 바라보니 그런 생각이 사라졌고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이 나온다.


“뜻이라······. 무예에 두었지요. 동내에서 힘 좀 세다 하여 세상에 나간다면 뭐든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현실은······.”


자신의 처지가 안타까운 듯 낯빛이 어두워지며 말한다.


그때 그들의 동료인 유영과 주화, 삼식이 문을 벌떡 열고 단호에게 뛰어온다.


“또 맞았다며!”


주화가 역정을 내며 단호의 팔뚝을 잡고 말하자 양진은 그녀를 바라본다.


‘국. 호전적이나 누구보다 충직했고 누구보다 강직했다.’


“언제까지 우리가 참아야 하는 것이야?”


유영이 말하자 양진의 시선이 그에게 간다.


‘난. 상황판단이 빠르고, 똑똑했으며 셈이 능했지.’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직 없다. 기다리고 참을 때지.”


삼식이 약간은 어눌한 말로 말하자 양진은 그를 바라본다.


‘죽. 남들보다 모자라 보이나 누구보다 핵심을 잘 파고들었지.’


“삼식의 말이 맞는다. 우리는 아직 참고 인내해야 할 때야.”‘.... 사군자. 서로 다른 이들이 하나 되어 완벽한 하나를 만들었다. 이들은 나를 따랐다. 그리고 그때의 내가 있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주었고 가장 많은 희생을 해주었지.’


이제는 나의 목표를 위함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을 택할 것이다.


잠시 이야기 나누던 넷은 양진이 이제야 보인 듯 의아하게 그를 바라보자, 단호가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


“며칠 신세 좀 지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양진이 포권하며 말하자 셋은 떨떠름하게 그의 인사를 받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저녁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주먹밥 하나를 양진에게 갖다주었고 그들 또한 똑같은 것을 손에 쥔 채 먹는다.


쩝쩝······.


조용한 공간 아무 말 없이 다섯이 밥을 먹는다.


어색하거나 이상한 기류는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친숙한 느낌.


넷은 처음 보는 자에게 이런 감정이 느껴지는 것이 의아했지만 별 신경 쓰지는 않았다.


지금은 자신들이 살아남는 것이 더 큰 문제.


이곳에서 실력을 키우고 돈을 모아 사람답게 사는 것이 우선이다.


밥을 먹은 이들은 잠시 쉬더니 해가 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자신의 병장기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나가던 단호는 양진을 바라보며 말한다.


“저희는 수련해야 하기에 잠시 나갔다 오실 터이니 객께서는 쉬고 계시지요.”


“수련? 밤에 무슨 수련을 한다는 겁니까?”


양진은 의아한 듯 물었다.“.... 아까 보셨다시피 저희는 미운털이 박혔기에 낮에 수련하기가 제한됩니다.”


그의 말에 양진은 고개를 끄덕였고 단호는 밖으로 나간다.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양진.


‘이런 사정까지 있는지는 몰랐군.’


그저 살기 힘들었고 지내기 힘들었다고만 알았지, 무인으로서 수련할 수 있는 것조차 눈치 볼 줄이야.


일각이 지나고 양진은 그들을 따라나선다.


어디로 갔는지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그들의 기운이 느껴지기에.


양진은 천천히 걸으며 그들이 수련하는 곳 근처에서 그들을 바라본다.


달빛에 기대어 수련하고 있는 이들.


‘형편없다. 기본을 모른다. 그저 어깨너머로 본 것을 흉내 내고 있다. 다시 잡으려면 더 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검을 휘두르며 왜 휘둘러야 하는지.


보법은 왜 중요한지.


아무것도 모른다.


당연한 것.


스승이 없던 이들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남의 것을 훔친 것이다.


‘이것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양진은 천천히 그들의 앞으로 걸어간다.


터벅터벅.


하지만 그들은 양진이 오는지조차 느끼지 못한다.


잘못된 수련을 하는지도 몰랐던 이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었기에.


“그렇게 한다면 그대들 모든 것을 망칠 것이오.”


갑자기 들려오는 음성이 넷은 하던 것을 멈추고 바라본다.


“객께서는 무슨 일이오?”


단호가 의아하다는 듯 묻는다.


“형편없소. 당신들의 모든 것. 그걸 검을 쓰는 무인이라 할 수 있겠소?”


“뭐, 뭐야?”


주화가 격분하여 소리친다.


양진의 입가에는 살짝의 미소가 지어지며 주화를 바라본다.


“넷은 하나요. 배울 때도 싸울 때도.”


-우리 넷은 하나요. 배울 때도, 싸울 때도······.-


사군자가 자신을 확인하겠다며 처음으로 했던 말.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양진이 검을 뽑는다.


스르릉.


단순히 검을 뽑는 동작이지만 순간 넷은 긴장하여 움찔한다.


‘이, 이게 뭐야?’


왠지 모를 공포감이 온몸을 휘어잡는다.


무림인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무림인이었다면 이 귀주 필절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낭인들로 가득한 이곳에 고귀하신 무림인들이 왜 온단 말인가?


“전력을 다해 덤비시오. 마지막 남은 한 방울까지 짜내어 덤빈다면 그대들에게 검을 알려주겠소.”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양진의 눈빛이 매섭게 변한다.


그의 말에 넷의 온몸이 떨려온다.


손발이 저리고 땀이 흐르며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하지만.


‘왠지 저자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유? 모르겠다.’


꿀꺽.


“가자!”


갑작스러운 단호의 외침이었지만 셋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양진에게 달려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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