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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타자기 님의 서재입니다.

엘도라도:용의대륙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중고타자기
작품등록일 :
2018.05.11 18:34
최근연재일 :
2018.05.28 00:11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16,501
추천수 :
674
글자수 :
156,348

작성
18.05.13 00:50
조회
421
추천
21
글자
7쪽

10년전 그리고...

DUMMY

“오니야~”


아버지의 음성이 들려왔다. 먹먹한 울림처럼...


“오니 빈센트!”


열 살 오니가 눈을 떴다.

눈앞에 자애로운 미소를 띤 아버지가 오니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짙은 갈색 머리에서 이어지는 구렛나루부터 턱과 콧수염까지 멋들어지게 이어진 붉은 수염을 하고 있었다.


“아빠...”

“아들, 왜 이런 곳에서 자고 있니?”

“곤충 채집 하고 있었는데... 깜빡 잠이 들었나 봐요”

“으흠... 숲속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위험한 짐승들이 나타나면 큰일 나!”

“네... 하지만 이 숲에선 무서운 짐승들을 본적이 없어요.”

“생태계는 항상 변하기 마련이란다. 인간들이 계속 침범하기 때문에 동물들도 집을 지켜야 하거든, 무섭지 않은 짐승들이 무섭게 변하는 것도 언제가 될지 몰라. 알겠지?”

“네...”

“자 그럼 내려가자, 엄마와 마리아가 기다린다. 저녁시간이 다 됐단다.”

“벌써요?”


오니는 노트를 들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나무 사이로 걸어 나왔다. 언덕위의 초원과 이어진 숲의 끝자락 이었다. 이곳에선 마을과 항구까지 한눈에 보인다. 정말 해는 숲을 지나 서쪽으로 넘어갔고 숲의 그림자가 언덕 아래로 이어지고 있었다. 오니는 이곳의 이 시간을 제일 좋아 한다. 들판과 한적한 마을 그리고 잔잔한 바다까지... 멀리 노을 속을 미끄러지는 배들이 정겹게 느껴졌다. 그야말로 평화로운 마을이다. 아버지와 함께 걸으며 소년 오니는 자신이 오늘 숲에서 본 식물들과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테오는 그런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함께 걸어 집으로 향했다.


그날 밤 어머니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오니는 느끼고 있었다. 아버지는 뭔가를 계속 설득 중이었고 어머니는 반대했지만 뭔가 뜻대로 되지 않아 보였다. 오니는 세살 터울의 동생 마리아에게 자신의 노트를 보여주며 돌보고 있었지만 신경은 온통 문밖의 대화에 쏠려 있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 아버지가 방으로 들어왔다.


“마리아, 이제 자야지?”

“네~”

“오니는 잠깐 이야기 좀 할까?”


일곱 살 마리아는 착한 아이였다. 해맑게 아버지의 볼에 뽀뽀를 하고 어머니와 함께 방으로 갔다. 오니의 아버지 테오는 방으로 들어와 의자를 당겨 앉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니야”

“네...”


오니는 뭔가 직감하고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아버지가 아주 힘든 말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가 테스트에 합격했다.”

“무슨 테스트요?”

“엘도라도 원정대, 헌터 테스트에”

“네? 엘도라도라면 바다건너의...”

“그래, 아버지는 바다를 건너가 사냥을 할 거란다.”


오니는 잘 실감이 나질 않았다. 바다를 건너간다는 게 얼마만큼의 거리인지 사냥을 한다면 어떤 동물을 사냥하는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아빠가 언제 돌아오는지...


“언제 오시는데요?”

“아주 오래 걸릴 거야”

“그럼 우리는...”


테오는 짠한 마음이 들어 오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들, 아빠가 없어도 엄마와 동생을 잘 돌볼 수 있겠지?”


오니는 잘 심감이 나질 않았다. 아버지가 없는 우리가족... 어떻게 하면 어머니와 동생을 잘 돌보는지 오니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담담히 대답했다.


“편지는 하실 거죠?”

“그럼, 편지는 해야지 그곳에 사는 동물과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편지로 해주마.”

“그런 건 괜찮아요, 아빠가 잘 있는 지만 알면 되니까...”


테오는 먹먹했다. 하지만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 했다. 든든한 모습으로 이별을 준비해야한다.


“이리오렴”


시무룩한 오니는 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아버지는 오니의 두 손을 맞잡고 진지하지만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들! 아빠에게 배운 것들 기억하지?”

“네?”

“별을 보고 길을 찾는 방법 말이다.”

“네 별자리라면 눈을 감고도 다 그릴 수 있어요...”

“어디서든 길을 잃어버리면 하늘이 알려준다는 건 알고 있지?”

“알고 있어요! 해와 달 그리고 별들만 보면 어디든 갈수 있어요!”


오니는 씩씩한 척 대답했다.


“그래, 아빠는 해를 따라 서쪽으로 갈 거란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늘 있을 테니 믿고 기다길 수 있겠지?”

“네”

“아빠가 돌아오면 오니의 새 활을 만들어 줄께 그때 함께 사냥을 나가도록 하자. 그때까지 열심히 연습해서 아빠보다 더 잘 해야 한다.”

“알겠어요! 열심히 연습해서 제가 더 많이 잡을 거예요!”

“그래, 그럼 그때 까지 엄마와 마리아를 잘 부탁한다.”

“응!”


그제 서야 오니와 테오는 표정을 풀고 웃으며 마주 보았다.

오니는 뭔가 알 수 없는 책임감과 아버지가 떠나는 상황을 생각하며 슬픈 감정이 목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침을 삼키며 눈을 부릅뜨고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테오는 그런 아들의 눈을 보며 오히려 든든한 위로를 받았다.


...............


며칠간 오니는 아버지와 언제나처럼 일상을 보냈다.

아버지와 함께 새로운 활을 만들어 테스트도 해보았다. 오니는 한껏 멋을 내며 활 시위를 당겨 보았다.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열 살 아이였다. 두 사람은 숲을 다니며 사냥을 하고 불을 피워 캠핑을 했다. 오니가 채집한 곤충을 자랑하고 아버지에게 약초와 독초에 대해서도 배워나갔다. 그림을 그리고 기록하는 습관도 아버지에게 배웠다. 네 가족이 해변에 나가 소풍을 즐기기도 하고 비가 새는 집을 수리 하는 아버지를 거들기도 했다. 이별이 없을 것처럼 행복한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하지만 이별의 시간은 생각보다 금세 다가왔다.


원정대의 구성이 마무리 되고 8기 원정대가 출발 하는 날이 밝아왔다. 항구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수많은 이별이 기다리고 있었다. 엄청난 양의 상자들을 싣는 선원들 사이로 테오와 원정대들은 각자 전쟁에 나갈듯한 무기들을 들고 배에 오르고 있었다. 어머니, 동생과 배웅 나온 오니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하고 있었다. 배에 오르려던 테오가 돌아와 다시 한 번 어머니와 인사를 하고 동생을 쓰다듬었다. 그리곤 무릎을 꿇어 오니와 눈높이를 맞추고 웃어보였다.


“아들, 아빠와의 약속 잊지 않기다.”

“응!”

“그래, 씩씩하네.”


테오는 오니의 머리를 쓰다듬고 다시 돌아 배 쪽으로 걸어갔다. 아버지의 어깨는 어느 때 보다 넓어 보였다. 등에 맨 활집과 커다란 활은 대단한 전사처럼 보였다. 오니는 아버지가 굉장히 자랑스러웠다. 오니는 길게 늘어진 아버지의 그림자를 보며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기로 했다. 절대 잊지 못할 아버지의 뒷모습...

저 멀리 걸어가던 테오가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오니야”


멀리 있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빈센트!”


아니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니다.

오니는 번쩍 눈을 떴다. 햇살이 한 번에 동공으로 쏟아지며 오니는 인상을 찌푸리며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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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남쪽캠프 2 18.05.13 417 20 8쪽
9 남쪽캠프 1 18.05.13 413 20 9쪽
8 율리아 18.05.13 417 22 11쪽
7 표류 2 18.05.13 411 22 8쪽
6 표류 1 18.05.13 417 22 9쪽
» 10년전 그리고... 18.05.13 422 21 7쪽
4 충돌 18.05.12 435 22 9쪽
3 대항해 시대 2 18.05.12 457 23 9쪽
2 대항해 시대 1 18.05.11 493 2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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