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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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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클란트
작품등록일 :
2021.05.14 01:37
최근연재일 :
2021.07.11 02:03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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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109,315

작성
21.06.01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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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보라스로! (3)

DUMMY

개체수가 하나라고 했지만 그들은 오히려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카르산에 서식하는 몬스터들은 대부분 무리나 집단을 이루어 생활한다. 그중에 오거 정도가 단독으로 다니는데 인간들에게 학살 수준의 사냥을 당한 뒤로는 최소 2마리씩은 뭉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카르산에서도 유일하게 혼자 다니는 존재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트윈헤드오거 탐탐이었다.


하나의 몸통에 네 개의 팔과 두 개의 머리통을 가진 트윈헤드오거는 단순히 오거 두 마리의 힘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최소 기본 오거의 통상 2배에 달하는 스피드와 근력으로 인해 카르산의 학살자로 불리었다.


꿀꺽.


누군가의 침 삼키는 소리가 메아리 치듯 크게 들렸다. 최악의 상황이라면 그들은 전멸할지도 몰랐다.

무기를 쥔 손에 힘을 더욱 주며 3시 방향을 주시했다.


그러나 그곳을 바라보던 프이카스 일행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트윈헤드오거는 커녕 기본 오거보다도 작은 실루엣이 그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뭐지?"


뚜벅뚜벅.


잠시 뒤 가벼워 보이는 검을 양손에 든 사람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제멋대로 뻗친 검은 머리는 산속에 사는 도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길었고 얼굴의 대부분은 그 머리에 덮여 보이지 않았다. 지저분한 머리와는 달리 그의 옷은 꽤나 깔끔하게 정리 되어있는 편이었고 굳게 앙다문 입술은 매우 고집이 있어 보였다.


"이게 머꼬."


걸음을 멈추지 않으며 열리지 않을 것 같던 그의 입에서 꽤나 거센 억양이 튀어나왔다.


"도클란트 아이가?"


정체불명의 소년에게서 익숙한 이름이 튀어나왔다.


"어?"


"내 모르겠나?"


앳된 어린아이의 음성. 답답했던지 그는 머리칼을 뒤로 쓸어 넘겼다. 드러난 그의 눈빛은 어린아이의 순수한 눈빛이라기 보단 숙달된 사냥꾼의 눈빛과 같이 사나워 보였다. 그는 프이카스 일행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이래도 내 모르겠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온 그는 특유의 억양을 사용했다. 흡사 시골 방언과도 비슷한 그의 어투는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솔랜더???"


끄덕.


"솔랜더구나! 많이 변해서 못 알아볼뻔했어! 보고 싶었어!"


"뭐야 아는 사이야?"


그제서야 그들은 겨누고 있던 무기를 거두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뜨거운 포옹을 했다. 그러나 기쁨의 재회를 했지만 서로에게 의문이 생겼다. 보라스에 있어야 할, 흐룬에 있어야 할 친구가 왜 여기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나는 한 번에 알아봤는데 좀 섭섭하데이. 근데 니 카르산에는 뭐 하러 왔노? 여가 을마나 위험한데."


"사실 네가 흐룬을 떠나기 전에 보라스로 간다고 했잖아? 나도 이제 멀리 떠날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서 보라스로 가는 중이었어."


"그럼 와 여서 이라고 있노. 퍼뜩 마을로 가자! 따라온나."


"깊은 밤에는 몬스터들이 더욱 강해지고 길 찾기가 어렵다고 내일 아침에 가자고 하시던데?"


"어떤 겁쟁이들이 그라노. 여는 내 안방 같은 곳이라 눈 감고도 간다."


얼떨결에 겁쟁이가 된 테일라 일행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내 저 꼬맹이를 확!"


후트는 저런 꼬맹이는 혼쭐을 내줘야 한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있었다.


"됐어. 어린애 상대로 뭐하자는 거야. 이깟 어둠쯤 상관없잖아! 꼬맹이한테 질 순 없지. 다들 출발 준비하자."


그렇게 그들은 휴식다운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주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테일라는 아이덴을 닦달하여 파이어 인챈트와 라이트 마법을 시전하도록 했다.


파앗!


어둑어둑했던 주위는 아침이라도 온 듯 이내 환해졌다.


총총걸음으로 솔랜더 옆으로 온 도클란트는 아까 미처 물어보지 못한 질문을 퍼부었다.


"솔랜더. 너는 이 시간에 왜 카르산에 있어? 위험하지 않아?"


위험하다는 도클란트의 걱정에 솔랜더는 킥! 웃었다.


"이 문디가 머라카노. 카르산이 내 안방같은 곳이라 안하드나. 안방은 쉬는 곳이지 위험한 곳이 아니다이가. 스승님이 간만에 오셔서 늑대고기가 묵고 싶다 캐가 잠깐 들렀다가 처음 보는 기운들이 느껴지길래 와본 기라."


"스승님?"


"그래. 스승님 덕분에 강해졌다이가 나한텐 부모 같은 분인기라. 근데 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누고?"


"이분들은..."


도클란트는 솔랜더에게 동료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해주었다.


솔랜더는 한 명씩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리고 모두가 들으라는 듯이 말을 했다.


"센 사람은 없네."


"솔랜더! 무례한 말이야. 나를 여기까지 데려와주신 분들이란 말이야."


"그래도 난 거짓말은 몬한다."


빠직.


아까부터 벼르고 벼르던 후트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아까부터 우리 리더님 때문에 참고 있었는데 더 이상은 안되겠다. 너 같은 예의 없는 꼬맹이는 혼이 좀 나봐야 해!"


이번에는 테일라 조차도 그를 말리지 않았다. 그녀도 꽤나 자존심이 상한 것 같았다.


솔랜더는 후트를 슬쩍 보더니 검을 꽉 쥐었다. 그것이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을까?


후트의 화살 끝에 마나가 모이기 시작했다. 차가운 기운이 응축되는 것으로 보아 아이스 애로우인듯 했다. 작고 날렵해 보이는 솔랜더의 움직임을 제한 시킬 수 있는 좋은 판단이었다.


"아이스 애로우!"


푸슝!


목표물을 꽁꽁 얼려버릴 듯한 화살이 맹렬히 쏘아져 나갔다. 실전은 아니었지만 후트는 봐준다거나 하지 않았다. 솔랜더가 이정도 쯤에는 당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미 다음 화살을 걸고 있었다. 아니 걸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바람대로 되지 못했다.


"허억!"


날아가는 화살의 화살대를 향해 왼손에 있던 검을 던져 아이스 애로우의 진행 방향을 바꿔버렸다. 그리고 자신은 오른손에 남은 검을 들고 후트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왔다. 그의 검은 후트의 미간을 향하고 있었다.


하나의 무기를 희생해 가며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패착이었다. 이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호오!"


지켜보고 있던 프이카스도 솔랜더의 실력에 꽤나 관심을 보였다. 실력보다는 그의 전투센스가 대단했다.


"아재요. 궁수는 검사를 죽었다 깨어나도 못이깁니더."


스윽.


궁수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소리를 하고 그는 검을 거뒀다. 그리고 자신이 던진 나머지 검을 회수하러 뒤돌아 갔다.


"킥킥킥."


뒤에선 아이덴이 키득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조금 전 늑대와의 싸움에서의 앙금이리라.


"크. 저 녀석 꽤나 멋진데? 역시 실력이 있으니 저런 소릴 할 수 있는 거야. 궁수는 죽었다 깨어나도 검사를 못이깁니더! 캬! 궁수는 마법사도 못 이기던데!"


아이덴은 후트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았다.


잠시 뒤 활대 부분으로 두들겨 맞는 아이덴의 모습이 보였다.


"크학! 살려줘!"


"꼬맹이는 못 이겨도 니는 이깁니더!"


씨익.


호탕하게 웃으며 아이덴을 두들기는 후트의 모습은 기괴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누구도 그들만의 싸움을 말리거나 하지 않았다.


"내 저럴줄 알았지."


한편 도클란트는 솔랜더의 성장에 크게 놀랐다.


"우와! 솔랜더 너 많이 강해졌구나!"


"이 정도는 강한 것도 아닌기라. 나는 우리 스승님 발끝에도 못 미친다이가... 니도 내랑 같이 떠나서 스승님 밑에서 배웠으면 나보다 더 강해졌을낀데. 원래 니가 내보다 강했다이가."


"괜찮아. 이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으니까. 그냥 나를 좋아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랑 지내는 것이 더 좋고 행복한 것 같아."


보육원에서의 생활이 잠시 스쳐지나갔지만 머리를 흔들며 애써 지워냈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내 스승님은 드래곤이야! 나중에 드래곤들의 왕이 되실 거라던데."


"에? 임마 이거 오랜만에 봤드만 구라가 늘었노. 저서 누가 드래곤이라는기고?"


"저기 검은 머리에 잘생기신 분이야."


"나중에 확인해봐야긋네."


솔랜더는 투쟁심이 일었다. 진짜 드래곤이라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어서 좋고 가짜라면 사기꾼의 손에서 친구를 구원할 수 있으니 좋았다.


그들의 발 놀림은 거침이 없었다. 가끔 불빛 때문에 늑대나 오크들이 몰려오긴 했지만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았다.


솔랜더의 자비 없는 칼질에 몬스터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다.


아이덴이 솔랜더에게 버프를 걸어주려고 하자 그는 그것을 거부했다.


자신의 힘이 아닌 것에 기대고 바라는 것은 성장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했다. 스스로 강해질 생각을 해야지 버프들로 강해진다면 의미가 없다. 언제나 버퍼가 같이 다닐 수도 없고 버프가 있다 없으면 그 갭 차이가 아주 커 자괴감이 든다. 그래서 버프에 취하지 않으려 한사코 거부했다.


아이덴은 솔랜더가 재수없지만 어린 나이에 벌써 저런 경지에 이른 것과 편법이 아닌 스스로 노력해서 강해지고자 하는 단단한 마음 등 본받을 점은 있다고 생각했다.


"들었지? 앞으로 너희들도 버프는 없을 줄 알아. 라이트나 인챈트 마법까지는 봐줄게."


아이덴이 솔랜더에게 존경의 눈빛을 보내고 있을 때 그는 미처 하지 못한 말을 했다.


"아! 그리고 스승님의 버프를 받다가 그런 허접한 버프를 받으면 간에 기별도 안갑니더."


뜨끔.


뒤에서 후트와 테일라가 웃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는 못 들은 척 계속 걸었다. 언젠간 저들보다 꼭 강해지겠다고 말이다.


프이카스는 솔랜더가 말한 스승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저 꼬맹이를 단시간에 저렇게 키웠다는 건 실력이 꽤나 있다는 건데?'


도클란트에게 솔랜더와 헤어진 시기를 물으니 약 2년 전이라고 했다. 그 당시 솔랜더는 마나를 다루지도 못했고 칼질도 능숙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발전은 순전히 스승이라는 자의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솔랜더의 자질도 뛰어났겠지만.


'한번 보고 싶긴 하군. 뭐 곧 만날 테지만...'


그들은 오크 무리와 늑대 무리를 한 번 더 만난 후에야 비로소 보라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들의 어깨나 등허리에는 가죽과 고기들이 가득 달려있었다. 아마 몇 달치의 수입을 하루 만에 버는 것이리라.


"아구구구."


그들의 얼굴엔 피로감이 가득했고 땀은 소나기처럼 흘렀다. 다리와 팔은 후들후들 거리는 게 얼른이라도 눕고 싶었다.


마을에 도착한 그들은 달콤한 휴식 생각에 입꼬리가 슬쩍슬쩍 올라갔다. 그러나 빛을 잃은 새벽. 어둠만이 그들을 반기고 있는 마을은 살짝 으스스하기까지 했다.


"빨리 가서 쉬자고! 앞으로 일주일은 쉬어야겠어."


"레드마운틴으로 가자고 주인아저씨가 아주 친절하니 말이야."


"아무렴. 아주머니 음식 솜씨는 또 어떻고!"


"프이카스씨 일행도 갈 곳이 없다면 저희가 가는 곳으로 가요. 어차피 저 친구는 스승한테 갈 테니 말이에요."


"일단은 그렇게 하는게 좋을 것 같긴 하군. 그러지."


테일라 일행과 프이카스 일행은 레드마운틴이라는 여관에서 묵기로 했다.


"솔랜더 내일 정오에 다시 보자. 만나서 반가웠어!"


"그래 푹 쉬라. 정오에 그 벌목장 근처에 음식점 하나 있다. 글로 온나. 그래도 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도 좀 나누고 스승님이라도 소개시켜줘야 할 거 아니가."


"알겠어! 그럼 너도 푹 쉬고 내일 보자!"


끄덕.


뒤돌아가는 솔랜더의 뒷모습이 왠지 멀게만 느껴졌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언제나 어디든 함께 다녔는데 지금은 뭔가 많이 서먹해진 느낌이 들었다. 2년이라는 시간이 무섭게만 느껴지는 도클란트였다.


"도클란트 뭐해~ 빨리 와!"


저 멀리서 프론이 부르는 소리에 도클란트는 황급히 뛰어갔다.

그러나 지금 그의 옆에는 프이카스 일행이 있었고 솔랜더의 옆에는 스승이 있으니 서로 외롭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네! 가요!"


뒤돌아서 걸어가던 솔랜더는 어느새 프이카스의 뒤통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드래곤이라꼬...?"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솔랜더는 다시 제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새벽녘의 차가운 공기가 왠지 기분 좋게 느껴지는 솔랜더였다.




추천 선작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 다음은 솔랜더 (1)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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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년 후 (2) 21.07.11 10 0 12쪽
21 2년 후 (1) 21.06.22 14 0 13쪽
20 카르산의 학살자(4) 21.06.12 13 0 11쪽
19 카르산의 학살자(3) 21.06.08 15 1 12쪽
18 카르산의 학살자(2) 21.06.07 17 1 11쪽
17 카르산의 학살자(1) 21.06.06 19 2 11쪽
16 솔랜더 (2) 21.06.04 20 2 15쪽
15 솔랜더 (1) 21.06.02 17 0 11쪽
» 보라스로! (3) 21.06.01 19 0 12쪽
13 보라스로! (2) 21.05.31 22 1 10쪽
12 보라스로! (1) 21.05.30 24 0 11쪽
11 제왕의 기질을 가진 아이(2) 21.05.28 26 0 12쪽
10 제왕의 기질을 가진 아이(1) 21.05.27 24 0 10쪽
9 적과의 동침 (3) 21.05.19 26 0 12쪽
8 적과의 동침 (2) 21.05.19 27 0 11쪽
7 적과의 동침 (1) 21.05.17 35 0 10쪽
6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5) +2 21.05.16 50 1 12쪽
5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4) 21.05.16 47 1 11쪽
4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3) 21.05.15 60 1 10쪽
3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2) 21.05.15 67 2 10쪽
2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1) +4 21.05.14 96 3 8쪽
1 프롤로그. +2 21.05.14 143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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