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작업장

드래곤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키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도클란트
작품등록일 :
2021.05.14 01:37
최근연재일 :
2021.07.11 02:03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791
추천수 :
23
글자수 :
109,315

작성
21.05.15 01:01
조회
67
추천
2
글자
10쪽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2)

DUMMY

누군가 인위적으로 깎아놓은 듯한 절벽이 장관인 코엔산 정상.


처음 보는 사람은 깜짝 놀랄 만큼 드래곤과 똑 닮은 석상이 하나 놓여있었다.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 날개를 펼치고 있는 드래곤은 돌로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표정마저 생생했다. 그 솜씨는 필히 인간이 아닌 드워프의 작품이리라.


석상 근처 커다란 동굴 입구에는 있으면 안 될 무언가가 기웃거렸다.


손질이 잘 된 가죽 갑옷으로 중요 부위만 가린 채 영롱한 구슬을 들고 있는 것이 마치 사람 같았다.


그러나 사람이라기엔 이질적인 면이 있었다. 그의 키는 작달막했고 이빨과 손톱은 날카로웠다. 또 귀는 쫑긋 서 있었고 피부는 붉었다. 붉은 피부를 빼놓고 얘기하자면 그의 정체는 여행자들의 영원한 골칫덩이 고블린이였다.


하나 여느 고블린과 다른점이 있다면 키는 좀 더 컸으며, 피부색도 붉은 것이 고블린중에서도 지능과 힘을 겸비한 고블린 킹인듯 했다. 고블린 킹이라고 해도 고블린은 고블린.


흉포한 몬스터들과 육식동물들이 넘쳐나는 코엔산. 그것도 정상에 고블린이 있다니 놀랄 노자였다.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고블린은 동굴 입구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이윽고 마음을 먹었는지 동굴안으로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타다다다다닷. 타다다다닷.


크게 울려대는 발소리에 동굴의 크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고블린이 뛰어 들어간 동굴 내부는 굉장히 어두웠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과도 같은 어둠은 낯선 침입자들에게 두려움을 선사할 듯했다.


동굴 내부가 익숙한지 고블린의 발놀림은 거침이 없었다. 광장같이 넓은 홀을 여러 번 지나고 나서야 발소리는 멈췄다.


"큼큼!!"


주위를 살피던 고블린은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 나서 정면 벽 쪽 빈 공간에 대고 소리쳤다


"프이카스님!!!!!!!!!!"


미친놈 마냥 빈 공간에 대고 누군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프이카스님! 큰일났습니다!"


구구구구궁


고블린의 정성이 갸륵했음일까? 거대한 진동과 함께 빈 공간이라고 생각 했던곳에서 검은색 커다란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굴입구에 놓여진 석상과 굉장히 흡사한 모습의 무언가였다.


커다란 날개와 날카로운 이빨, 보통 성인 허리보다 두꺼운 꼬리, 아주 단단해 보이는 비늘. 그리고 칠흑같이 검은 피부.


이 동굴의 주인이자 코엔산의 지배자인 블랙드래곤 프이카스라는 것은 갓난아이도 알 법했다.


그러나 그것 조차도 이해되지 않았다. 드래곤의 레어에 고블린이 있는것이며, 그 고블린이 왜 프이카스를 깨웠는지. 세상을 일찍 하직하는 방법임에 틀림이 없었다.


프이카스의 입이 벌리며 하찮은 미물에게 브레스가 뿜어지려나 싶었지만 그는 고블린의 존재가 당연하다는 듯 개의치않고 그저 크게 입을 벌려 하품을 했을 뿐이었다.


"하아아암.... 어제 과음을 했나.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리는군."


고블린은 임무를 완수했다는 생각에 뿌듯해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신에게 그 임무를 주었던 존재가 문득 생각났다.


"아 참! 프이카스님 큰일났습니다!"


"그래. 프론 너냐? 자고 있을 땐 깨우지 말라고 했는데 무슨 이유로 깨운 것이냐."


그러자 프론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드...드 드래곤로드이신 칼제스님께서 프이카스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주 그...그급한 일이라고......"


드래곤로드인 칼제스가 개인적으로 부르는 일은 결말이 항상 좋지 않다는 건 드래곤계에선 파다하게 퍼진 소문이었기 때문에 프론은 벌벌 떨며 얘기했다.


"칼제스 그 영감탱이가 왜 부르는 거지? 로드 영감이랑 엮이면 항상 피곤한데 말이야. 다른 말은 없었고?"


그러자 프론은 영롱한 수정구를 꺼냈다. 인간 귀족에게 가져다가 팔면 눈이 뒤집힐 정도로 광채가 대단한 수정구였다. 수정구에 새의 모양이 있는 걸로 보아 연락용 수정구인듯했다.


"칼제스님의 가디언이 주고 갔습니다."


그 수정구에는 칼제스의 음성이 담겨있었다.


"위대한 블랙드래곤 카스테가르의 후예 프이카스여. 나는 그대를 참 많이 아낀다네. 그러나 그대는 왜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가? 오늘은 드래곤 정기회의 날이다. 이것만 알려줘도 되겠지? 물론 늦는다고 텔레포트를 쓰지는 말게. 여러 드래곤이 동시에 텔레포트를 쓴다면 공간이 일그러질 테니....."


그 말을 끝으로 칼제스의 음성은 들려오지 않았다.


"헉!"


프아카스는 칼제스가 '오늘은 정기회의 날' 이라는 말까지만 듣고도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드래곤 정기회의는 500년마다 한 번씩 열리며 수면기에 들어간 드래곤과 웜급이하의 드래곤을 뺀 에이션트 드래곤들은 참석을 해야 하는 회의였다.


마법의 주인들답게 자신들이 새로 발견한 마법이나 좀 더 효율적으로 마나를 다스리는 방법 등에 대한 토론을 하며 드래곤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자들에게는 죄를 묻기도 하는 통합적인 회의였다.


그러나 프이카스는 살면서 한번도 참석을 한 적이 없었다. 귀찮다는게 그 이유였다.


그래서 프이카스는 정기회의때마다 강제 수면기에 들어갔다. 법과 규율을 중시하는 로드는 그럴때마다 프이카스에게 다음에도 참석을 안한다면 드래곤계에서 추방시키겠노라 호통을 쳤지만 프이카스를 아끼는 로드는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프이카스는 추방을 당해도 인간들이 만든 술만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로드도 참는데 한계가 있었다. 지난 회의때도 참석하지 않자 화가나서 프이카스가 어렵사리 모은 술저장고를 폭파시키고 마지막 경고를 했던 것이다.


"프이카스! 500년 후 그때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꼭 명심하도록."


그 500년후가 오늘인 것이다.


"프론 레어를 잘 지키고 있어라. 망할 로드 영감탱이!"


프론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프이카스를 쳐다 보았다. 프이카스는 거대한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그대로 하늘로 솟구쳐 동굴을 부수며 날아갔다. 이 순간만큼 그는 고통을 느낄리 없었다.


프이카스는 점점 동굴과 멀어지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블랙드래곤인데 진짜 퇴출시킨다고? 아이 모르겠다. 일단 가서 생각하자!"


프이카스는 날갯짓을 더욱더 힘차게 했다. 자신 덕분에 뱀과의 사투에서 살아남은 존재가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비행에 집중할 뿐이었다.


한참을 날던 프이카스는 어느 지점에 도달하더니 갑자기 수직으로 방향을 틀어 공중으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과 담판을 지으려는 듯 맹렬히 공중으로 방향을 꺾은 프이카스 주위의 공간이 살짝 일렁이더니 프이카스의 커다란 몸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이쿠야!"


이공간으로 빨려 들어온 프이카스는 부딪힌 엉덩이를 손으로 비비며 말했다.


"로드도 참 취향이 독특하단 말이야. 쓸데없이 이런 공간을 만들고 말이야"


지금 프이카스가 있는 곳은 정기회의를 하기위한 비밀장소였다. 원래부터 이런 비밀장소가 따로 있던 것은 아니지만 어느 사건을 계기로 비밀장소를 따로 두게 되었다. 원래 정기회의는 로드의 레어에서 했었다.


그러나 호기심 많던 웜급드래곤이 회의를 엿듣고 기밀 사항을 인간계에 퍼뜨렸기 때문에 이런 공간을 따로 두게 되었다.


대부분의 드래곤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원래부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프이카스는 이 공간이 왜,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도 몰랐다.


쿠구구궁.


잠시 뒤 뜨거운 마나가 뭉쳐지기 시작하더니 커다란 거인의 형상 하고 있었다. 이윽고 완전한 모습이 된 파이어골렘은 프이카스에게 예의를 차렸다.


"위대하신 블랙드래곤 카스테가르님의 후예 프이카스님을 뵙습니다."


"오냐~ 들어가도 되겠냐?"


파이어 골렘은 프이카스가 왔음을 칼제스에게 알렸다.


"칼제스님. 프이카스님이 오셨습니다."


"..."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칼제스님. 프이카스님이 오셨습니다."


파이어 골렘은 재차 말했다.


"들어오라!"


두번째 물음끝에 원하던 대답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칼제스의 음성엔 감정이 묻어 나오지 않았다. 음의 고저도 없었다.


"꿀꺽."


"프이카스님 들어가시지요"


문지기가 공간을 열어주자 프이카스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안에는 놀랍게도 인간들의 회의마냥 열명 남짓한 인간들이 앉아있었다.


"늦었군."


단 세글자였지만 프이카스를 긴장 시키기에는 충분했다.


"하하하. 칼제스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칼제스님은 인간을 싫어하시는줄 알았는데 말이죠. 더군다나 그 볼품없는 얼굴은 뭡니까?"


프이카스는 어울리지 않는 금발을 한 노인에게 말했다. 그 노인의 얼굴엔 주름이 가득했고 근육은 없어 뼈만 앙상하게 붙어있는 팔, 다리는 볼품없는 시골 노인의 그것과 같았다. 그러나 그의 금발만큼은 20대 못지않게 윤기가 흘렀다.


"뭐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 하지만 싫어하지도 않는다네. 로드인 내 얼굴은 쳐다보는 자, 본인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지. 자네가 보았을때 볼품없이 보였다면 자네의 마음이 지금 볼품없이 피폐해졌다는 뜻이겠지."


그 노인 목소리는 일개 촌부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목소리에 제왕의 그것이 섞여있었다.


"나는 그런 시시껄렁한 얘기를 하려고 자네를 부른게 아니야 프이카스. 난 자네가 참 맘에 드네. 자네를 보면 자꾸 카스테가르 그가 떠올라. 인마전쟁을 떠난 뒤 행방이 오묘해진 그자 말일세. 카스테가르는 자신이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마지막 혈육이자 최후의 블랙드래곤인 프이카스 자네를 열심히 보살펴 달라고 했었지. 그래서 자네의 추방령을 계속해서 막아 왔네만 이제 더는 무리 같네. 긴말 필요하진 않을 것 같군. 프이카스 자넨 드래곤계에서 퇴출이네."




추천 선작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드래곤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키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2년 후 (2) 21.07.11 10 0 12쪽
21 2년 후 (1) 21.06.22 14 0 13쪽
20 카르산의 학살자(4) 21.06.12 13 0 11쪽
19 카르산의 학살자(3) 21.06.08 15 1 12쪽
18 카르산의 학살자(2) 21.06.07 17 1 11쪽
17 카르산의 학살자(1) 21.06.06 19 2 11쪽
16 솔랜더 (2) 21.06.04 20 2 15쪽
15 솔랜더 (1) 21.06.02 17 0 11쪽
14 보라스로! (3) 21.06.01 19 0 12쪽
13 보라스로! (2) 21.05.31 22 1 10쪽
12 보라스로! (1) 21.05.30 24 0 11쪽
11 제왕의 기질을 가진 아이(2) 21.05.28 26 0 12쪽
10 제왕의 기질을 가진 아이(1) 21.05.27 24 0 10쪽
9 적과의 동침 (3) 21.05.19 26 0 12쪽
8 적과의 동침 (2) 21.05.19 27 0 11쪽
7 적과의 동침 (1) 21.05.17 35 0 10쪽
6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5) +2 21.05.16 50 1 12쪽
5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4) 21.05.16 47 1 11쪽
4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3) 21.05.15 60 1 10쪽
»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2) 21.05.15 68 2 10쪽
2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1) +4 21.05.14 96 3 8쪽
1 프롤로그. +2 21.05.14 143 8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