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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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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클란트
작품등록일 :
2021.05.14 01:37
최근연재일 :
2021.07.11 02:03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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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수 :
109,315

작성
21.05.1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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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적과의 동침 (3)

DUMMY

아찔한 각도로 깎여있는 코엔산의 절벽. 절벽을 쭉 따라 올라 정상에 다다르면 코엔산의 주인인 프이카스와 똑 닮은 석상이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그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일련의 인간 무리가 긴장한 채로 모여있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에이션트 드래곤이라고 해도 어차피 우리가 쓰러뜨릴 존재. 다들 겁먹지 말고 자신의 역량을 100%, 200% 이상 내주길 바란다.

각자 맡은 임무와 진형은 어제 알려준 대로 진행하도록 하고 먼저 교란조가 프이카스를 레어밖으로 유인하도록 한다."


"알겠습니다!"


"건투를 비네. 자자! 우리도 미리 준비하도록 하세나. 엄호조 마법사들은 기사들에게 버프를 시전하고 전투조 마법사들은 캐스팅 시간이 긴 마법을 미리 준비하고 있게!"


한편 인간으로서 그들과 함께 있는 프이카스는 속으로 그들을 비웃고 있었다.


'크크큭. 멍청한 놈들 자기들이 찾는 드래곤이 여기 있는지 모르고 소란스러운 꼴이라니!'


시간이 조금 흘렀다 싶을 때쯤 레어에 들어갔던 교란조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바드님! 크.. 큰일입니다!"


"온다! 모두 건투를 비네. 다들 살아서 볼 수 있으면 좋겠구먼."


그들은 교란조의 모습이 보이자 무기를 꽉 쥐었다. 그러나 몇몇은 곧 나타날 절대자의 두려움에 꽉 쥔 손과는 달리 다리를 덜덜 떨고 있었다. 멈추지 않는 다리의 떨림에 애꿎은 손에 더욱 힘을 실었다.


그러나 교란조의 모습이 보이고도 프이카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프이카스는 어디 갔는가...?"


"혹시 교란조들이 겁을 먹고 레어로 들어가지 않은 게 아닐까요?"


바드의 옆에 있던 엄호조의 마법사가 조심스레 자신의 의견을 내었다.


"으흠... 일단 자초지종을 들어봐야겠구먼."


이윽고 교란조가 도착했다.


"바드님 그게! 레어에 프이카스가 없습니다! 드래곤은 커녕 레어를 지키는 가디언 조차 없습니다!"


"뭣이?"


"같이 들어가 보시지요. 들어가는 동안 레어에서의 일을 설명하겠습니다."


'혹시 드래곤의 계락인가? 오히려 우리를 레어로 유인하는? 그럴리는 없겠지. 그들은 굳이 인간을 상대로 수작을 부리지 않으니...'


"일단 들어가 보도록 하지. 모두들 레어로 들어가 보도록 함세."


조금 전 교란조는 임무를 하달 받고 프이카스의 레어로 향했다.


"와! 이 석상은 진짜 헤츨링을 석화 마법으로 굳힌 듯 정교한데요?"


"날카로운 이빨이나 꼬리, 손, 발톱 온몸이 무기다 무기!"


그들은 레어의 입구에 놓인 석상을 보고 한 마디씩 했다.


"그러게 말이다. 이 자식이 감히 누구 앞에서 이빨을 드러내!"


퍽!


두려움에 괜스레 프이카스의 석상을 후려친 조장이었다.


"하하하하!! 진짜 프이카스가 나왔을 때나 그렇게 하지요!"


조장이 나름 조원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지만 레어의 입구에 선 그들은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끝을 알 수 없는 레어는 빛 한 점 없는 암흑 그 자체였다.


"조장. 우리 도망갈까?"


"아서라! 여기서 어떻게 도망갈래? 그리고 나는 도망자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다. 죽더라도 명예롭게! 그게 내 좌우명이다."


"긴장 풀라고 농담 삼아 말해 본거지 뭐. 얼른 들어갑시다."


마법사의 플래시 마법을 신호로 그들은 천천히 레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뱀의 아가리에 제 발로 들어가는 생쥐 꼴이었다.


레어 안은 여느 동굴과 비슷하여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저 드래곤의 레어라는 중압감에 좀 더 으스스하고 두려울 뿐이었다.


뚜벅뚜벅.


고요한 동굴 속에서 그들의 발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 얼마나 걸었을까 조심스레 걷던 그들의 노력이 우습게도 드래곤의 레어라면 응당 있어야 할 함정 마법진이나 가디언들 조차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한쪽 모퉁이를 돌자 쏟아지는 빛에 그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뭐... 뭐야!"


"드래곤 브레스인가. 기척도 없었는데..."


"으아악!!!!!!!"


그들은 호들갑을 떨며 주저앉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전해지지 않는 고통에 살며시 눈을 떴다. 아직 빛에 적응이 되지 않아 실눈을 겨우 뜨며 주위를 살피는 그들의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브레스로 착각했던 그 빛의 정체는 햇빛이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커다란 홀의 형태로 된 광장 같은 곳이었는데 그 공간의 윗부분이 뻥 뚫려있었다.


"메테오라도 떨어졌나... 저 커다란 구멍은 뭐지?"


"드래곤끼리 싸움이라도 난 것 아닐까요?"


갖가지 추측을 해보았으나 그들이 구멍의 정체를 알리가 없었다.


조원들은 자신들이 길을 잘못 들었나 혹은 다른 길을 발견하지 못했나 싶어 이곳저곳을 샅샅이 뒤져보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공간이 레어의 끝이었다. 그러나 있어야 할 주인이 자리를 비워버렸으니 그들로써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일단 바드님께 보고를 하자.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네..."


그렇게 그들은 레어 밖으로 나왔던 것이다.


"레어의 끝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다고요? 사라진 드래곤과 뚫린 구멍이라..."


프이카스 일행과 같이 걷던 케일은 교란조 조장의 말을 유심히 듣더니 추리하는 척을 했다.


그러나 정작 그 구멍의 원흉(?)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아차! 회의에 늦는다고 동굴을 뚫어버렸지 참. 복구를 한다는걸 깜박했군.'


"교란조가 이미 갔다 왔다지만 긴장을 늦추지 말고 천천히 진입하도록!"


그들은 교란조의 안내에 조심스레 움직였다. 그러나 역시 아무런 방해 없이 커다란 홀까지 갈 수 있었다. 그들 역시 강렬한 빛에 적응이 끝난 뒤에 눈을 뜰 수 있었다.


"저 구멍이 자네들이 말한 그 구멍인가?"


"그렇습니다. 구멍이 꽤 큽니다. 프이카스가 저희의 기척을 느끼고 도망간 것은 아닐런지..."


빠직.


프이카스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표출하려는 찰나 묵묵하게 걷고 있던 근육질의 마법사가 그의 말을 강하게 부정했다.


"절대로 그럴 리는 없어! 드래곤은 호전성이 강해서 절대로 먼저 싸움을 피하지 않아! 그리고 드래곤이 인간 따위가 무서워 도망칠 리가 없잖아!"


'뭐야 저 꽁꽁 싸맨 놈은 내가 할 말을 대신해주는군.'


프이카스가 그의 대답에 흡족했을 때 교란조의 조원이 무언가를 발견한 듯 그를 불렀다.


"조장! 이걸 봐!"


"!!!!"


그의 눈앞에는 휘황찬란한 금은보화가 그득했다.


꿀꺽


"우와! 프이카스가 모아뒀나 본데?


"이게 다 얼마야!"


그러나 그 사이에 이질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뜨끔!


이질적인 무언가의 정체는 프론의 허름한 옷이었다.


"이 허름한 가죽옷은 뭐지?"


"겉만 낡아 보이고 방어도가 끝내주는 마법 아이템이 아닐까? 드래곤이 평범한 것을 보관했을 리가 없잖아?"


그렇게 그들의 추측으로 프론의 싸구려 가죽옷의 가치가 폭등했다.


"바드님. 프이카스가 없어졌는데 어쩌죠?"


그는 굉장히 아쉬워했다.블레인의 사냥에 성공했으나 뭔가 자신의 만족도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에이션트 드래곤의 정보를 거금을 주고 샀다. 그러나 그를 보지도 못하고 일이 틀어져 버렸다. 하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전 파티원들을 공포로 물들였던 레드 웜급드래곤. 그보다 훨씬 강한 드래곤이 나타나지 않아 오히려 감사해야 할지도 몰랐다.


"에이션트 드래곤의 사냥은 다음으로 미뤄야겠네. 그래도 힘들게 여기까지 온 이상 보상은 확실히 챙겨야 하지 않겠나?"


그는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렇죠. 이걸 그냥 두고 간다면 눈뜬장님이죠."


"자자! 다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네. 다행이라고 할지 아쉽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네만 각자 들 수 있는 만큼 보물이나 보석을 챙기도록 하게. 욕심을 부리지는 말게. 어차피 여기 있는 것 중 하나만 들고 가도 풍족하게 생활 할 수 있으니 말일세."


"와아아아!!!!!"


파티원들은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프이카스 사냥을 계속했을 경우 성공하든 실패하든 무조건 인명피해는 발생했을 것이다. 그것이 자신이 아닐거라고 단정짓지는 못했다. 그러나 싸움 없이 큰 소득이 생겼으니 그들로서는 아주 쾌재를 부를 일이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모두가 환호하고 있을 때 혼자 배가 아파오는 자가 있었다.


'으... 내 보물들!!!'


물론 프이카스도 어렵사리 모은 것들은 아니다. 드워프들이 조공을 하거나 주워 온 것이 전부다. 물론 좋게 말해 주워 온 것이고 뺏어 온 것이지만 말이다.

저것들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왠지 아깝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


배를 부여잡고 있는 프이카스에게 바드가 다가왔다.


"자네들은 필요 없는가? 길 안내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으니 우리가 보답할 차례가 아닌가? 물론 우리라기보단 프이카스가 보답하는 거지만."


"괜찮습니다. 저희는 어디까지나 마을까지 안전하게 도착하는 게 목표니까요."


"요즘 젊은 사람들과 달리 욕심이 없구먼 그래. 그렇다면 강요는 하지 않겠네. 적당히 쉬고 있게. 곧 안전한 곳까지 호위해주겠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 말을 끝으로 바드는 몸을 돌려 근육질의 마법사에게 갔다.


"자네도 필요 없나?"


"그렇다. 나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프이카스와의 대화였으니까. 지금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 없지만..."


"허허... 이렇게 재물에 욕심이 없는 자들이 많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구먼."


바드는 그러고는 근처에 있던 붉은 보석을 하나 주웠다.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보석이었다.


"뭐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


바드는 그 붉은 보석을 끝으로 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그를 제외한 파티원들의 두 손은 보석과 보물들로 인해 휘황찬란 빛이 났다.


"다들 한몫 챙겼으니 이제 하산하도록 하겠네. 올라왔던 대로 반원형을 유지하며 하산할 수 있도록 하고 자네들은 내려가는 길도 부탁하네."


"그러죠! 그럼 앞장서겠습니다."


하산하는 동안 큰 위험은 없었다. 프론이 몬스터들이 있는 곳은 피하고 지름길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레어로 갈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산할 수 있었다.


근육질의 마법사는 따로 할 일이 있다며 코엔산의 중턱에서 헤어졌다. 마크는 그를 향해 나지막이 욕지거리를 내뱉고 걸음을 재촉했다.


케일을 제외한 파티원들은 보석들을 제값에 팔거나 세공을 하기 위해 드워프의 마을로 간다고 했다.


"수고했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다시 부탁을 하겠네."


바드만이 그들에게 감사를 표했고 그렇게 그들과는 코엔산 입구에서 헤어졌다.


'네놈들은 이미 다 기억 해두었다. 조심하는게 좋을거야.'


프이카스는 잔혹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케일은 어차피 가야 하는 방향이라며 그들을 흐룬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


"저기 보이는 큰 도시가 바로 흐룬입니다. 베커왕국의 제2의 수도죠."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안내를 해주시고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하하. 보상은 됐습니다. 이렇게나 많이 얻었는데요 뭐."


그의 낡은 가죽주머니 조차 보석들로 인해 빛나는 듯한 착시를 주었다.


"지금은 아버지를 뵈러 가야 해서 말입니다. 대신 나중에 듀셀에 한 번 들르겠습니다. 모른척 하시면 안됩니다?"


"융숭히 대접해 주도록 하지."


프이카스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케일이 떠난 뒤 그들은 거대한 도시를 바라보았다.


"여기가 흐룬이랬나?"


"네. 인간들의 말로는 기사의 도시라고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꽤 큰데요? 저희가 찾는 아이들이 있겠죠?"


흐룬의 입구에는 기사의 도시라는 것을 티를 내는 듯이 칼과 창이 교차된 모양의 엠블럼이 심심찮게 보였다. 아마도 흐룬을 대표하는 상징인듯했다.


"뭐. 나의 안목이라면 찾을 수 있겠지. 자! 복수를 위한 씨앗을 찾으러 가볼까!"


"네!"


드래곤과 고블린의 기묘한 모험이 기사의 도시 흐룬에서 시작되었다.




추천 선작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제왕의 기질을 가진 아이(1)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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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카르산의 학살자(4) 21.06.12 13 0 11쪽
19 카르산의 학살자(3) 21.06.08 15 1 12쪽
18 카르산의 학살자(2) 21.06.07 17 1 11쪽
17 카르산의 학살자(1) 21.06.06 19 2 11쪽
16 솔랜더 (2) 21.06.04 20 2 15쪽
15 솔랜더 (1) 21.06.02 17 0 11쪽
14 보라스로! (3) 21.06.01 18 0 12쪽
13 보라스로! (2) 21.05.31 22 1 10쪽
12 보라스로! (1) 21.05.30 24 0 11쪽
11 제왕의 기질을 가진 아이(2) 21.05.28 25 0 12쪽
10 제왕의 기질을 가진 아이(1) 21.05.27 24 0 10쪽
» 적과의 동침 (3) 21.05.19 26 0 12쪽
8 적과의 동침 (2) 21.05.19 27 0 11쪽
7 적과의 동침 (1) 21.05.17 35 0 10쪽
6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5) +2 21.05.16 50 1 12쪽
5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4) 21.05.16 47 1 11쪽
4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3) 21.05.15 60 1 10쪽
3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2) 21.05.15 67 2 10쪽
2 떠나는 드래곤 그리고...(1) +4 21.05.14 96 3 8쪽
1 프롤로그. +2 21.05.14 143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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