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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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눈을 떴을 때,
그는 하얀 방에 있었다.
그는 침대에 앉아 있었고 정면 벽에 십자가가 걸려있었다.
그는 알 수 없는 절망감에 머리카락을 잡았다.
그러다가 팔목에 적힌 글자를 발견한다.
그것이 나의 이름이라 직감한다.
그는 침대 옆에 놓여 있는 손거울을 발견한다.
그는 손거울로 얼굴을 본다.
거울에 비친 그의 얼굴은 검은색 크레파스 낙서뿐이었다.
그는 얼굴이 없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얼굴의 낙서를 지워 내려 한다.
지워지지 않는다.
지워지지 않는다.
지워지지 않는다.
그는 그럴 리 없다고 소리쳤다.
그는 목소리가 없었다.
목소리가 없다.
목소리가 없다.
목소리가 없다.
그는 질문했다.
‘나는 누구야.’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지 않는다.
그는 손거울을 집어 던지려 했다. 그러나 던질 수 없었다.
누군가 그의 손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수녀가 보였다.
“지금부터 알아가면 돼.”
수녀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갔다. 그는 흠칫 놀라며 다른 손에 잡고 있던 손거울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쨍그랑.
수녀의 옆에 떨어진 거울 파편.
그는 자신을 보았다.
그는 수녀가 되어있었고
수녀는 그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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