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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론 님의 서재입니다.

데스 나이트가 신성력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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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론
작품등록일 :
2024.02.29 13:39
최근연재일 :
2024.03.12 20:00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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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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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성유물은 내 거다 (1)

DUMMY

#013. 성유물은 내 거다 (1)






데론은 탐험대장 데마카의 바로 뒤를 따라서 동굴을 빠져나왔다.

동굴은 숲속에 숨겨져 있었는지, 우거진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뒤로 끝까지 꺾어야 그 끝이 보일 정도로 커다란 나무들.

빽빽한 나뭇잎으로 인해 햇빛도 잘 들지 않을 정도였다.


‘클라넬은 여전하군······.’


데론은 숲을 둘러보며 잠깐 생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클라넬 대수림은 대륙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고, 그 어떤 인간들의 지배도 받지 않는다.

이 지역을 일컫는 다른 말로는 ‘엘프 자치령’.

숲을 침범하는 인간들에게는 가차없이 응징하는 이들로 유명했다.

엘프들이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걸 보니, 숲의 외곽인 듯했다.


‘혹시 코리엘은 이 안에 있을까?’


대수림의 엘프인 옛 토벌대 동료를 떠올리던 중.

탐험대는 대수림과 교황국의 경계 지점에 도착했다.

나무의 크기도 전보다 작아지고, 밀도도 낮아져 듬성듬성 보였다.


“여기서 잠시 대기해라.”


데마카는 대원들을 멈춰 세운 뒤, 홀로 공터로 향했다.

낙엽들로 뒤덮인 땅이었다.

데마카는 공터 위에 서서 마력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샤아아···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 마력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마나와 감응했다.

진한 푸른빛이 번쩍이는 두 손을 이리저리 흔들며, 허공에 무언가를 그리는 듯했다.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신비롭게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얼마쯤 지났을까.

츠츠츠츳-

돌연 땅바닥이 종기처럼 불긋하게 솟아오르며, 흙과 낙엽이 우수수 흘러내렸다.

쿠궁!

땅은 사람 키보다 조금 더 높게 솟아오르고 나서야 멈추었다.

기이하게 뾰족 솟아오른 언덕엔 사람이 드나들 만한 크기의 문이 있었다.

평범한 문처럼 보이진 않았고, 알아보기 힘든 문자들이 아로새겨진 석문이었다.

데마카가 문에 손을 대고서 마력을 주입하자, 석문에 새겨진 문자들이 하나씩 차례대로 푸른빛을 발했다.

지이잉-

마지막 문자까지 밝게 빛나자.

쿠드드-

석문이 저절로 땅속으로 내려가며, 길이 열렸다.


“가지.”


데마카가 앞장섰고, 나머지가 뒤따라 들어갔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은 계단을 내려갔다.

데론은 데마카의 바로 뒤에서 따라 내려갔다.

여긴 처음 와 보았지만, 무얼 하는 곳인진 잘 알고 있었다. 이와 비슷한 곳을 많이 가 봤으니까.

용도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통칭 ‘마법사의 던전’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설마 마법사의 보물을 찾으러 온 건가······?”


곤봉의 용병이 중얼거리자, 나머지도 함께 속닥거렸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진짜 위험한 거 아니에요? 종단에서 가만둘 리가 없잖아요.”

“보수가 높은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일세. 자네, 용병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군?”


용병 중 가장 장비 상태가 뛰어난 초로의 사내가 말했다.

얼굴에 난 흉터 자국들이 그의 노련미를 드러냈다.


“시작한 지 1년이 넘긴 했지만··· 실력이 없다고 받아주질 않아서요.”


빈약한 무장의 여자 용병이 고개를 푹 떨구며 말했다.


“뭐··· 탐험대장 말대로, 우리만 입 다물면 상관없을걸세. 보물을 챙기는 건 저쪽이고, 우린 돈만 받으면 되니까.”

“······.”


데마카에게 반항했던 용병만이 그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멍한 눈으로 쫓아갈 뿐이었다.

삼백 개가 넘는 계단을 내려오고 나서야 드넓은 지하실에 도착했다.

언제부터 타고 있었는지 모를 등불들이 지하실 여기저기에 있어, 어둡지 않았다.

사면으로 둘러싸인 지하실, 한쪽 벽에는 다음 방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었다.

탐험대장 데마카의 인솔에 따라, 그들은 좁은 통로를 이동했다.

데론은 발에 뭔가 채여 바닥을 보았다.

불에 타고 남은 발 하나가 있었다.


‘이전 탐험대원인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통로를 나아갈수록 심하게 훼손된 시체들이 늘어났다.

온몸에 구멍이 뚫린 시체. 천장에 머리가 박혀 몸만 드러난 시체.

둥근 공 모양으로 압축된 시체까지.


“마법 함정에 당한 흔적······.”


곤봉의 용병이 시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중얼거렸다.


“그럼 이전 탐험대는 전부 몸으로 때우다가 전멸했다는 거예요?”


여자 용병이 속삭이듯 말했다. 그러자 초로의 용병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우리도 결국 함정받이 신세라는 소리군···”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하지 않아요?”


여자 용병이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았다.


“뭘 봐, 이 새끼야.”


통로를 꽉 채울 정도로 커다란 덩치의 맥스가 험상궂은 얼굴로 말했다.


“아, 아무것도···”


그녀는 곧장 도망치겠다는 생각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탐험대장이 앞장서고 있으니, 웬만한 함정들은 다 제거됐을걸세.”

“그, 그렇겠죠······?”


용병들은 억지로 불안감을 삼키며 잠자코 데마카의 뒤를 따랐다.

기나긴 통로를 마침내 빠져나오자, 방 하나가 나타났다.

이곳저곳에 어지러이 늘어진 책과 빈 포션병, 찢어진 두루마리, 그리고 뚜껑이 열린 빈 궤짝들까지.

보물방이 분명했다.

이미 값어치가 나가는 물건들은 다 털렸는데, 방의 정중앙에 있는 것만큼은 멀쩡했다.

허공에 둥둥 떠 있는 신비로운 푸른색의 마력 구체, 그 안에는 공허처럼 한없이 어두운 또 다른 구체가 들어 있었다.

마치 초소형 블랙홀이 회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곳에 오는 내내 죽어 있던 데론의 눈빛이 일순 빛났다.

구체 옆에 선 데마카가 입을 열었다.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여긴 마법사의 비밀창고다. 그 주인은 아마 너희도 알고 있을 ‘도리안’이라는 마법사다.”

“도, 도리안?”

“5년 전에 이단죄로 처형당한 그 마법사 아니오?”


도리안을 알고 있는 용병들이 저마다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데론은 도리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법사들을 떠올려보았지만, 딱히 기억나는 이가 없었다.

아무래도 데론이 죽어 있던 10년 사이에 이름을 날린 마법사인 모양.


“우리 탐험대의 목표는 도리안이 이곳에 봉인해 놓은 보물을 얻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지.”


대원들의 시선이 데마카 옆에 떠 있는 마력 구체를 보았다.

마법사의 보물일 거라는 그들의 추측이 맞아떨어졌지만, 기뻐할 수는 없었다.

저 구체에 걸려 있을 마법 함정.

무엇인지는 몰라도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곤봉의 용병이 보물방 한구석을 흘겨보며 물었다.

그곳엔 검은 천에 덮인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잔뜩 쌓여 있었다.


“저 보물을 꺼내려다가 죽으면 보수고 뭐고 없는 거 아닙니까?”

“죽으면 그걸로 끝이겠지. 하지만 저 검은 구체를 꺼내는 데 성공한 자에게는 두 배의 보수를 지급하겠다.”


데마카의 파격적인 딜에 대원들의 눈이 빛났다.

두 배의 보수라면 1년을 놀고먹어도 남을 정도의 큰돈.

하지만 과연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가.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 용병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반항했다가 제압당했던 그 용병이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생기 없는 눈빛과 책 읽는 듯한 고저 없는 목소리.

다시 흑마법으로 정신 세뇌를 당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좋군. 봉인구 안에 손을 집어넣어, 검은 구체를 꺼내기만 하면 된다. 아주 간단한 일이지.”


데마카가 자리를 비켜주며 말했다.

데론은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잠자코 지켜보았다.

푸른 봉인구 안에 든 검은 구체는 그에게도 필요한 것이었다.

아니, 저건 원래 데론의 소유물이었다.

게임에서는 일명 ‘인벤토리’라고 부르는 ‘아공간 연결체’.

데론이 이 게임 속 세계에 빙의했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저런 날것의 형태는 아니었다.

아공간 연결체를 담아두던 특수한 주머니가 있었지만, 이곳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다 도리안이라는 마법사 놈의 창고에 봉인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건 데론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다시 손에 넣는 것만이 중요할 뿐.

세뇌당한 용병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봉인구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슈욱-

마치 물속에 손을 집어넣는 것처럼, 구체의 겉면에 파문이 일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츠즈즈즛···


“끄어어억!”


봉인구에서 흘러나온 무형의 기운이 용병의 손을 타고 몸 전체에 퍼져 나갔다.

그의 맨손이 먼저 쭈글쭈글해지기 시작했고, 얼굴이 급속도로 노화하여 피부가 축 늘어졌다.

경악스러운 광경에 나머지 용병들이 뒤로 물러섰다.

여자 용병은 아예 도망치려고 했지만, 통로를 막아선 맥스에 의해 저지되었다.

쿵!

거대한 양날도끼를 바닥에 내리찍으며 말했다.


“어딜 도망가려고?”


그사이 손을 집어넣었던 용병은 미라처럼 말라비틀어진 시체가 되어,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봉인구는 이전보다 크기가 약간 줄어든 상태.

데마카는 봉인구의 크기를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생각보다 생명력이 형편없는 놈이었군. 이래서야 남은 놈들이 다 달려들어도 꺼낼 수 있을지 모르겠군.”


혀를 차며 하는 말에 곤봉의 용병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런 씹··· 네놈들, 처음부터 우릴 살려둘 생각이 없었지?”

“살려둘 생각이 없다고? 아니. 난 분명 말했다. 저 보물을 꺼낸 이에게는 두 배의 보수를 주겠다고. 너무 적은가? 그렇다면 다섯 배를 주지.”


데마카가 표정 하나 변치 않고 말했다.

두 배든, 다섯 배든 대원들은 당연히 저 구체에 손을 넣을 생각이 들지 않았다.


“돈 같은 건 이제 필요 없어.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을 테니, 당장 여기서 내보내 줘.”

“내보내 달라고? 웃기는 놈이로군. 보물을 손에 넣을 때까지 너흰 절대 나갈 수 없다. 울브란, 준비됐나?”


데마카가 울브란을 말하던 그때.

데론이 먼저 앞으로 나섰다.


“내가 꺼내겠다.”

“뭣?”

“대체 왜···”


다른 용병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데론을 쳐다보았다.

일시적 동료가 되었음에도 통성명조차 제대로 한 적 없었기에 더욱 의문이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자신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 한단 말인가.


“대체 왜 우릴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건가요?”


여자의 물음에 데론이 무표정으로 쳐다보며 답했다.


“내가 목숨을 바친다고? 너흴 위해? 쓸데없는 망상을 하는군.”


봉인구 앞에 멈춰 선 데론을 보자, 데마카의 세로 동공에서 붉은 안광이 빛났다.


“호오, 다섯 배의 보수를 원하는가?”

“······.”


데론은 대꾸하지 않고 곧장 봉인구에 손을 집어넣었다.

거친 손길에 푸른 봉인구가 격하게 울렁거렸다.

츠즈즛···

방금과 마찬가지로 봉인구에서 무형의 기운이 뻗어 나왔지만, 데론의 얼굴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 봉인구는 침입자의 생명력을 흡수해, 말려 죽여버리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죽은 몸인 데론에게는 생명력이랄 게 없었기에 먹히지 않았다.


“드디어 알겠군.”


울브란은 지금까지 데론이 차고 있는 주머니를 보면서 느꼈던 불길함이 무엇인지를 알아챘다.

흑마법사로서 지금껏 모르고 있었단 게 부끄러울 지경.


“뭐가?”


리나가 옆에서 울브란에게 물었다.


“언데드다······.”

“뭐? 난 전혀 못 느꼈는데?”


전직 사제였던 리나도 당황한 얼굴.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데마카는 처음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과연 저 언데드는 용사의 성유물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인가.

푸른 구체가 언데드인 존재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그랬다면 벌써 파훼하고도 남았을 테니까.

봉인구에서 흘러나온 기운은 데론의 몸속에 있는 어둠의 마력을 흩어놓기 시작했다.

언데드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동력원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생명력을 흡수할 때와 마찬가지로, 봉인구는 마력을 소멸시키면서 크기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빠르게.

하지만 봉인구가 해제되기 전에 데론이 먼저 소멸할 확률이 더 높았다.

게다가 아공간 연결체에 손이 닿지 못하게 엄청난 척력을 발생시킨다.

콰지직- 콰지지직!

무지막지한 근력을 가진 데론조차도 쉽지 않은 일.

그러나 그의 손은 꾸준히 아공간 연결체를 향해 다가갔다.


“무식하게 힘으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마법적 지식이 없다면 결국 막힐 테니까.”


데마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푸른 봉인구는 마법사 도리안이 복잡한 술식으로 구현해 낸, 봉인 마법의 극의.

이 마법에 얽힌 술식을 해석해 내지 못한다면 해제는 불가능했다.

그때였다.


“······!”


흥미롭게 지켜보던 데마카의 두 눈이 일순 커졌다.

슈와아악-

데론의 허리춤에 매달린 주머니에서 어둠의 마력이 분출되었다.


“그어어어···”


그러자 말라 죽었던 첫 도전자가 언데드로 변하여 일어났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르르르···”

“그아아!”


보물방 한구석에 쌓여 있던 수십 구의 시체들이 검은 천을 들어내며, 봉인구를 향해 일제히 몰려들었고.

콰츠츠츳-

수십 개의 손이 봉인구 안으로 들어왔다.

그 덕분에 데론의 마력은 천천히 소멸되었고, 전보다 강력한 힘을 냈다.

콰츠츠츠츠!

구체가 완전히 줄어들기도 전. 그리고 데론의 마력이 전부 흩어지기도 전.

덥석!

데론의 왼손이 아공간 연결체를 움켜쥐는 데 성공했다.

퍼엉-

다음 순간, 강한 척력에 의해 데론의 손이 홱 밀려났다.

약간 휘청일 정도로 강력했지만, 그는 금방 자세를 다잡았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공허의 힘이 압축된 아공간 연결체가 쥐여 있었다.


“이런 미친.”


리나가 순수하게 감탄하여 욕을 내뱉었다.


“이게 힘으로도 되는 거였군. 아무리 언데드들로 봉인구의 마력을 분산시켰다지만, 척력만큼은 그대로일 텐데. 역시 내가 찾은 인재답군.”


데마카가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말했다. 그의 두 눈에는 탐욕이 가득했다.

데론은 자신의 손에 쥐어진 아공간 연결체를 보았다.

츠츳··· 츠츠츳···

봉인구에서 풀려난 이후로 계속 불길한 소리를 냈다.

이대로 놔두면 아공간 연결체는 계속 크기가 줄어들다가 소멸할 터.

그렇다고 아무 데나 박아넣을 순 없었다.

데론이 잠깐 고민하던 그때, 데마카가 말을 건넸다.


“약속했던 다섯 배의 보수는 돌아가서 주도록 하지. 일단 그걸 내게 넘겨라.”

“담을 그릇은 있나?”


데론의 물음에 데마카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릇?”

“이게 뭔지도 모르고 그동안 찾았단 뜻이군.”


데론은 자신의 허리춤에 찬 주머니를 풀어, 겔로헨의 머리를 끄집어냈다.

주머니에서 진짜로 사람의 머리가 나오자, 리나와 맥스가 흠칫했다.

정말 사람 머리를 달고 다니는 미친놈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특히, 울브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공포나 경악보다는 겔로헨의 얼굴을 알아보고 놀란 표정.


“잠깐, 네놈. 무슨 짓을···”


데마카는 일이 틀어졌음을 직감하고는 곧장 두 손에서 마력을 방출했다.

데론의 몸을 그대로 속박하려는 손짓.

투웅!

그러나 데마카의 몸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뒤로 날아갔다.

동시에 겔로헨이 두 눈을 뜨며 외쳤다.


“더러운 잡종 도마뱀 새끼가 감히 마법을 부려? 이 대마법사님 앞에서! 이 몸이 누구냐면··· 컥!”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

데론이 아공간 연결체를 겔로헨의 입속에 그대로 쑤셔 넣었다.

당장 아공간 연결체의 힘을 견딜 만한 그릇은 겔로헨의 머리 하나뿐.

적당한 그릇을 찾기 전까지는 임시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성유물은 내 거다.”


데론이 겔로헨의 머리를 다시 허리춤에 차며 말했다.

순식간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자, 보물방 안의 모두가 어찌할 줄을 몰랐다.

겔로헨의 마력 반사에 튕겨 나갔던 데마카만이 금방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뭐 해, 이 쓸모없는 새끼들아! 당장 조져!”


그에 맥스가 먼저 반응하여 거대한 도끼를 높게 들어 올렸다.

양날 도끼의 날 하나가 원형 방패와 맞먹을 만큼 컸다.


“이 건방진 신삥 새끼, 처음 봤을 때부터 맘에 안 들었어. 넌 오늘 내 손에 뒈졌어!”


그 무지막지한 무기를 한 손에 들고는 데론에게 달려들었다.

츠츠츳-

붉은색의 기운이 도끼날에 얇게 코팅되었다.

마력과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종류의 힘.

바로 ‘오러’였다.

데론은 겔로헨의 입속에 손을 집어넣었고.

슈와악-

아공간 속에서 커다란 카이트 실드 하나를 꺼냈다.

동시에 날아드는 도끼날을 향해 방패를 휘둘러 공격을 튕겨냈다.

까앙!

흠집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패링.

도끼를 휘두르던 힘의 반동이 그대로 맥스에게 전해졌다.

오러의 힘 때문에 반동은 더욱 셌다.


“······!”


몸이 뒤로 휘청이며 그대로 그로기 상태에 빠져 버린 맥스.


“유언은?”


데론은 대답 없는 놈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푸콱!

놈의 머리가 그대로 폭발하며 사방을 피로 물들였다.


작가의말

인벤토리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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