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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론 님의 서재입니다.

데스 나이트가 신성력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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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론
작품등록일 :
2024.02.29 13:39
최근연재일 :
2024.03.12 20:00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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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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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사냥 (2)

DUMMY

#003. 마인 사냥 (2)






마인은 악마의 마력에 대량으로 노출되어 인간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대신, 초인적인 힘을 가지게 된 존재다.

본인이 원해서 마인이 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악마에 의해 강제로 마인화되는 게 대부분.

어떤 악마에 의해 개조되느냐에 따라, 마인은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니게 된다.

악마 사냥꾼 하나를 성당 문으로 힘껏 던져 즉살할 정도로 강력한 힘, 주변에 부러진 날붙이와 촉이 닳은 화살들을 보며 데론은 한 가지를 유추했다.

‘나태의 지옥’에 소속된 악마들.

강한 완력과 단단한 육신이 그들의 특징이었다.

저 마인은 나태의 악마에 의해 마인이 되었을 확률이 높았다.


“저 손아귀에 한 번이라도 붙잡히면, 그걸로 끝입니다요.”


겔로헨이 성당 앞에 선 마인을 보며 말했다.


“그럴 일 없다. 마인화가 진행된 지 얼마 안 됐으니.”


힘이 모자라도 상관없다. 데론에게는 수없이 마인을 상대하며 쌓인 경험과 정보가 있었으니까.


“그걸 어떻게 확신하십니까요?”

“촉수처럼 사용하는 저 팔들의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많다. 명중률도 썩 좋지 않고. 분해된 시체 상태를 보면 힘 조절도, 감정 조절도 못 하는 놈이다.”


게다가 행동도 굼떴다.

급속도로 강력해지고 거대해진 신체에 적응이 덜 되어 느린 것이었다.


“오··· 역시 마인을 많이 상대해 보셨다 이거구만요. 믿어 보겠습니다요. 제가 가진 건 머리뿐이지만, 최선을 다해 도와드립죠.”


겔로헨의 흑마법을 이용할 수 있다면 전투가 한층 수월해질 것이다.

문제는 상대가 겔로헨이라는 것이지만.


“방해나 하지 마라.”

“흑마법사한테 속고만 사셨습니까요? 저 겔로헨, 주인님의 충실한 종복입니다요. 믿으십쇼.”

“······.”


데론은 대꾸하는 대신, 거추장스럽기만 한 싸구려 대검을 바닥에 버렸다.

그리고 죽은 성기사가 남긴 숏 소드를 허리춤에, 워해머를 등 뒤에 맸다.

철컥.

투구의 면갑까지 내리며, 전투 준비를 끝냈다.

절묘한 타이밍에 기습만 성공하면 된다.

그사이, 성당 안으로 들어선 마인에 의해 피신해 있던 마을 사람들 사이에 소란이 일었다.


***


“히익!”

“마, 마인이······!”


성당 문을 뚫고 날아든 악마 사냥꾼 시체는 이제 문제도 아니었다.

마인이 그들을 발견했으니, 이제 전멸이었다.


“여기 숨어 있었군··· 쥐새끼들··· 감히 사냥꾼들을 끌어들이다니···”


성당 안을 지키고 있던 마지막 악마 사냥꾼이 자신의 발치를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런 빌어먹을! 설마 다 당한 거야?”


그의 발치에는 성당 문을 부수고 날아온 동료의 시체가 있었다.

악마 사냥꾼 옆에서 검은 사제복을 입은 신부가 기도문을 외기 시작했다.


“전능하신 ‘모든 빛의 신’이시어, 제발 우리를 구원하소서······.”


손바닥만 한 물건을 꺼내 들고서 마인을 향해 내밀었다.

광명교를 상징하는 금빛 팔각성 모양의 성물이었다.


“크흐흐··· 아직도 신 따위를 찾나···”


마인이 신부를 비웃으며 천천히 다가갔다.

그러자 신부가 옆에 선 사냥꾼을 재촉했다.


“당신 악마 사냥꾼 아니오? 돈을 받았으면 뭐라도 좀 해보시오!”

“이런 씨발! 동료가 다 뒈졌는데 나 혼자 뭘 어쩌란 거야? 이렇게 강한 마인일 줄 알았으면 의뢰도 안 맡았을 거라고!”


악마 사냥꾼은 할 수만 있다면 선수금이라도 뱉어내고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마인과 대치한 이상, 그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추하구나··· 나약하고 하찮은 인간 놈들···”


슈화아아-

마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커먼 마기.


“끄으윽!”

“구와아악!”


마기에 노출된 사람들이 두통에 몸을 비틀거리거나 피가 섞인 구토를 내뱉었다.

신성력을 조금이나마 가진 신부가 가장 멀쩡했고, 악마 사냥꾼도 나름 잘 버텼다.

마인이 악마 사냥꾼을 향해 팔을 뻗으려던 그때.


“으아앙! 으아아앙!”


어린 남자아이가 성당이 떠나가도록 울어대자, 마인의 시선이 아이에게 꽂혔다.


“어린 인간은··· 별미지··· 그래··· 네놈들에게 좋은 거래를 제안하마···”


마인이 기괴하게 입꼬리를 쩌억 찢으며 말을 이었다.


“저 아이를 내게 얌전히 넘긴다면··· 나머지는 살려 주마···”

“아, 안 돼······!”


마기에 몸이 굳어 있던 아이의 어머니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마을 사람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아이만 넘기면 살 수 있다.

하지만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는 이는 없었다.

게다가 마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황.

그때, 신부가 입을 열었다.


“악마의 속삭임에 속지 마시오! 마인은 우릴 살려두지 않을 거요!”


그러나 비교적 자유로운 악마 사냥꾼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이리 내! 네 자식새끼만 희생하면 다 살 수 있다고!”


그가 억센 손으로 어머니의 품에 안긴 아이를 기어코 빼앗았다.


“제발······.”

“으아앙!”


어머니는 아이를 지키고 싶었지만,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어머니의 품을 떠나 더욱 구슬피 우는 아이.


“어찌 악마 사냥꾼이라는 자가···”

“네놈까지 마인에게 넘겨버리기 전에 비켜.”


신부가 악마 사냥꾼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곧 비킬 수밖에 없었다.

단검이 목에 겨눠진 탓이었다.

악마 사냥꾼은 신부를 지나쳐 마인에게 다가갔다.


“자, 여기 아이를 데려왔다. 우린 살려주는 거겠지?”

“크흐흐··· 추악하기 짝이 없구나··· 마음에 들었다··· 네놈에게 선물을 주지···”

“뭐라고?”


악마 사냥꾼이 흠칫했지만, 마인의 마기가 이미 그의 귓속으로 흘러들었다.

그리고 마인의 사악한 마수가 아이를 향해 뻗어나갔다.


“‘모든 빛의 신’이시어, 나약하고 비겁한 절 용서해 주십시오······.”


신부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놈이 아이를 낚아채려던 순간.

스콱-

마인의 팔이 통째로 잘려 나가며, 절단면에서 검은 피가 터져 나왔다.


“어······?”


당황한 나머지 제대로 반응도 하지 못한 마인.

뒤늦게 몸을 돌리자.

커다란 망치의 머리가 이미 턱밑까지 당도해 있었다.

콰아앙!

묵직한 한 방을 얻어맞은 마인이 위로 솟구치며, 성당의 천장을 부수고 날아갔다.

한 손으로 커다란 워해머를 휘둘렀던 기사가 뚫린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커다란 체구, 은빛의 판금 갑옷, 그리고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팔각성 문장까지.


“신께서 기도에 응하여, 성기사님을 보내셨다!”

“아아! ‘모든 빛의 신’이시어,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마을 사람들은 광명교에서 받드는 ‘모든 빛의 신’이 성기사를 보내 주었다고 굳게 믿었다.

특히, 절망의 늪에 빠질 뻔했던 신부는 아예 두 무릎까지 꿇고서 눈물을 흘렸다.


“루멘······.”


그 광경을 보던 성기사, 아니 데스 나이트 데론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해악은 지옥의 악마로부터 발생하고, 모든 진리와 선은 ‘모든 빛의 신’이 행한다.

그게 광명교의 가르침이었다.

종단의 성기사였던 데론 역시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왔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지만.


“이곳은 위험하니 전부 나가라. 방해되니까.”


데론의 말에 먼저 정신을 차린 신부가 퍼뜩 일어났다.


“예, 알겠습니다! ‘모든 빛의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루멘!”


살아남은 마을 주민들이 신부의 지시에 따라, 부리나케 성당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이게 웬 횡재야······.”


잠시 넋이 나갔던 악마 사냥꾼은 살았다는 안도감이 듦과 동시에 보수를 받을 생각에 입맛을 다셨다.

모두가 떠나가자, 데론은 겔로헨의 머리를 위로 치켜들며 물었다.


“놈은 어디 있지?”


겔로헨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며, 천장 너머에 있는 마인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의 시야에 붉은 실루엣이 나타났다.


“지붕 위에서 꼼짝을 안 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기습을 노리는 듯합니다요.”


데론은 겔로헨을 다시 허리춤에 매달고는 텅 빈 성당에서 홀로 기다렸다.

마인이 도망치는 마을 사람들을 쫓을 것을 걱정하지는 않았다.

놈의 타겟은 이미 자신으로 바뀌어 있는 상태였으니까.

마인 특유의 흉악하고 불쾌한 마기가 천장에서부터 바닥으로 점액질처럼 진득하게 흘러내렸다.

이제 성당 안은 마기로 가득해져, 보통 인간은 그 자리에서 졸도할 정도.

사제나 성기사도 웬만한 신성력으로는 버티지 못할 만큼 농도가 짙어졌다.

하지만 데론에게는 산소나 다름없었다.

그는 마력으로 인해 부활한 언데드였으니까.

오히려 둔화되었던 감각들이 조금씩 활성화되고 있었다.

물론 살아 있을 적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수준이었지만.

생전이었다면 마인의 피비린내만 맡고도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했을 텐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때, 성당 안에 괴이쩍은 음성이 진동하듯 울려 퍼졌다.


“감히 하찮은 인간 따위가··· 날 기습하는 데 성공하다니···”


마인의 목소리였다.

놈은 자신의 위치가 특정되지 않게끔 성당 전체에 균일하게 목소리를 퍼뜨렸다.

이래서 마인은 마수 따위보다 상대하기가 까다로웠다.

마인화를 겪으며 지능이 떨어지기는 해도, 마수처럼 멍청하진 않기 때문.

간혹 인간이었을 적보다 똑똑해지는 놈도 있기 마련이었다.


“성기사라고 별수 있을 거 같나··· 악마의 힘을 손에 넣은 날 이길 순 없다······!”


놈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대종을 울린 것처럼 쩌렁쩌렁해졌다.

성기사조차 귀에서 피를 쏟게 만들 위력.


“이 마인 놈, 저주도 쓸 줄 알잖아?”


겔로헨이 마인의 목소리를 듣고서는 혼자 중얼거렸다.

단순히 마력이 담긴 목소리가 아니라, 저주의 힘이 담긴 것이었다.

흑마법에 통달한 겔로헨은 평범한 연설을 듣는 것처럼 평화로워 보였다.


“지금쯤 온몸이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흐흐흐···”


콰장창!

성당 창문 하나가 벽과 함께 무참히 박살 나며, 마인이 안으로 난입했다.

그리고 멍청히 서 있는 데론의 등을 향해 쏜살처럼 날아들었다.

지금까지 이 저주를 견뎌낸 인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제법 까다로웠던 성기사마저도 무력해졌으니.


“죽어라······!”


하지만 마인의 예상은 빗나갔다.

탓.

데론은 발을 빠르게 움직여 몸을 반 바퀴 빙그르 회전했다.

원심력을 그대로 실은 채, 워해머를 휘둘렀다.

파콱!

마인의 커다란 손바닥이 망치에 맞아 뒤로 휙 꺾였다.


“무슨······!”


마인이 두 눈을 부릅뜨며 기함했다.

망치에 얻어맞은 충격도 충격이지만, 멀쩡하게 움직인다는 것에 더욱 놀랐다.

마인의 몸을 빠르게 훑어보는 데론.

숏 소드에 잘려 나갔던 팔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재생력까지 빠른 녀석이다.

아무리 칼로 찌르고 망치로 두드려 패도 상처는 금방 재생될 것이다.

놈이 가진 마력이 동날 때까지.

하지만 그렇게 해서 죽이면, 기껏 찾아와 사냥한 의미가 없었다.

데론의 목적은 놈의 마력을 취하는 것이었으니까.

가능한 한 빠르게 끝내야 한다.


“이런 건방진······!”


망치에 잠깐 밀려났던 마인이 여전히 저주가 담긴 말을 쏟아내며, 데론에게 팔들을 뻗었다.

하지만 저주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데론은 가볍게 몸을 틀어 피했다.

그리고 마력을 워해머의 머리에 집중시켰다.

화르륵-

망치 머리에서 생성된 검붉은 화염이 이글이글 타오르며 횃불처럼 주변을 밝혔다.

변질된 성화로 구현해 낸 유사 지옥불이었다.

후우웅!

마인의 옆구리를 향해 워해머를 힘껏 휘둘렀다.

쿠화아악!

놈의 몸에 옮겨붙은 지옥불이 삽시간에 몸 전체로 번져 나갔다.


“크아아악······!”


마인은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데론을 향해 팔을 창처럼 내질렀다.

쒸이익-

공기를 찢어버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마치 발리스타를 발사하는 것과 같은 위력.

데론은 피하지 않고 숏 소드를 발검했다.

스콱-

검이 뽑혀 나옴과 동시에 놈의 팔이 댕겅 잘려 나갔다.

칼날에 마력을 겹겹이 덧씌운 덕이었다.

마인은 비명을 내지르며 나머지 팔들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데론의 푸른 안광이 일순 타오르며, 놈의 움직임을 재빠르게 파악했다.

그가 발을 한발 뒤로 내빼며 몸을 옆으로 살짝 틀자.

쐐애액-

그의 흉갑에 마인의 팔이 스쳐 지나갔다.

콰앙!

놈의 팔 일부가 그대로 땅바닥 속에 처박혔다.

실로 어마어마한 파괴력이었다.

그게 오히려 독이 되었지만.

슈콰악!

데론은 땅속에 처박힌 마인의 팔을 재빠르게 절단한 뒤.

쒸이익!

허리를 낮게 숙여 날아드는 팔들을 피했다.

절그럭-

그리고 바닥을 한 바퀴 구르며 놈의 다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전신에 판금 갑옷을 입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몸놀림.

푸화악!

시커먼 피가 데론의 갑옷에 튀자, 치익 소리를 내며 금방 증발해 버렸다.


“크아아아악! 빌어먹을 하찮은 쓰레기 같은 인간 따위가······!”


다리 하나가 절단된 마인은 무게 중심을 잃고 기우뚱하며 악을 내질렀다.

그때였다.

츄와악!

마인의 잘린 팔 하나가 스스로 움직여, 데론의 뒤통수를 향해 날아들었다.

그가 반응하여 뒤를 돌기도 전.

화아아-

겔로헨의 입에서 검은 마기가 입김처럼 뿜어져 나왔다.

그러자 마인의 잘린 팔이 급속도로 부패하더니, 뼈가 드러난 채 바닥에 힘없이 떨어졌다.


“마력을 한 번에 많이 썼더니만 어지럽구만요.”


겔로헨이 핑핑 도는 눈알로 중얼거렸다.

데론 혼자 막아낼 수 있는 기습이었지만, 다음 공격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찰나의 틈을 노린 마인이 그에게 몸을 날렸지만.

그전에 데론이 놈의 명치를 향해 워해머를 힘껏 휘둘렀다.

퍼어억!


“끅······!”


가슴 한가운데가 망치 머리 모양으로 동그랗게 움푹 파였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두 눈을 부릅뜬 마인은 처음 느껴보는 생생한 고통에 비명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

쿠우웅!

끝내 바닥에 쓰러지고 만 마인.

부르르르-

그러고는 고통스러운 듯이 온몸을 비틀었다.

화르르륵!

놈의 옆구리에 붙었던 지옥불은 어느새 몸 전체로 번져 나가고 있었다.

꾸륵- 꾸르륵-

절단된 다리와 팔들은 진작 재생되어야 했지만, 절단 부위에선 검붉은 거품만 일 뿐이었다.

끝없이 몸을 좀먹고 있는 지옥불 때문이었다.

재생력을 화상 치유에 쏟아붓는 탓에 팔과 다리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래도 숨이 멀쩡히 붙어 있는 게 대단했다.

보통 생명체라면 이미 잿더미가 되어야 정상인데, 확실히 재생력이 남다르긴 했다.

마인의 머리맡에 선 데론이 놈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보아하니, 스스로 원해서 마인이 된 폐기물 같은 놈이군.”


믿지 못할 인간 쓰레기들이 수두룩한 세계.

그런 인간 쓰레기들보다 더욱 혐오스럽고 증오스러운 존재가 바로 악마와 그 부산물들이었다.

데론의 말이 끝나자마자 겔로헨이 기다렸다는 듯이 끼어들었다.


“주인님, 제 서포트 어땠습니까요? 기가 막히지 않았습니까요?”

“시끄럽다.”


둘이 떠들거나 말거나 마인은 일그러진 얼굴로 허공을 응시했다.


“어째서 내 저주가··· 통하지 않는···”

“이 마인 놈은 눈치가 더럽게 없는 모양입니다요. 주인님이 언데드인 것도 몰라보고.”

“언데드라고······?”


그제야 마인이 데론의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면갑의 숨구멍 사이로 은은하게 일렁이는 푸른 안광.

마기를 강하게 풍기지 않는 탓에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언데드 특유의 부패한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다.


“유언은?”


데론이 워해머를 고쳐 잡으며 물었다.


“살려줘··· 두 번 다시 눈앞에 나타나지 않겠다···”


마인은 처절한 목소리로 목숨을 구걸했다.

이전까지 보여 주었던 오만함이 무색해질 정도로 초라했다.

그러나 데론은 놈의 유언 따위는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그저 성기사 시절의 말버릇이 그대로 나왔을 뿐.


“그래, 두 번 다시 못 나타나게 해 주마.”

“뭐···”


부웅- 파콱!

데론이 휘두른 워해머가 마인의 머리통을 수박처럼 쪼개 버렸다.

검은 피와 살점이 사방팔방 날아갔다.

놈의 숨이 끊어지고 나서야 몸에 붙었던 지옥불이 소멸했다.

검붉은 불길은 마인을 제외하고 그 어디에도 옮겨붙지 않았다.

스스스슷···

마인의 시체에 남아 있던 마력이 연기처럼 피어오르더니, 데론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츠즈즛-

그리고 데론의 몸속에서 격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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