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각모음L 님의 서재입니다.

노년에 맛본 기언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조각모음L
작품등록일 :
2020.11.14 17:52
최근연재일 :
2020.12.06 02:54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809
추천수 :
41
글자수 :
67,930

작성
20.12.06 02:54
조회
25
추천
1
글자
12쪽

골드 등급 모험가 시험.(4)

DUMMY

골드 등급 모험가 시험.(4)


1


일단 밖에서 상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 의뢰가 평범하게 강한 몬스터를 퇴치하는 것이 아니라고 느낌 지금 섣불리 움직이는 것은 하수에 가깝다. 내 의견에 크사린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한번 들어가면 못 나가는 결계가 아니라 환경조정만 되는 결계이기에 쉽게 초목에서 나올 수 있었다. 다시 겨울 숲이 보이며 나는 뒤로 돌아 여름 숲을 보았다. 환경 때문인지 아직도 저곳에 벌레 소리가 들린다.


그 기이함에 크사린나는 미약한 공포를 느꼈다. 그녀는 실체가 있는 것은 무엇이든 찌르고 부술 수 있지만, 반대로 이런 주술, 마법의 신비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신비와의 싸움은 그녀가 골드 등급이 오를 때까지 수십, 수백 번을 경험했기에 생기는 공포다. 이 결계를 만든 자가, 자신 앞에 나오면 바로 단검을 던져 머리에 박아주기로 마음먹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크사린나님. 혹시 짐작이 가는 것이 있습니까?”

“...(도리도리)”

“그렇군요. 전 개인적으로 마법보다는 일정 영역을 바꾸는 주술로 보고 있습니다. 마법으로도 가능한 일이지만 효율이 다르거든요.”

“...(쓱?)”

“대충 이런 짓을 벌이려면 마법은 7의 힘이 필요하다면 주술은 3의 힘으로도 가능하니까요. 이 둘이 아니면 권능 같은 종족 차원에 힘이라는 건데···. 그건 생각하기도 싫군요.”


존재만으로 계절을 바꾸는 권능을 가진 존재라면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알리우네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알리우네는 이미 멸종한 종족이다.


애초에 그 정도 몬스터면 숲에 들어오기 전에 눈치챘겠지만···.


일단 겨울 숲과 여름 숲의 경계를 둘러보기로 했다. 하루 가까이 둘러보며 몇 가지 흔적을 발견했다.


“거대한 몸짓을 가진 몬스터가 지나간 흔적이네요.”

“...(끄덕.)”


우리가 발견한 것은 부서진 나무들의 파편과 무언가 쓸려간 흔적이 보였다. 그 흔적을 쫓아가며 여름 숲의 어느 부분을 지났을 때···.


[오오오오오오옹]


무언가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와 크사린나는 본능적으로 이 목소리의 주인이 이 일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는 자신이 있기에 둘은 빠르게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뛰었다.


그곳에는 둘이 상상하지 못한 모습이 보였다.


트롤이 으적으적 부서지고 있었다.


힘은 오우거보다 낮지만, 그 강대한 회복력과 날렵함에 A급 몬스터로 구분되는 그 트롤이 구슬프게 울면서 버둥버둥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런 트롤을 만든 존재다.


저게 무엇이지?


처음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전체적인 윤곽은 피라미드 모양이며 수십 개의 팔을 가지고 있었고 그와 비슷한 얼굴들이 여러 개 보였다. 착각이 아니다. 진짜로 우우 소리가 각 머리에 울리고 있었다.


마치 수십 개의 인간이 덕지덕지 붙어져 만들어진 하나의 괴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간들이 뭉쳐서 만들어진 괴물이 아니다. 모든 얼굴이 쌍둥이처럼 다 같은 얼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괴물이 얼굴은 내 머릿속에 어느 괴물이 생각나는 모습이다.


“드라이어드?”


B급 몬스터 드라이어드. SS급 몬스터 알리우네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실질적으로 알리우네의 하인으로 분류가 되는 모습이다.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초록색 몸 색에 중요 부위를 나뭇잎으로 가린 유사 인간의 모습을 한 몬스터.


그런 드라이어드 수십 개가 엉켜서 구슬프게 울면서 트롤를 찢고 짖고 있었다.


2


‘저게 뭐야?’


크사린나는 드라이어드들의 엉킨 모습에 소름이 끼침을 느꼈다.


크사린나도 골드 등급에 올라오면서 드라이어드를 본 적도 있었고 사냥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저런 끔찍한 모습은 처음 본다. 드라이어드는 기본적으로 숲의 정령으로 알고 있지만, 그 본질은 악령에 가깝다.


그러기에 몬스터로 분류하는 것이다. 하지만, 드라이어드가 저렇게 엉기고 엉겨서 거대한 탑을 만들 정도로 모인 경우는 처음 본다.


정상이 아니다. 절대 저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이 들자 그녀는 드라이어드에게 뛰어갔다. 저 군집체들은 지금 트롤에게 신경을 쓰고 있기에 자신들을 발견 못 했다. 이때 치명타를 넣어야 한다!


크사린나의 쿠크리에 검강의 맺혔다. ‘오라 블레이드’와 ‘검강’은 원래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났지만 추구하는 것이 다르기에 지금에 와서는 성질이 다르다. 오라 블레이드가 그저 절사력을 높이는 쪽으로 바뀌었다면 검강은 무공의 속성에 따라 그 모습이 바뀌는 자유로움이 특징이다.


크사린나의 무공은 ‘은밀’과 ‘일격필살’을 목표로 만들어진 무공이기에 초절정의 힘을 개방했어도 그녀의 기척을 찾기 힘들 정도로 흐렸다. 드라이어드 군집체에게 가까이 간 크사린나는 빠르게 쿠크리를 휘둘렀다.


서걱-소리가 나며 드라이어드 군집체 몸이 간단하게 잘렸다. 순간 느껴지는 화끈한 고통에 드라이어드 군집체는 비명을 질렀다. 트롤에게 향했던 시선이 크사린나에게 돌려졌다. 수십 개의 얼굴의 눈이 크사린나에게 향했고 이내 일그러진 얼굴로 비명을 질렀다.


[으오오오오옹!!]


수십 명의 드라이어드들의 외침은 그 자체로 보이스 브레스와 비슷한 효과를 냈다. 일반인이라면 귀가 쩌렁쩌렁 울리고 고막이 터질 것이다. 그러나 이미 중요 부위를 무공으로 보호한 크사린나에게는 그저 시끄러운 소리일 뿐이다.


크라신나는 나머지 한쪽 손에 단검을 집어 던졌다. 단순하게 단검을 집어 던진 것이 아니라 내공을 듬뿍 담긴 단검이다. 크사린나가 던진 단검은 그녀가 자른 상처의 틈에 들어가고 이내 단검의 금이 쩌쩍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폭쇠(爆鐵).’


콰과광!


마치 수류탄을 던진 것처럼 단검이 폭발했다. 내공이 담긴 쇳조각들은 순식간에 드라이어들의 몸속에 박히며 담긴 내공이 신경들을 박살 내기 시작했다.


[오오오옹!!]


구슬프게 울던 드라이어드 군집체는 이내 드라이어드의 마법을 발동했다. 숲의 정기를 이용해 자신을 순식간에 치료하고 수십 개의 팔이 크사린나에게 뻗어졌다.


쿠크리를 빠르게 휘두르며 그 팔을 모두 절단한 크사린나는 몇 걸음 뒤로 뺀 다음에 다시 빠르게 드라이어드 군집체 주위를 돌았다. 이내 크사린나의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사라졌다.


‘잔영(潺影).’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진 크사린나 때문에 드라이어드 군집체는 당황했다. 거의 360방향을 볼 수 있는데 크사린나를 놓친 것이다. 크사린나의 잔영이란 카멜레온처럼 주위와 동화를 해 전혀 눈치를 못 채게 하는 기술이다.


크사린나는 주위 환경과 동화해 다시 검을 찌를 준비를 했다. 살기 따윈 없을 태지만 섬뜩한 느낌을 느낀 드라이어드 군집체는 마법을 사용했다.


[오오옹!!!!!]


주위의 대지가 요동을 쳤다. 갑작스러운 울림에 크사린나는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녀가 있던 자리에 나무뿌리들이 갑작스럽게 올라왔다. 마치 생물의 움직임처럼 주위의 땅을 몇 번이고 친다.


초절정 무인이기에 울리는 땅에서도 산책하듯 조용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크사린느였지만 드라이어드 군집체의 마법에 따른 무차별 공격을 다 피할 능력이 되지 않았다. 모습을 드러내고 빠르게 공격할까 생각하는 찰나.


내가 움직였다.


3



드라이어드 군집체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수십 개의 드라이어드를 그냥 합쳐 놓은 게 아니야. 전설상의 알리우네 수준은 안 되지만 그 밑의 S급 몬스터 수준의 돼 보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B급 몬스터를 수십 개 합친다고 해서 S급 몬스터가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 공식이 성립된다면 고블린 수천만 마리를 합성시킨다면 최강의 몬스터가 탄생할 것이다.


저 드라이어드 군집체가 S급 힘을 내는 이유는 존재 자체의 격이 상승한 이유다. 그게 왜 가능한지 모르지만, 자신은 예전에 이런 비슷한 존재를 만난 적이 있다.


올라운더.


자신과 합쳐진 그 15인의 사체로 합쳐진 괴물. 그 괴물하고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보다 조잡한 방법으로 만든 괴물이다. 이 드라이어드 군집체는.


애초에 올라운더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유지의 성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와 비슷한 성물이 아닌 이상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드라이어드 군집체를 향해 크사린나가 움직였다. 골드 등급에 걸맞은 빠르면서 은밀한 이동은 나로서도 감탄이 날만큼인 움직임이다.


무림계의 전설인 무황의 기억 속에 있던 움직임이다.


‘귀영보? 살신산맥의 후계자였나?’


하지만, 이후 크사린나가 쓴 폭쇠(爆鐵)를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폭쇠(爆鐵)는 비천광문에서 쓰던 무공이다. 이내 크사린나가 알테라에 온 이후에 만들어진 무공의 후계자인 것을 알게 되었다.


밖으로 유통된 무공서는 중요한 내용은 빼고 흘렸다고 했는데 크사린나가 쓴 기술은 거의 원본과 비슷했다. 아니, 그 이상으로 기존의 무공보다 세련된 무언가가 있었다. 크사린나의 재능에 의해 자른 부분을 깨달음으로 알게 된 것이다.


이후 선보인 잔영(潺影)을 보며 자기 생각이 맞았다는 걸 알았다. 크사린나는 아마 다른 무공을 배웠어도 초절정에 오를 인물이다.


드라이어드 군집체는 자신의 권능을 사용하기 위해 겨울 숲을 여름 숲으로 바꾸었었다. 드라이어드는 초목의 숲에 있을 때 능력치가 증폭되는 능력이 있었다. 군집체가 되어 격이 상승했어도 그 본 능력은 변하지 않았다.


이내 드라이어드 군집체의 숲의 마법이 크사린나를 덮치며 위협하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관찰을 그만두었다. 나는 정령력을 정령들에게 흘려보냈다. 이내 정령들이 움직였다.


노움의 대지의 힘으로 울리던 땅을 진정 시킨 뒤에 이프리트의 불창이 드라이어드 군집체에 쏘아졌다. 군집체는 3미터가 넘기에 굼뜬 모습으로 창을 피하려고 했지만, 그보다 빠르게 창이 군집체 몸에 박혔다.


[우오오옹!!!]


나무가 타듯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드라이어드 군집체가 비명을 질렀다. 드라이어드는 목 속성 몬스터라 더욱더 고통스러워했다. 고통 속에서도 창이 날아온 곳을 정확하게 본 드라이어드 군집체. 수십 개의 눈알이 모두 이프리트를 향해 부릅떴다. 토 나올 정도로 징그러운 모습이지만 이프리트는 정령! 곧바로 불의 창을 생성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드라이어드 군집체는 마법을 발동했다. 하지만, 아까와 다르게 출력을 한곳으로 모으는 게 아니라 분산을 시켜서 발동했다. 이프리트에 발사되는 수십 개의 마법! 나는 빠르게 이프리트를 소환 해제를 했다.


마법은 이프리트를 지나 엄한 돌과 나무를 부숴버렸다. 그 모습에 드라이어드 군집체는 더 광분했다. 애초에 드라이어드가 인간을 습격하는 것은 인간이 자연을 파괴했기 때문에 인간과 적대를 한 것이다. 그 짓을 자신이 했으니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드라이어드의 실수였다.


나를 상대하느라 순간 크사린나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기껏해야 3초 정도지만 초절정에 3초는 일반인의 1시간과 같다.


크사린나는 이미 자세를 잡고 자신의 비기를 쓸 준비를 했다.


강강수월경(鋼江手抈警)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노년에 맛본 기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무기한 휴재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0.12.09 6 0 -
» 골드 등급 모험가 시험.(4) 20.12.06 26 1 12쪽
13 골드 등급 모험가 시험.(3) +1 20.12.03 35 2 11쪽
12 골드 등급 모험가 시험.(2) +1 20.11.30 35 2 10쪽
11 골드 등급 모험가 시험.(1) +1 20.11.29 54 2 10쪽
10 적지않은 시간이 흘렀다(2) +2 20.11.28 53 4 12쪽
9 적지않은 시간이 흘렀다(1) +2 20.11.24 54 2 11쪽
8 나는 박춘식이다 +2 20.11.22 40 4 11쪽
7 올라운더(3) +1 20.11.22 47 3 9쪽
6 올라운더(2) +1 20.11.17 66 3 12쪽
5 올라운더(1) +1 20.11.16 58 3 16쪽
4 사교도 토벌작전(2) +1 20.11.15 51 3 13쪽
3 사교도 토벌작전(1) +1 20.11.14 66 3 12쪽
2 쥐뿔도 없는 노년의 모험가. +2 20.11.14 117 5 12쪽
1 프롤로그 +2 20.11.14 107 4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