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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모음L 님의 서재입니다.

노년에 맛본 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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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모음L
작품등록일 :
2020.11.14 17:52
최근연재일 :
2020.12.06 02:54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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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7,930

작성
20.11.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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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사교도 토벌작전(1)

DUMMY

사교도 토벌작전(1)


1


2일 후. 의뢰 날짜가 되었기에 나는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 준비를 했다. 대장간에서 수선한 장비, 잡화점에서 산 물품과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바가지를 쓴 5급 마법기와 호신부를 코트 안쪽에 넣었다.


이 코트는 특수 제작한 것이며 무게 경감이 걸린 물품이다. 코트 안쪽에는 물품을 수납 가능한 포켓이 덕지덕지 있으며 여차할 때는 방어용으로 쓰는 것이 가능하다. 무게를 경감시켰어도 어느 정도 무거워서 이렇게 중요한 의뢰를 맡는 경우가 아니면 잘 쓰지 않는 물품이다.


실버등급에 올랐을 때 처음 산 마법 물품으로 자신의 생명을 여러 번 구해준 고마운 물건이다. 그 계륵 같은 5급 마법기와 다르게.


모든 준비를 끝낸 나는 여관을 나와 약속장소로 향했다.


약속장소에는 이미 3명의 실버 등급의 모험가가 있었다. 도시라도 실버등급 정도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으며 한 번쯤은 서로 의뢰를 맡아 본 적이 있는 사이다.


그중 창을 쥔 붉은 머리 여인은 나를 보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


“캑, 할아범. 아직도 은퇴 안 하고 모험가 일을 하고 있는 거야?”

“원래 세계면 아직 한창 일할 나이지. 49세는 아직 아저씨라고.”

“그 나이면 여긴 이미 노년의 나이라고! 슬슬 은퇴 준비하고 나한테 장비나 싸게 넘겨!”

“내 장비에 입맛 다시지 마라.”


붉은 머리 여인의 이름은 리즈티나. 아마조네스 출신이며 내가 갓 실버 등급에 올랐을 때 브론즈였지만 4년 전에 실버 등급으로 올랐다. 나이는 대략 20대 후반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예전 의뢰에 자신이 한번 구해준 적이 있는데 그 뒤로 이렇게 말을 건다. 분명 그전에는 말도 안 하고 과묵한 아이였는데 어떻게 이렇게 변한 건지···.


나는 리즈티나와 대화하면서 드래고딕과 드워프인 나머지 실버 등급인 두 인원을 보았다. 그래고딕은 고개를 꾸벅거리며 나에게 인사했다.


“오랜만입니다. 노공.”

“....아직 노년은 아니라니까···. 그보다 모드라. 당신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거로 알고 있더만.”

“드래고닉의 나이로 환산하면 아직 20대 초반이죠.”

“쯧, 이래서 장수종족이 치사하다니까. 그렇게 생각 안 하나 젤벤?”

“춘식이 당신 관점에서 나도 장수종족이오. 심지어 난 우리 종족 나이로 따지면 아직 난 젊은 나이오.”

“꺄하하하! 젤벤! 그 얼굴로 젊다고 말하는 건 무리라니까!”

“끙···.”


한참 동안 서로의 안무를 물었고 그들의 말을 종합하자면 잘 먹고 잘살았다고 함축이 되었다. 하긴, 실버등급까지 오른 자들이다. 이 등급까지 모험가가 오르기 위해 무수한 실전을 거치며 대략 아이언에서 실버 등급까지 대략 4% 인원만 살아남는다. 그 위에 골드 마스터 등급까지 있긴 하지만, 그 등급은 솔직히 천재의 영역이니 나같이 이능을 못 쓰는 인간이 넘볼 영역이 아니다.


“까하! 근데, 할아범. 할아범이 이번 임무에 지원한 게 신기하네. 할아범은 위험한 임무 안 하잖아!”


나는 으쓱거리며 말했다.


“가끔 위험한 일을 해야 지갑이 풍족해지는 법이지.”

“까하! 뭐래? 소모품 없다고 약초 캐는 의뢰로 돈 벌던 할아범이 할 말이야?!”


아니, 이년이···.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남자의 가오까지 긁어 버리네.


머리를 긁적이는 내 눈앞에 3명의 기사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대들이 이번 사교도 토벌 작전에 참여하는 인원인가?”

“네. 그렇습니다. 고결한 피에 충성한 자들이여.”


내 아부가 마음에 들었는지 눈앞에 기사는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겨우 막았다. 기사는 뒤에 3명을 힐긋 보며 말했다.


“서쪽에 사교도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사교도를 처치하는 것이다. 단, 숫자가 예상보다 많으면 일시 후퇴를 해 보고를 하는 것에 주력한다.”


그래서 기사들이 갑옷이 아니라 경갑을 입고 있었군.


“ 이해했습니다.”

“그렇다. 위험이 닥쳐도 걱정하지 마라. 기사 셋이면 웬만한 위험도 빠져나갈 수 있으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포스를 사용하는 기사는 강하다. 또한, 포스의 특징인 ‘링크’는 인원이 많을수록 능력치가 상승한다. 기사들이 포스를 익히는 이유가 이 링크 때문이다. 3명의 기사가 링크를 걸고 전투에 임하면 최악의 상황까지는 안 갈 것이다.



2


이번에 동행한 기사의 이름은 각각 마티스, 몰린, 티어스다. 이번 임무의 치프는 나하고 대화한 마티스이며 다행히 그는 거만하지 않고 모험가의 의견을 받아주는 편이었다.


최대한 은밀을 요구하는 임무이기에 우리는 도보가 아닌 처음부터 숲길로 이동했으며 야영을 할 때도 불을 피우지 않았다. 연기와 불빛은 좋은 지표이기 때문이다.


은밀하고 신속하게 이동한 지 닷새째. 우리는 사교도의 은신처를 발견했다.


3


“이거 일이 복잡하게 되었군요.”

“그렇군.”


사교도를 발견한 것까지는 좋았다. 은신처로 쓰는 것은 폐허가 된 유적 같아 보였고 주위에 목책을 두른 상태였다. 문제는 목책에 의해 사교도의 숫자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다.


“목책을 두른 것을 보아 적은 인원은 아닐 겁니다.”

“나도 아네.”


정찰하러 다녀온 리즈티나가 보고를 했다.


“주위에 감시하는 인원은 없었어. 아마 저기 위에 감시하는 3명이 전부인 거 같아.”


마티스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적어도 뒤치기를 당할 위험은 없군.”


마티스는 일단 하루 정도 은신하여 정보를 모으기로 했다. 남은 식량이 고작 3일 치이기 때문이다. 나는 마티스의 결정에 찬성했다. 무턱대고 돌격하다가 고꾸라지는 어이없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최대한 정보를 모으고 습격해야 한다.


하루 정도 은신하며 은신처를 본 결과 감시하는 인원은 2시간씩 교대를 하며 같은 인원이 몇 번 보인 것으로 보아 숫자를 20~40 사이로 보인다.


편차가 심한 이유는 고위직이 있는 것은 당연하며 그 인원들이 저런 감시에 차출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습격하다가 반대로 포위될 위험이 있다. 나는 위험한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마티스에게 일단 의견을 구했다.


“돌아가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곰곰이 생각한 마티스는 고개를 저었다.


“저 정도 숫자에 꼬리를 말고 도시로 귀환하면 각하께서는 우리의 무능함을 비판할 거네. 사교도 전부가 강한 자들이 아닐 터이고 기사3 실버4명으로 빠르게 적을 처치하고 나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네.”


이론적으로 가능하긴 한데 문제는 우리가 저 폐허의 지리를 모른다는 거다. 하지만, 이런 내 의견은 묵사발 나겠지. 씁! 나름 의견을 듣던 마티스이지만, 자신의 명예와 직결되니 판단이 흐려진 모양이다. 나는 5급 마법기를 만지며 최악의 상황에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습격은 새벽 5시쯤에 하기로 했다. 밤이 끝나고 아침이 오는 시간이 가장 사람이 방심하기 좋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자신의 장비를 점검하며 목책에 둘러싸인 폐허를 보며 생각했다.


이번에도 적이 약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4


습격의 시작을 알린 건 3명의 기사가 던진 나이프였다. 그들이 던진 나이프가 정확하게 감시자 3명의 목을 뚫었다. 컥 소리가 살짝 들렸지만,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모를 정도다. 빠르게 일을 끝낸 우리는 목책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코트 안쪽에 숨겨 두었던 밧줄을 이용해 목책 위를 걸었다. 몇 번 당겨서 안전성을 확인한 후에 기사 3명이 먼저 올라가 자리를 확보했다. 신체 능력이 가장 낮은 나를 끝으로 우린 사교도가 점령한 폐허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폐허 곳곳에 보이는 목책 건물과 바위틈 사이에 보이는 불빛. 건물을 보니 예상대로 상당한 인원들이 있어 보인다. 마티스는 간단하게 지형을 파악한 후에 말했다.


“최대한 조용하고 신속하게 적을 처리해야 한다. 2개 조로 나누어 적을 습격한다. 1조는 나, 박춘식, 리즈티나. 2조는 몰린이 치프를 맞으며 티어스, 젤벤, 모드라다. 명심해라. 최대한 빠르게 적을 얼마나 죽이냐에 따라 우리의 생존이 달라진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양쪽으로 갈라졌다.


마티스는 빠르게 건물 안으로 들어가 방문을 열며 잠자고 있는 적의 목을 쑤셔 넣었다. 사교도는 입을 막아서 비명을 지를 수 없었지만, 미약한 단말을 내뱉었다. 그 소리에 옆에서 자고 있던 다른 사교도가 일어났지만 내가 휘두른 도끼에 의해 머리가 두 쪽이 났다. 마침 이곳을 순찰하던 인원은 리즈티나의 창에 목이 뚫렸고 우린 그 시체를 집 안에 넣어 숨겼다.


일을 마친 우리는 빠르게 옆 방으로 들어가 같은 작업을 했다.


한 목조 건물에 총 8명의 인원이 잠들어 있었고 아까 순찰한 인원까지 합하면 합계 9명의 멱을 땄다. 시작이 좋은 징조다. 아까 위에 얼핏 보기에 이런 목조 건물이 4개 더 있었기에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사교도들이 이변을 느낀 것은 우리가 마침 다음 건물을 정리할 때였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신속하게 정리를 한다고 해도 양쪽에서 사교도를 정리하는 중이다. 아무리 조용히 한다고 해도 소리가 나며 잡음이 새기 마련이다. 심지어 순찰하면서 마주쳐야 할 동료가 안 보인다면 더욱더 빠르게 느낄 것이다.


습격이라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지며 방에서 사교도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잠결에 습격이라는 소리에 얼떨결에 나왔고 무기를 소지한 인원들은 적었다. 나와 마티스, 리즈티나는 밖으로 나오는 인원들을 차례대로 도살했다. 겨우 정리하고 밖으로 나는 뒤에 느껴지는 거력에 반사적으로 뒹굴었다.


내가 있던 자리에 폭음이 쏟아지며 흙이 튀었다. 이능? 하지만, 위력이 약한 것 보니 기껏해야 입문자 수준인가? 생각할 시간이 없다. 어름 잡아 이능이 느껴졌던 곳에 반사적으로 단검을 던졌다. 밖에서 추가 마법을 준비하던 마법사는 큭, 소리를 내며 자신 옆구리에 박힌 단검을 보았다. 숙련된 전사들이라도 아프다고 우는 고통이다. 마법사는 고통에 연산할 수 없었다. 그 틈을 타 나는 쥐고 있던 도끼를 던져 머리를 쪼갰다.


‘역시 목조 건물은 이능이 없는 자들이 기거하고 아까 바위틈 불빛에 상위 계층이 기거했나 보군.’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하지만, 역시 아직 숫자가 부담된다. 주로 내가···. 나는 눈물을 머금고 코트에서 폭염탄을 꺼냈다. 마침, 합류한 2조인 인원이 보였다. 나는 젤벤을 보며 외쳤다.


“젤벤! 아직 정리 못한 건물은 어디야?!”


젤벤은 내가 든 폭염탄을 보았다. 내 의도를 눈치챈 젤벤이 외쳤다.


“좌측에 있는 건물이오!”


친절하게 손으로 지목해 준 젤벤을 보며 끄덕인 나는 폭염탄을 힘껏 던졌다. 이 세계의 수류탄이 포물선을 그으며 건물 앞에 떨어졌다. 마침 무기를 준비하고 밖으로 나오던 사교도가 문은 열었다.


“어?”


자신 앞에 떨어지는 폭염탄이 무엇인지 모르던 사교도들은 멍청히 있었고 그것은 거대한 폭발이 일어날 때까지 이어졌다.


콰아앙-


자신에게 쏘았던 마법보다 수십 배가 넘는 폭발이 일어났다. 정말 가슴이 웅장해지는 돈 지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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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적지않은 시간이 흘렀다(1) +2 20.11.24 54 2 11쪽
8 나는 박춘식이다 +2 20.11.22 40 4 11쪽
7 올라운더(3) +1 20.11.22 47 3 9쪽
6 올라운더(2) +1 20.11.17 66 3 12쪽
5 올라운더(1) +1 20.11.16 58 3 16쪽
4 사교도 토벌작전(2) +1 20.11.15 51 3 13쪽
» 사교도 토벌작전(1) +1 20.11.14 66 3 12쪽
2 쥐뿔도 없는 노년의 모험가. +2 20.11.14 117 5 12쪽
1 프롤로그 +2 20.11.14 107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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