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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ness - 작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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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6.03.16 01:36
최근연재일 :
2016.05.31 03:50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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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5,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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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2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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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뜻밖의 전개 - 1

DUMMY

“마나 주입도 이제 막바지네. 그나저나 레이크가 유난히 조용해졌네. 드디어 조용해질 생각이 들었나보네.”


“그런가 봐요.”


작업이 마무리되어 가는 것 같았다. 드레이크님은 기절하신 것인지 아까부터 조용해진 상태셨다. 직접 영혼융합을 겪어보진 못했지만, 정신을 잃어버릴 만큼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았다.


주인님은 그 뒤로 몇 분가량 마법진에 마나를 주입하셨다. 주인님은 기진맥진하실 정도로 마나의 대부분을 마법진에 주입하셨다. 그만큼 만전을 기하신다는 의미겠지. 주인님이 펼치시는 최고의 마법이니 만큼 필요로 하는 마나의 양도 상당하신 듯했다.

잠시 후 주인님이 손을 거두셨다. 마나 주입이 끝난 듯했다.


“휴, 마나주입 끝. 에고, 마나번 현상이 오는 것 같네.”


“축적하신 마나를 대부분 소비하신 건가요?”


“어. 초급마법이긴 했지만, 워낙 개량의 개량을 걸쳐서 안정성이랑 레이크 저놈이 영혼의 힘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하려고 여러 술식을 더 넣다보니까 고위급 정도로 마나의 양이 소비되더라고. 그래도 성공은 했으니까 된 거지. 마나는 다시 회복하면 되니까.”


주인님은 꽤 뿌듯하신 건지 이마에 땀을 잔뜩 흘리면서도 얼굴에는 미소를 품고 계셨다. 아무래도 주인님은 방금 마치신 마법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 같아 기쁘신 것 같았다.


“어이, 레이크. 이제 다 끝났어. 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


“화살도 회수하고···.”


드레이크님을 깨우는 주인님의 옆에 살며시 앉아 드레이크님의 등에 꽂았던 화살을 뽑았다. 아마 한동안은 운신하기 힘드실 테지만 이러지 않고서는 드레이크님이 따라주시지 않을 테니 나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거부하시는 드레이크님께 죄송했지만, 자초하신 일이니.


“레이크! 일어나라고! 엄살 부리지 말고 얼른 일어나!”


안젤라님의 부름에도 드레이크님은 일어날 기색이 없었다. 충격이 크셨던 걸까? 왠지 억지로 떠민 것 같아 드레이크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드레이크님을 깨우려 드레이크님의 어깨를 흔들었다.


“드레이크님. 괜찮으십니까?”


한참 드레이크님을 흔들어 깨우던 중, 드레이크님이 움직임을 보이셨다. 아무래도 정신을 차리신 것 같았다.


“드레이크님. 정신이 드십니까?”


“어이, 레이크. 기분은 어때? 내 혼신이 담긴 융합마법이 안겨준 영혼의 힘 말이야.”


주인님은 일단 그것부터 궁금하신 것 같았다. 하기야 마법에 대해 자부심이 있으신 만큼 결과가 중요하실 수밖에 없으실 테니까. 그래도 주인님, 일단 드레이크님의 상태부터 확인해보신 다음에 물어보시는 게 좋으실 것 같은데.


“으, 으윽.”


“오, 그래서 감상은?”


드레이크님이 작게 신음하셨다. 주인님은 드레이크님이 입을 여시자 곧바로 감상평을 들으시려고 안달이셨다.


하지만 나도 결과만큼은 궁금했다. 엄청난 고통을 수반해서 갖게 된 힘. 과연 그 정도는 얼마나 될까? 게다가 그 영혼은 내가 직접 채집해온 영혼이니만큼 과연 영혼들의 힘이 어떨지 내 궁금증을 자극했다.


나는 드레이크님의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이제 막 고개를 드신 드레이크님의 입에서 과연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했다.


융합의 반동으로 한참이나 거친 숨을 몰아쉬시던 드레이크님은 숨을 다 고르셨는지 무어라 중얼거리셨다. 하지만 너무 작게 말씀하신 탓에 내 귀엔 들리지 않았다.


주인님은 드레이크님이 계속 뜸을 들이자 답답하셨는지 언성을 높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드셨는지 드레이크님께 가까이 다가가셨다.


“답답하게스리.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거야? 그럼 일단 검사 좀 해보자. 킨, 나 좀 도와줄래? 일단 몸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 좀 해볼게. 우선 밧줄 좀 풀어줘.”


“네. 주인님.”


주인님의 명령에 드레이크님을 묶고 있던 밧줄을 끊었다. 세게 묶었었는지 푸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아까 뽑은 화살의 화살촉으로 끊어버리는 것으로 시간을 단축시켰다.


“어이, 레이크! 장난치지 마. 얼른 일어나보라고! 지금 진짜 재미없거든!”


드레이크님은 몸을 속박하던 밧줄이 풀리셨는데도 일어날 기미가 없으셨다. 혹여나 큰일이라도 생기신 건 아니신지 걱정이 앞섰다.


주인님도 나와 같은 생각이신지 전혀 움직이시지 않는 드레이크님을 흔들기까지 하셨다.


“야, 레이크! 얼른 일어나! 장난도 적당히 치란 말이야! 너, 진짜 계속 그런 식이면 사지를 분해···.”


“메타볼리즘.”


“메타볼리즘···?”


드레이크님이 뱉은 첫마디가 나로선 약간 의아했다. 갑자기 해독마법 중에서도 중급에 달하는 마법을 주창하시다니. 설마 영혼의 힘으로 마법을 터득하신 건가?


내 의문은 금방 풀렸다. 드레이크님이 마법을 주창하시자 곧바로 드레이크님의 신체를 초록색 띠들이 휘감았다. 누가 봐도 해독마법인 메타볼리즘이었다.


주인님의 마법은 성공이었다.


“오! 성공한 건가? 역시 내 비전이 들어간 영혼융합은 대단하다니까!”


주인님은 마법이 성공하신 게 굉장히 기쁘신 듯 의기양양해지셨다.


“자, 자! 드레이크. 어때? 내 말이 맞았지? 나만 믿으라고 했잖아. 이제 내가 어느 수준의 마법사인지 알겠지? 기분이 어때?”


주인님의 말씀에 드레이크님이 주인님을 바라봤다. 나는 자연스레 드레이크님의 시선을 집중했다.


하지만, 드레이크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주인님의 마법에 대한 감상평도, 아픔에 대한 호소도, 친숙한 빈정거림도 아니었다.


“윽!”



주인님의 목을 조이는 손, 언제 자세를 가다듬으신 것인지 모르겠는 드레이크님. 드레이크님의 손이 주인님의 목을 붙잡았다.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됨을 깨달았다.


“야···, 레이크···! 너···.”


“드레이크님! 어서 그 손을 놓으십쇼!”


하지만 드레이크님은 내 말에 전혀 응해주실 생각이 없으신지 주인님의 목을 쥔 손아귀에 더욱 힘을 주셨다. 드레이크님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갈수록 주인님의 숨통이 점점 조여 오고 있다는 게 눈에 확연하게 보였다.


“레, 레이크···. 너···, 대체···.”


위험했다. 점점 끊어져가는 주인님의 목소리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무기인 ‘안식의 인도자’를 소환했다. 나는 드레이크님과 거리를 벌이고 곧장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속삭임’이 캐스팅된 화살을 소환해 활시위에 걸었다.


지금 주인님의 상태는 마나번에 가까운 상태시다. 평소라면 괜찮으시겠지만 마나가 없는 상태에서 주인님은 그저 평범한 여자에 불과했다.


활시위는 내가 손을 놓자마자 청아한 소리를 내며 튕겼고, 활시위에 걸쳐져 있던 화살은 빠르게 드레이크님의 상반신으로 쇄도했다. 이 한 발이면 일단 주인님을 드레이크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었다. 속삭임의 신경마비의 세기를 최대치로 올려놓은 상태라 맞는 즉시 피격부위를 시작으로 급속도로 마비가 시작될 것이다.


“···뭐냐?”


“세상에···.”


하지만 예상과는 전개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화살은 쇄도하다말고 저지당했다. 드레이크님의 손에 의해 말이다. 방패도로 겨우겨우 막으시던 분이 단 몇 분 만에 오직 손으로 날아오는 화살을 낚아채는 수준의 실력을 갖게 될 리 없다.


“하찮은 개 따위가···.”


드레이크님이 거친 말을 뱉으시며 손에 힘을 줘 화살을 두 동강 내버렸다. 완력으론 쉽게 부서지지 않는 화살인데, 아무래도 뭔가 크게 잘못됐다.


“이년을 죽이기 전에 너부터 손봐야겠다. 어디서 굴러들어온 개새끼인진 모르겠지만 얌전히 있어야지. 아주 지랄 발광을 하는구나.”


드레이크님이 주인님을 바닥에 내팽개치더니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아니다, 저건 드레이크님이 아니다. 내가 하는 그분은 저런 분이 아니다. 하지만 대체···. 설마···.


“영혼빙의? 하지만 어째서···.”


분명 주인님이 하신 건 영혼융합이다. 그런데 지금 드레이크님의 상태는 영혼빙의와 같은 현상을 보이고 계셨다. 몸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마치 타인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 전형적인 영혼빙의의 증상이었다.


“개 한 마리가 참 기분 잡치게 만드네. 일단 너부터 죽여 놔야 이 기분이 좀 낫겠네. 그러니까···.”


드레이크님, 아니, 놈이 거친 욕설을 하며 다가왔다.


나는 놈의 발걸음에 맞춰 다시 활시위를 당겨 화살을 걸쳤다. 만약 영혼빙의라면, 사용했던 영혼이 마법사의 영혼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당장 놈의 본 실력을 판가름할 수 없었다. 드레이크님은 예전의 드레이크님이 아니다.


놈이 아직 어떤 마법을 쓰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절대 섣부르게 행동해선 안 됐다. 거리를 두고 주인님과 놈이 멀어지도록 천천히 유인하면서 놈의 진짜 실력을 보이도록 유도해야 했다.


“거기 꼼짝 말고 있으라고!”


“!!!”


하지만 그건 내 바람이었을 뿐. 내가 화살을 쏘기도 전에 지척으로 다가온 놈은 불그스름하게 일렁이는 구체를 소환한 손바닥을 내 복부에 갈겼다.


“꺼억!!”


한 줌의 피가 기도를 타고 올라왔다. 수장(手掌)으로 올려친 가격이었을 뿐인데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것 같았다.


“익스플로젼.”


하지만 놈의 공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


펑!!!


놈이 마법을 주창하자 고막을 찢는 것 같은 폭발음과 함께 붉은색 구체가 폭발했다.


폭발의 위력에 바닥에 몇 번이나 구르며 온몸에 흙먼지가 묻었고 군데군데 쓰라린 걸 보니 크고 작은 생채기들이 난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폭발을 직격으로 맞은 복부가 터지거나 움직임에 지장을 줄 정도로 훼손되지 않았다. 그저 털들이 타버려 검게 타버린 정도였다. 주인님이 고심에 고심을 거쳐서 만들어주신 신체 덕분이겠지.


“으윽···!, 네 놈, 지금 무슨 짓을 한 거냐?”


그러나 드레이크님의 몸 상태는 나와는 다르게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주인님이 특별히 고안한 내 몸과는 달리 드레이크님은 평범한 시체에서 부활한 언데드였다. 방금 정도의 폭발력을 단순히 맨손으로 받아냈으니 멀쩡할 리 없었다.


“야, 이거 너무 연약한 거 아니야? 흠, 언데드라서 그런가?”


놈이 폭발로 절반쯤 날아가 버린 오른팔을 보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표정을 투덜거리는 사람치곤 꽤 밝았다. 놈은 웃으면서 이미 기능을 잃어버린 오른팔을 허공에 휘휘 저었다.


“뭐, 어차피 저년 죽이는데 한 손이면 충분하지. 그래도 이제부턴 조심해야겠는데. 잘못하면 저년을 죽이기 전에 양손이 다 날아가겠어.”


“당장 그만두십쇼. 지금 드레이크님은 진짜 드레이크님이 아니십니다. 영혼의 감정에 귀기우리지 마십쇼.”


나는 놈이 아닌 영혼의 감정에 사로잡힌 드레이크님을 애타게 불렀다. 영혼이 없는 이상 저항할 의지조차 남아있지 않음을 앎에도 드레이크님을 불렀다.


“뭐래? 내가 뭘 하든지 상관 마시지? 아, 네가 뒤지니까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구나?”


“신체의 통제권을 다시 잡으십쇼. 감정에 휘둘리시면 안 됩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십쇼!”


“닥쳐. 내가 알아서 하니까 참견 마. 곧 뒤질 놈이 말도 많네.


영혼빙의의 시간이 길어지면 빙의된 영혼을 떼어내도 인격이 바뀌어 버릴 지도 모른다. 평소 올곧던 사람도 영혼빙의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폭력적인 품성을 가진 사람이 된다. 그렇다면 드레이크님은 절대로 예전의 생활도 돌아가실 수 없게 된다. 다시 이전의 생활도 돌아갈 수 없다.


그건 절대 안 됐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을 것이다···.


“···드레이크님. 저의 무례를 용서하시길···.”


작가의말

전투신은 정신이 없는 드레이크 대신 킨의 시점으로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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