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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를위해 님의 서재입니다.

쑥과 마늘 없이 사람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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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중턱
작품등록일 :
2018.06.16 20:44
최근연재일 :
2018.10.30 03:07
연재수 :
84 회
조회수 :
27,334
추천수 :
545
글자수 :
445,694

작성
18.10.03 20:25
조회
198
추천
4
글자
10쪽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4)

DUMMY

그녀의 행동을 보고 찬이 녀석이 어떻게 됐는지 대강 알았다. 불안하게 상황을 살피던 미르 양은 일순 이전에 단 한 번도 지어본 적 없던 분노에 찬 표정으로 아스트라페를 뽑아 겨눴기 때문이다.


“기, 기다리십쇼!”


아마 과장이 달려들지만 않았으면 바로 던졌을 것이다. 그녀는 과장을 뿌리치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과장은 다시 그녀를 붙잡아 설득했다.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지금은 기회 따위를 볼 때가 아니다.”

“당신 지금 이 창 만드느라 마나도 다 쓰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저 뱀새끼처럼 6년간 쉬어서 완벽한 상태도 아닌데 무슨 싸움을 한다는 겁니까!”

“창을 던질 순 있노라.”


순 막무가내였다. 하지만 막아야 했다. 당장 그녀를 막지 못하면 섬이 위험해질뿐더러 그녀도 위험했으니까.


“녀석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안다···. 녀석을 믿으니까 도와주려는 것이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의 눈은 믿기 힘들 정도로 저 뱀새끼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여기서 더 상황이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했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항상 그렇듯, 저 뱀새끼가 신이 나서 외치는 것까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푸하핫!! 드디어, 드디어 놈을 죽였다!! 이게 용을 모욕한 인간이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다!!”


그 말을 듣고 1대대장과 민기까지 와서 그녀를 붙잡았기에 조준이 흐트러졌기에 다행이었지,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 저 창은 그대로 날아갔을 것이고, 2차전이 시작됐을 것이다.


“차라리 여기 군인들이랑!! 군인들이랑 같이 협동 작전이라도 합시다!”

“이 다 늙은 아저씨 말이 맞아요! 군인들이랑 민기랑 같이 싸우면 좀 승산이 있을 거라니까요! 저 놈을 죽일 수단이 있긴 하지 않습니까! 시간만 줘봐요, 시간만!!”

“민기 말이 맞아요! 저 자식이 찬이 녀석에게 몇 번이나 죽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우리 선에서 이미 두 번이나 잡은 놈이에요!”


과장 일행은 정말 필사적으로 미르 양을 설득했지만, 그녀는 비웃기라도 하듯, 팔을 붙잡은 그들을 내동댕이침과 동시에 아스트라페를 던져 놈의 머리를 터트렸다. 아스트라페에 머리가 터진 것을 보자마자 민기는 총을 겨눠 놈에게 발사했고, 2대대장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리틀 썬 탄두의 발사를 지시했다.


투쾅!!


하지만 그 짧은 사이에 되살아난 저 놈이 종언 탄환을 짧은 드래곤 브레스로 튕겨내 전혀 다른 곳에서 폭발을 일으켰고, 리틀 썬은 이전과는 달리 그냥 막아버렸다.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었던 모양이군.”


그녀의 비아냥을 날리며 그녀의 손에 들린 아스트라페를 던져 놈의 머리를 다시 터트렸다. 놈이 다시 강화도 쪽을 표적으로 삼게 된 순간이었다.


“이런 젠장. 내가 너무 늦었나?”


강화도의 텔레포트 스테이션 쪽에서 어떤 엘프가 급히 뛰어왔다. 그는 지금 상황이 몹시 혼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대강 무슨 상황인지 이해한 듯싶었다.


“당신은···엘븐 나이트 대대장 아닙니까.”

“이야, 빌런으로 정식 등록된 분까지 여기서 뵙네. 오랜만에 뵙는군요. 하지만 인사는 이따가 살아남으면 하도록 하죠. 그럼 다음에 뵙시다, 과장님. 아, 그리고 뿔 달린 아가씨, 저 괴물의 모가지를 한 번에 날린 공격, 계속 부탁드립니다. 진짜 기가 막히더군요.”


그리곤 재빨리 리바이어던이 있는 장소로 몸을 날렸다. 그는 그녀의 아스트라페에 의문을 품기보단, 그것을 이용하는 것을 선택했다. 그는 무전기로 엘븐나이트 대원들을 불러 섬의 동쪽으로 모이라 지시했다. 이유야 간단했다. 괴물이 그쪽에서부터 섬을 부수러 달려드니까.


“···외부인은 좀 그런데.”

“없는 것보단 낫지. 안 그런가?”


없는 것보단 낫지만, 그가 중국어를 잘 못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명령을 이중으로 내려야 하니까.


“눈치껏 명령에 따르던지.”


그는 성의 없게 대답하고 화력중대에 요청했다.


“최대한 놈의 시선을 끌어주십시오. 어떤 수단이라도 좋습니다.”

[“···예.”]


목표물은 고작 하나. 하지만 그 하나가 국가 수준의 무력이 필요한 놈이었다. 보고에 따르면, 과거 미국에서 사냥한 리바이어던 개체가 죽었던 7회보다 많이 죽었음에도 아직도 멀쩡하다고 하니, 일단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인생 참···개 같네.”


솔직히 여기 이 자리를 떠나면 쌓을 수 있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알기에 당장에라도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놈의 눈에 들었고, 정말로 싸우다 죽거나 살아남길 선택해야 하는데.


“살 수 있으면 살고, 죽을 땐 장렬히 죽자, 새끼들아!!”

“예!!” “예!!” “예!!”


그의 외침과 함께 모두가 바닷물 위를 뛰어오르며 놈에게 달려들었다. 누군가는 놈이 날린 마법을 쳐내고, 누군가는 놈에게 반격을 시도하며 격돌하려던 그 때···. 갑작스레 뒤에서 몰아치는 기괴하고 살벌한 기운에 물 위를 뛰어다니던 병사들, 해변에서 마법으로 지원을 하던 병사들, 그리고 그 외 다수의 대원들이 몸에 힘이 빠져버렸다. 그나마 중대장급 이상은 그 기운을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는데, 쑨 린이 불안한 벌벌 떨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녀, 녀석이···녀석이 다시···다시 이전처럼 그 기운을···.”


벌벌 떠는 그는 뭔지 모를 이상한 말을 지껄이고 있었고, 그나마 중대장급 중에서 먼저 도착한 두 명만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그나마 이해한다는 듯, 창백한 표정을 지었다.


---


죽었다. 놈에게 죽었다. 확실하게.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전과는 달리 감각이 멀쩡하다. 아니 잠깐만. 이건 감각이 아니다. 너무 지나치게 가볍다. 그 가볍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 머릿속에 이상한 충동이 휩싸였다.


저 뱀새끼 죽여 버려야 해. 저 뱀새끼를 죽여 버려야 한다고.


그 말과 함께 눈을 떴다. 그래, 눈을 뜨고 있었는데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일어섰다.


---


이렇게 빨리 되살아날 줄이야. 적어도 두 시간은 걸릴 줄 알았는데 말이야! 몸을 증발시켜서 살아나려면 그 정도는 필요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마왕은 마왕이구나! 하지만 아직 멀었다, 괴물아!!”


나는 몸을 돌려 놈에게 달려들었다. 저 흉흉한 기운,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죽이면 그만이다.


“흐하하, 죽어라!!”


쐐액!! 콱!!


갑자기 놈의 몸이 사라진 듯싶더니 우상체에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그윽?!”


그리고 몸속에서 꿈틀거리는 느낌이 났다. 놈이 몸속에 침투한 것이다.


“이이익···!! 당장 저리 꺼지지 못···!!”


으직.


목뼈에서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놈이 내 몸을 붙잡고 있다. 아니, 내 뼈를 붙잡고 있다.


“이, 이런 망할···!!”


콰직!! 뿌드드득!!


목뼈가 뜯겨져나가고, 그 틈에 놈이 들어가 몸으로 밀어 올려 목을 뽑는 느낌이 났다. 되살아나기 전의 마지막 기억은 놈이 내 떨어지는 목을 향해 검게 타오르는 마나의 칼을 던지는 것이었다.


푸확!!


다시 되살아나 놈을 꼬리로 후려쳤다. 저 자그마한 몸의 뼈가 부서지는 느낌이 났고, 놈을 허공에 떠올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녀석은 비명 하나 지르지 않고, 그저 날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죽일 순 있다. 나는 마나를 끌어 모으며 급히 숨을 들이켰다. 그리곤 땅에 추락하는 놈에게 드래곤 브레스를 쐈다. 이걸로 한 번 더 죽였다. 그렇게 생각했다.


쐐애애애···!! 콰콰콰콰!!


그런데 아니었다. 놈의 아스트라페가 어느새 나의 드래곤 브레스를 뚫고 날아오고 있었다. 뒤늦게 고개를 치우려 했지만, 이미 머리통이 반쯤 날아간 뒤였다. 그런데, 고개를 치우면서 몸이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아스트라페의 정체를 볼 수 있었는데···그건 놈의 검이었다. 놈은 그걸 칼에 인챈트 하여 이전에 비해 그 위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내 드래곤 브레스를 뚫기엔 충분한 위력을 선보이며 내 머리를 터트린 것이다.


“아, 이 새끼 맛없는데.”


놈이 한 말이었다. 뇌가 반쯤 날아간 까닭에 무슨 말인지 파악하는데 조금 오래 걸렸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을 땐, 이미 놈이 내 몸을 미친 듯이 뜯어먹기 시작한 뒤였다.


“뭐, 뭐하는 짓이냐, 이놈!!”


재빨리 몸을 굴렀지만, 놈은 급속도로, 씹지도 않고 내 몸을 잡아 뜯어 무작정 삼키고 있었다. 내 마나를 빼앗고 있는 중이었다.


목 부분이 반쯤 사라질 무렵에 놈을 떨쳐내는데 성공했지만, 놈은 담담한 어조로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이 녀석은 날걸로 먹어야 맛있는 거였구나? 의외로 먹을 만 한걸?”


그리곤 녀석은 아예 안면을 덮은 투구 부분을 열어젖혔다. 먹기 불편하다는 듯이 말이다. 그렇게 열어젖힌 투구의 밑에 감춰져 있던 놈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놈의 환히 웃는 얼굴은 마치 진미를 눈앞에 둔 사람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나를 향해 입맛을 다시는 놈의 표정 속에서 난 뭔가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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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1부를 마치며 +5 18.10.30 242 6 1쪽
83 에필로그 18.10.30 230 7 33쪽
82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6) +3 18.10.05 279 11 14쪽
81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5) 18.10.04 210 7 12쪽
»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4) 18.10.03 199 4 10쪽
79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3) 18.10.02 205 5 10쪽
78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2) 18.10.01 204 3 11쪽
77 14장 - 기사는 용을 물리쳐 공주와 결혼한다(1) 18.09.28 211 6 9쪽
76 13장 - 리바이어던(5) 18.09.27 220 7 11쪽
75 13장 - 리바이어던(4) 18.09.26 217 7 11쪽
74 13장 - 리바이어던(3) 18.09.25 216 6 9쪽
73 13장 - 리바이어던(2) 18.09.24 227 8 12쪽
72 13장 - 리바이어던(1) 18.09.21 214 4 14쪽
71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7) 18.09.20 225 5 10쪽
70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6) 18.09.19 223 5 10쪽
69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5) 18.09.18 229 5 11쪽
68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4) 18.09.17 232 2 9쪽
67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3) 18.09.14 241 8 13쪽
66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2) 18.09.13 220 5 9쪽
65 12장 - 너와 만나고 싶었어. 아주 많이.(1) 18.09.12 266 5 10쪽
64 11장 - 기다림(4) 18.09.11 240 4 14쪽
63 11장 - 기다림(3) 18.09.10 222 3 10쪽
62 11장 - 기다림(2) 18.09.07 252 4 11쪽
61 11장 - 기다림(1) 18.09.06 204 6 10쪽
60 11장 - 세척(2) 18.09.05 229 3 13쪽
59 11장 - 세척(1) 18.09.04 219 4 11쪽
58 10장 - 계획을 세웠으면 빠르게 실천했으면 좋겠어(6) 18.09.03 224 6 11쪽
57 10장 - 계획을 세웠으면 빠르게 실천했으면 좋겠어(5) 18.08.31 234 4 11쪽
56 10장 - 계획을 세웠으면 빠르게 실천했으면 좋겠어(4) 18.08.30 238 6 11쪽
55 10장 - 계획을 세웠으면 빠르게 실천했으면 좋겠어(3) 18.08.29 24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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