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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ANG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는 회귀자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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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사능
작품등록일 :
2021.04.06 15:11
최근연재일 :
2021.05.26 19:55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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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1,331

작성
21.05.1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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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사신 1호(1)

DUMMY

[첫번째 시련] by 안타라카

[3차(마지막 시련).

크리쳐는 가능성이 부여되며 머리 위에 표시된다.

가능성은 타인에게 양도 혹은 강탈이 가능하며, 강탈의 경우 해당 크리쳐를 살해해야한다.

해당 가능성은 생존/사망 둘 중 하나이며, 제한 시간 종료 후 가능성에 따라 생존여부가 결정된다.]


[목표:제한 시간까지 살아남아라. (10분)

보상:목숨 연장]


첫 번째 시련에서 성아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고비였다.

일곱 개의 시련 중 운의 요소가 가장 강한 것이 첫 번째 시련.

이번 시련만 지나면 성아를 지킬 수 있다.


'회귀 전과 완전히 똑같이 흘러간다면 내 것은 생존수치야.'

변태같은 안타라카답게 시련이 끝나기 5초 전에 자신의 수치가 생존인지 사망인지 알려주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5초 뒤에 자신이 죽을 것을 안 인간들이 미쳐 날뛰는 광경을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겠지.


"이번엔 랜덤이야!"

"기다려! 아까 괴물을 죽이니까 확률이 달라졌잖아! 괴물을 죽이면 알 수 있어!"


재빠르게 머리를 굴린 사람들이 답을 꺼내놨지만 행성들은 그렇게 자비롭지 못하다.

이번 시련에서 마물은 나오지 않는다.

즉, 내 머리 위의 가능성이 살 생존인지 사망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확률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확률을 양도받거나 빼앗는 것 뿐.

그것이 안타라카가 노리는 것.

어떻게 보면 2차 시련보다 더한 시련이었다.


예상을 빗나가게 해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본능에서 나오는 추악한 행동과 투쟁을 보며 즐기는 변태같은 녀석.

불공평하다고, 설명이 부족하다고 불평해도 어쩔 수 없다.

시련은 살 사람을 구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죽이기 위한 것.

그들에게 항의하고 싶다면 행성급의 힘을 갖춰 그들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수밖에.


'그나마 나머지 시련은 설명이 자세해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특히 카하진 녀석은 설명도 간단하고 있는 그대로여서 편했지. 한달 동안 잠도 못 잔건 힘들었지만.'


사하아아-

머리 위로 붉은 기운이 맴돌았다.

모두의 머리 위에 나타난 숫자는 50.

그것을 보고 성아는 중얼거렸다.


"1차와 2차는 모두 조건이 달랐어. 그렇다는 것은 3차 또한 다를 확률이 높다는거야. 그렇다면 우리 또한 앞에 있던 것들과는 다른 행동을 해야 할 것 같아. 모두의 숫자가 같은 것을 보면 운에 맡기라는 것일까? 이런 미친 짓을 누가 벌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엄청나게 변태인것은 틀림 없어."


류진은 그녀의 빠른 적응력에 놀랐다.

겁에 질린 류진만 아니었다면 이전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오히려 성아였을지 몰랐다.


"마음에 들지 않네."


지환이 칫, 하고 혀를 차며 말했다.


"끝까지 이 녀석의 손에 놀아나야한다니. 난 생존이었으면 좋겠어."

"차라리 확률을 몰빵하는게 어때요? 적어도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잖아요. 자신의 확률이 사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대로 자신의 확률이 생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전부 주는거죠. 결국 선택에 의한 확률은 50대 50이잖아요."

"그럴까?"


지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류진은 자신의 선택에 맡기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이었지만, 문제는 성아 자신이었다.


'운명이란게 있다면, 어떻게든 성아는 죽게될 확률이 높아. 특히나 운에 기댄다면 더더욱 위험해.'


성아가 생존이라고 생각한다면 사망이 될 수도 있고, 사망이라고 생각한다면 생존이 될 수도 있다.



[시련의 시작까지 5초]



'아니, 그렇게 생각해선 한도끝도 없어. 차라리 성아 말대로 0퍼센트나 100퍼센트의 확률로 만드는게 나을지도 몰라. 그게 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까.'


지끈지끈.

머리가 아파왔다.

차라리 몸을 쓰는게 류진에겐 더 쉬울 지경이다.



[무운을 빕니다, 크리쳐 여러분.]



"뭐야, 이번에는 괴물이 안나오네? 한성아는 김지환에게 확률을 전부 양도한다."

"잠깐만, 성아야!"



[상대의 동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환은 고개를 끄덕이자 성아의 머리 위에 있던 붉은 기운이 지환에게 옮겨갔다.

지환의 숫자는 100.

성아의 숫자는 0 이었다.


그리고는 입을 삐죽 내밀고 류진을 쳐다보았다.

"내 선택에 불만이라도 있어? 어차피 넌 안받을것 같아서 지환 오빠한테 줬어. 여차하면 오빠한테 달라해."

"그게 아니고 좀 신중하게···"

"어차피 산술적으로 따지면 50퍼센트 확률인건 똑같거든?"


류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데.'

"어차피 50퍼센트 확률로 죽게 된다면 난 내 선택에 따라 죽을래. 끝까지 이 녀석에게 놀아나기 싫어."


성아는 알림창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차피 운에 의해 결정될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네."


류진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맞는 말이야, 이탈영혼. 네 놈이 해야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


나긋나긋하고 가벼운 억양. 하지만 미묘하게 고풍스러움이 숨겨진 말투였다.

류진은 머리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검은 도포와 갓.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은 남자가 가로등 위에 서있었다.


"누구시죠?"

"간단히 말하자면, 저승사자일세. 이름은 딱히 없고, 쉽게 1호라고 부르게."


1호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눈매가 달처럼 휘어지며 눈 밑의 다크서클이 돋보였다.

잘생긴 얼굴은 그마저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류진은 1호의 몸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기운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내 몸은 살기조차 느끼지 못할 수준일텐데 이 정도로 무언가가 느껴지다니."


가로등 위에 서 있는 것도 그렇고 남자는 보통 인물이 아닌듯 했다.


"저승사자? 그게 당신의 직업입니까?"

"직업? 뭐, 맞는 말이기야 하겠지."


시련이 시작된 후에는 각자 직업이 정해진다.

하지만 그것은 첫 번째 시련이 끝난 후에야 일어나는 일이다.

벌써 직업이 정해진 사람이 있을리 없었다.


"시련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직업이 정해진 겁니까?"


1호는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자네가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는 나로선 잘 모르겠군. 그러니 내 목적부터 말해주지. 난 윤회의 굴레를 벗어난 자네의 영혼을 거두러 파견된 저승사자일세."

'윤회의 굴레···? 설마 회귀를 말하는건가?'

"게다가··· 자네 때문에 운명이 뒤틀린 사람이 있군. 이건 내버려둘 수 없겠어."


류진은 1호의 시선이 성아를 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회귀를 알고 성아가 죽었어야할 것까지 알고 있다고···?'

"이봐요, 자칭 저승사자 씨!"


성아는 1호를 보고 소리쳤다.


"자칭이 아니고 실제로 저승사자라오, 성아 낭자."

"와, 말투 대박인데?"


낭자라는 단어를 실제로 쓰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지환은 감탄하며 말했다.

성아는 소름이 돋는다는 표정이었다.


"제 이름은 어떻게 아는거에요?"

"여기에 다 적혀있기 때문이지."


퍼엉!

1호의 손 위에서 연기가 터지더니 한 권의 책이 나타났다.

표지에 한글로 생사부라고 적힌, 한지로 엮어 만든 전통 책이었다.


팔락. 팔락.

1호는 책을 넘기며 한성아에 대한 부분을 찾았다.


"한성아, 20XX년 4월 12일 오후 12시 26분 사망 예정··· 이었으나 이탈영혼이 운명을 뒤틀어버렸군. 수명이 보이질 않아."


그 말에 류진은 눈이 번쩍 뜨였다.


'이탈영혼이란··· 날 말하는건가? 게다가 성아의 수명이 보이질 않는다고?'


1호가 정말로 저승사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황상 특이한 힘을 가진 사람이란 것은 알 수 없었다.

회귀 전에 저런 사람은 본 적이 없었으니까.

만약 그가 정말 저승사자가 맞다면 성아는 현재 죽을지 말지 알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희망이 조금 보이는걸?'


적어도 확실하게 죽는 것보단 나으니까.


"미안하지만 이탈영혼, 네 놈이 무얼 생각하는지 다 보인다. 성아 낭자가 살아님길 바라는게지? 미안하지만 불가능해. 네 놈의 영혼을 회수하고 낭자의 영혼도 내가 회수할테니까."

"누구마음대로 내 영혼을 가져간다는거에요!"


성아가 발끈했다.


"성아를 죽이겠다는거냐?!"

"죽이겠다, 가 아니야."


1호는 차갑게 덧붙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는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저승사같았다.


"죽을거다."


그 말에 류진은 곤봉을 고쳐잡았다.


'젠장···! 검만 있었어도 스킬을 쓸 수 있는지 확인해볼텐데!'


1호는 큼큼,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이리오너라아!"


근엄한 목소리로 1호가 외치자,

푸화아악!

1호의 손에 들려있던 생사부에서 검푸른 기운이 뿜어져나왔다.


"영혼관리국 이탈영혼관리부 372기 사신 1호가 망자를 인도하려하니, 망자는 부름에 답하거라!"

'뭔지는 모르지만 위험해···!'

"스텟 포인트 근력에 올인!"



[근력 +4]

[현재 남은 스텟 포인트:0]



2차 시련에서 얻은 스텟포인트는 얼마 없었기에 스텟이 많이 오르지는 않았다.

투콱!

류진이 박찬 땅에 미세하게 금이 가며 그의 몸이 빠르게 치솟았다.


"가만히 있거라."


1호는 생사부를 들고 있지 않은 다른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간결한 동작.


콰득!

촤라라락!

지면을 뚫고 쇠사슬이 솟아나더니 류진의 몸을 휘감았다.

쇠사슬에 이끌린 류진은 그대로 땅에 처박혔다.


쿠웅!


"크윽!"


몸 하나 까딱할 수 없는 강력한 구속.

온몸을 몸부림치며 비틀어봐도 쇠사슬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건 무슨 스킬이지?! 이 정도 구속력은 거의 공간 고정급 결계 느낌인데!'

"미안하지만 난 싸울 생각이 없네. 피차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입장이니 원망은 하지 말게"


1호의 생사부에서 뿜어져나온 연기는 서서히 형태를 이뤄 어떤 글자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탈영혼, 이류진, 네 놈의 영혼을 수거해가도록 하마."


땅에 엎드린 채 몸부림치는 류진을 보고 말한 1호는 연기가 써낸 글자를 읽으려했다.

하지만.


'...읽을 수가 없는 문자로군.'


눈쌀을 찌푸린 일호는 소매를 뒤져 염라대왕이 준 두루마리를 펼쳐보았다.

두루마리에도 1호가 읽을 수 없는 글자에 대한 정보는 없다.


"흐음···"


읽을 수 없는 글자가 나타나다니.

지금껏 많은 이탈영혼들을 수거해왔으나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녀석의 스킬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게 분명해!'


하지만 그렇다고 류진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선 옆에 있는 낭자의 영혼부터 수거해야겠군."


1호가 다시 한번 손을 휘두르자 글자를 나타내던 연기가 흩어졌다가 다시 뭉쳤다.


[한성아]


검푸른 연기가 나타낸 이름을 보고 류진은 경악했다.


'성아를 향해 스킬을 쓴거야!'


스킬의 효과가 좋지 않을 것이란것은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저승사자가 맞다면 그는 원래 죽을 예정인 성아와 회귀한 자신의 영혼을 데리러 온 것.

결과는 분명 죽음이다.


"지환이 형! 저 사람을 공격해야해요!"

"그래! 뭔지 몰라도 수상해보이니까!"

"한성아, 한성아, 한성···"


슈육!

지환이 내던진 곤봉이 정확하게 1호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갔다.

1호는 고개를 까딱 움직여 그것을 피했지만 말이 끊기고 말았다.

죽을 운명이 된 인간의 영혼을 수거할 수 있는 저승사자의 스킬 '삼호명(三呼名)'.

해당 영혼이 죽을 시간이 지나야했고, 끊지 않고 천천히 이름을 세 번 불러야하는 조건이 있다.


"방해하지 마시오, 지환 도령. 그대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나, 저승사자를 계속 공격하면 이 쪽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소."


더 까불면 죽여버릴 수도 있다는 무언의 협박.

시합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뒷목이 뻐근해지는 묘한 압박감에 지환은 긴장을 풀기 위해 혀를 살짝 깨물었다.


"이, 이봐요! 그래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도 있잖아요! 기왕 산 사람 더 살면 어떻다고 그래?"

"제 때 죽지 않은 영혼은 많은 문제를 일으키지. 빙의를 하거나, 악령이 되어 주변 사람을 해칠 수도 있소. 게다가 한 번 저승사자의 눈에서 벗어나면 언제 죽을지 모르기에 문제가 될 확률이 더욱 높아지지."

"미안하지만, 난 죽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생각대로 되지 않는게 세상의 이치라오, 낭자. 다시 말하지만 피차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뿐이니 이해해주길 바라겠소."


지환은 달려가서 1호가 올라타있는 가로등의 기둥을 걷어찼다.


까아앙!

끼기기기익...!

원래 좋은 피지컬의 신체에 스텟으로 강화된 능력치가 더해진 발차기는 가로등이 구부러질 정도였다.


탓.

일호는 가로등에서 뛰어내려 가볍게 바닥에 착지했다.

그의 앞에 선 지환은 복싱의 자세를 잡았다.


"미안하지만 사람을 죽인다는데 봐줄 생각은 없어요!"

"익숙한 일이오."


1호는 예상했던 상황이 벌어지자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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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는 회귀자가 싫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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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4.빙의자 구민식(1) 21.05.26 25 0 13쪽
13 3.군인 하병우(3) 21.05.24 27 0 12쪽
12 3.군인 하병우(2) 21.05.23 2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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