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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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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6.29 18:20
연재수 :
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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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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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3,163

작성
24.05.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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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글자
12쪽

(Ep.10) - 사람은 곰을 찢어 (2)

DUMMY

사슴 사냥을 빙자한 흑곰 사냥을 마치고 파예트빌로 돌아왔다. 휴식을 취하는 것도 잠시, 나는 곧장 무연화약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배합법은 얼추 알고 있으니, 시도만 해보면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재료는 다 구했으니, 이제 배합만 적당히 하면 되겠군······.’


면화약은 그리 어렵지 않게 구했다. 질산염에 헝겊을 적신 후 잘게 자르면 그게 면화약이기 때문이지. 질산칼륨도 수소문 끝에 얻는 데 성공했고 니트로글리세린도 어렵지 않게 얻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안정제인 디페닐아민을 어디서 어떻게 구하냐는 것이다.


이 시기에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나 같은 민간인이 구하기에는 너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내가 화학자도 아니고 이걸 직접 합성해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깐.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일단 약국을 찾아가는 거였다. 약사들이라면 이 화학물질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을 거라는 추측에서였다.


“그러니까 디페닐아민이 뭔지, 그리고 어떻게 대량으로 구할 수 있는지 알려 달라는 거군요?”


“예, 그렇습니다. 혹시 어디에 쓰는 물건이고, 어디서 구할 수 있습니까?”


“염색 공장에서 염료로 쓰는 재료라서, 염색 원료 공급업체를 알아보시면 얻을 수 있긴 합니다. 다만 어디에 쓰시려는 건지······?”


“빵빵 터지는 걸 만들어보려고요.”


“어··· 일단 한 병 드릴까요?”


좋아, 안정제도 구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무연화약을 제조하면 된다. 그러면 집에 돌아가는 대로 시도해 보자고······.


- 잠시 후.


우선 면화약을 니트로글리세린 용액에 담근다. 두 물질은 미친 듯이 불안정해서 쉽게 폭발하지만, 의외로 둘을 합치면 위험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질산칼륨을 넣어주면 연기가 줄어드는 완연 효과를 볼 수 있다.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상당히 효과적인 무연화약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한다면 기존에 존재하는 특허에 걸릴 우려가 상당히 크다.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한 알프레드 노벨이 비슷한 방식의 무연화약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특허청을 통해 알게 됐기 때문이다. 즉, 이렇게 끝낸다면 나는 노벨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주어야 하는 처지에 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디페닐아민이 있지. 이걸 첨가한다면 특허를 쉽게 피해갈 수 있다······!’


마지막 첨가물로 소량의 디페닐아민을 넣는다. 그런 다음 가루 형태로 잘게 쪼개주면 신형 화약 완성. 좋아, 이제 한번 시험해 보자고.


잠시 후, 나는 미리 준비해둔 구형 단발 권총 안에 방금 만들어 낸 무연화약을 소량 부어 넣었다. 그런 다음 뇌관을 꼭지에 끼우고 방아쇠를 당겼다.


- 철컥! 치지직··· 탕!


“으음······.”


화약은 정상적으로 발화했다. 문제가 있다면 너무 늦게 반응한 데다가, 폭음이 생각보다 작다는 것. 아무래도 완연제와 안정제 비율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이거 비율을 정확히 모르니 원······.’


분명 최적의 비율이 있을 것이다. 다만 나는 화학자가 아니므로 그걸 단박에 알아낼 순 없다. 그런고로 방법은 하나. 비율을 바꾸어가며 일일이 확인해볼 수밖에.


- 일주일 후.


이걸로 벌써 89번째 실험.


“질산칼륨 14.9%에 디페닐아민 1.1%··· 좋아, 배합 완료.”


완연제 비율이 너무 높아서도, 너무 낮아서도 안 된다는 걸 깨달은 건 30번째 실험이었고, 디페닐아민 적정 비율이 1% 내외라는 건 60번째 실험에서 깨달았다.


그 뒤로 진행하고 있는 실험에선 질산칼륨 비율을 조금씩 낮춰가는 중인데, 이제 슬슬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아마 이번 실험이 마지막이 될 거라는 예감이 강력하게 든달까.


- 철컥, 탕!


“좋아, 잘 나가는군!”


이제 충분한 화력이 나온다. 가연성 실험에서도 상당한 안정성을 보여줬으니, 사실상 완성인 셈이다. 그래, 89번의 시도 끝에 무연화약이 완성됐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화학 시간이 끝났다! 이제 특허청으로 달려갈 일만 남았어.


- 1888년 9월 2일. 롤리, 노스캐롤라이나.


특허청 직원은 무연화약을 만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곤 의아해하며, 이미 1887년에 알프레드 노벨이 비슷한 특허를 낸 상태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특허를 새로 내시는 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기존의 무연화약 특허인 발리스타이트랑 성분이 비슷해 보입니다만······.”


“아닙니다. 여기엔 제가 직접 알아낸 배합 비율이 적용되어 있고, 무엇보다 발리스타이트에는 없는 새로운 물질이 들어가 있습니다.”


“새로운 물질이라, 그게 무엇이죠?”


“디페닐아민이라는 건데, 안정제 역할을 합니다. 제가 만든 무연화약은 이것 덕분에 안정성이 확실히 뛰어나지요.”


내 말을 들은 특허청 직원은 한번 검토해 보겠다고 말하는 한편, 이 무연화약의 이름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이에 나는 ‘파우더 맥’이라고 답했다.


“으음··· Mc입니까, Mac입니까?”


“Mac입니다. 제 집안이 스코틀랜드계라서 말이죠.”


“알겠습니다. 승인 여부는 검토가 끝나는 대로 자택으로 우편 부쳐서 전달드리겠습니다.”


- 며칠 뒤.


특허청에서 연락이 왔다. 논의 끝에 내가 요청한 무연화약 특허는 승인되었다. 디페닐아민을 첨가한 게 아무래도 크게 작용한 것 같달까.


‘특허도 나왔겠다, 곰 사냥용 소총만 완성하면 되겠군.’


아무래도 소총은 리볼버보다 간단해서 설계하는 것 자체는 쉽다. 다만 권총과 달리 명중률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터라, 강선의 회전수부터 총열 길이까지 신경 쓸 게 너무나 많다는 게 문제.


이러한 부분은 내가 구태여 곰 사냥용 소총을 설계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앞으로 군납용 소총을 만들어 내려면 소총 설계 경험이 있는 게 유리할 테니깐.


‘우선 구경부터 확정하자고······.’


흑색화약보다 두세 배 화력이 좋은 무연화약을 사용하니, 기존보다 탄약 크기가 작아도 고화력을 낼 수 있다. 다만, 곰처럼 맷집이 강한 동물을 잡으려면 무연화약을 쓰더라도 탄환 크기가 커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탄약 크기를 늘리면 반동이 심해 쓰기 어려우므로,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그런고로 구경은 크게 하되, 탄약 길이를 비교적 짧게 하여 장약량을 줄일 생각이다.


‘구경은 50구경으로 하는 게 좋겠군.’


존 브라우닝이 만들게 되는 대구경 탄약의 대명사, .50 BMG의 탄피 길이가 99㎜ 정도 된다. 그리고 이 탄약은 현대 미군이 마르고 닳도록 써먹을 정도로 상당히 효과적이지.


다만 이 탄약은 무식한 장약량만큼 반동이 심하다 보니 사람이 직접 들고 쏘기에는 무리가 있다. 더군다나 내가 만들 소총은 대전차 소총처럼 거치하고 쏘는 것도 아니고 들고 쏠 수 있어야 하니, 아무래도 .50 BMG의 절반 정도 되는 위력이면 충분할 터.


‘2인치 정도면 적당하겠군. 탄속이 느려지고 사거리가 짧아지겠지만, 이걸로 코끼리 잡을 건 아니니깐.’


그러면 총알은 50구경에 2인치(12.7x50.8㎜)로 확정한다. 여기에 무게를 줄여야 하니 총열 역시 30인치(76.2㎜) 이내로 하고, 개머리판 길이까지 조정하면······.


최종적으로 총열 길이 29인치(73.66㎝)에 전장 44인치(111.76㎝) 정도 되겠군. 무게는 만들어봐야겠지만, 10파운드(4.5㎏) 이내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자고. 자, 그러면 본격적으로 설계도를 그려보실까.


- 1888년 9월 28일.


마침내 흑곰의 뚝배기··· 아니, 머리통을 시원하게 날려줄 50구경 소총이 완성됐다. 최적의 강선 회전수를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이것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관계로 적당히 확정지었다.


무엇보다 이 총은 명중률보다는 강력한 한 방에 초점을 둔 녀석이다. 300야드 안에서 명중타를 낼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니, 그렇게까지 정밀할 필요는 없겠지. 그러면 실물로 만들어보자고.


“아버지, 새로운 총을 설계해왔습니다. 혹시 시간 좀 남으실까요?”


“미친 듯이 바쁘긴 하다만··· 뭘 만들어 온 게냐, 램지?”


“사냥용 총입니다. 전용 총알도 같이 설계해왔고요. 이걸 실물로 만들어봤으면 하는데, 혹시 두 자루만 만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이다. 시간 좀 내 보마. 다만 이걸 따로 생산할 시설을 갖추는 건 좀 무리가 아닐까 싶은데··· 지금 올드 캐롤라이나 생산하는 것만 해도 벅차서 말이다.”


하긴, 맥도날드 조병창이 아무리 확장됐다고 한들, 아직까진 중소기업 수준에 불과하다. 곰 사냥용 소총까지 추가로 생산하기에는 아무래도 빡빡하겠지.


물론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파예트빌에는 맥도날드 집안처럼 소규모 공방 형태로 총을 만드는 곳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으니깐. 이들에게 생산을 위탁하는 대가로, 소정의 저작료를 받아내면 된다.


“아버지, 그러면 말입니다. 주변에 알고 지내는 총기 공방은 따로 없나요?”


“산탄총 만드는 공방을 하나 알고 있긴 한데, 요새 장사가 잘 안 돼서 고민이라고 하더군.”


“그러면 그곳에 생산을 위탁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사냥용 총은 언제든지 수요가 있을 테니 안 팔리진 않을 테니깐요.”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램지. 시간 되는 대로 베르크만 씨께 말해두마. 독일인들이니 품질은 보장할 수 있을 거다.”


하긴, 전통적으로 독일계 장인들이 총을 잘 만들긴 했지. ‘게르만 테크놀로지’는 언제나 세계 제일··· 아니, 믿을 만했다.


“그러면 그렇게 부탁드릴게요, 아버지.”


아놀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수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데다가 자신들이 누군지 알려주지 않으려고 하던 게 영 이상했다고 중얼거리면서, 그는 내게 쪽지 하나를 건네주었다.


“약속 장소라고 하던데, 여기로 찾아오라고 하더군. 가볼 건가, 램지?”


“설마 KKK단은 아니겠지요?”


“그런 것 같지는 않더군. 다만 혹시나 모르니 권총은 꼭 챙겨가거라.”


아놀드가 건네준 올드 캐롤라이나 리볼버를 허리춤에 찬 후, 나는 곧장 쪽지에 적힌 장소로 향했다. 머지않아 도착한 곳은 조용한 선술집. 나는 조심스레 그 안으로 들어가, 바텐더에게 다가갔다.


“저를 찾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램지 맥도날드입니다.”


“아, 램지 씨군요. 찾으시는 분은 2층에서 숙박 중이십니다. 제가 불러올 테니, 자리에 앉아 계시지요.”


불안함 한 숟가락을 목구멍으로 삼킨 후, 나는 바텐더가 가리킨 자리에 앉아 손님이라는 작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2층에서 누군가가 내려왔다.


‘청색 코트··· 군인이잖아?’


나를 찾은 손님의 정체는 군인이었다. 그것도 소령 계급장을 달고 있는 육군 장교였다. 그는 나를 확인하고는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와 자리에 앉았고, 자신을 소개하는 대신 서류 한 장을 들이밀었다.


“램지 맥도날드, 맞지요?”


“예, 맞습니다만··· 제 특허 서류는 왜 가지고 계신 거지요?”


“이거 소개가 늦었군요. 육군성서 나왔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램지 씨가 얼마 전에 특허 내신 파우더 맥에 관해서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말입니다. 마실 건 제가 사지요. 일단 천천히 이야기 나누어 봅시다.”


작가의말

아일랜드계는 mc, 스코틀랜드는 mac 입니다

우리가 아는 햄버거집은 mc이니 안심하십쇼

램지는 하이랜더의 피가 흐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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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p.26) - 조용한 아침의 나라 +10 24.05.29 4,045 124 12쪽
25 (Ep.25) - 용의 나라 +9 24.05.28 4,016 129 12쪽
24 (Ep.24) - 수출 계획 +13 24.05.27 4,123 122 12쪽
23 (Ep.23) - 오픈 볼트 +11 24.05.26 4,271 124 11쪽
22 (Ep.22) - 경쟁의 시작 +6 24.05.25 4,294 124 12쪽
21 (Ep.21) - 시작하는 기관총 +14 24.05.24 4,468 124 12쪽
20 (Ep.20) - 브라우닝의 관심 +6 24.05.23 4,485 123 12쪽
19 (Ep.19) - 전쟁을 준비하라 +12 24.05.22 4,544 135 12쪽
18 (Ep.18) - 평화를 원한다면 +12 24.05.21 4,566 136 12쪽
17 (Ep.17) - 토글액션 +12 24.05.20 4,638 128 13쪽
16 (Ep.16) - 맥심 +10 24.05.19 4,692 139 12쪽
15 (Ep.15) - 흩뿌리다 +8 24.05.18 4,732 130 12쪽
14 (Ep.14) - 소울 푸드 +8 24.05.17 4,824 133 12쪽
13 (Ep.13) - 장군의 심장을 쏘다 +16 24.05.16 4,911 138 12쪽
12 (Ep.12) - 모던 테크놀로지 +9 24.05.15 4,947 135 12쪽
11 (Ep.11) - 커넥션 +11 24.05.14 4,913 132 12쪽
» (Ep.10) - 사람은 곰을 찢어 (2) +9 24.05.13 4,953 132 12쪽
9 (Ep.09) - 사람은 곰을 찢어 (1) +8 24.05.12 5,108 129 12쪽
8 (Ep.08) - 소위 스티브 +10 24.05.11 5,128 134 13쪽
7 (Ep.07) - KKK +7 24.05.10 5,214 144 13쪽
6 (Ep.06) - 맥도날드 공장 +10 24.05.09 5,270 142 12쪽
5 (Ep.05) - 빠른 장전 +11 24.05.08 5,376 139 12쪽
4 (Ep.04) - 대량생산 +5 24.05.08 5,473 138 11쪽
3 (Ep.03) - 처음은 즐겁다 +15 24.05.08 5,673 143 13쪽
2 (Ep.02) - 회전 약실 +10 24.05.08 5,953 148 12쪽
1 (Ep.01) - 더 비기닝 +7 24.05.08 7,171 16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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