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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조국 건스미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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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6
최근연재일 :
2024.06.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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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163

작성
24.05.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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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글자
12쪽

(Ep.06) - 맥도날드 공장

DUMMY

- 1888년 4월 23일.


“정말이냐, 램지? 일··· 일만 달러를 빌렸다고? 농담 아니지?”


“예, 아버지. 거짓말 안 하고 주립은행에서 1만 달러를 빌렸습니다. 이자율이 조금 센 편이긴 한데, 뭐 금방 갚을 테니 딱히 문젯거리가 될 건 없을 겁니다.”


아놀드는 매우 놀란 눈치로 그렇게나 큰돈을 빌려서 뭘 어쩔 작정이냐고 소리쳤다. 이에 나는 지그시 웃으며, 이 돈은 맥도날드 메카닉스 ‘공장’의 종잣돈이 되어줄 거라고 속삭였다.


“은행에서 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큰돈을······?”


“제 설계도를 믿은 거지요. 저번에 보여드린 스피드로더를 사용하는 리볼버를 설계했거든요. 이름도 붙였습니다. 올드 캐롤라이나라고 합니다.”


내가 설계도를 들이밀자 아놀드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몇 분 동안 도면을 바라보더니, 손을 덜덜 떨며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설계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완벽한 도면을 그려낸 거냐······? 저번 것보다 훨씬 발전했어. 정교하면서도 단순한 구조, 이건 혁신 그 자체라고!”


“이제 제가 어떻게 대출을 받아냈는지 이해되십니까?”


나는 반쯤 들뜬 아놀드에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에 들어오기 전에 비어 있는 공장 건물 하나를 매입하기로 계약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건물을 샀다고? 벌써 말이냐?”


“예, 아버지. 3천 달러를 주고 건물은 마련했습니다. 이제 기계 설비를 들여오고 인부를 고용하면 준비는 끝인데, 어떤 기계를 들여올지가 고민이라서요. 좀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놀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일쯤 공장에 방문해서 구매할 기계 설비 명단을 적어주겠다고 말했다.


“5천 달러를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이 돈으로 필요한 기계 설비를 구매해 주세요. 그동안 저는 판매처를 물색해 두겠습니다. 저번에 계약했던 총포상만으로는 생산 물량을 전부 소화하지 못할 테니깐 말입니다.”


“점점 규모가 커지는 군, 램지······. 이렇게나 큰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다. 아들 하나 잘 둔 것 같아서 기분 하나는 정말 좋군 그래!”


“하하, 성과가 난다면 더 좋아지실 겁니다. 아참, 프레디가 사업 예산에 손 못 대게 해주세요.”


여태껏 지켜봐 온 결과, 내 친동생인 프레디는 아무래도 돈이 생기면 곧바로 도박장으로 달려갈 게 뻔한 녀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기에 그 녀석에겐 단돈 1센트도 들어가게 두어선 안 된다.


“걱정 말거라, 램지. 그 녀석이 돈에 손을 대기라도 한다면 내가 아주 그냥··· 작살을 내놓을 테니깐.”


- 며칠 후.


아놀드의 안목은 나쁘지 않았다. 그는 저렴한 가격에 성능 괜찮은 기계 설비를 한가득 구해왔고, 덤으로 기계 설비 전문가도 몇 명 섭외해 왔다.


“그러면 아버지를 제외하고 총 11명이 여기서 일하겠다고 한 거지요?”


“나까지 하면 12명이다. 다들 실력은 괜찮은 편이니까, 작업 능률에 관해서는 걱정 안 해도 될 거다, 램지.”


“여기 공장을 최대 효율로 돌아가게 하려면 몇 명이나 필요할까요?”


내 물음에 아놀드는 공장을 원활히 돌리려면 20명 정도는 있어야 하고, 효율을 최대로 뽑아내려면 30명은 있어야 할 거라고 답했다.


“그러면 14명 더 뽑아서 25명으로 맞추죠. 임금은 인당 30달러 정도로 계산하면 되니, 대략 한 달에 800달러 정도 임금이 나가겠군요. 유지비나 재료비까지 해서 천 달러로 생각하면 편하려나요.”


“그렇게나 많이 뽑으면 임금 감당이 안 되지 않을까 싶은데··· 괜찮겠나, 램지? 난 돈 돌아가는 거엔 영 둔해서 말이다.”


계산대로라면 대략 2~3달 정도 공장을 돌릴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기계 설비들을 최대한 활용하면 한 달에 최소 100정의 리볼버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루에 20달러 가격으로 판다고 가정하면 월 최대 매출은 2,000달러 정도 되겠군. 임금까지 고려하면 한 자루 팔 때마다 10달러 순수익을 내는 셈이다. 물론 다 팔려야겠지만.’


한 달에 100정을 다 판다고 가정하면 1년 안에 빚을 갚을 수 있긴 하지만, 나는 그렇게 느긋하게 사업을 진행할 생각이 없다. 그러니 한 달에 200정 정도 생산해서, 반년 만에 빚을 전부 갚아버릴 생각이다.


“아버지, 한 달에 200정씩 생산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 하루에 10정은 만들어야 할 거다. 스피드로더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될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마. 인부들이 숙달되면 속도가 붙을 테니깐 말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놀드에게 공장 관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아놀드는 이 정도 규모의 인부들을 직접 이끄는 건 처음이라 부담된다고 말하면서도 못 할 건 없다는 식으로 껄껄 웃어 보였다.


“아버지 덕분에 한시름 놓는군요. 그러면 5월부터 생산을 시작해서, 6월에 물건이 완성되면 1차 납품을 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첫 시제품이 나오면 전달 좀 해주시겠나요?”


“그거야 된다만, 어디에 쓰려고 그러나?”


“물건을 팔아먹으려면 아무래도 광고가 필수적이지 않을까 싶어서, 신문사에 보낼 사진을 찍을 생각입니다. 홍보 비용으로 최소 100달러는 신문사에 줘야 하겠지만, 뭐 그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금액 아니겠습니까?”


- 1888년 5월 22일. 맥도날드 메카닉스 공장.


맥도날드 메카닉스 공장은 약 4주간 올드 캐롤라이나 리볼버 200정을 생산했다. 동시에 인부들은 첫 급여를 받았고, 목표일보다 5일이나 빠르게 작업을 마친 것에 대한 보너스도 2달러씩 받았다.


“생산은 다 했다, 램지. 그동안 판매처는 알아봤나?”


“예, 좀 힘들긴 했지만 특허를 낸 리볼버라고 하니 사준다는 곳이 몇 군데 있더군요. 총 세 군데에 50정씩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파예트빌에 두 곳. 롤리에 한 곳. 이렇게 총 세 군데에서 시험적으로 올드 캐롤라이나 리볼버를 19달러 50센트에 매입하기로 했다. 마음 같아선 더 많은 곳과 계약을 맺고 싶긴 하지만, 일단 실적을 쌓은 다음 가격을 더 높게 부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드는 까닭에 첫 판매는 이 정도로만 하기로 했달까.


“그러면 50정이 남지 않나, 램지? 그건 어떻게 처리할 건지 묻고 싶구나.”


“그건 제가 알아서 처리해 보겠습니다. 다만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물량을 다 소화하긴 힘들 것 같더군요. 6월부터는 사우스캐롤라이나랑 조지아까지 가서 천천히 계약 공급을 체결해 보려고 합니다.”


“가는 김에 버지니아도 갔으면 좋겠군. 예전에 버지니아 쪽 손님들이 내 데린저를 많이 사갔거든.”


“아, 버지니아는 조지아를 갔다 온 다음에 갈 겁니다. 사실 일정이 굉장히 빠듯해서 말이죠. 되는 대로 가보지요.”


계약을 체결하려면 일단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 당장은 영업을 대신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요새 피로가 몸에서 떠나지 않는달까.


“으으, 피곤하군요. 오늘은 하루 좀 쉬어야겠습니다, 아버지.”


“한 일주일 쉬어도 뭐라 할 사람 한 명도 없다, 램지. 걱정하지 말고 체력 보충 좀 해. 인삼을 좀 사 왔으니까 먹든지 하고.”


잠깐, 인삼? 이 시대 미국에 인삼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인삼이요? 그 귀한 걸 어디서 구하신 겁니까? 미국 땅에서는 안 나는 걸 건데······.”


“뭔 소리냐, 램지? 캘리포니아에서도 인삼이 난다고. 물론 이건 동양에서 난 거다. 코리아였나? 거기서 수입해 온 거라는데 캘리포니아산보다 효능이 좋다더군.”


한국이라, 이거 뭔가 묘하다. 그리고 보니 이 시기 조선은 개화기였으니, 어쩌면 앞으로 내 해외 고객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은 좀 쉬고 내일부터 다시 출장길에 나서야겠군. 해야 할 일이 아직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니깐 말이지······.


- 1888년 5월 30일.


올드 캐롤라이나 리볼버는 생각보다 잘 팔리고 있다. 스피드로더라는 신개념 물건을 통해 빠른 장전이 가능하다는 점이 어필된 건지 일주일 만에 공급했던 물량의 절반이 팔려나갔다고 하니, 첫 사업치곤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물론 여기에서 안주할 생각은 없다. 돈을 더 벌어들이려면 더 혁신적인 설계가 필요할 테고, 이를 위해선 더 열심히 기계공학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램지, 도대체 뭘 배우고 있길래 책이 이만큼이나 쌓여 있는 거야······?”


“아, 프레디. 또 돈 떨어진 거냐?”


프레디는 고개를 끄덕이며 돈 좀 빌려줄 수 있냐고 내게 간곡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이에 나는 돈을 어디에 쓴 건지 솔직히 말하면 5달러를 주겠다고 말하면서,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게··· 술집에서 카드 치다가 하루 만에 날려버렸거든.”


“하루 만에 5달러를 태워? 너 제정신이야? 하아··· 말로 해서는 안 되겠군. 프레디, 너 학교에 가야겠다.”


“뭐? 그, 그게 무슨 소리야?”


프레디 맥도날드는 중학교에서 퇴학당한 이래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이 녀석을 가만히 두면 앞으로 문제가 있을 게 뻔할 터이기에······.


방법은 단 하나다. 이 골칫덩어리를 고등학교로 보내버리는 거다. 그것도 아주 빡빡한 기숙학교로. 그러면 적어도 3년 동안은 뭔 일을 벌이지 못할 테니, 당분간은 편해질 거다. 어차피 미성년자라 뭘 시키기도 그러니깐, 그냥 처리해 버리는 게 훨씬 나을 테고.


무엇보다 고등학교를 끝내고 대학까지 졸업한다면 앞으로 사업 같은걸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프레디의 전공은 경영학과가 되어야 한다.


“아니, 형··· 그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야. 학교라니, 내가 그런 데를 갈 리가 없잖아? 애초에 중학교에서 퇴학당한 나를 받아주는 데도 없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프레디. 세상은 말이야, 돈이면 안 되는 게 없거든. 아버지한테는 말해둘 테니, 짐 싸두고 있어.”


“내가 왜 형의 말을 들어야 하지?”


프레디는 심기 불편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순순히는 말을 듣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그는 학교에 갈 일은 없을 거니 알아서 하라고 소리쳤다.


이에 나는 싱긋 웃으며 탁자에 놓은 리볼버 권총에 실탄을 장전했다. 그런 다음 리볼버를 손에 쥔 다음 허공에 이리저리 휘저으며 입을 열었다.


“프레디, 정말로 고등학교 안 갈 거야? 뭐, 그러면 어쩔 수 없지. 형은 네가 걱정되어서 한 말이었거든.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건 어떻겠니?”


“그··· 그 총은 좀 내려놓고 이야기하면 안 될까?”


“뭐가? 아, 말 안 했구나. 총은 가장 효과적인 대화 수단이란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프레디는 사색이 된 표정으로 알겠으니 미안하다고 소리쳤다. 나는 그런 프레디에게 조심스레 다가간 후, 방에 가서 짐을 싸두고 있으라고 속삭였다.


“네가 갈 곳은 기숙학교란다. 언제 가는지는 묻지 말고. 내일 바로 보내버릴 거니까.”


프레디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건 상관없으니 제발 이 방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반쯤 울먹거리며 말했다. 이에 나는 리볼버를 탁자에 다시 내려놓은 뒤, 프레디를 데리고 1층으로 내려가 아놀드에게 말했다.


“아버지, 프레디가 고등학교에 가기로 마음먹었답니다!”


“뭐, 프레디가? 정말이냐? 내가 열 번이 넘게 두들겨 패도 안가겠다고 버티던 놈인데··· 도대체 뭔 마법을 부린 거냐, 램지?”


“하하, 그건 중요치 않지요. 어디 기숙학교 괜찮은 데 없으려나요?”


작가의말

우리 모두 Gun전한 협상법을 배워보아요


* 고증오류가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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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p.26) - 조용한 아침의 나라 +10 24.05.29 4,045 124 12쪽
25 (Ep.25) - 용의 나라 +9 24.05.28 4,016 129 12쪽
24 (Ep.24) - 수출 계획 +13 24.05.27 4,123 122 12쪽
23 (Ep.23) - 오픈 볼트 +11 24.05.26 4,271 124 11쪽
22 (Ep.22) - 경쟁의 시작 +6 24.05.25 4,294 124 12쪽
21 (Ep.21) - 시작하는 기관총 +14 24.05.24 4,468 124 12쪽
20 (Ep.20) - 브라우닝의 관심 +6 24.05.23 4,485 123 12쪽
19 (Ep.19) - 전쟁을 준비하라 +12 24.05.22 4,544 135 12쪽
18 (Ep.18) - 평화를 원한다면 +12 24.05.21 4,566 136 12쪽
17 (Ep.17) - 토글액션 +12 24.05.20 4,638 128 13쪽
16 (Ep.16) - 맥심 +10 24.05.19 4,692 139 12쪽
15 (Ep.15) - 흩뿌리다 +8 24.05.18 4,732 130 12쪽
14 (Ep.14) - 소울 푸드 +8 24.05.17 4,824 133 12쪽
13 (Ep.13) - 장군의 심장을 쏘다 +16 24.05.16 4,911 138 12쪽
12 (Ep.12) - 모던 테크놀로지 +9 24.05.15 4,947 135 12쪽
11 (Ep.11) - 커넥션 +11 24.05.14 4,913 132 12쪽
10 (Ep.10) - 사람은 곰을 찢어 (2) +9 24.05.13 4,951 132 12쪽
9 (Ep.09) - 사람은 곰을 찢어 (1) +8 24.05.12 5,108 129 12쪽
8 (Ep.08) - 소위 스티브 +10 24.05.11 5,128 134 13쪽
7 (Ep.07) - KKK +7 24.05.10 5,214 144 13쪽
» (Ep.06) - 맥도날드 공장 +10 24.05.09 5,270 142 12쪽
5 (Ep.05) - 빠른 장전 +11 24.05.08 5,376 139 12쪽
4 (Ep.04) - 대량생산 +5 24.05.08 5,473 138 11쪽
3 (Ep.03) - 처음은 즐겁다 +15 24.05.08 5,673 143 13쪽
2 (Ep.02) - 회전 약실 +10 24.05.08 5,953 148 12쪽
1 (Ep.01) - 더 비기닝 +7 24.05.08 7,171 16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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