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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kim 님의 서재입니다.

생계형 게이머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J.H.Kim
그림/삽화
J.H.Kim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1
최근연재일 :
2020.06.12 11: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6,901
추천수 :
339
글자수 :
217,171

작성
20.05.20 17:00
조회
159
추천
5
글자
12쪽

지룡

DUMMY

주먹질이고 발길질이 통하지 않는 상대. 수호는 지렁이를 찢을수록 지쳐가고 있었다. 기술 발견 했지만, 이름을 모른다. 결국 스킬을 흉내 내는 상황이었다.


‘힘들어서 안 되겠다.’


“쑤셔 찢기!”


임시로 지어준 이름임에도 스킬이 발동되었다. 수호의 오른손이 날카롭게 지렁이를 뚫는다. 번개 같은 움직임으로 왼손이 상처부위로 파고든다.


[쑤셔 찢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쑤셔 찢기: 상대의 상처를 억지로 벌려 찢습니다. 처음 공격만 2배로 들어갑니다.]


수호는 이어서 다른 스킬을 급하게 하나 더 만들었다. 아무래도 적을 찢는 다는 것에서 주변의 시선이 너무 느껴졌다.


매우 무난한 기술인 찌르기를 만들었다. 수호는 무도가가 스킬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찌르기는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지렁이의 몸에 충분히 데미지를 줄 수 없었다. 연속으로 빠르게 찌르면 순식간에 적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해했어?”


“덕분에요. 저희는 스킬···. 읍!”


“쉿. 직업 비밀이야. 발설하면 안 돼.”


십 단 무술 3단이 되면 알려주는 사실이다. 무술사는 스킬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물론 쓰지 않는 스킬은 수정과 변형, 삭제도 가능했다. 맨손 무술은 다양한 상황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발달했다.


“스킬 너무 많이 만들지는 마.”


“왜요? 많으면 좋지 않아요?”


“너 직업 마스터하려면 너무 늘리지 않는 게 좋아.”


현재 드림 월드 내에서 직업을 마스터한 플레이어는 총 100명 정도가 있다. 대부분 한두 가지 기술을 마스터하면 이룰 수 있는 업적이다.


다양한 직업 중 가장 빨리 마스터가 나온 직업은 ‘마법사’였다. 화염 마법의 달인으로 화염 마법만 마스터를 달성했다.


어느 분야 던지 한 가지만 꾸준히 파고들면, 직업 마스터는 불가능하지 않았다. 다만 아직까지 마스터가 나오지 않은 직업들이 있다.


개발사에서 어려우면 포기해라, 라고 한 탐험가와 마스터가 없는 직업들이 있었다. 일명 히든 클래스라고 불리는 직업들은 직업이 마스터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특별한 업적을 마쳐야만 마스터 할 수 있었다.


스킬의 등급은 10으로 표시되고, 마스터가 뜨지 않을 뿐 사실상 마스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무도가 플레이어 중에서도 마스터는 있다. 현재 네 명이 존재한다. 2명은 십 단 무술 출신이고, 나머지 2명은 격투가 히든 클래스의 플레이어였다.


소문으로는 4명이 서로 아는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현재는 2번째 직업을 찾느라 다들 바쁘다.


“7개 이상은 만들지 마.”


“지우는 거 어떻게 해요?”


“같은 동작을 하고, 삭제해.”


수호는 주연에게 필요 없는 스킬의 삭제 방법을 배웠다. 엄청 이상한 이름의 쑤셔 찢기를 당장 삭제했다.


“근데, 너 왜 찌르기로 했어?”


“네? 타격이 안 통하니까요.”


“흐음. 그래? 참고로 나는 베어 가르기야.”


주연이 사용한 스킬 이름을 듣자, 수호는 뒤통수를 한 방 얻어맞은 것만 같았다. 손날 같은 기술로 적을 벤다는 것까지는 상상을 못 했던 것이다.


“손으로 몬스터를 벨 수 있어요?”


“못할게 어디 있어?”


상식적으로 아무리 게임이라도 몬스터를 맨 손으로 벤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수호였다. 옛날 무협지도 아니고 맨손으로 적을 벤다는 건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다.


“봐봐. 베어 가르기!”


손날이 대각선 방향으로 지렁이를 베었다. 한 번 더 가르자, 한 조각씩 지렁이는 잘려나갔다.


“지금 페널티로 약해지신 거 맞아요?”


“얘네 생각보다 약해. 강한 몬스터 아니야.”


“하지만 센 놈 잡으러 온다고···.”


“기다려봐. 곧 나타날 거야.”


묘한 미소를 짓은 주연이었다. 수호는 지렁이를 효율적으로 벨 수 있는 방법에 고심하고 있었다.


손으로 베는 모습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쓸 수가 없었다. 어설프게 따라할 수 있는 경지는 아닌 듯싶어 찌르기를 열심히 수정했다.


쿠구구구구구


땅이 흔들리자, 지렁이들이 모두 땅속으로 숨었다. 플레이어들은 잡던 지렁이도 무시한 채 열심히 장비를 바꾸고 있었다.


[지룡이 깨어났습니다.]


붉은 색 메시지 창이 떠오르자, 수호는 당황함에 주연을 쳐다보았다. 주연은 가볍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지룡과의 전투가 끝날 때까지 던전에서 나갈 수 없습니다.]


“지룡이 뭔데요!”


“용이야.”


콰광!


바닥을 뚫고 올라온 거대한 머리 하나. 둥근 머리에 점처럼 생긴 눈이 두 개 박혀 있었다. 지룡이라는 이름을 가진 몬스터는 덩치가 산만한 지렁이다.


“생긴 게 좀 귀엽네요?”


“그치? 저거 펫으로 안 나오려나?”


초보자 던전의 지룡은 나름대로 인기 있는 몬스터였다. 우선 생긴 게 그냥 지렁이를 확대 해 놓은 거라, 외모가 나쁘지 않았다.


머리만 밖으로 나와도 던전 내부가 가득 채워졌다. 지룡을 잡으려면 찌르기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초보자 분들은 이리로 모이세요. 공략 설명합니다.”


“도우미 분들이 싸우는 동안 공략 설명 들어갑니다.”


던전 내에 모두 초보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주연 같은 달인 플레이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중수나 고수들도 들어와 있었다.


능력치에 페널티를 받고 있는 와중에도 그들은 지룡과 막상막하였다. 검과 방패를 들고 우아한 검술을 펼치는 기사. 앞으로만 돌진하는 전사. 마법사로 보이는 플레이어가 번개를 휘두르고 있었다.


수호는 초보자들 무리에서 공략 방법을 듣고 있었다. 공략을 설명하는 인물은 자신이 어느 길드의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저희 길드원이 대부분은 중수와 고수로 오늘 여기 대부분 모여 있습니다.”


공략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지룡의 공격 패턴은 총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지금처럼 머리와 약간의 몸만 드러낸다. 두 번째는 바닥을 얕게 파고들었다가 올라오면서 흙먼지를 뿌린다.


“세 번째는 자폭합니다. 저희는 자폭을 유도할 생각입니다.”


체력을 0으로 만들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초보자 던전이지만, 고수들도 페널티를 받으면서 쉽게 잡을 수 없게 만들어져 있다.


쉽게 잡으려면 최소한 달인 플레이어 대여섯 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달인 플레이어는 던전 내에 주연뿐이었다.


“모래를 뿌리면 다들 바닥에 엎드려서 작은 모래성을 쌓으세요. 이런 식으로 바닥을 파고 숨을 쉬시면 됩니다.”


연습 삼아 초보자들은 바닥에 구멍을 파고 숨을 쉬는 연습을 했다. 중수나 고수 플레이어들은 입과 코를 가릴 아이템을 가지고 있다.


“자! 그럼 돌격합시다!”


“그린 길드 집중 공격!”


초보자 플레이어들은 직업별로 나뉘어졌다. 궁수, 전사, 마법사 그리고 무도가. 나머지들은 모여서 임시로 작전을 짜고 바로 실행했다.


무도가는 수호뿐이었다. 혼자 있는 수호에게 전사들이 말을 걸어왔다.


“길을 열어 줄 테니. 그때 함께 공격에 들어갑시다.”


전사들은 체력도 높고, 준수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 근접해서 적과 싸우는 유형인 무도가와도 나름 잘 어울리는 직업 중 하나였다.


전사들과 함께 지룡의 몸통까지 달려온 수호는 공격 준비를 했다. 전사들과는 약간의 거리를 두었다.


“간격 유지해! 찔러!”


전사들은 일렬로 나란히 서서 같은 자세로 동시에 공격을 했다. 따로 호흡을 맞출 필요가 없는 수호는 자유롭게 어깨를 풀었다.


“이거 커다란 샌드백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알맞은 표현이었다. 아직 초보인 수호의 공격력이 제 아무리 강해봐야 지룡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 없다. 오히려 페널티를 받은 고수들의 데미지가 훨씬 더 많은 편이다.


수호는 스킬 연습을 할 겸 가볍게 지금까지 익힌 스킬을 처음부터 하나씩 펼치기 시작했다.


“정권 찌르기!”


퍽!


일반 지렁이 몬스터와 달리 지룡은 타격감이 있었다. 수호는 손맛을 보기위해 얼른 다음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들을 한 번씩 다 사용하고, 수호는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스킬을 고르기 시작했다. 후보에는 정권 찌르기와 뒤돌려 차기가 올랐다.


“좋아. 둘 다 쓰자.”


수호는 자세를 잡고, 뒤돌려 차기를 사용했다. 발차기가 적중되고 땅에 두 발이 착지하는 순간 정권 찌르기가 들어갔다.


멀리서 보면 마치 춤이라도 추고 있는 광경 같았다. 전사들은 딱딱 동작을 맞추는 칼군무를 보는 것 같다. 수호의 동작은 체조에 가까웠다.


“지룡 체력이 60%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힘냅시다!”


대부분의 유효성 타격은 고수 플레이어들이었다. 간간히 고수들도 누군가 넣는 큰 데미지에 놀라고 있었다.


고수들이 놀라는 데미지를 넣고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주연이었다. 가벼운 주먹과 발차기에 힘만 조금 실어서 때리면 지룡의 체력이 쭉쭉 빠졌다.


쿠구구구


지룡이 바닥을 파고 안으로 얕게 파고들었다. 수호는 미리 교육 받은 대로 모래 공격이 온다는 걸 알고 있다.


“어?”


지룡은 지상으로 솟구치지 않고, 바닥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얕게 파고들어 지면이 뒤집히면서 주변의 구조가 바뀌고 있었다.


“모래 뿌리는 거 아니었습니까?”


“자폭이다! 자폭한다!”


자폭이라는 소리에 수호는 숨을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지룡의 몸은 던전을 꽉 채울 정도라 자폭을 하면 숨을 장소가 없다.


자폭 대피요령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초보자 플레이어들은 우왕좌왕 당화하기 시작했다.


수호도 어떻게든 대피를 하려고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주연이 불러세워 멈춰섰다.


“어디가?”


“자폭한데요. 저거.”


“알아. 괜찮으니까. 이리와.”


바닥에서 던전을 모조리 뒤집어 놓은 지룡은 위로 한 번 치솟아올라왔다. 입에서 녹색 액체를 흘리며 몸이 부풀기 시작했다.


“자 이쪽으로.”


수호와 주연은 조그마한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 지룡의 몸이 부풀면서 바닥에 숨겨둔 부위도 부풀었다. 땅이 숨을 쉬듯이 들썩들썩 거렸다.


“귀 막아!”


수호는 양손으로 귀를 막았다. 이윽고 굉음과 함께 바닥이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사방으로 초록색 덩어리가 날리기 시작했다.


[지룡이 자폭하였습니다.]


[레벨이 3 증가 하였습니다.]


“이 녹색 덩어리들은 뭐죠?”


“지룡 몸 조각들.”


자폭한 지룡의 사체들을 지렁이들이 먹는다. 그렇게 다시 한 번 땅으로 돌아간 지룡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활을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이후 약 10일이 지나면 이곳의 흙은 매우 질이 좋아져서 장사꾼들이 와서 퍼간다. 좋은 흙을 가져다 팔거나, 그걸로 비료를 만들어 밭에다 뿌리려는 것이다. 생각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지룡의 던전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라서, 먼저 와서 퍼가는 사람이 임자다. 중간에 싸움이 벌어지는 걸 중재하는 길드도 있어서 쉽사리 난리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자폭도 데미지가 있지 않아요?”


“지룡 자폭은 데미지가 없어. 대부분 초보자들은 그걸 몰라서 도망쳐.”


자폭의 데미지는 있었다. 수호는 약간의 데미지를 입었지만, 상처가 미미해서 모르고 있었다.


다른 초보 유저들은 크게 다치면 빈사 상태에 빠진 정도였다. 사망자는 없었다. 그만큼 위력적인 자폭 기술이 아니었다.


고수 플레이어들은 정면에서 맞아도, 멀쩡히 서 있다. 다만 터진 시체의 조각을 맞고 싶지 않아서 주연은 몸을 피한 것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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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레드 길드 임실장 20.05.23 139 5 11쪽
20 거래와 위기 20.05.22 153 7 12쪽
19 도둑질 20.05.21 145 5 13쪽
» 지룡 20.05.20 160 5 12쪽
17 올바른 스킬 사용 20.05.20 161 6 12쪽
16 주연의 과외 +1 20.05.19 168 6 12쪽
15 그 이름 주연 +1 20.05.19 187 8 12쪽
14 의문의 방문자 +1 20.05.18 185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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