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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님의 서재입니다.

LSD[Last Sweet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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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5,090
추천수 :
26
글자수 :
176,002

작성
14.09.1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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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부 1장 - 인세(印勢)

DUMMY

나는 일단 다음 주먹을 또 맞지 않기 위해 칼을 뽑아 뒤로 물러섰다.

“쿨럭-이걸 맞고 살아있는 나도 이상하지만, 저 주먹은 진짜 보통이 아니네. 애들에게 맞아본 주먹들과는 차원이 틀려.”

물론 인간이 때리는 것과 영체가 때리는건 확실한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타앙-!

미엘의 손에 들려있는 건 총 하나와 검 하나였다.

신기하네. 총과 검을 한 손에 하나씩 쥐고 싸우는 스타일이라니.

그나저나 저 총은 아무것도 없는 손에서 갑자기 생겨났지? 도대체 어디서 나온걸까? 궁금하다 궁금해!

그래도 여자애가 싸우고 있는데 내가 두 대 맞았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철그럭-

내 손에 들린 검을 고쳐잡고 나도 다시 팬텀을 향해 달려나갔다.

오른손에 들린 검으로 팬텀의 왼쪽 주먹을 막고 있던 미엘은 그것만으로도 힘에 부치는 듯 반대쪽에서 날아오는 주먹을 보지 못했다.

채애앵!

“응? 뭐야? 안 막아줘도 됐는데.”

그러자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나를 쳐다보며 말하는 미엘을 보며 난 그냥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저기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다른 사람이 도와준다면 먼저 고맙다고 하는게 정상 아닐까?”

“그것도 아예 못 막았을 때나 말하는거지. 지금 같은 상황에선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저 담담하게 말하는 미엘을 보고 난 그저 땀을 삐질 흘리며 팬텀의 주먹을 칼로 밀어냈다.

채앵-!

그러자 팬텀은 뒤로 물러나며 자세를 재정비하듯 주먹을 펴 손톱을 펼쳤다.

“저 팬텀의 무기는 손톱인 듯하군. 하운, 팬텀은 왠만한 공격으로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영례를 치러야 사라지는 존재다.”

가만히 있던 키렌이 말했다. 여태까지 가만히 있더니?

그런데 영례? 그건 또 뭐야?

“영례란 영체들을 성불 시키는걸 말한다. 앞에 있는 저 팬텀이나 이 세상에 한이 남아 떠도는 원령들, 혹은 지금 땅 위에 남아있는 떠돌이 영혼들을 돌려보내는 의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단 말이지?

“그런데 그 영례는 어떻게 하는건데?”

하는 방법을 모르면 아무리 설명하고 보채도 해 볼 수가 없다.

“너의 칼 손잡이 밑에 보면 분명 무슨 문장이 새겨져 있을거다. 그 문장을 제대로 팬텀의 이마에 닿게 한다면 영례는 그걸로 끝난다.”

그저 칼 손잡이 밑을 이마에 대는 것만으로 의식이 끝난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만,

“이게 방법이라면 해보는 수밖에 없지!”

그렇게 소리치며 난 양 손으로 칼을 고쳐잡은 후, 팬텀의 이마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자 팬텀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를 향해 오른손을 휘둘렀다.

“안식의 탄환, 실버 불릿.”

타앙-!

그 오른손을 막기위해 몸을 틀며 칼을 내지를 준비를 하고있던 난 갑작스럽게 들리는 총성에 몸을 굳혔다.

파앙-!

은색 빛의 직선을 그리며 어떠한 물체가 팬텀의 오른손을 관통했다.

“지원은 내가 해주지. 얼른 저 팬텀이나 영례시켜버려.”

총을 앞으로 내밀고 뒤에서 미엘이 나에게 말했다.

쳇...저렇게 강하면서 나에게 귀찮은걸 시킨단 말이지?

난 다시 앞을 보며 팬텀의 이마를 향해 돌진했다.

크아앙-!

총을 맞아서 그런지 팬텀은 화를 내며 나를 향해 왼손을 휘둘렀다.

촤아악-

난 그 왼손이 오는걸 보고 좀 더 속도를 내 더 앞에서 그 왼쪽 손목을 베어버렸다.

물론 베여진 곳에선 피가 아닌 검은색의 기가 나오고 있었다.

영체라서 그런지 몰라도 피는 없는건가?

시각적으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피를 본다면 정말 살아있는 생명을 베는 듯한 기분 나쁜 느낌이 들테니 말이다.

“이걸로 끝이다!”

난 칼을 돌려 칼 밑을 앞을 향하게 만든 뒤 칼을 팬텀의 이마에 대었다.

차앙-!

불행인지 다행인지 팬텀의 이마에 내 칼 밑등이 닿는 순간 마지막 발악이었는지 팬텀은 자신의 손톱을 휘둘렀고, 운 좋게도 그 손톱은 내가 뒤집고 난 후 칼날에 부딪혀 소리를 내었다.

“얼른 사라져버려! 이 괴물아!”

난 그렇게 소리쳤고 내 외침을 들은건지 팬텀의 몸에서 하얀 빛이 쏟아졌다.

그 하얀 빛이 비춰진지 오래 지나지 않을 무렵 팬텀은 빛에 휩싸인 채 사르르 녹아 사라졌다.

“끝난건가?”

너무 긴장해서 힘이 빠진 난 칼을 밑으로 내려 한숨을 돌렸다.

“처음치곤 잘했어. 방금 그게 팬텀, 이 세상에선 그저 원령이라 불리며 재앙을 일으키는 존재야. 앞서 말했듯이 영혼을 흡수해 자신의 힘을 늘리지. 팬텀을 없애기 위해선 무기의 영장이 필요하고.”

영장? 영례야 설명을 들었으니 상관없지만 영장은 또 뭐야?

“영장이란 영례를 하기 위해 필요한 도장 같은거다. 무기의 영장은 무기마다 생김새가 다르지. 그 영장을 영례시킬 존재의 이마에 대면 그 순간 영체는 죄를 참회하기위해 사계로 보내지지. 어떻게 보면 이동 마법진이랄까?”

키렌이 나에게 설명해주었다. 무슨 미엘이 말을 하고 처음 듣는 단어가 나오면 키렌이 나에게 알려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변해있었다. 방에선 미엘이 그렇게 설명하도록 내버려두었으면서.

“참고로 팬텀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나온다. 물론 원한에 싸인 원령이라 밤이 되면 힘이 더 강해지는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서 그만한 중압감을 가지고 있었던 거군. 솔직히 말해 저런 주먹이나 충격은 다음에 다시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팠다. 정말 몸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처음 겪는 팬텀과의 싸움에서도 예상외로 잘해줬어. 더 맞을 줄 알았는데 빨리 끝냈네. 영보도 방금 전 보단 좀 더 익숙해진 듯하고.”

큰 위기를 겪어서 그런가 여기 도착하기 전의 내 영보 속도나 숙련도에 비하면 아주 조금이지만 빨라지고 자연스러워진 것 같은데.

“저...”

갑작스레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나와 미엘은 뒤를 쳐다보았다.

“넌?”

미엘이 조금 놀란 듯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우리들 뒤에 서있던건 그 아이였다.

“많이 놀랐지? 괜찮아. 나랑 이 누나가 그 무섭게 생긴 애를 쫓아냈으니까 이제 아무 일 없을거야.”

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으며 말했다.

미엘은 그저 팔짱을 낀 채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이제 집으로 가렴.”

난 아이에게 돌아서서 집으로 가려는 찰나, 미엘이 나를 멈춰세웠다.

“기다려.”

또 무슨 일이지? 팬텀이 나타난건가?

난 빠른 속도로 검을 고쳐잡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주위는 조용했고, 아무것도 없었다. 정지한 사람들뿐...

“이 아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미엘은 나를 향해 물었다.

“뭐가 이상해? 봉인진을 펼쳐놓은 상태지만, 아이는 영혼 상태이니 움직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잖아? 이미 영체인 상태인데.”

말 그대로다. 이 아이를 처음 발견했을 땐 바로 영체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영기가 이 아이를 멤돌고 있었다. 내가 세라핀으로 변했을 때 위에서 사람들을 지나가면서 보고 느낀 것은 영체가 아닌 육체를 가지고 있는 보통 사람들은 영기를 발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기가 보이는 곳으로 눈을 돌리면 거기엔 필시 영혼이 있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영기를 내뿜는다는 건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것이었으니까. 물론 나나 미엘은 예외인 것 같지만.

“이 아이를 자세히 봐. 이 아이는 영체가 아니야. 죽은 것도 아니고. 딱 보아하니 육체를 가지고 있잖아. 거기다 지금 우리는 영체, 살아있는 존재, 육체를 가지고 있는 존재에겐 영혼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아. 이 아이는 딱 봐도 다른 영혼들처럼 투시체(透視体)가 아니잖아? 그렇다는 건 아직도 살아있는 육체를 가진 애라는 말이야.”

그 말을 듣고 난 다시 자세히 그 아이를 살펴보았다.

분명히 그 아이는 영기를 내뿜고 있었다. 영체들이 자연스럽게 뿜어대는 그 영기.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그 아이는 정말로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난 내가 영체로 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너무 자연스럽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는 걸 눈치챘다. 머리를 쓰다듬었다는 것 자체가 이 아이는 죽은 아이가 아니라는 걸 뜻하는 건데도 말이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얘야, 넌 어디서...응?”

궁금함이 입 밖으로 나올 때, 그 아이는 갑자기 나를 향해 쓰러졌다.

“얘! 정신차려! 얘!”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난 그 아이를 깨우기 위해 흔들었다.

턱-

그러자 미엘의 손이 당황한 나의 손을 저지했다.

“그만해. 딱 봐도 기절한게 아닌 자고 있는 거잖아.”

난 그 말을 듣고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 아이의 상태를 살폈다.

조용히 감겨있는 눈, 숨을 쉬기 위해 살짝 벌어진 입술, 그리고 그 아이의 등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 밑으로 움직이고 있는 그 아이의 가슴.

그저 잠들었을 뿐이라는건가?

“다행이다. 기절한건 줄 알았네.”

난 가슴에 손을 올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돌아가자. 널 훈련시키기 위해서 왔으니, 그에 맞는 피드백도 해줘야겠지.”

그 말을 끝으로 미엘은 봉인진을 해제시켰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다. 물론 지금 나도 당사자가 된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이 아이도 데려가자. 여기서 잠들면 위험할거야.”

“마음대로. 대신 나에게 아이를 봐달라는 말은 하지 말도록.”

메서울 만큼 차가운 목소리에 난 그저 한 숨을 내쉬며 그 아이를 업었다.

“당연한 소릴. 내 집에서 일단 재울거야. 보아하니 길을 잃은 것 같고 특이한 아이인 것 같으니 깨어났을 때 몇 가지 물어보고 나서 돌려보내야지.”

“가자.”

미엘은 그 말을 끝으로 영보를 쓰면서 내 집을 향해 달려갔고, 난 깊게 숨을 들이쉬고 눈을 한번 감았다 뜬 뒤 미엘의 뒤를 쫓았다.


작가의말

스토리가 꼬이지는 않습니다만 코멘트라던가 비평을 해주시는 분들이 적다보니 수정할 부분이 저에겐 보이지 않네요...ㅠ

부족한 작품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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