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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Pieta - ill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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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5.03 07:55
최근연재일 :
2008.05.0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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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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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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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글자수 :
201,189

작성
08.04.1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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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DUMMY

제라드와 벨로드는 도착하자마자 뜻하지 않게 작은 동굴을 발견하였고, 의외로 넓은 동굴 안에 물건들을 밀어 넣은 뒤, 곧바로 통과하려는 초소 근처의 지형을 세밀하게 살피며 미리 준비해간 종이에 대략적인 지도를 시작했다. 새벽에 출발하기로 마음먹었기에 밤이면 다르게 보일 풍경들을 눈에 익숙하게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풍경을 확인하는 동안 시간이 흘러 해가 산 너머로 저물어가자 제라드와 벨로드는 미리 봐두었던 작은 동굴로 다시 들어가 어떤 방식으로 양국의 초소를 조용히 돌파하여 요르헤아일 왕국으로 넘어갈 것인지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작전이라 해봐야 별 것 없었다. 마법을 쓸 경우 양국의 초소에 감지되어 쫓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뢰 탐지 마법을 쓸 수 없으니 그저 맨몸으로 무사히 통과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뿐이었다.


“지뢰가 가장 큰 문제로군.”


국경지역인 만큼 엘류란 전쟁 당시에 설치해 놓았던 지뢰가 엄청나게 많을 것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새로 설치한 지뢰가 얼마나 있을 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나 밟을 때마다 제거하면서 갈 수도 없는 거고…”


딱히 이 방법이다. 라고 할 만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은 지뢰를 건들지 않고, 초소에 들키지 않고, 요르헤아일 왕국으로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요르헤아일 왕국으로 넘어간 뒤에도 요르헤아일 왕국에서 설치한 지뢰를 건들지 않고, 요르헤아일 왕국의 초소에 들키지 않고 넘어가야 한다는 뜻이었다. 문제는 주변지형에 나무 같은 것들도 없고, 덤불이 자라있는 것도 아니라 숨어서 지나치는 것도 사실상 무리라 할 수 있었다.


“마법 자체를 쓸 수 없으니 공간 이동 마법도 쓸 수 없고.”


종전됐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사이이기에 초소 근처엔 자연 발생량이라 할 수 있는 4neb(마력의 단위) 이상의 마력을 감지할 수 있도록 마력 감지기를 설치한다. 7neb이상인 지뢰 탐지 마법도 못 쓰는 상황에서 그 이상의 마력이 소모되는 공간 이동 마법을 쓴다는 건 두 나라의 군대를 상대로 침입자가 있다는 걸 광고하는 꼴밖엔 되지 않는 일이었다.


“젠장, 이거 너무 쉽게 봤군.”


제라드는 지도를 집어 던졌다. 단순하게 국경지역을 넘는 것 정도로 생각했던 제라드에겐 지뢰와 마력 감지기라는 의외로 강력한 걸림돌이 너무나 크게 느껴지고 있었다. 제라드가 집어던진 지도를 벨로드가 집어 들었다.


“지도는 몇 번을 봐봐야 아무 소용없어.”


제라드는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제라드가 뭐라 하던 관심 없다는 분위기를 풍기는 벨로드는 지도 위의 여기저기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듯 하나하나 찍어보더니 두 개의 초소 중 북쪽의 초소를 손가락으로 두어 번 찍었다.


“이곳이 좋겠군요.”


벨로드는 어리둥절한 표정의 제라드 따윈 상관없다는 듯, 곧바로 국경을 넘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벨로드는 들고 온 직사각형의 금속 가방을 열었다. 그러자 그 안에 두 개로 분리가 되어 있는 팔뚝 길이만 한 석궁과 석궁 화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법을 쓸 수 없으니 총이 유리해진다. 그러나 소리가 크고 불꽃이 튀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곳에선 총보다도 좀 더 원시적인 것이 좋은 건 당연하다. 쏘거나 던질 수 있는 무기라면 뭐든 좋겠지만, 마력을 실지 않은 사람의 팔로 던질 수 있는 거리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기구가 좋다는 뜻이 되고, 남은 건 화살과 화살의 변형인 석궁이 남는 것이었다.


“이걸로 돌파할 생각을 하다니…”


제라드는 기가 차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한편으론 벨로드의 준비성에 혀를 내두를 수밖엔 없었다. 이런 일이 있을 거란 예상을 하고 들고 오진 않았을 것이다. 아마 본능이 말하는 데로 따랐을 뿐일 터, 그게 대단하다고 밖엔 할 말이 없었다. 벨로드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어둠속에 보이는 초소 안의 병사들을 향해 석궁을 겨눴다. 초소 안에 보이는 병사는 총 두 명. 석궁의 장전속도를 따져선 둘 다 소리 소문 없이 죽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벨로드는 전혀 개의치 않는 눈빛으로 병사들을 따라 아주 천천히 석궁의 과녁을 돌렸다.

그리고


“됐습니다. 가죠.”


두 병사가 겹쳐서는 것과 동시에 석궁을 당겼다. 벨로드의 석궁이 노린 곳은 목. 병사 둘의 목을 스치듯 날아간 화살은 이내 초소 안의 벽에 박혔다. 그리고 피를 뿜으며 쓰러지는 병사들… 두 병사 모두 동맥을 관통당한 것이었다. 아무리 초소에 불이 들어와 있다 해도 약 200m 거리에서 석궁으로 병사 둘을 맞춘다는 건 대단한 실력이라 할 수 있었다. 검 다음엔 석궁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칼을 쓰는 자가 활을 능수능란하게 쓸 수 있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다. 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자네 정말로 대단하군.”

“…….”


벨로드는 대답하지 않았다. 칭찬하는 제라드를 돌아보지도 않고 벨로드는 곧바로 초소를 향해 달려갔다. 초소 뒤로는 지뢰가 묻혀있다 해도 그리 많이 묻혀있진 않겠지만, 그렇다 해도 어떠한 함정이 있을지도 모를 곳을 조심하는 기색하나 없이 마치 지뢰가 없는 길을 알고 있다는 듯 벨로드는 초소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갔다.


“마력 감지기.”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병사들을 타넘고 지나친 벨로드는 초소 한편에 세워져있는 긴 원통형의 기계 앞에 서서 빠른 손놀림으로 기계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바로 마력 감지기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후…”


마력 감지기의 기능은 쉽게 정지되었다. 마력 감지기의 기능을 정지시킨 벨로드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쓰러져 있는 병사들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그 눈은 미안함에 대한 감정이 없었다. 아니, 애초부터 감정이란 것이 존재하지도 않는 눈이었다. 벨로드는 차가운 금색의 눈을 돌려 바로 눈앞의 요르헤아일 왕국의 국경 지역을 노려보았다.


“자, 이젠 어떻게 저곳까지 갈 생각인가?”

“공간 이동.”


정말이지 간결한 결론이었다. 지뢰를 피해서 넘어가기란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적어도 국경을 갈라놓은 철책까진 공간이동으로 넘어가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었다. 그것을 위해 초소와 초소 안의 마력 감지기를 파괴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었다.


“간단해서 좋군.”

“먼저 가겠소.”


벨로드의 모습이 약한 돌풍과 함께 마치 먼지처럼 사라졌다. 제라드는 그 광경에 피식하고 웃으며 곧장 벨로드를 따라 펠라프로 공간 이동을 했다. 목적지는 요르헤아일 왕국 철책 안.


---------


“제라드와 벨로드 두 사람 모두 요르헤아일 왕국 령으로 들어갔습니다.”


망원경으로 제라드와 벨로드의 자취를 쫓던 미호가 자신의 뒤에 있던 타루엘에게 망원경을 넘기며 말했다.


“그래, 나도 보이는 군. 역시 저 둘은 함께 다녀야 해.”


타루엘은 미호에게서 망원경을 받아 들곤 요르헤아일 왕국 령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제라드와 벨로드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약한 미소를 지었다. 어찌 보면 아직은 자신감이 지나쳐 과신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제라드이기에 전투 면에서 분명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온갖 고생을 다하고 이 자리까지 살아남은 벨로드로선 그런 제라드의 부족분을 얼마든지 채워줄 수 있기에 둘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건 당연했다.

그게 아니더라도 벨로드와 제라드는 자신들의 미래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는 타루엘 역시 알 길이 없지만, 적어도 이들의 선택은 필수라 할 수 있었다.


“딘의 선택과 델피오 공주의 선택이 자넬 이 자리에 있게 한 걸세.”


제라드와 벨로드는 어둠속으로 완전히 모습을 감춰버렸다.


“이제부턴 자네가 선택하는 것만 남았을 테지. 그걸 위한 여행이니까.”


타루엘은 그렇게 말하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제 갈까?”

“어디로 가실 겁니까?”


미호가 재빨리 타루엘의 뒤를 따랐다. 타루엘은 미호의 질문에 대해 할 답을 이미 생각한 뒤였기에 결코 걸음을 멈추거나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엔 로이드 왕국이 어떨까?”


타루엘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어둠속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


잡설 1.

이번화는 벨로드와 제라드 두 남정네의 뻘짓으로 끝났군요. 거기에 덤으로 타루엘까지 탱자탱자인 겁니다.


잡설 2.

소설을 새로 쓰면서 설정집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습니다.


뭐, 사실...


설정집 잃어버렸거든요. 하... 하... 하...


설정집으로 먹고 사는 소설에 설정집이 없는 관계로... 설정이 무차별로 꼬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새로 설정한 설정과 옛날에 쓰던 설정이 꼬여서 이게 뭐냐? 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죠. 뭐, 지도만 맞으면 그만이니. 무책임이고 뭐고 상관없습니다.


중간에 설정 때문에 막히는 건 없습니다. 이전의 것과 현재의 것이 다르다면 현재의 것을 따라주세요. 무책임하지만 오프닝 끝나는 것과 동시에 7개 다시 설정집 만들어서 리메이크 할 생각이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잡설 3.

소설들을 쓰면서... 한가지는 깨닫게 되는 군요. 각각 개개인의 선택과 결정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라는 것을요.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판타지 (gof)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5-0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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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 캄파넬라
    작성일
    08.04.14 11:38
    No. 1

    어제 밤 늦게 할머님이 돌아가셔서 ... 삼일상을 치르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한동안 읽지 못할거 같군요.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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