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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Pieta - illusio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5.03 07:55
최근연재일 :
2008.05.03 07:55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14,097
추천수 :
89
글자수 :
201,189

작성
08.04.28 20:38
조회
355
추천
2
글자
10쪽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DUMMY

3일 뒤, 아라시의 훈련이 재개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마겐 급 좀비는 두 마리, 그리고 아라시의 손엔 바다의 결정이라 불리는 미롤로 만들어진 칼이 쥐어져 있었다. 차이점은 아라시의 손에 쥐어진 칼에는 아라시의 마력이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먼저 한 마리!”


아라시는 가장 멀리 있던 좀비를 향해 빠른 속도로 돌진해 좀비의 단검을 왼손에 쥐어진 칼로 쳐낸 뒤, 오른손에 쥐어진 칼날을 좀비의 가슴에 데고 그대로 몸통 박치기로 밀어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기에 마겐 급 좀비는 방어를 하지도 못한 채 아라시의 몸에 밀려 뒤의 벽에 처박혀 버렸다.


“잘 가라.”


벽에 처박힌 좀비는 상체가 반으로 쪼개져 쟈그가 흐트러지고 있었다. 시작한 지 몇 초 되지 않아 좀비 한 마리를 죽인 것이었다.


“실력이 엄청 좋아졌군요.”

“그렇군.”


대답하는 하킨스의 표정은 밝아 보이지 않았다. 심각하게 굳어있는 상황. 타냐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아라시는 분명 자신의 전투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뿐인데, 그것이 뭐가 문제라는 것인지.


“이 정도면 됐겠지. 오늘 이후부터 바데스 루나티스 벨로체 요원과 바데스 아오야마 아라시 요원은 마겐 급 좀비 수를 5마리로 늘려 훈련을 강화한다.”

“네? …네, 알겠습니다.”


상황실에서 어떤 명령이 오고가는지 모르는 아라시는 마지막으로 남은 한 마리의 마겐 급 좀비를 향해 달려들어 좀비의 어깨에 올라탄 뒤, 목에 칼을 꽂아 넣었다. 그렇게 훈련을 종료되었다.


{바데스 아오야마 아라시 요원. 수고했습니다. 올라오세요.}


타냐의 음성이 훈련장에 울려 퍼졌다.


----------


제라드와 벨로드는 축제의 자리에서 저녁을 같이 먹자며 자신들을 초대했던 세이넨의 집에 들렀다. 왠지 마을의 변두리에 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마치 그런 기대를 무너뜨리려는 듯 마을의 중앙 광장에서 골목길로 접어들어 2~3분 정도 걸어가니 세이넨이 말하던 파란 지붕의 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로군.”


제라드는 파란 지붕이라는 특색을 확인한 뒤,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문이 열리고 익계족 스워키 족의 세이넨이 웃는 얼굴로 제라드와 벨로드를 맞이했다. 반응을 보인 시간상으로 보기엔 너무나 빠른 반응이었기에 의아해하며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세이넨의 반응이 그토록 빨랐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부엌이…”

“아, 네. 이 나라의 집은 모두 부엌이 문 바로 옆에 설치되어 있어요. 그게 전통이죠. 자, 들어오세요.”


세이넨은 의아해하는 제라드와 벨로드에게 요르헤아일의 전통 집 구조를 설명하며 거실로 안내했다.


“이 나라는 사실상 부엌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마을이 생기고 그에 맞춰 마을 공동 기념일이라던가, 축제를 즐기기 때문에 그 마을의 공동체가 끼니를 같이 해결하는 날이 더 많다고 할 수 있죠. 그런 전통 때문에 요르헤아일 왕국의 부엌은 모두 문 바로 옆에 설치되는 게 기본이랍니다.”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외국인이 마을에 왔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마을의 축제를 열었다는 것만으로도 역사상에서 비춰지는 호전적인 면보단 축제를 즐기고 마을 공통을 먼저 생각하는 호쾌한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덕분에 그 소년을 납치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짧은 책망도 함께 들었다.


“집 구조가 특이하군요.”


거실로 안내 된 제라드와 벨로드의 눈에 비친 집안의 모습은 마치 나무뿌리에 잔가지가 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특이했다. 거실까지 복도로 이어져 있고, 거실을 지나쳐 다시 복도를 걸어 들어가면 방이 나오는 구조였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구조라 할 수 있겠죠.”


틀린 말은 아니었다. 만일 이 구조를 양 옆으로 당겨서 지었다면 네모난 형태가 될 것이지만, 그러려면 좌우의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이런 식으로 복도형태로 집을 지으면 복도의 길이에 상관없이 좁은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공간 확보가 가능하단 점이 있었다.


“그렇군요.”


그러나 대답하는 제라드에겐 그 점에 대한 감탄은 나오지 않았다. 그 만큼 집과 집이 너무 밀착해 있기에 불이라도 난다면 손 써볼 틈도 없이 불이 옮겨 붙을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제라드에게 있어서 이런 형태의 집짓기는 조금은 잘못된 집짓기 습관이라 보일 뿐이었다.


“맛있는 냄새가 나는 군요.”

“네, 어제도 드셔보셨겠지만, 요르헤아일 왕국의 전통 요리랍니다.”


세이넨은 벨로드를 향해 밝은 미소를 보냈다.


----------


저녁을 먹고 다시 거실에 모여 앉았다. 제라드와 벨로드는 그저 요르헤아일 왕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만 설명했을 뿐, 더 이상의 말은 삼켜버렸다.


“고고학자이셨군요.”


의외라고 할까.

제라드와 벨로드는 세이넨의 직업에 조금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여자 고고학자가 없는 건 아니지만, 풍겨오는 모습에서 고고학자보단 요리사가 더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혼자 다니시는 겁니까?”

“아, 아뇨. 일행들은 모두 요르헤아일 수도에서 절 기다리고 있답니다. 전 여기서 마무리 지을 조사가 있어서 남아 있는 것이고요.”


고고학자가 혼자 다닌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다 해도 고고학자가 단체를 이루지 않고 혼자 다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었다. 무슨 독불장군도 아니고, 모든 부분을 다 섭렵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불가능 하다고 할 수 있었다. 고고학이라는 게 단순히 땅 파서 발굴하고, 글자 읽어 해독하는 게 전부는 아니니까.


“그렇군요.”


제라드와 벨로드는 본능적으로 세이넨의 대화에서 거리를 두었다. 세이넨의 말이 사실일 가능성이야 얼마든지 있다. 사실 고고학자라는 말이 이 상황에선 오히려 사실에 가까울 수 있었다. 다른 직업이라고 말했다면 더 믿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 만남에서 장기 체류했다고 말했지만, 그것도 고고학자라면 얼마든지 인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상하다 여길 수밖에 없는 건, 세이넨이 욕심내는 유적이 대체 어떤 유적이기에 모든 동료들이 떠나는 와중에도 이 마을에 혼자 남아서라도 발굴을 해야 할 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믿지… 않으시는 것 같군요.”

“아,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일까. 세이넨은 제라드와 벨로드의 표정에서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덕분에 두 남자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대의 말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실례가 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과드리겠습니다.”

“후훗, 아뇨. 괜찮습니다. 사실 저라 해도 믿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럼, 이렇게 하죠. 내일 제가 발굴하는 곳을 보여드릴게요. 어때요?”


의심받았음에도 해맑은 얼굴의 세이넨이었다. 그 탓일까, 아니면 상대가 이성이라는 점 때문일까. 제라드와 벨로드는 조금은 의심을 풀었다. 무엇보다도 내일이면 발굴한다는 그 장소를 가서 볼 수 있을 테니 지금은 굳이 의심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발굴하시는 게 무엇인가요?”

“흠… 혹시 빌로트 왕국이라고 아시나요?”

“빌로트?”


당연하게도 제라드가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벨로드도 빌로트 왕국이란 단어에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빌로트 왕국의 영웅이라 불리는 파리엘 딘 에이플렉의 무덤을 찾기 위해 이곳으로 왔으니까.


“알고 계신가 보군요?”

“아… 네, 역사를 좋아해서요. 특히, 빌로트 왕국이라면 딘 에이플렉이 정말 좋더군요.”


벨로드는 재빨리 말을 바꾸며 딘의 이름을 말했다. 어차피 딘의 무덤을 찾아 온 것이니 빌로트 왕국과 관련된 유적이라면 그것이 딘의 무덤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어머, 그래요. 파리엘 딘 에이플렉은 정말 진정한 영웅이었죠.”


제라드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나 그 표정을 보지 못한 세이넨은 딘에 대해 한참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벨로드는 결국 세이넨이 말을 잠시 멈춘 사이 끼어들어 화제를 돌렸다.


“그럼, 내일 보여주시는 것은 혹시 딘에 관련된 유적입니까?”

“아, 내일 보여 드릴 건 아쉽게도 딘의 무덤은 아니에요. 화산의 신 오르즌의 신전입니다.”


맥이 빠지는 순간이었다.



==========


잡설 1.

세이넨은 고고학자인 겁니다. 그런 겁니다. 그래야 합니다. 안 그럼 삐집니다. <-


잡설 2.

소설을 쓰면서 언어가 존재하고 말이 통한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새삼 느낍니다.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문피아 - 자연 - 판타지 (gof) 에서 문피아 - 하 - 연재 완결(etc_fine) 으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5-04 01:50)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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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9 캄파넬라
    작성일
    08.04.29 05:01
    No. 1

    고고학자... 확실히 1인 고고학자는 믿을게 못된다는 정설이 ...

    대표적으로 영전6 퍼스트 챕터 플레이 하다가 1인 고고학자 아루바교수 에게 한번 낚인적이 있어서...

    '저런 개자식이 있나!!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를 악 물고 세컨드 챕터때 열나게, 죽도록 패줘서 결국 죽였습니다(...)
    그후 1인 고고학자만 보면 주먹에 힘이 불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Delco
    작성일
    08.04.29 06:31
    No. 2

    정설! 이었던 거군요...

    게임할 때 그런 케릭터들 있으면 눈돌아가죠... 기껏 잘해줬더니 하하하! 하면서 뒤통수 휘갈기고 튀는...

    것보다 기분 나쁜 건 주인공 삽질에 죽어가는 조연들이지만요.

    실버가 죽을 땐 시라노를 죽이고 싶었으니까요. ㅡ_-)a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캄파넬라
    작성일
    08.04.29 07:03
    No. 3

    실버.. 마법사 킬(kill) 용 캐릭터죠. 턴이 빠르고 장거리 공격이라서 ... 데미지만 무식하게 강한 세검 쥐어주고 ... 시라노 뒤에서 '제이제이' 만 갈겨주면 적 마법사 안드로메다(...)

    근데 서풍은 중반 로우엔시티에 들릴때 ... 전재산 털어서 각성제를 한 120개 정도 사두면(...)

    그냥 끝이라는 ...
    수중도시 가서는 잡몹이고 파멸의 유스타시아고 달의 디아블로고 파괴신이고 무조건 오직 진아수라파천무 하나만 사용 ...
    나중 시라노 님 사망하고 나서는 ... 각성제 계속 처먹으면서 진무천지파열만 사용 .....

    결론 :

    서풍은 로우엔 시티 들려서 모든장비 팔고 각성제만 구입하면 엔딩 본것과 다름 없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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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2 08.05.01 341 2 9쪽
39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6 08.04.30 208 2 10쪽
38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2 08.04.29 266 2 10쪽
»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3 08.04.28 356 2 10쪽
36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3 08.04.27 192 2 10쪽
35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4 08.04.25 443 3 12쪽
34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3 08.04.23 272 2 8쪽
33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08.04.22 366 2 11쪽
32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08.04.21 334 3 10쪽
31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2 08.04.20 277 2 11쪽
30 Pieta - illusion - 3화. 바람 곁에 +4 08.04.19 379 2 11쪽
29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08.04.18 303 2 10쪽
28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3 08.04.17 33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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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1 08.04.14 16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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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3 08.04.10 180 2 10쪽
23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4 08.04.10 349 2 11쪽
22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1 08.04.09 199 2 10쪽
21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2 08.04.08 36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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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1 08.04.05 343 2 11쪽
16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1 08.03.31 207 2 10쪽
15 Pieta - illusion - 2화. 몸을 맡기어 +1 08.03.29 288 2 10쪽
14 Pieta - illusion - 1화. 흐르는 바람에 +2 08.03.28 21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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