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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즈 님의 서재입니다.

괴물인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김채즈
작품등록일 :
2020.12.10 14:32
최근연재일 :
2021.04.30 16:4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17,461
추천수 :
231
글자수 :
543,239

작성
20.12.14 17:33
조회
542
추천
5
글자
11쪽

4. 복수하고 싶어?

DUMMY

“네?”

“도련님!”


소년의 갑작스러운 제의에 리안과 기사들은 깜짝 놀랐다.

특히 기사들이 더 놀랐는데 그 이유는 포러들이 성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도련님,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습니까?”

“예.”


상급 기사가 소년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제안하자 소년은 순순히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리안을 생각해서 리안이 있는 곳에서 꽤 떨어져 이 정도면 리안에게 들리지 않겠지 싶은 곳까지 거리를 벌리고 나서야 상급 기사가 입을 열었다.


“도련님, 도련님도 아시다시피 포러가 성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방금 하신 말씀을 철회하여 주십시오.”

“저도 그 법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소년을 저의 하인으로 삼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게 그렇게 쉽게 생각하실 일이 아닙니다. 일단 저 소년을 데리고 검문소를 통과하는 것도 문제고 또 나중에 그가 포러라는 것을 밝혀지게 된다면 도련님뿐만 아니라 가문까지도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상급 기사의 표정이 너무나도 심각하여 리안에게 제안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가볍게 생각했던 좋은 옷을 입은 소년도 더 이상 이 일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렇더라도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은 그를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아직 더 컸다.


“흠···. 그래도···.”


그때 리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그냥 다른 마을로 갈 테니 다른 마을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는 언제 눈에서 손을 치웠는지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안은 나름 자신에게 안 들리게 하려고 멀리 간 거 같은데 너무나도 잘 들리는 그들의 말에 난감함을 느꼈다.

그러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저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을 따라가게 된다면 나중에 저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난감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그들에게 다가가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의 말을 끊고 자기 생각을 말했다.

평소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지만 상급 기사는 현재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의 행동 때문에 난감함을 느끼고 있었기에 그의 행동은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말을 하기 전에 얼른 끼어들었다.


“저쪽에 있는 숲이 보이나?”


기사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쪽에 울창한 숲이 눈에 들어왔다.


“네.”

“그 숲 주위를 보면 길이 있을 거다. 그 길을 따라가다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얼마 안 가 게터 하나가 보일 거야.”

“아하,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번에는 헤매지 않고 빠르게 마을에 도착하겠네요.”

“그래, 조심히 가거라.”


리안이 감사를 표하자 기사는 처음과는 달리 환하게 웃으며 그에게 인사를 해주었고 좋은 옷을 입은 소년도 자신을 생각해서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기에 기사의 행동에 반기를 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리안이 다른 게터로 가겠다는 것을 말릴 수 없었다.

그 대신.


“잠깐, 이거 받아라.”


인사를 받고 출발을 하려는데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이 그를 불러 세운 후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주머니를 그에게 던졌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주머니를 낚아채고 열어서 확인해보니 그곳에는 은자가 들어있었다.

처음으로 돈주머니를 만져 본 그것도 은자 주머니를 만져 본 그는 너무 놀라 눈이 빠질 듯이 크게 뜨고선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을 바라보았다.


“이, 이게 무슨···.”

“언젠가 필요할 날이 있을 것이다. 그때 쓰거라.”

“감사합니다. 정말 복 받으실 겁니다.”


이 돈주머니가 자신의 것이 확실시되자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그럼 우린 이만 가보겠다. 앞서 말했듯이 요즘 괴물들의 습격이 늘어났으니 조심히 가거라.”

“예, 조언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리안이 연신 고개 숙여 인사를 하자 좋은 옷을 입은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기사들을 데리고 마을을 벗어났다.

돈주머니를 소중하게 잡으며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 그들이 사라지자 리안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꼬르륵.’


배 속에서 들려오는 고동 소리는 다시 한번 현 상황을 알려주었다.


그렇다.

그는 아직 밥을 먹지 못한 것이다.

그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마을을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찾았고 다행히 빵 5개를 찾을 수 있었다.

일단 하나를 먹고선 나머지는 주위에 있는 천에 담아 떨어지지 않게 잘 묶었다.

이제 진짜로 새로운 마을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그는 걱정과 기대와 설렘을 느끼며 자신의 옷 속에 숨겨둔 돈주머니를 꺼내어 다시 열어보았다.

안에는 은빛 덩어리들이 은색 빛을 뿜어내며 그를 반겼다.


“그래, 알았어. 이 사랑스러운 아기들아.”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주머니 안에 있는 은자들을 하나씩 쓰다듬어 주고 자신의 옷 속으로 조심스럽게 집어넣었다.


툭툭.


그는 왠지 모를 든든함에 주머니가 있는 곳을 살짝 토닥여주었다.

왠지 이번 여행은 좋은 일만 있을 거 같았다.

그렇게 다음 게터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ㄷ···.



‘아 참. 까먹을 뻔했네.’


그는 주위에서 수통을 찾아 얼른 우물에 가서 수통에 물을 받고 드디어 진짜 여행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숲에 도착하고 주위를 돌아다니니 얼마 안 가서 길이 보였다.

그는 그 기사가 알려준 대로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고 하늘 위에 우뚝 솟아있던 해가 저물어 갈 때쯤 기사가 말했던 갈림길이 그를 반겼다.

그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니 밤이 되어 잠을 청하기 위해 정당한 자리를 정하고 몸을 누웠다.


“하아암. 역시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데 내가 딱 그렇네.”


그는 자신의 이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며 돈주머니를 숨겨둔 곳을 두드렸다.


“흐흐흐.”


갑자기 마음이 너무나도 든든해져 왔다.

이래서 사람들이 돈, 돈, 돈 하나 보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몸을 일으켜 얼른 주머니를 꺼내 안을 들여다보았다.


“······.”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크흠.”


그는 다시 주머니를 옷 속에 넣으며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잠에 들어···.


“크르릉.”


그는 만족스러움을 만끽하며 기분 좋게 잠이 들려는 찰나 이상한 소리가 그의 잠을 방해했다.


“응? 뭐지?”


그는 졸린 눈을 비비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잘 못 들었나 싶어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크르릉.”


“??!!”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

짐승인가? 아니면···. 괴물인가?

계속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며 그의 머리를 어지럽혔다.


‘짐승이겠지? 괴물은 아니겠지. 아닐 거야. 괴물이 그렇게 쉽게 만나는 것도 아니고 짐승이 분명해 늑대인가?’


그는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숨기고 소리 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소리가 들렸던 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잠시 뒤.


‘아씨, 저것들이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어쩌지?’


그의 눈에 늑대같이 생긴 괴물 12마리와 키가 180대 후반 정도에 몽둥이를 들고 있는 녹색 근육 괴물 6마리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들도 잠을 자고 있는지 누워서 코를 골고 있었다.

그들이 잠을 자는 것으로 봐서 그의 모습이 괴물들에게 들키지 않은 거 같다.

도망갈까? 라고 생각을 해봤지만, 왠지 모르겠지만 이 괴물들이 자신이 가려고 하는 게터를 치려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만약 자신이 가려는 게터가 또 괴물들에 의해 없어진다면 자신은 또다시 새로운 게터를 찾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여행을 다시 해야 한다.

그렇다고 괴물들을 막자니 자신에겐 힘이 없고 또 게터에 가서 알리자니 자신은 외지인이라 자신을 믿어줄지 의문이다.

아니, 쫓겨나지나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한참을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는데 또다시 괴물의 숨소리 소리가 들려왔다.


“크르릉.”

“!!!!!”


이번 울음소리에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빠르게 돌아가던 그의 머리가 순간 멈췄다.

그리고 그의 꽉 쥔 주먹에 힘이 들어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놈이다.


자신에게 몽둥이질했던 바로 그놈···.

어째서 자신이 그 괴물의 숨소리를 구분하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하다.

그놈이 확실하다.

갑자기 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며 그의 발은 괴물들을 향해 서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가 화가 나서 괴물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화가 나기는 했지만, 괴물과 자신의 차이를 아는데 덤벼들 정도로 그는 무모하지 않다.

말 그대로 그의 의지가 아닌 그의 발이 스스로 괴물들을 향하여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 천재적인 두뇌가 그의 뇌를 거치지 않아도 신체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프로그래밍한 거 같다.

그래도···. 이건 좀···.


‘발아 갑자기 왜 이래? 마을은 그쪽이 아니라 저쪽이야. 도망도 이쪽은 아니야. 발아 제발 정신 차리고 내 말을 좀 들어.’


그의 간절한 부탁에도 전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아니 귀가 없어 듣지 못한 채 스스로의 의지가 시키는 대로 괴물들을 향해 걸음을 내디뎠다.

그는 이 당황스러운 상황에 화가 나던 것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냉정해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결책을 찾아냈다는 말은 아니다.

냉정해진 만큼 지금의 상황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우며 무서울 뿐이었다.


“크르릉, 캉, 컁 크르르릉.”


그렇게 괴물과 가까워지자 잠을 자던 괴물 중 한 마리가 그를 발견하고 미친 듯이 짖어댔다.

그러자 그 소리가 알람이 되어 괴물들을 모두 잠에서 깨워주었다.


“크아아앙!!”


울고 싶었다.

발의 굳건한 의지가 그를 두 번째 죽음으로 인도해 주었다.

괴물들이 점점 그를 향해 다가왔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거리에 들왔을 때 늑대같이 생긴 괴물 하나가 그를 향해 입을 벌리며 달려들었다.

그 모습이 리안에게 슬로우 모션으로 천천히 보였다.

그렇다고 리안이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괴물과 비교하면 리안은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았다.

리안은 갑자기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추억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이것이 주마등이라는 건가?’


그는 두 번째 죽음에서 드디어 사람들이 말하던 주마등이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렇게 그는 물리기 직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주마등을 경험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 왠지 친구가 없어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할 때나 다른 사람이 말을 걸어주면 매우 신나서 주체를 못 하고 눈치가 없고 이해력이 달리고 멍청할 거 같은 미친 그림자가 생각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외로운 그림자였던가?

암튼


‘복수하고 싶어?’

‘네?’


괴물의 입이 조금 더 다가와 괴물의 이가 살짝 닿는 것이 느껴졌다.

느낌이 그를 조금씩 조여오고 있었다.

그때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복수하고 싶냐고.’


“네! 복수하고 싶어요!”


너무나 간절하여 속의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러자 이 미친 아니 외로운 그림자 같은 목소리가 굉장히 신이 난 듯 답했다.


‘으히히히. 그럼 복수하게 해줄게.’


“깽.”


좌아악.


리안을 살짝 물었던 괴물의 외마디와 함께 입으로부터 몸 전체가 상하로 찢어져 분리되며 장기와 함께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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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복수하고 싶어? +2 20.12.10 892 8 11쪽
2 1. 복수하고 싶어? 20.12.10 1,156 11 9쪽
1 0. 프롤로그 +4 20.12.10 1,603 13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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