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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의하늘 님의 서재입니다.

탄핵당한 대통령이 회귀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공모전참가작 새글

박명의하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50
최근연재일 :
2024.07.03 17:06
연재수 :
6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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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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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0
글자수 :
357,307

작성
24.06.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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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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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글자
12쪽

33화. 성동지역개발 (4)

DUMMY

“강남 쪽이긴 한데······.”


이선철은 혼자 오라고 했던 마용진의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킹스 가든’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강국은 이선철이 어디로 가는지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다.


“지금 시간이면 강남의 ‘킹스 가든’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릴 겁니다.”

“······!”


이선철 시장은 김 의장이 어떻게 ‘킹스 가든’을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마용진 의원이 김 의장을 데려간 적이 있나?


그렇더라도 내가 그곳으로 가는 건 어떻게 아는 거지?


내비게이션에는 주소만 찍혀 있을 뿐, 상호가 표시되지는 않았다.


“김 의장이 거길 어떻게?”


김강국이 이선철 시장의 질문을 귓등으로 흘렸다.


“마용진 의원이 혼자 오라고 하셨나요?”

“······.”

“아마도 그랬을 겁니다. 지금 당장 시장님과 단둘이 해야 할 이야기가 있을 테니까.”


이선철 시장이 움찔했다.


하마터면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을 뻔했다.


김강국 앞에서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었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심지어 혼자 오라고 한 것까지 어떻게 아는 거지?’


김강국이 룸미러로 이선철 시장의 표정을 살폈다.


많이 당황한 모습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선철을 ‘킹스 가든’에 실어놓기 전까지 해야 할 일이 있다.


“시장님, 복개천 공사를 맡은 업체 중에 한강건설이라고 아시죠?”

“······!!”


김강국이 차를 막아섰을 때부터 계속해서 놀라는 이선철 시장이다.


“거기 한동수 사장이 시장님과 동창이던데······.”

“김 의장, 지금 뭐 하는 겁니까? 난데없이 뛰어들어서 차를 몰지 않나!? 뜬금없이 복개천 업체를 들먹이질 않나!?”


이선철 시장도 언제까지 놀라기만 할 수는 없었다.


애써 큰소리를 쳤지만, 속으로는 불안했다.


‘이번에는 또 뭐야? 대체 사람 불안하게 왜 이러는 거야?’


이선철 시장이 떡볶이와 김충선 사건을 떠올렸다.


‘설마, 한동수랑 내가 해먹으려는 걸 아는 건 아니겠지?’


이선철 시장의 불안감이 더 커졌다.


“시장님, 뭔가 오해가 있으신 거 같습니다.”

“오해는 무슨! 김 의장도 한강건설 사장이 나랑 동창이라고 삐딱하게 보는 거 아니요.”


이선철 시장이 날 선 목소리로 대꾸했다.


“저는 한강건설이 특허 덕분에 공사도 따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민원도 잘 처리하고 있어서 좋은 의미로 말씀드린 건데······.”


김강국의 말을 들은 이선철 시장이 아차! 싶었다.


“사람들 입방아 때문에 시장님께서 마음고생이 많으셨나 봅니다.”


김강국이 위로하듯 말했다.


그러자 이선철 시장은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이거, 이거, 내가 너무 오바했나?


“한강건설 사장이 동창이라서 이래저래 뒷말들이 많아요. 내가 예민했어요. 미안해요.”


이선철 시장이 얼른 태세를 전환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더니, 한강 건설이랑 성동지역까지 해먹을 생각에 찔렸나 보네.’


김강국이 한강건설 이야기를 이어갔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 한강 건설 거래처가 있어요. 그런데 그 사람 말이 한강건설에서 성동지역공사에도 참여할 거라던데, 사실인가요?”

“······!”


불과 몇 분 사이에 이선철 시장의 가슴이 몇 번이나 철렁했다.


심장병이라도 생길 지경이다.


“그게 무슨? 도대체 누가 그런 소리를 합니까?”


한강건설이 성동지역공사에 참여하는 건 절대 비밀이다.


“공사판 벌어지니까 여기저기 헛소문들이 많아요.”


이선철 시장이 오리발을 내밀었다.


“저한테는 사실대로 말씀해주셔도 됩니다. 별것도 아닌 한강건설 특허에 시장님이 최고점을 줬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김강국이 이선철 시장이 내민 오리발을 빼앗아서 뺨을 날렸다.


굳이 돌려서 말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강건설이 성동지역 상업지구 쪽으로 들어갈 거라던데요. 예상 공사비는 대략 이백억. 거기에 공사 들어가면 추가 비용으로 다시 이삼십 억. 맞죠?”


김강국이 쏟아낸 말에 이선철 시장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한동수와 만났던 닯백숙집에 김강국도 같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날의 이야기를 정확히 짚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까지 알고 있다면 무조건 아니라고 우겨야 할지,


차라리 인정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지경이다.


그런데 김강국의 다음 말이 이선철의 고민을 말끔히 날렸다.


“마용진 의원은 성동지역에서 오백억 정도 해먹을 것 같던데, 시장님은 거기에 비하면 소소하죠. 200억 공사면 리베이트가 대략 3%니까 6억은 챙길 수 있겠네요.”

“······.”

“거기에 선거 때 쪼개기 후원이랑 출판 기념회에서 더 챙길 수도 있고.”


김강국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선철의 정신이 위아래로 널을 뛰었다.


대놓고 해먹으라고 충동질하는 건지, 그 건으로 협박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리베이트로 3억을 생각했는데 6억이라니?


3%라고?


2백억 공사면 그 정도는 받아야 하는 건가?


자잘한 수의 계약부터 복개천 공사까지 부지런히 해먹었다.


해먹을수록 시장이 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부지런히 움직여도 1억을 못 챙겼는데, 마용진은 한 방에 500억이라니.


거기에 비하면 김강국이 말한 6억은 너무 초라하다.


씨발, 내가 영세민도 아니고······.


“시장님이 국회의원이 되셨다면 6억이 아니라 500억을 당길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맞는 말이다.


이선철의 속이 뒤틀렸다.


마용진에게 지역구 위원장을 빼앗기지 않았다면 500억을 챙길 수 있었다.


3억을 벌 생각에 들떴던 자신이 민망할 정도다.


이선철은 마용진에게 빼앗긴 게 지구당 위원장 자리뿐만이 아니라 생각했다.


국회의원 배지와 500억을 빼앗긴 셈이다.


그러나, 김강국 앞에서 그런 내색을 할 수는 없다.


“김 의장, 지금 무슨 말씀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리베이트는 뭐고, 마 의원님이 왜 500억을······.”

“그러니까 저는······.”


김강국이 이선철의 말을 끊었다.


이선철의 뻔한 거짓말을 듣느라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시장님 편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시장님이 한강 건설에서 리베이트를 받고 상업지구 공사를 넘기셔도 어떤 문제도 제기하지 않겠다고 말이죠.”

“거참,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선철 시장이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끝까지 시치미를 뗐다.


‘이왕에 봐줄 거면 그냥 모른 척할 것이지, 사람 속을 홀딱 뒤집어내는 건 또 뭐야?’


이선철 시장이 ‘쩝~!’ 하고 쓴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봐준다고 했으니까, 나중에라도 문제 될 일은 없겠네. 감사에서도 한강건설을 빼주려나?’


이선철 시장의 머리를 굴렸다.


자갈 굴러가는 소리와 함께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아하! 그거였어. 시정감사!’


이선철 시장은 김강국이 한강건설의 감사를 무마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 중 일부를 원한다고 생각했다.


그래, 돈 앞에 장사 없지.


“공사가 워낙 크다 보니 여기저기 잡음도 많고 뜬소문도 많아요. 하여튼 내가 김 의장 뜻은 잘 알았으니까 시간 내서 따로 봅시다.”


이선철이 선심 쓰듯 말했다.


김강국은 이선철이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공사가 워낙 크다 보니 여기저기 해먹을 것도 많고 해먹으려는 놈들도 많아요. 하여튼 한강건설 건은 김 의장도 리베이트 챙겨줄 테니까 따로 봅시다.


이선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김강국의 입에서 어이없는 실소가 흘렀다.


그러나 더 이상 티를 내지는 않았다.


이선철의 그런 헛생각은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하니까.


올림픽 대로를 달리는 자동차 옆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이 보인다.


이선철과 한강건설의 관계를 기정사실로 끌어올린 김강국이 본론을 꺼냈다.


“그렇지만 마용진 의원의 계산에는 한강건설이 없을 겁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마용진 의원은 자기 밥그릇에 남의 숟가락이 들어오는 걸 싫어할 테니까요.”


이선철은 삼일건설이 한강건설에 하청을 주게 할 생각이었다.


‘턴키 방식’으로.


원래의 뜻이야 어쨌든, ‘턴키 방식’은 하청 업체에 통째로 공사를 넘기는 방식이다.


원청 업체가 발주받은 공사 대금이 100원이라면 하청 업체에 70원을 주는 게 일반적이다.


그 과정에서 원청 업체는 30원, 즉 30%의 이익을 챙긴다.


원청 업체가 받은 공사 대금의 70%를 받은 하청 업체는 그 안에서 이익을 챙긴다.


이 과정에서 원청 업체는 하청 업체를 관리 감독하면서 공사 일정을 조정한다.


물론 발주처를 드나들고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건 원청 업체다.


그런데,


김강국이 숟가락을 얹었다.


5천? 1억? 대략 그 사이에서 떼어주면 될 것 같다.


진짜 문제는,


마용진이다.


김강국의 말처럼 마용진이 방해를 하면 어떡하지?


상대는 국회의원이다.


밥그릇에 대가리 처박다가 코 막혀 죽을 수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설마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저는 500억이나 해먹으면서 기껏 6억짜리 밥그릇을 깨지는 않겠지.’


마용진은 지구당 위원장 자리를 빼앗은 빚도 있지 않은가?


‘김강국이 마용진을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지만 나만큼이야 모르겠지.’


이선철은 마용진이 자신의 밥그릇을 건드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동차가 ‘킹스 가든’ 앞에 도착했다.


김강국과 이선철이 내렸다.


“김 의장 말은 내가 잘 들었어요. 그렇지만 마 의원은 내가 잘 알아요. 한강건설 건은 예정대로 진행될 테니까, 나중에 좋은 데서 한잔합시다.”


이선철 시장이 김강국의 어깨를 툭툭 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마용진을 잘 안다고? 당신은 마용진이 어떤 인간인지 전혀 몰라.’


김강국의 입에서 실소가 터졌다.




*******




‘킹스 가든’에 들어간 이선철은 기가 죽었다.


룸살롱을 안 다닌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럭셔리한 분위기는 처음이다.


마담의 안내를 받으며 복도를 지나는 동안,


늘씬한 미녀들이 헐벗은 채 지나갔다.


이선철이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제기랄, 국회의원에 재벌 사위나 되어야 이런 곳에 드나들 수 있는 건가?’


마담에 VVIP 룸 앞에 멈췄다.


“여기예요, 의원님이 기다리고 계세요.”


똑똑! 마담이 노크를 했다.


“손님 오셨습니다.”


이선철이 안으로 들어가자,


상석의 마용진 옆에서 술 시중을 들던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두 분 말씀 나누세요.”

“어.”


이선철 시장이 마용진의 오른쪽 소파에 앉았다.


“갑자기 불러서 미안해요. 스케줄이 있었던 건 아니죠?”

“의원님 호출인데, 돌아가신 어머니가 살아오셨대도 와야죠. 하하하.”


이선철이 너스레를 떨었다.


“한잔하시죠.”


발렌타인 21년산이 반쯤 비워질 무렵,


마용진이 본론을 꺼냈다.


“이 시장님, 성동지역에서 들어온 민원들 적당히 시간 끌면서 뭉겝시다. 내가 시장님 차기 공천은 무조건 책임질 테니까.”


‘공천’이라는 말에 이선철의 눈이 반짝했다.


요구하지도 않은 공천까지 미리 약속하는 걸 보니, 김강국의 말처럼 마용진이 500억을 해먹으려는 게 분명했다.


“정말이십니까?”

“그럼요, 그러니까 시장님을 여기까지 부른 것 아닙니까?”


마용진이 세상 친근한 미소로 이선철을 보았다.


“공천까지 약속하시는데, 저야 무조건 의원님 말씀을 따르고 싶죠. 그런데······.”


항상 그런데 다음이 문제다.


마용진이 이선철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박문술 의원이 워낙에 법과 원칙을 강조하시니 말입니다.”


이선철이 난감한 듯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뜬금없이 법과 원칙이라니. 걱정 마세요. 박문술 의원은 내가 따로 만날 테니까. 다른 문제가 또 있나요?”

“아니요, 없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시장님만 믿겠습니다.”


마용진이 인터폰으로 마담을 호출했다.


마담이 늘씬하고 헐벗은 미녀들과 들어왔다.


“시장님 먼저 쵸이스 하시죠.”


마용진이 선심 쓰듯 말했다.


이선철 옆에 앉은 늘씬한 미녀가 온더락 잔을 채웠다.


어느새 한 병을 비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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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성동지역개발 (6) 24.06.05 962 34 13쪽
34 34화. 성동지역개발 (5) 24.06.04 957 33 12쪽
» 33화. 성동지역개발 (4) 24.06.03 971 34 12쪽
32 32화. 성동지역개발 (3) 24.06.02 1,044 37 14쪽
31 31화. 성동지역개발 (2) 24.06.01 1,059 40 13쪽
30 30화. 성동지역개발 (1) 24.05.31 1,090 37 12쪽
29 29화. 2억짜리 사과 상자 24.05.30 1,107 35 13쪽
28 28화. 해먹을 결심 24.05.29 1,086 41 13쪽
27 27화. 같은 편은 믿기 어려워도 믿어주는 거니까 24.05.28 1,088 37 13쪽
26 26화. 주객전도, 술 면접 24.05.27 1,102 41 14쪽
25 25화. 시끄러운 사람 24.05.26 1,134 37 12쪽
24 24화. 함께 걷고 싶은 사람들 +1 24.05.25 1,186 35 12쪽
23 23화. 개나리 동산 24.05.24 1,217 35 15쪽
22 22화. 무천시 복개천 공사 (2) 24.05.24 1,260 37 12쪽
21 21화. 무천시 복개천 공사 (1) 24.05.23 1,312 40 13쪽
20 20화. 무천시 야시장 24.05.23 1,335 37 12쪽
19 19화. 로엘 백화점의 정화 작업 (2) +2 24.05.22 1,356 36 14쪽
18 18화. 로엘 백화점의 정화 작업 (1) +1 24.05.21 1,397 37 12쪽
17 17화. 돈쭐 난 노점상 +1 24.05.20 1,399 36 12쪽
16 16화. 노숙자? 아니, 나숙자 변호사 24.05.19 1,420 39 12쪽
15 15화. 사뿐히 즈려밟아 드립니다 (2) +2 24.05.18 1,484 38 13쪽
14 14화. 사뿐히 즈려밟아 드립니다 (1) +2 24.05.18 1,504 39 13쪽
13 13화. 개와 밥. 주의, 개밥 아님 +4 24.05.17 1,521 41 13쪽
12 12화. 떡볶이가 뭐기에 +7 24.05.17 1,515 39 13쪽
11 11화. 정무적 판단 +3 24.05.16 1,569 40 14쪽
10 10화. 무천신문, 정언유착 +3 24.05.15 1,596 37 12쪽
9 9화. 조금씩 알아가는 사이 +6 24.05.14 1,655 39 13쪽
8 8화. 30년 만의 맛을 망치다니 +7 24.05.13 1,711 46 12쪽
7 7화. 돈이 원수다. 원수를 사랑하라 +3 24.05.12 1,749 42 12쪽
6 6화. 무천시 의장단 완성 +5 24.05.11 1,786 4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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