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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기연 독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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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12.19 13:02
최근연재일 :
2022.01.1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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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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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 대체 모의 전투(1)<수정>

DUMMY

014 대체 모의 전투(1).



전투관 11층은 땅 밑 세계로 변해 있었다.

대기 장소는 벽면이 암석으로 이루어진 돔 모양의 거대한 공동으로 변모했다.

대기 장소의 한쪽에 자리 잡은 엘리베이터는 사람들을 쉼 없이 뱉어냈다.

그들 대부분은 베르망의 대체 모의 전투를 관람하려는 1학년들이었다.

어느새 대기 장소는 관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객 무리는 엘리베이터 맞은편에 덩그러니 위치한 동굴 입구를 둥글게 둘러싸고 있었다.


"내가 광대라도 되나? 저것들 좀 치우지."


동굴 입구 앞에 서 있는 베르망은 몰려든 관객을 훑고는 떨떠름한 얼굴로 라골을 노려봤다.


"으흠. 대체 모의 전투가 형평성 있게 치러지는지 직접 확인한다는군. 나도 대체 모의 전투를 조용히 치르고 싶지만, 저들을 막을 명분이 없다."


라골을 괜스레 헛기침을 내뱉었다. 그가 예상했던 관객을 쉬이 웃도는 인파였다.

10번의 모의 전투가 한 번의 대체 모의 전투로 대체된 효과였다.


"평소처럼 지도에 표시된 목표물을 찾고 돌아오면 된다. 제한 시간은 3시간. 시간이 지나거나 전투 불능 상태가 되면 대체 모의 전투는 자동 종료다. 준비되면 들어가라."


라골은 베르망에게 지도를 넘겼다. 그리고는 동굴 입구에 시선을 두었다.

베르망은 준비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이 곧바로 동굴 안으로 발을 옮겼다.

라골은 베르망의 뒷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조심스럽게 올렸다.

대기 장소와 달리 동굴 안은 빛이 없어 어두웠다.

베르망은 동굴 입구로 흘러든 빛을 벗어나며 금세 모습을 감췄다.


핑-.


동굴 입구 위에 베르망을 비추는 대형 화면이 투영됐다.

화면은 동굴 안을 있는 그대로 송출했기에 보이는 건 어둠뿐이었다.


"1학년은 거의 다 모인 거 같지? 대장 인기가 많은걸."


레렌이 관객들을 둘러보며 쾌활하게 웃었다. 손에는 팝콘이 들려 있었다.


"대장을 보러 온 게 아니잖아. 순위 변동이 신경이 쓰여서 왔겠지. 그렇다고 쳐도 많이 모이긴 했네."


리린은 여학생들의 머릿수를 확인하며 미간을 구겼다. 그녀는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소녀를 발견할 때마다 두개골을 깨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화르륵-.


푸른빛이 일렁이며 어두웠던 화면을 밝혔다.

어느새 베르망은 푸른 불꽃을 두르고 있었다.


'그새 화염 마법을 익혔다고. 괜찮아. 아직 준비한 게 많아.'


라골의 눈썹이 순간 꿈틀거렸다. 그러더니 음흉하게 웃었다.


"마수한테 당한 건가? 음. 표정을 봐서는 그건 아닌 거 같긴 한데. 그새 화염 마법을 익힌 건가?"


레렌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지도. 요즘 대장은 예상 밖의 모습을 자주 보이니까. 어! 옷을 왜 찢고 그래!"


리린은 베르망의 기이한 행동에 목청을 높였다.


"그게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 대장 상태가 좀 봐! 뭔가 이상해."


레렌은 화면 속 베르망을 검지로 가리켰다.


흑안은 붉은 잉크와 섞인 듯 검붉게 변했고, 도드라지게 곤두선 핏줄이 전신을 감쌌다.

입에서는 매연을 내뱉듯 뿌연 연기가 흘러나왔다.

어느새 대기실은 적막으로 가득 찼다.

관객들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기 일쑤였다.


베르망의 모습은 마귀 그 자체였다.



***



동굴 입구에 들어서며 지도를 훑었다. 동굴의 구조는 미로처럼 복잡했다.

초이해로 발동시켰다. 이제는 익숙해진 푸른 스파크가 눈앞에서 마구 튀겼다.

이내 머릿속에서 최단 경로가 단숨에 그려졌다.

어느새 나를 뒤따라 오던 빛이 사라지자 주변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후-."


숨을 길게 내쉬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도깨비가 선사한 고유 능력 '도깨비 체술'을 발동시켰다. 육체에 도깨비의 마력이 차오르는 게 느껴졌다.

뜨거운 기운이 몸 안을 가득 채웠다. 도깨비 마력을 이용해 신체를 강화시켰다.

연료가 타듯이 입에서 뿌연 연기가 흘러나왔다. 저변에서부터 연유 없는 화가 차올랐다.

도깨비 마력을 사용하면 나도 모르게 난폭해졌고, 출력을 높일수록 정도가 심해졌다.


화르륵-.


출력을 높이자 푸른 빛을 띤 도깨비 불꽃이 온몸을 덮었다. 불꽃은 동굴을 환하게 밝혔다.

도깨비 불꽃은 기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의 불과 달리 내가 태우고자 하는 것만을 태웠다.

내 의지가 더해지지 않은 도깨비 불꽃은 따뜻할 뿐이었다.

어느새 시야가 붉게 물들었다. 광기가 몸을 감싼 듯했다.

몸을 감싼 천 쪼가리가 이유 없이 거슬렸다. 상의를 잡아채 확 뜯어냈다.

훤하게 드러난 상체는 팽창한 근육을 자랑했다. 과도하게 곤두선 핏대는 근육이 울부짖는 듯한 모양새였다.


쾅-.


땅을 박찼다. 박찬 지면이 무참하게 무너졌다. 한 번의 걸음만으로 수십 미터를 움직였다.

그 날쌘 움직임에도 눈동자는 길을 정확하게 포착했다.

이지를 벗어난 신체능력은 오만을 불러왔다.

광기와 오만이 뒤섞인 마귀가 속사였다. 거침없이 달리라고.

그 무엇도 나를 막을 수 없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마뱀 마수가 수십 마리 나타났다. 꼬리를 제외하고도 길이가 2미터는 훌쩍 넘는 놈들이었다.

비늘은 에메랄드처럼 청록빛을 띠고 있었다. 호리병에서 물을 뽑아냈다. 지형이 협소해 평소처럼 거대한 물줄기는 사용할 수 없었다. 억지로 사용하면 불가능한 건 아니었지만, 동굴이 무너지면 평가는 바닥을 길 테다.


파아악-.


팔뚝만 한 물줄기를 여럿 만들어 쏘았다. 드릴처럼 회전하며 마수의 비들에 박혔다.

위력이 부족했는지 마수를 관통하지는 못했다. 그저 비늘을 뚫고 상처를 낼 뿐이었다.

물줄기의 숫자를 더 늘렸다. 한 번에 관통하지 못한다면 여러 발을 갈기면 됐다.

다시 한 번 물줄기를 쏘았다. 동굴 통로를 가득 채울 만큼의 물줄기를 쏟아 냈다.


핑-.


마수의 비늘이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노색 빛이 동굴 벽을 덮자 온 천지가 에메랄드처럼 보였다.

물줄기가 마수에 사정없이 꽂혔다. 다만 파쇄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마수의 비늘이 물줄기를 흡수할 뿐이었다. 이내 비늘에서 녹색 나무가 자라났다.

마수들의 눈이 번뜩였다. 느릿하던 마수들은 느닷없이 재빨라지더니, 내게 저돌적으로 쇄도했다.


"쯧."


혀를 차고는 물을 호리병에 모두 담아냈다. 물을 흡수하고 더 강해지는 녀석들은 물의 권능의 천적이었다.

거대한 물줄기로 한 번에 터트리면 또 모르겠지만.


쿵-.


마수의 손톱이 내 목을 덮쳤다. 단단해진 내 피부를 뚫지는 못했다. 그저 손톱 끝이 조금 들어갔을 뿐이었다.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을 주어 뒤로 밀려나지도 않았다.

즉, 별 타격은 없었다.

그럼에도 감정이 터질 듯 화가 차올랐다. 도깨비 마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마수를 향한 강한 살의가 심상으로 떠올랐다.


화르륵.


마수의 손이 경각에 재가 되어 흩어졌다.

물에 강한 만큼 불에는 약한 듯싶었다. 비릿한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주먹을 휘둘렀다. 마수의 머리는 단숨에 타오르더니 재가 되어 흩날렸다.

목이 없는 마수의 몸뚱이는 힘없이 무너졌다.

녀석을 시작으로 도륙이 시작됐다. 마수들은 내 몸에 닿기만 해도 재로 변했다.



***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목소리를 키우며 말을 이었다.


"화염 마법을 저리 능숙하게 쓰는 놈한테 화염 계열에 취약한 마수를 배치시키는 건 거저 먹으라는 소리 아니야? 그것도 그 많은 모의 전투를 압축한 평가에서? 이건 교수님의 편애야."

"대장은 모의 전투에서 한 번도 화염계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어. 오히려 물을 조작하는 능력만 사용했지. 그런데 편애? 웃겨서 눈물이 다 나네."


레렌은 배를 잡고 눈물을 닦으며 웃어댔다.


"숨겼을 수도 있지."

"대장은 한 달 내내 물과 상성이 나쁜 지역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는데? 뭐를 위해서 숨긴다는 거야. 너 같은 바보는 숨기나 보지?"


레렌은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렸다.


"행, 행동도 이상하잖아. 지도는 필드에 들어설 때 한 번 보더니, 이후에는 쳐다도 안 보고. 미리 알고 있었던 거 아니야."

"너 같은 바보는 지도를 계속 들고 있어야겠지만, 대장은 한 번 보고 외울 수도 있지. 대장이 이론 수석이란 걸 모를 만큼 바보는 아니겠지? 아닌가? 바본가?"


레렌은 고개를 갸웃하며 학생을 바라봤다. 입꼬리는 크게 말아 올라가 있었다.

레렌과 학생의 다툼은 대기 장소 전역에 의견 충돌을 만들어 냈다.


'이상해. 대장의 물 조작 능력을 억제하는 동굴에다가 물에 강한 마수라니. 이거 정말 노골적으로 대장의 약점을 노린 거 같잖아.'


리린은 좁힌 눈으로 라골 교수를 바라봤다.


"번개 쥐야!"


한 관객이 화면을 가리키며 외쳤다.

번개 쥐는 물을 흡수하면 덩치를 키우며 강해진다. 그리고 불에는 꽤 강한 타입이었다.

관객들의 눈총이 라골을 향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늘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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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4 대체 모의 전투(1)<수정> +1 22.01.04 138 9 9쪽
13 013 미행(2) +2 22.01.03 161 11 11쪽
12 012 미행(1) +2 22.01.01 155 11 9쪽
11 011 아델 패밀리(3)<수정> +4 21.12.31 178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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