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 게임 시작.
게임의 신
오강신은 최상위급 프로게이머였다.
정확히는 공식이었던 첫 세계 대회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게임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가, 첫 대회 공식이 철회된 이후로 시작된 공식 대회에서 이등을 밥 먹듯이 해서 언제나 천장에서 고꾸라지던 불운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시기마다 이유는 있었다.
두 번째 해 찾아온 슬럼프, 다음엔 부모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충격에 쓰러진 할머니와, 사춘기가 찾아온 동생이 친 사고, 돈을 노린 사기꾼들, 매번 에이스인 자신에게 맞지 않는 전략을 쓰는 감독과 코치 등등, 모두가 그를 힘겹게 하다못해 끌어내리려고 했으나, 그는 끝내 첫 세계 우승 이후, 자신의 꿈이자 목표 중 하나였던 한국 지역 공식 대회 우승을 달성한다.
물론 세 분기마다 벌어지는 시즌 중 봄에 우승한 것이긴 해도, 한 번도 ‘공식’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한 그에겐 최고의 순간이었다.
거기에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의 자격까지 주어지면서 그의 인생은 탄탄대로가 펼쳐지는 듯했다.
그뿐만 아니었다. 사고만 치던 동생이 정신을 차리더니 대학교에 입학했고, 할머니도 건강을 회복해 휠체어 신세에서 벗어났으며, 사기꾼들로 인해 휘청거렸던 외할아버지의 사업도 다시 잘 되고 있었다.
그러나.
[퍽]
파티가 벌어진 날 오강신은 기습적으로 공격당했고 병원에 실려 간다.
다음날.
다수 뉴스 방송에서 오강신의 이름이 자막에 나오거나 언급되었다. 특히 스포츠면은 아예 도배되다시피 했다.
-국가대표 가상현실 프로게이머 오강신 괴한에게 공격받고 의식불명-
-뇌사는 아니지만, 전신 마비일지도 모른다는 소견에 팬들 난리-
-국가대표 자리 공석이 되나? 오강신 충격 소식!-
그렇게 게임의 신에서 불운의 아이콘이었다가 다시 높게 날아오르려고 했던 오강신의 추락하는 시간은,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 쳤던 오 년이라는 시간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빨랐다.
그리고.
이렇게 오강신에 대해서 바깥세상이 시끄러울 때, 오강신의 내부에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내부=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일어난 오강신.
평범한 흰색 티와 검은색 운동복 차림의 그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방이 회색인 정육각형의 방이었는데, 크기는 그가 프로게이머 연봉을 받기 전, 사기꾼으로 인해 잠깐 여동생과 같이 자던 작은 방과 똑같았다.
그러나 그가 기억하고 있는 물건들은 단 하나도 없는, 그저 콘크리트처럼 약간 울퉁불퉁한 회색 벽만 보이는 곳이었다. 자신이 한번도 본적 없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 순간 눈앞에 얼굴 크기의 반투명한 창이 생기더니 그 창 위로 하얀색 글자가 나타난다.
[안녕하세요 마스터.]
오강신은 대답할 생각도 못 한 채,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난 사이, 강하지도, 그렇다고 못 볼 정도로 약하지도 않은 하얀 글자가 사라지더니, 다시 나타난다.
[저는 당신의 인생 게임을 도와줄 도우미입니다.]
그렇게 그의 제2의 인생 게임이 시작되었다.
- 작가의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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