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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숫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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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최근연재일 :
2019.11.19 21:00
연재수 :
18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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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976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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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50,240

작성
19.06.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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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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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7쪽

*Ten*

DUMMY

70.

서로 말없이 바라보던 와중에, 뒤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세모 얼굴의 남성이 입을 열었다.

“서로 아시는 분들 같은데 나중에 대화하시고, 우선 제 안내에 따라 조사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말에 다들 정신을 차리고 움직였지만, 서로를 향해 말하지는 않았다.

박수호는 남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찬용 형사님입니까?”

그의 물음에 남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수지 옆에 있는 빈 의자를 가리켰다.

“이곳에 앉아서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용의자라서 취조실 같은 곳에서 진술해야 할 텐데요.”

그의 물음에 이찬용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하하. 제가 깜박했네요. 그런데 옆에 계신 분은-”

이찬용의 물음에 박수호가 입을 벌렸는데, 정작 목소리는 박수호와 팔짱한 자신의 왼팔을 조이며 정우아 입에서 나왔다.

“변호사 정우아라고 합니다. 정식 고용된 건 아니지만, 이런 사이라서요.”

변호사라는 말에 이찬용의 얼굴이 살짝 굳어진다.

“허허. 순경님이 능력이 아주 좋으시군요. 두 분 자리는 없으니까... 음... 아 저쪽에 두 자리가 있네요.”

벽면에 있는 간이의자를 이찬용이 손을 뻗었다.

“한 오 분 정도 앉아계시면 제가 부르겠습니다.”

“예.”

“네.”

그의 안내에 따라 두 사람은 이동했다.

“일 있다며.”

“문자로 취소해도 될 일이야.”

“혹시 나 때문에 중요한 일정 바꾸지는-”

박수호에게 고개를 돌린 정우아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너도 이런 상황에서 나를 버리지 않을 거잖아.”

“음... 미안하다.”

“아까 미행 붙은 거 확인하고 나서 내 행동이 경솔했다는 거 느꼈어. 그래서 쪽팔려 죽고 싶었거든. 이걸로 퉁치는 거니까 미안할 필요 없어.”

무뚝뚝하게 말하며 고개를 슬쩍 옆으로 돌린 정우아의 모습에 박수호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고맙다. 나중에 커피 한 잔 사줄게. 아. 자판기 커피다.”

그의 말에 정우아는 입술을 살짝 삐죽 내밀었다.

“맨날 자판기나 사주고. 나 비싼 변호사거든.”

“난. 경찰 말단인 순경이거든.”

“으... 하나도 지려고 안 하네.”

“그건 너도 마찬가지다.”

“재수 없어.”

“뭐... 그건 맞으니 인정하지. 그나저나.”

박수호는 이수지와 나머지 두 사람이 앉은 곳을 바라보았다.

“이수지 부모랑 여기는 왜 온 거지? 강도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강도진 일로 온 건 아니야. 이승현 때문에 왔어.”

“이승현과?”

“응.”

그녀는 세 사람 중 제일 오른쪽 끝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광수씨는 이광운의 동생이야. 이광운은 너도 알겠지만, 이승현의 아버지야. 문제는 이승현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아 쓰러져 있어서, 최근 회사 일도 그의 대리인 자격으로 이광수씨가 움직이고 있어.”

“내가 알기로는 내 나이와 비슷한 아들이 있잖아.”

“미국에서 공부 중이고, 지금처럼 서로 경쟁이 심한 시기에 어설픈 경영자를 앞세웠다가는 그대로 추락하니까, 어느 정도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아는 이광수씨가 대리인으로 나선 거야.”

“부인은 뭐하고.”

“전형적인 돈으로 갑질하는 사모님이야. 지금은 같이 충격받아서 병원에 누워있다고 들었어.”

“결국, 이승현 부모 자격으로 왔다고 볼 수 있겠군.”

“응... 아. 끝났다.”

정우아의 말대로 세 사람이 일어났고, 이찬용이 그들 중 이광수에게 말했다.

“이광운씨와 김자희씨 상태를 보고 괜찮다 싶으면 꼭 좀 물어봐 주십시오. 마약 문제가 다시 불거질까 두려워하시는 건 알겠지만, 살인범을 잡기 위해서는 작은 것 하나라도 꼼곰히 진술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설득해보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가십쇼.”

이찬용의 말에 살짝 고개 숙인 이광수와 두 사람은 몸을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박수호와 세 사람의 눈이 마주친다.

굳은 얼굴로 다가온 세 사람 중 제일 먼저 입을 연 건 이광수였다.

“오래간만이군.”

“예. 오년? 아니 육년 만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요즘 사장이 되셨다는 말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박수호의 말에 이광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언제든지 쫓겨나는 대리일 뿐이지. 그나저나.”

이광수가 박수호 옆에 있는 정우아를 바라보았다.

“내가 알기로는 최근까지 여자친구가 없다고 내 딸자식에게 들었는데... 어떻게 만나게 된 사이인가?”

“병원에서 재활할 때 제 곁을 지켜주던 친구입니다. 정우아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항상 감사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박수호의 말에 세 사람의 얼굴이 굳어졌다.

“안녕하세요. 정우아라고 합니다. 현재 다윗 로펌에 다니고 있습니다.”

정우아가 사무적으로 자신을 소개했는데, 그녀의 말을 들은 이광수의 눈이 살짝 커졌다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윗이라면... 최정상 로펌 아닌가. 어느 라인이지?”

“김우빈 변호사님 라인입니다.”

정우아의 말에 확연히 그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좋은 짝을 만났군.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나중에 언제 한 번 만나 술을 마시고 싶지만... 지금 자네 눈빛을 보니 그건 힘들겠군.”

“다시는 보지 말자는 말씀을 지키고자 할 뿐입니다.”

박수호의 말에 이광수의 눈동자가 동그래졌다.

“그건-”

“이수지의 지구대 방문으로 인해 징계 위원회에 회부된 건 알고 계실 겁니다.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세 분과 다시 연을 맺는 건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수호의 말에 이수지는 고개를 푹 숙였고, 이광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 대신, 이수지의 어머니인 임공미가 입을 열었다.

“수호군. 그때 수지는 정말 잘못 없어. 나랑 사장이 모든 연락을 차단하고 결사반대를 해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사모님. 그때 수지는 모든 걸 알고 있었습니다.”

“뭐?”

“수지와 그때 통화하면서 모든 걸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두 분 다 아실 겁니다.”

“박수호씨.”

”예. 갑니다. 형사님이 저를 부르고 있어서, 가보겠습니다.”

임공미가 뭐라 물어보기도 전에 박수호는 고개를 숙이고는 그들을 지나쳐 형사에게 걸어갔다.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예.”

박수호가 이찬용의 안내를 받으며 반대편으로 멀어졌고, 정우아는 입술을 깨물고 있는 이수지에게 말했다.

“김영자 아주머니, 그리고 나, 수호를 제외하고는 통화한 사실을 모르니까, 예전 고등학교 친구들과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수호는 저도 어떻게 할 수 없어요.”

“거짓말.”

“네?”

“당신이 이신후와 사귄다는 거 거짓말이잖아. 남산 아래에서 이신후 아저씨와 명훈이라는 형사님과 사건 얘기할 때만 만나고-”

이수지의 느릿한 말을 들으며 무표정으로 변한 정우아가 말을 잘랐다.

“남의 뒤를 캐고 있었다는 건 잘 알고 있어요. 이번에 커플도 당신이 시킨 거잖아요.”

그녀의 말에 이수지의 눈동자가 동그래지는 것을 확인한 정우아의 눈동자가 이광수에게 움직였다.

“정확히는 이광수님이 도와졌겠죠. 이번에도 김우빈 변호사님과 경쟁 관계인 이청솔 변호사님에게 이와 비슷한 일로 상담하신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거야 회사끼리 경쟁하다 보면 벌어지는 일이니까 이해할 수 있지만, 개인을 미행 감시하는 건 그만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고개를 숙인 그녀는 그들을 스치고 지나가, 박수호의 등을 바라보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열 걸음 정도 걷다가 멈춘 그녀가, 고개를 뒤를 돌렸다.

멀어지는 세 사람의 등을 바라보며 그녀를 중얼거렸다.

“김명호가 보낸 줄 알고 쫄았잖아. 이 걸로 박수호에게 커피 두 잔 얻어먹어야지.”

살짝 미소 지으며 고개를 앞으로 돌린 그녀가 다시 박수호가 사라진 곳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Ten*

파란 암살자(강도진, 이현승 연쇄 뺑소니 사건) 의심 용의자 목록.

1. 박수호(27세. 순경): 강도진에게 괴롭힘 당했던 전력이 있으며, 이현승은 직접 자기 손으로 붙잡았다. 그러나 열 개가 넘는 표창장과 군대에서도 헌신적이고 모범적인 생활을 했다는 증언들, 그가 다니는 지구대에서 그 어떤 경찰보다 실적이 좋다는 증언과 징계 위원회에서 했던 발언들, 그리고 무엇보다 CCTV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아닐 가능성이 높다. 단, 아직 파란 암살자가 누군지 특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부르게 용의 선상에서 제외할 이유는 없다.

2. 김명호(27세. 케이 버닝문 이사, 케이 다락방 사장. 등) 케이 그룹의 차남이자. 뛰어난 사업 감각으로 유력한 후계자로 부각되는 자다. 박수호를 괴롭히는 과정에서 서로 마찰이 빚어 크게 다툰 적이 있다는 증언이 있었으며, 이현승과는 버닝문이라는 사교 클럽에 직접 데리고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이현승 사고 당시 CCTV에서 젊은 여자와 함께 걷는 모습이 보였다. 단, 더 깊이 있는 조사를 위해서는 파란 암살자가 누군지를 특정해 영장을 발부받아야 할 거 같다.

3. 김명인(37세. 케이 그룹 사장. 케이 그룹 회장 대리.) 케이 그룹의 장난이지만, 현재는 연이은 사업 실패로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자다. 강도진과는 그의 아버지와 연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크게 다툰 적이 있다. 이현승과는 연관 관계가 없으나 이현승을 친 해피코인이라는 회사 주인이 김명인 라인 중 하나가 차린 회사다.

주변 CCTV에서 직접 승용차를 모는 장면이 찍혀 있다. 영장 없이는 불가한 사람 중 하나다.

4. 남희주(42세. 구로구에 위치한 ‘영영’이라는 Bar의 사장.) 과거 강도진 아버지인 강맹룡(56세. ‘강한’ 무역회사 사장. ‘강한’ 금융 사장.)의 비서였던 여자. 강도진 사건 당시 알리바이를 말하지 않은 유일한 용의자며, 이현승 사건 당시 근처 골목길에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찍혀 있다.

5. 박상아(32세. 무직.) 팔년 전 사건 당시 대학생이었으며 강도진의 과외선생이었다. 사건 당일 근처 식당에서 알바했다는 증언이 있었으나 식당 주인의 실종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현재 이현승의 과외선생이었으나, 이번 일로 무직자 상태가 된다.

두 번째 사건 당일 주변 CCTV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모자를 쓴 채 걸어가는 장면이 찍혔다.

6. 김민상(54세. 야채 장사) 팔년 전 사건 당시 트럭이 출발한 장소 바로 옆에서 노점상을 하다가, 최근엔 이현승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위치한 야채 가게에서 장사 중이다.

CCTV에서 트럭을 몰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

...

12. 김종영(46세 강한 무역회사 인사부장). 강도진의 비서 역할도 담당했으며, 이현승은 김명호와 함께 버닝문에서 만나 말다툼을 벌인 전력이 있다.

주변 CCTV에서 양복 차림으로 비틀거리며 걷는 그의 모습이 목격되었다.

<특이사항> 용의자는 총 열두 명으로 두 사건 모두 연관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짜였다. 운전면허는 전부 소지 중이다.

*Ten*


두 시간 뒤. 구로 경찰서.

이찬용 경사는 자신이 작성한 내용을 바라보다가 다가오는 사람이 보이자 황급히 덮었다.

한쪽 눈 밑으로 ‘1’자로 난 작은 흉터가 눈에 띄는 사십 대 사내가 그의 옆에 앉으며 투덜거렸다.

“뭘 그리 깐깐하게 굴어. 보면 좀 덧나나.”

“제가 전에도 보여줬다가 기자에게 정보 노출돼서 저만 곤혹 치렀습니다. 절대 보여주지 않을 겁니다.”

그의 단호한 말에 입맛을 다신 사내가 슬쩍 그의 옆에 있는 삼십 대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자네는-”

“이종인 경사님 죄송합니다! 저 이수진 경장은 오로지 이찬용 경사님과만 정보를 공유하기 약속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의 커다란 목소리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자, 이종인은 손을 휘저었다.

“알았어. 안 물어 볼 테니까. 제발 목소리 좀 낮춰.”

“죄송합니다!”

“알았다니까.”

난처한 얼굴로 말하는 그에게, 일곱 개의 책상 끝에서 유일하게 다른 형사들과 다른 방향으로 놓인 곳에 앉은, 오십 대 남성이 안경을 쓴 눈으로 날카롭게 쏘아보며 말했다.

“이종인 경사. 내가 다시는 주변 사람들에게 사건에 관해서 묻지 말라고 했지.”

“죄송합니다... 하지만 잘하면 연쇄-”

“어허! 지청장님과 서장님들 그리고 지청 프로파일러가 고심해서 내일 아침에 확정하기 전까지 입에 담지도 말라고 내가 말했을 텐데.”

“에이. 이승현 부모까지 와서 조사해 달라고 한 마당에 이미 결정된 거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가 능구렁이 미소를 지으며 한 말에 모두가 부정하지 않았고, 그는 손바닥을 비비며 말을 이었다.“

”그러면... 합동 수사대를 만들 텐데, 우리 최가훈 팀장님은 그 자리에 누굴 보낼 생각입니까?”

이종인의 질문에 최가훈은 자신에게 쏠린 사람들의 시선에 슬쩍 안경을 아래로 내렸다.

그가 말이 없자, 이종인이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중에 내가 먼저인 건 다들 알지? 우리 순번대로 하는 게 관례잖아. 안 그래?”

그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의 얼굴이 죄다 구겨진 가운데, 이종인이 이찬용에게 손을 내밀었다.

“왜요.”

“파일 내놓으라고.”

“아직 제 사건입니다.”

“어차피 내 차례잖아. 그냥 내놔.”

“싫습니다.”

“어허. 내놓으래도.”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에 고개를 젓던 최가훈 팀장은 입구에서 실내로 들어온 사내를 보고는 벌떡 일어났다.

“서장님 오셨습니까!”

그의 외침에 자리에 앉은 이들이 전부 일어난 가운데,

“앉아. 다들 앉으래도.”

라고 말하면서 천천히 실내 중심에 걸어간 서장이 주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모두 모여서 이번 사건에 대해서 의논한 결과, 연쇄 살인범이 유력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수사대를 결성하기로 했다. 사건의 중요도가 높은 만큼,, 최대한 빠르고 신속하게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된 경찰서에서 최고로 잘 나가는 경찰들을 세 명씩 모아서 합동 수사대를 만들기로 했다.”

그의 말에 경찰들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최고로 잘 나가는?”

“관례대로 뽑지 말라는 뜻 아니야?”

“당연하지. 이번에 잡으면 서장님도 더 높은 곳을 노릴 수도 있는데, 우리 쪽 형사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겠어?”

“그럼 이종인 경사는...”

“저번에 사고 친 것도 있고, 실적도 꼴찌 수준이니까, 나가리 된 거지.”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이종인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지는 가운데, 서장이 사람들에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이번에 뽑히는 경찰들의 구성은 각 서장이 합의한 대로, 형사부에서 제일 실적이 좋은 사람 둘과, 지구대에서...”


*Ten*

*Ten*


같은 시각.

박수호의 눈이 동그래졌다.

“네? 제가 말입니까?”

지구대 대장 김변훈가 그의 반응을 보고 미소 지었다.

“그래. 박수호 순경 자네가 뽑혔어.”

“다른 훌륭한 형사님들도 많은데 궂이 제가-”

“형사부에서 두 명, 그리고 아무래도 주변 목격자 수사도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거나 실적이 좋은 지구대 소속 한 명 해서, 총 세 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음...”

“좋아할 줄 알았는데, 왜 그리 굳어있어.”

“두 사람이 비었지 않습니까. 그리고 관례상 순번대로-”

굳은 얼굴로 변한 김변훈이 그의 말을 끊었다.

“연쇄 살인범과 관련된 사건이야. 제일 실력이 좋은 경찰이 가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주변과 잘 어우러지기 위해서 겸손하게 말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중요한 사건은 마냥 뒤로 빼면 자네 또한 죄를 짓는 것일세. 알았나.”

김변훈이 엄하게 말하자, 박수호는 자세를 바로 고치며 대답했다.

“예. 가서 꼭 범인을 잡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래. 그 말을 해야지. 아! 그리고.”

서랍을 연 그가, 박수호에게 수갑과 명찰을 건네었다.

“복귀 축하하네. 박 순경.”

“감사합니다.”

그가 자신의 물건들을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김변훈이 굳은 얼굴을 풀고 미소와 함께 말했다.

“사건을 해결하지 않아도 경장으로 승진한다는 소식은 들었지?”

“예.”

“자네가 사건이 끝나면 자네는 이곳에 올 필요가 없네.”

“네?”

“경장 되면 기동대에 의무적으로 차출되는 거 잊었나?”

“아...”

“경장 미리 축하하고 꼭 범인을 잡아서 나중에 상여금 받으면 무조건 이곳에서 회식 여는 거야.”

짓궂은 미소 지은 김변훈이 오른손을 내밀자.

박수호가 그의 손을 맞잡으며 웃었다.

“월급까지 탈탈 털어서 쏘겠습니다.”

그의 말에 주변에서 숨죽인 채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경찰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우와아~~”

“막내 만세~~”

“수호 만세~~”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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