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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이 조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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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8.09.03 20:03
최근연재일 :
2019.03.19 20:00
연재수 :
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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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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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글자수 :
707,744

작성
19.01.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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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추천
10
글자
12쪽

37. 다시 만나서 반갑다 -2-

DUMMY

96

*다시 만나서 반갑다.*

‘우리’에 속한 세상 주인들을 다시 만나 반갑다.

항복한다면 악인들을 제외한 나머지의 안전은 보장하겠다. 그게 아니라면 너희들을 배려할 이유는 없다.

[성공 조건] 이걸 보는 것을 기준으로 주인들은 일 분 이내 항복.

[성공 보상] 악인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 삶 보장.

[실패 벌칙] 영지전 발동.


박살의 제안을 본 이들의 얼굴이 모두 일그러진다.

“미친. 누가 너의 개소리를 들을 줄 알아!”

“흥! 우리가 모두 뭉치면 이만이 넘는다. 거기에 세례를 받은 이들이 조종하는 것까지 합치면 일만이 추가되어 너희들의 세상을 들어갈 거다. 그걸 고작 네 세력 혼자서 감당할 수 있겠냐!”

“오히려 박살 네 놈이 우리에게 항복해라. 진정한 우리의 힘은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

맨 앞에 있는 두 사람 외에도 수십의 사람들의 고함과 기세로 인해 주변에서 몰려든 다른 이들이 힘겨워하는 중에도, 박살의 얼굴은 평온했다.

오히려 자신의 품에서 휴대폰을 꺼내 보는 여유로운 행동까지 보여준 그의 입에서 한마디 말이 흘러나온다.

“됐군.”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살의 눈앞에 은빛 글자들이 나타났다.


-주신 김강우에게 영지전을...

-주신 심성인에게 영지전을...

...


수십 줄이 넘는 글자들이 떠올랐고, 같은 글이 상대 눈에도 떠올랐는지 멈칫한 순간, 박살의 몸에서 은빛이 번쩍이더니, 그들 눈앞에 사라졌다.

그리고 김강우의 눈앞에 다시 나타난다.

퍽.

단 한 방에 눈앞에 있는 상대를 쓰러뜨린 박살은, 심성인을 돌려차기로 머리를 가격해 기절시켰다.

“막-”

퍽.

“방어-”

퍽.

“어서 소식을-”

퍽.

입을 벌리는 족족 상대를 쓰러뜨린 박살에 대응하기 위해, 같은 방어구를 입은 자들이 빛을 몸에 두르고 공격했지만, 결과를 다르지 않았다.

퍽퍽퍽퍽퍽.

“으악.”

“컥.”

“우에엑.”

오아시스에선 사람의 몸이 잘리지 않아서, 정글도에 맞은 이들이 모두 찰진 타격음과 함께 바닥에 쓰러진다.

부서진 펌프 잔해와 쓰러진 사람들을 보는 주변인들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 있었다.

“박살이 강하다고 들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역시 오 성에 들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봐.”

“오 성이 삼 성 이하는 그냥 짓누른다는 건 듣긴 했지만, 이 정도로 차이 날 줄은 몰랐어.”

“한계 수치, 그릇, 회복, 모든 면에서 비율로 높아지니까, 단계가 높아질수록 한 단계 간의 격차가 확 늘어나서, 사 성부터는 확 다르지. 그런데 오 성이니...”

“이거, 박살에게 미리 항복해야 하는 거 아니냐.”

“믿을 만하다고 인터넷에서 떠들기는 하지만, 내 마누라도 다른 놈이랑 바람나서 내 뒤통수치려고 했는데, 사람 속을 알 수 있어야지.”

“우와. 이분 만에 모두 쓰러뜨렸다. 삼십 명이 넘는데...”

“눈에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움직이는데, 당연한 거지.”

전투가 순식간에 끝나고,

“후...”

숨을 길게 내뱉은 박살에게 어둠과 영들이 날아왔다.

-땅속에 파묻을 녀석들이 있다고 해서 왔습니다.-

“구해가지 못하게, 우리 성 안뜰에다가 묻어줘.”

-알겠습니다. 가자.-

어둠의 말이 끝나자마자, 염들이 달려들어 그들을 데리고 박살이 머무는 성으로 이동했다.

-이거, 저거, 세 번째, 그렇지. 그리고...-

남은 펌프 중 멀쩡해 보이는 것까지, 어둠과 염들이 챙기는 사이, 박살은 이미 성을 향해 뛰어갔다.



안뜰에 있는 포탈을 통과한 박살에게 강이슬이 다가왔다.

“대왕, 총 스물여덟 개의 포탈이 열렸습니다. 그중 정해진 위치에 열린 네 곳으로 전력을 집중했습니다. 나머지는 주로 구룡산 외곽에 집중되어서 열렸는데, 감시만 보내고 동부구치소에 경계를 최상으로 올린 상황입니다.”

“잘했어. 그럼 네 곳 중 제일 저항이 강한 곳은 어디야.”

“잠시만요.”

강이슬은 자신의 노트북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글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조상호님이 맡은 김강우의 세상입니다. 들어간 곳 중 제일 인원이 많고, 악인들이 많아서 부상자만 이십이 넘었다고 합니다.”

“사망자는 없고?”

“임호수님이 만든 보물 덕분에 아직 없다고 합니다.”

“알았다. 내가 그쪽으로 간다고 전해.”

“예.”

박살은 곧바로 몸을 돌려 조상호가 들어간 포탈이 있는 곳인, 동부구치소 남쪽으로 뛰어갔다.

그곳에 생긴 은빛 포탈로 들어간 박살은 곧장, 부상자와 그들을 간호하는 윤서영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과는 눈인사만 하고, 곧장 싸움 소리가 들린 곳으로 뛰어간 박살의 오른손에는 정글도와 왼손에는 나침반이 들려 있었다.

훙.

최전선으로 튀어나온 박살이 정글도를 휘두르자, 그곳에서 은붉은 반원형의 고리가 생성되어 적들에게 날아갔다.

“끄아아악.”

“몸이 타들어 가!”

비명에 잠깐 눈살을 찌푸린 그였지만, 박살은 쉬지 않고 정글도를 휘둘러 고리를 쏟아냈다.

강하게 반항하던 적들이 붉은 고리에 묶여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연달아 보이자, 지옥 신도들의 눈이 번뜩인다.

“대왕이 오셨다.”

“붉은 고리에 묶여 타는 놈들은 반항하면 그냥 죽여!”

“더 죽기 싫으면 항복해라!”

박살의 가세로 강한 능력자들이 순식간에 정리되자, 그들도 버티지 못하고 두 손을 드는 이들이 하나둘 눌어갔다.



생각 없이 무작정 영지전을 신청한 건 아니었다.

독재 정권을 확립하지 않은 이상, 대부분은 현대 사회 체계를 그대로 답습해서 여러 지역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의논을 통해 결정하듯이, 이미 박살들도 의논 끝에 공격을 하러 갈 인원들과 안 간 인원들을 정해 놓은 상황이었다.

또한, 평상시에 방어구나 보물로 보호할 수단을 마련해 놓았고, 기존에 수련 시간을 공평하게 정한 박살의 정책과 꾸준히 수련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기조로 간부들이 신도들에게 말하고 지도를 한 지옥의 신도들은 강했다.

무엇보다, 목숨이 걸린 일이라는 걸 말했고, 그동안 변이된 존재들과 전투를 많이 한 경험 덕분에, 부상당해도, 그리고 동료가 눈앞에 쓰러져도 지옥의 신도들은 흔들리지 않고 상대에게 공격했다.

그 결과, 박살이 영지전을 신청한 곳 중 절반이 하루 만에 점령 절차를 끝나고 흡수되었고, 나머지 절반은 이미 무력화되어서, 최소한 한 시간 이상 점령해야 인정되는 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남은 곳들은 이미 박살과 나찰들을 선두로 게릴라전을 펼쳐서 주요 지대를 파괴해서, 사실상 전투가 끝난 거나 다르지 않았다.

영지전에서 패배한 곳 중 제일 커다란 세력을 보유한 곳에 속한 김강우와 심성인을 비롯해 악인 칠십이 명이 동부구치소 입구에서 벌거벗은 채 벌벌 떨고 있었다.

그들 앞에는 이종수가 그의 덩치만한 방패를 옆에다 놓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김강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름.”

“알고 있지-”

퍽.

“큭.”

발로 김강우의 배를 찬 이종수가 무미건조한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너는 총 이백스물하나의 무고한 자들을 죽이고 끌려온 악인이다. 악인은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주는 음식만 먹고,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 알았나.”

“아무리 악인이라도 인권-”

퍽.

김강우의 머리를 발로 차서 쓰러뜨린 이종수가 옆에 있는 회색 잔영에게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수 번호는 101. 사형은 오아시스 끝나고 즉시.”

-알겠습니다.-

염들이 축 늘어진 김강우를 데리고 사라진 뒤, 이종수의 시선이 벌거벗은 사람들에게 향했다.

그와 시선을 마주친 이들이 모두 고개를 푹 숙이며 몸을 떠는 가운데, 이종수가 심성인 앞으로 걸어갔다.

“이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심성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심성인입니다.”

“죄목은.”

“총 백팔십구 명의 무고한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들을 죽인 이유.”

“제. 제게... 방해가-”

퍽.

“일어나.”

“옙!”

벌떡 일어난 심성인에게 이종수가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죽인 이유.”

“방해돼서 죽였습니다.”

“죄수 번호 111번,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대기.”

-데리고 가겠습니다.-

“알아서 걸어가라.”

“옙!”

심성인이 대답 후, 염이 움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이종수는 다른 사람 앞에 선다.

“이름.”

“저는...”

멀리서 그 장면을 굳은 얼굴로 바라보는 임호수의 곁으로 박살이 다가왔다.

“여기 계셨군요. 민희님이 식사하러 오시라고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벌써 그렇게 됐나.”

한눈에 보아도 낡은 손목시계를 본 임호수의 입가에 쓴 미소가 맺힌다.

“이 녀석이 이번에도 죽었구먼.”

“좋은 것도 있는데, 바꾸시지 않고요.”

“전에도 말했지 않은가. 어린 시절 내가 목숨을 구해준 한 어린아이가 준 선물이라고...”

말을 흐리는 와중에 이종수와 죄인이 있는 곳을 애잔한 눈으로 바라보던 임호수가 말을 이었다.

“저곳에 그 아이가 있다네.”

최소 백 명 이상을 죽인 백살자 급 악인들만 따로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입소 절차를 받게 한 사실을 알기에, 박살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런데... 사람을 백 명 넘게 죽인 살인자라니...”

말하다가 비틀거리는 임호수를 박살이 부축했다.

“괜찮으십니까.”

“며칠 방어구 손질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잤더니, 피곤해서 그런 거 같아.”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되지 않습니까. 이제는 좀 쉬엄쉬엄하세요.”

“남들이 목숨 걸고 싸우는 마당에, 앉아서 망치나 두드리는 인간이 쉴 수 있나. 그리고... 백 명이나 죽인 놈을 구한 죄도 있는 놈이니...”

“그건 호수님의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게다가 임호수님이 밤낮 가리지 않고 만든 방어구 덕분에 이 천이 넘는 사람들이 무사히 복귀했습니다. 죄책감 가질 필요 없습니다.”

그의 말에 임호수는 굳은 표정을 풀며 박살의 손을 밀었다.

“괜찮으니 이만 놔주게.”

박살이 놓자, 다시 임호수의 시선이 죄수들에게 향했다.

“사실 녀석이 양아치 녀석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주변에 횡포를 부려 몇 명이 크게 다친 것도 알고 있었다네, 사실 그 녀석이 죽을 뻔한 것도 실은 도둑질하다가 걸려 도망치는 와중에 차에 치여서야. 그런 녀석이 앞으로 제대로 살겠다고 일을 해서 번 첫 번째 월급으로 산 시계를 선물해서, 정신 차렸구나 싶어, 자립할 수 있게 일자리도 알아봐 주고 그랬는데... 저렇게 될 줄은 몰랐어.”

“저도 그런 경우 몇 있었습니다. 윤서영 아시죠? 제가 구해줬던 여자애였는데, 악인이 됐지 않습니까. 박민석도 제가 도와준 녀석인데, 망나니가 되어서 직접 잡아넣었습니다. 애초에 피해자였던 사람들도 악인이 되는데... 그저 올바른 사람이 되길 바랄 뿐이죠.”

“음...”

“나중에... 진정으로 반성하고 용서받는다면, 그때 웃으며 대화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박살의 말에 임호수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내가 죽기 전에 그랬으면...”

그의 말에 박살은 굳은 얼굴로 죄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언제가...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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